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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언어와 시적 실험
어문표준화 정책에 따른 문인들의 언어의식과 창작태도의 변화 양장
여태천
소명출판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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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어문운동과 문학자의 고민
1장 한글맞춤법통일안과 어문표준화 정책
1. 조선어학회와 어문민족주의
2. 어문운동의 실상
3. 언문일치의 가능성과 표준어라는 환상

2장 어문표준화 정책과 문인들의 태도
1. 어문운동과 문인들의 반응
2. 표준어에 대한 엇갈린 욕망
3. 조선어라는 임계점

3장 조선어의 위상과 언어적 현실
1. 조선어의 현실
2. 모어에 대한 오해와 의문들
3. 조선어의 경계와 잉여들

4장 문인들의 언어의식과 창작태도
1. 조선어로 창작을 한다는 것
2. 조선어 실험과 그 가능성
3. 조선어의 미래와 조선 문학의 발견

5장 조선어 글쓰기와 문학적 현상
1.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
2. 독서행위와 문화적 실천
3. 문학적 반응으로서의 글쓰기

제2부 조선어의 시적 가능성
1장 근대적 인식과 언어의 감각
1. 시어의 감각성과 체험의 진실성
2. 감각의 중첩과 감정의 제어
3. 다양한 신체 감각어와 시적 태도
4. 단절과 부정의 시어

2장 현실의 언어와 시의 현실성
1. 1930년대 조선시의 위상
2. 조선어의 현실과 시인의 태도
3. 문학어로서의 조선어와 그 의미
4. 시의 현실성과 그 한계

3장 문화적 체험과 언어적 정체성
1. 새로운 시와 “딩구는 언어”
2. 언어적 혼란-“국어의 전람회”
3. “과도기적 형태로서의 문어”에 대한 고민
4. “발견된 말의 가치”와 그 의미

4장 모국어의 궁핍함과 언어적 실험
1. 이상의 시 창작 시기와 그 의미
2. “동양에의 반역”과 “새길의 암시”
3. “한글문자 추구시험”-언어적 실험
4. 모국어의 궁핍함

5장 물질성의 세계와 언어의 고유성
1. 문제적인 시집 [사슴]의 이중성
2. ‘조선적인 것’과 또 다른 민족지
3. 지방성의 재발견-민속학, 박물학
4. 물질성의 언어-방언학(方言學, dialectology)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余泰天

197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여 시집 『저렇게 오렌지는 익어 가고』, 『스윙』, 『국외자들』이 있으며, 제2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 『경계의 언어와 시적 실험』, 『미적 근대와 언어의 형식』, 『김수영의 시와 언어』, 『현대시론』(공저), 『춘파 박재청 문학전집』(편저), 『김달진 시선』(편저), 『오상순 시선』(편저) 등이 있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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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153*223*16mm
ISBN13
9791159050657

출판사 리뷰

다행스럽게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은 거의 대부분 일치해서, 굳이 다른 말과 글의 도움 없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배운 모어가 모국어가 되는 언어적 현실은 평생 언어를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지닌 이들, 특히 시인에게는 적잖은 행복이다. 시인의 의도와는 거의 무관하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조금이라도 시를 주의 깊게 읽어본 이라면 시에 사용된 언어가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 의미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시인은 그 새로운 의미를 시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언제나 언어와 치열한 싸움을 치른다.

그런데 말과 글이 일치하지 않았던, 말하자면 근대어로서의 자격을 갖춘 모국어가 없었던 1930년대 시인들은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였을까, 그리고 그 언어를 자신의 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였을까. 분명 그들은 지금의 시인들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서 언어를 고르고 시적 실험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최근 출간된 [경계의 언어와 시적 실험](소명출판, 2016)은 당대 문인들의 그 언어에 대한 고민과 시적 실험을 담은 책이다. 더불어 어문표준화 정책에 따라 달라진 그들의 언어의식과 창작 태도에 대해서도 연구하였다. 시어의 활용과 사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의 형성과정을 언어적 차원에서 검토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조선어의 감각성을 통해 조선어를 문학어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던 시인들의 태도와 그 과정을 알아보고자 했다.

어문표준화 정책

1930년대는 일제의 노골적인 식민지 정책에 의해 일어와 조선어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이중언어의 상황이 고착화되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당시 조선은 일어가 고위 변종으로 공식적인 장면에서 사용