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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눈, 귀, 마음과 통해 탄생한 동시들
제1부 곤충들의 이야기 잠자리 똥파리 매미 소똥구리 개미 점호리병벌 폭탄먼지벌레 소금쟁이 무당벌레 메뚜기 베짱이 명주잠자리애벌레 개똥벌레 나비들의 형님 자랑 손가락 지구본 여행 열매야, 이럴 땐 네가 필요해 물고기 이름, 그냥 지은 게 아니야! 제2부 감 따기 설날 아침 아까시꽃과 벌 봄 밤 목화 새싹 감 따기 망치와 못 나무와 톱 참새 식구 내 마음을 보슬비 제3부 해의 발자국 우포늪 무당벌레 급구 하얀 풍력발전기 해의 발자국 숲 속 연주회 바위에 누우니 깨워서 미안해 변신 황소 우리에 갔다가 곤충 친구들에게 제4부 왜가리 저녁밥 제발 부탁이에요 왜가리 저녁밥 중랑천 저녁 풍경 책 조마조마 확실한 이웃사촌 팬지꽃 컴퓨터 까만 올챙이 지구에서 우리 집 찾기 허수아비 만든 날 꼬리 잘린 산 제5부 태양이 보낸 청구서 태양이 보낸 청구서 투명감옥 1 투명감옥 2 함박눈 오는 날 젤라틴의 비밀 서울과 회령 금강산 관광 만주 벌판 상추야, 어쩌면 좋니 우리 엄마 언제 와요 엄마처럼 잠이 안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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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어린이와 문학』 『아동문예』 등 어린이문학 잡지의 동시 부문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김바다 시인이 첫 동시집을 냈다. 무심히 지나쳐버리기 일쑤인 일상의 소재를 아이의 마음으로 60여 편의 동시에 이야기하듯 노래하듯 펼쳐놓았다. 개성 있는 시인의, 눈과 귀와 마음과 만나 태어난 동시가 풋풋하고 새롭다.
둘레의 사소한 모든 것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시인은 둘레의 모든 것들로부터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만나는 나무, 새, 동물, 자동차, 아파트, 지구, 해, 달…… 이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했”는데, 우리가 “그들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안되어 들을 수 없었다”(「머리말」)는 것.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모든 것에 두루 시선을 주는 시인의 마음결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시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오뚝하게 세우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그들과 만나고, 우리는 시인의 동시와 만난다. 특히 제1부 곤충들의 이야기에 있는 시 14편(「잠자리」~「나비들의 형님 자랑」)에서는 곤충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마치 동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듯 리듬감이 느껴지는 짤막한 시구 속에서 오롯이 살아난다. 바다에는 오징어 먹물 폭탄 땅에는 내 독가스 폭탄. 건드리기만 해 봐 내 독가스 폭탄 터뜨린다. ―「폭탄먼지벌레」 전문 이불에 오줌 싸면 나한테 와 소금 그냥 줄게. ―「소금쟁이」 전문 오랫동안 기다리고 지켜보는 친근하고 따뜻한 시선 이 동시집의 소재는 대부분 ‘자연’이다. 하지만 실상 시인이 살고 있는 터는 도심 속에 있고, 시인이 택하여 노래하는 자연은 도심 속의 자연에 다름 아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거대하고 숭고한 자연이 아닌, 바로 내 옆에 있는 일상의 자연. 더불어 시인의 눈길은 찰나적 감정에 머물지 않는다. 속도와 긴장의 연속인 도시 공간 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만히 멈추어 서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 같은 느림의 시선이 더욱 빛나는 시들이 있다. 솜털 붙은 까만 씨에서/새싹이 돋아났다/쏘옥.//(…)//날개 가운데에서/작은 날개가 솟아났다/빼쪽.//날고 싶어 바람 불 때마다/날갯짓한다/팔랑팔랑. ―「목화 새싹」 부분 석간수 받는 약수터 옆/약수 고인/옴팍한 바위에서/까만 올챙이들 살아간다.//배는 바위에 닿고/등은 물 밖에 내놓은 채/파닥파닥 헤엄치며/까만 올챙이들 잘도 논다.//산중턱 얕은 물에서/개구리로 자랄 수 있을까/발걸음이 안 떨어져/자꾸 돌아보는데//석간수 받는 사람들이/물 한 병 부어 주자/쫄래쫄래 꼬리 흔들면서/까만 올챙이들 잘도 논다. ―「까만 올챙이」 전문 유쾌한 상상력과 아이러니가 어우러진 신나는 놀이마당 폭넓게 공명되어 깊은 울림을 주는 동시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이번 동시집은 재잘재잘 툭툭 던지는 듯한 시구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색깔로 반짝이는, 왁자지껄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특장이다. 자연과 일상의 사물이 만나 한바탕 즐겁게 어우러지는 놀이마당 같다. 억지스러운 교훈주의나 어설픈 동심주의를 경계하고 시인의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아이러니한 시적 설정이 덧붙여져 큰 웃음을 자아낸다. 망치야!/못이 일어섰다/얼른 내리쳐라/도망치지 못하게/한 방에 박아라.//못아!/망치를 피해라/한 방 맞으면 꼼짝 못한다/얼른얼른 피해라/일어서지 말고 누워서 굴러라. ―「망치와 못」 전문 사람들이 당현천가 빈 터를/밭처럼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구청에서 세운 경고판이/밭 가운데 서 있습니다.//(…)//옥수수, 고구마, 고추, 피마자가/경고판에게 사정사정합니다.//“제발 부탁이에요./그렇게 서 있지 말고/가을까지만 좀 앉아 주세요,/네?” ―「제발 부탁이에요」 부분 환경과 사회 문제를 짚어내는 날카로운 시선 평소 환경 문제나 새터민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인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저녁 무렵 줄지어 늘어선 자동차 행렬을 자동화 벨트를 타고 포장대로 가는 통조림에 비유한 것이나(「중랑천 저녁 풍경」), 새 찻길을 내느라 깎아내린 산을 꼬리 잘린 도마뱀에 비유한 것(「꼬리 잘린 산」), 굶주림 때문에 죽은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새터민 아이의 말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낸 것(「엄마처럼」) 등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내 친구 치성이는/북한에서 살다가 왔다./엄마가 먹을 게 없어/굶어 죽어서/엄마처럼 죽지 않으려고/형과 함께 도망쳐 왔다.//치성이는 가끔 나한테만 말한다./난 절대로/엄마처럼 죽지 않을래! ―「엄마처럼」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