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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792년 3월
1792년 4월
1792년 5월
1792년 6월
1792년 9월
1792년 10월
1792년 12월
1793년 6월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1

트레이시 슈발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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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y Chevalier

『라스트 런어웨이』는 오십 세의 나이에 접어들은 작가가 처음으로 모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신작 장편소설이다. 특유의 명료하고 정갈한 문장으로 1850년대 개척자 퀘이커 교도들과 탈출하는 노예들의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어내면서, 그 사이에서 의무와 양심으로 갈등하는 영국 여인의 삶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어 언론과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1962년 워싱턴 DC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여위었고, 아버지는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로 30여 년간 일했다. 오하이오 주 오벌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스물두 살인 1984년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여 작
『라스트 런어웨이』는 오십 세의 나이에 접어들은 작가가 처음으로 모국의 역사를 소재로 한 신작 장편소설이다. 특유의 명료하고 정갈한 문장으로 1850년대 개척자 퀘이커 교도들과 탈출하는 노예들의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어내면서, 그 사이에서 의무와 양심으로 갈등하는 영국 여인의 삶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어 언론과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1962년 워싱턴 DC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여위었고, 아버지는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로 30여 년간 일했다. 오하이오 주 오벌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스물두 살인 1984년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여 작가 인명사전 편집자로 일했다. 단편소설 습작을 해오다가 본격적인 창작 공부를 위해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 입학하여 문예창작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첫 소설 『버진 블루』가 재능 있는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프레시 탤런트’에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하여, 『진주 귀고리 소녀』, 『추락하는 천사』, 『여인과 일각수』 등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신비에 싸인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진주 귀고리 소녀』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선보이는 작품마다 예술적 심미안과 섬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인물의 숨결과 한 시대의 공기를 완벽하게 되살려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2013년 오벌린 대학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진주 귀고리 소녀』『시인과 서커스』, 『여인과 일각수』, 『버진 블루』 『라스트 런어웨이』등이 있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64g | 146*217*30mm
ISBN13
9788992036504

책 속으로

그가 강렬한 눈빛으로 젬을 쏘아보았다. 젬도 그를 바라보았다. 젬은 마치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때처럼 눈이 부셨다. 블레이크의 날카로운 눈빛은 젬이 쓰고 있는 가면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젬이 겪은 모든 낯선 경험들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동안 젬은 발가벗겨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블레이크는 그의 내면을 낱낱이 파헤쳐보는 것 같았다. 런던의 새롭고 낯선 것들에 대한 그의 두려움, 메이지와 부모에 대한 걱정, 로지 와이트만의 모습을 보았을 때의 충격, 매기에 대한 놀라운 감정들, 형과 고양이의 죽음에 대한 그의 깊은 슬픔, 혹은 떠나버린, 혹은 그 자신을 포함하여 떠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슬픔까지도 모두 꿰뚫어 보는 것만 같았다. 스미스필드에서 맡았던 삶과 죽음의 향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옷차림들, 세인트 자일스에서 본 부랑자들, 매기의 웃음소리, 매기의 코에서 묻어나 온 피, 그 모든 것이 젬에게는 충격이었다.
--- pp.246~247

“당신은 매일 밤 극장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떠나고 횃불이 꺼지고 극장 문이 잠기고 나면 공연의 기억 외에 무엇이 남습니까?”
“아주 멋진 기억이지요.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기억이 춥고 외로운 수많은 밤들을 버티게 해줄 테니까요.”
“그야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당신과 내가 다른 겁니다. 내 노래와 그림들은 추억이 되지 않아요. 그것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언제든 볼 수 있지요.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요? 그런 게 어디 있지요? 전 본 적이 없는데요.”
“그렇다면 당신의 머리는 밖으로 나오려는 생명의 아우성으로 시끄럽겠군요. 그 아우성 때문에 잠들기가 쉽지 않으시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얘기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은 머릿속의 생각들을 보고 만질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내는 반면, 저는 말이나 곡예사나 무용수들을 보이지 않는 기억으로 만든다는 거군요.”
“바로 그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엔 당신과 내가 둘 다 필요하겠군요.”
--- pp.125~126

“인쇄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책을 인쇄하시죠? 프랑스 혁명에 관한 글도 쓰십니까? 빨간 모자를 쓰신 적이 있다지요? 토마스 페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그 자의 작품을 소지하고 계신가요? 직접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 글을 쓸 때 군주제에 대해 회의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십니까? 이 결의문에 서명을 하실 겁니까?”
그 모든 질문에 대해 블레이크는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듣고 있는 것 같았지만 대답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 질문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의 침묵이 존 로버츠를 더욱더 화나게 만들었다.
“대답을 할 겁니까? 아니면 침묵으로 자신의 죄를 은폐하실 겁니까?”
그가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직접 당신의 죄를 밝혀내야 되겠습니까?”
그 말과 함께 그는 들고 있던 횃불로 그의 집 정원을 가리켰다. 그의 극적인 동작은 횃불에서 떨어진 작은 불씨가 마른 나뭇잎에 떨어졌다가 짙은 안개 때문에 저절로 사그라지는 바람에 효과가 반감되었다.

--- pp.353~354

출판사 리뷰

프랑스 혁명의 열기, 서커스의 화려한 유혹, 시인의 열정이 뒤섞인 18세기 런던.
‘순수’에서 ‘경험’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가슴 떨리는 여정이 시작된다!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선사하는 또 하나의 감동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신작 ≪시인과 서커스≫가 도서출판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진주 귀고리 소녀≫를 비롯해 ≪여인과 일각수≫ ≪버진 블루≫ 등 매 작품마다 예술적 심미안과 섬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인물의 숨결과 한 시대의 공기를 완벽하게 되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작 ≪시인과 서커스≫에서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의 삶과 18세기 조지 왕조 시대의 런던을 장인적 재능으로 그려낸다.
슈발리에는 2001년 런던에서 열린 블레이크의 전시회에 갔다가 그의 삶에 강렬하게 이끌렸다. 그의 급진적이고 자유분방한 생각이 담긴 그림과 판화, 직접 제작한 시집, 산문과 편지를 보고 “이 사람, 미쳤거나 마약을 했거나 아니면 둘 다였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블레이크에 관한 책을 읽고 자료를 모으던 그녀는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발견한다. 친구 토머스 버츠(Thomas Butts)가 램버스에 있는 블레이크의 집을 찾아갔는데, 블레이크 부부가 정원에 발가벗고 앉아서 서로에게 ≪실낙원≫을 읽어주고 있더란다. 그 광경을 보고 놀라는 친구에게 블레이크는 “신경 쓰지 말게. 그건 우리가 아니라 아담과 이브였다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블레이크의 괴짜스럽고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 일화를 접하면서 그녀는 블레이크의 이웃집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았고, 마침내 윌리엄 블레이크와 그의 이웃에 사는 소년 소녀의 가슴 떨리는 우정과 사랑과 모험, 상실과 회복을 그린 작품을 쓰게 되었다.
원제 ‘버닝 브라이트(Burning Bright)’는 블레이크의 시 <호랑이>에 나오는 구절이다[호랑이! 이글이글 불타는 호랑이!(Tyger tyger, burning bright)……]. <호랑이>를 비롯해 소설에 절묘하게 녹아들어가 있는 블레이크의 시를 읽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미지의 세계 앞에 선 아이들과 시대를 앞서간 천재 시인의 만남
혁명기 런던의 혼돈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 상실과 회복!

소설은 1792년 3월 런던에서 시작된다.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한창인 그때, 도싯셔에서 소박하게 살던 켈러웨이 가족은 사랑하는 아들을 사고로 잃은 뒤 런던 램버스에 정착한다. 목수인 토머스 캘러웨이는 유명한 서커스단 단장인 필립 애스틀리의 눈에 들어서 서커스단에 합류하여 무대에 필요한 온갖 소품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켈러웨이의 막내아들 젬은 가난하지만 세상물정에 밝은 말괄량이 런던 소녀 매기 버터필드를 좋아하게 되고, 두 사람은 이웃집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와 가까워진다. 젬은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는 빨간 모자(보네 루즈)를 쓰고 다니는 블레이크가 신기하기만 한데, 게다가 그가 자신의 집 정원에서 알몸으로 부인과 ≪실낙원≫을 읽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블레이크는 자신의 집을 찾은 젬과 매기에게 시를 읽어주고 시집에 그려넣은 그림을 보여주며 인쇄기의 원리를 설명해주는가 하면, 의미심장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만약 모르는 것이 강의 저편이고 아는 것이 강의 이편이라면 그 중간은 뭐지?” 같은 질문 말이다.
젬은 매기의 안내로 난생 처음 집에서 멀리 떨어진 런던 거리를 돌아본다. 템스 강 건너편의 소호 거리와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우아하게 차려입은 귀부인과 신사를 보기도 하고, 세인트 자일스 빈민촌에서는 창녀와 부랑자들을 만난다. 도축장이 있는 스미스필드에서는 삶과 죽음이 갈리는 모습도 보았다. 그 모든 것이 젬에게는 충격이었다.
한편 젬의 누나 메이지는 필립 애스틀리의 아들이자 곡마사인 존에게 빠져든다. 말을 타고 동네를 누비고, 서커스단 여인들과 끊임없이 스캔들을 일으키는 바람둥이 존은 메이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소설은 블레이크의 집에 군주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들이닥치면서 일대 전환을 맞이한다. 당시 램버스에서는 과격 공화주의자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셌다. 군주제 옹호자들은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결의문을 작성하여 마을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았고 평소 급진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온 블레이크는 그들의 눈엣가시였다. 매기와 젬의 기지로 군중들은 흩어졌지만 그날 젬은 매기가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되고, 젬의 아버지도 공화주의자로 몰려 가족 모두가 세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난다.
젬의 가족은 고향 도싯셔로 돌아가고, 세 아이는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6개월 후 그들은 재회한다. 매기는 젬에게 블레이크가 선물한 시집 두 권을 건넨다. ≪순수의 노래≫와 ≪경험의 노래≫. 매기와 젬, 메이지가 십대의 통과의례를 거치는 과정이 블레이크의 시가 ‘순수의 노래’에서 ‘경험의 노래’로 바뀌어가는 과정과 절묘하게 포개지는 대목이다.

프랑스 혁명의 열기 속에 피어난 서커스의 화려한 유혹
18세기 조지 왕조 시대의 런던을 완벽하게 되살려내다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서커스 공연의 묘사는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아련하고 신비롭게 만든다. 필립 애스틀리(Philip Astley)는 파리에서 단두대가 활개를 칠 무렵 런던 하늘을 불꽃으로 수놓은 사람이다. 그는 현대 서커스의 창시자로 정치적으로 불안하던 시대에 런던 시민들에게 환상적인 오락을 제공한다. 거대한 체구에 타고난 언변으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그는 서민들의 영웅이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다리 근처에 서커스단의 근거지를 두고 시즌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을 사로잡았다. 줄타기 선수 로라 드바인이 펼치는 ‘돼지 통구이(팽팽한 줄에서 계속 공중제비를 도는 줄타기 묘기)’, 곡마사 존 애스틀리의 완벽한 연기에 사람들은 넋을 잃는다. 애스틀리는 서커스단의 소음에 시달리는 이웃 사람들을 위해 공짜 공연의 의미로 단원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하면서 그들의 꿈과 환상을 부풀린다. 젬의 어머니 앤 컬레웨이 역시 서커스를 보면서 비로소 아들을 잃은 슬픔을 잊을 수 있을 정도였다. 현실을 잊게 하는 환상을 팔아 런던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필립 애스틀리와 그 대척점에 있는 블레이크의 논쟁은 두 사람의 가치관 차이와 걸출한 면모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당신은 매일 밤 극장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떠나고 횃불이 꺼지고 극장 문이 잠기고 나면 공연의 기억 외에 무엇이 남습니까?”
“아주 멋진 기억이지요.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기억이 춥고 외로운 수많은 밤들을 버티게 해줄 테니까요.”
“그야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당신과 내가 다른 겁니다. 내 노래와 그림들은 추억이 되지 않아요. 그것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언제든 볼 수 있지요.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요? 그런 게 어디 있지요? 전 본 적이 없는데요.”
“그렇다면 당신의 머리는 밖으로 나오려는 생명의 아우성으로 시끄럽겠군요. 그 아우성 때문에 잠들기가 쉽지 않으시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얘기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은 머릿속의 생각들을 보고 만질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내는 반면, 저는 말이나 곡예사나 무용수들을 보이지 않는 기억으로 만든다는 거군요.”
“바로 그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엔 당신과 내가 둘 다 필요하겠군요.”

서커스에 대한 묘사를 비롯해 작가는 조지 3세 국왕 시대의 런던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복잡한 골목과 클럽활동이 벌어지는 술집, 그곳에서 불려지던 음란한 노래들, 소호와 웨스트민스터 거리, 공장들, 빈민촌 사람들과 창녀들, 서민들의 생활을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작품에 새겨놓는다.
의자를 만드는 성실한 목수인 젬의 아버지, 쉽게 돈을 벌려고 사기를 일삼는 매기의 아버지, 평생 남의 집 빨래만 해온 세탁부 매기의 엄마 역시 서민의 한 사람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지며, 아버지 심부름을 하며 목수일을 배우는 젬이나 겨자 공장에 다녀야 하는 매기 역시 어린 나이부터 일을 해야만 하는 당시 서민 가정 아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한 아이는 순수를 잃었고, 한 아이는 경험을 얻었으며, 또 한 아이는 순수를 되찾았다
사려 깊고 조숙한 시골 소년 젬, 명랑하고 용기 있는 소녀 매기, 순진하고 어리숙한 메이지. 이 세 아이에게 런던은 미지의 세계다. 눈치 빠르고 수완 좋은 매기에게조차 런던은 새로운 일이 계속 벌어지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 아이들에게 정신적 자양분을 공급하며 숨은 지원자 역할을 한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아이들의 우정과 활기찬 모험을 그려나가는가 하면, 싸하게 가슴이 아려오는 사랑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빛과 어둠, 그 두 극단 사이에 있는 ‘삶’을 깨달아가는 십대들의 성장담을 완성해낸다. 특히 후반에 매기와 메이지가 재회하고 두 사람이 함께 도싯셔로 돌아가 젬을 만나는 장면은 독자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슈발리에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인과 서커스≫는 잃어버린 순수에 관한 이야기이고, 순수함을 잃는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소설이다. 순수함을 잃는 것과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메이지는 순수를 잃었고, 젬은 경험을 얻었고. 매기는 순수를 되찾았다.”
≪시인과 서커스≫는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이 지나온 시간, ‘순수’에서 ‘경험’으로 건너가던 그 통과의례의 시절, 가장 아프고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추천평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본다”는 아름다운 시를 남긴 영국 낭만주의 시의 선구자 윌리엄 블레이크. 서커스단의 화려한 공연이 최고의 화제가 되는 작은 마을에서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는 빨간 모자를 쓰고 정원에서 알몸으로 ≪실낙원≫을 읽는 그는 신비로운 괴짜이다. 그의 정원에 이웃집 소년소녀가 찾아오고, 블레이크는 아이들에게 시와 그림을 보여준다. 천국과 지옥이 결국 똑같이 아름다운 곳이며 지상은 그 두 세계가 충돌하는 곳이라는 그의 생각처럼, 소년소녀는 기쁨과 아픔을 겪으며 성장해간다. 순수의 세계에서 경험의 세계로 극적인 통과의례를 치르는 이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독자들은 불현듯 잊었던 세계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은 결국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더 많은 꿈을 꾸고 더 많은 행복을 느끼게 하는, 바로 그런 책이다. -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

슈발리에는 생생하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데 천부적이다. - 타임스

독특한 인물과 가족에 대한 섬세한 묘사,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현된 조지 국왕 시대의 런던. - 선데이 타임스

적재적소에 사용된 블레이크의 시는 비열한 세상에서 환하게 불타오른다. - 워터스톤즈 쿼터리 리뷰

슈발리에의 소설은 바람처럼 상쾌하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쓴 야심작. - 데일리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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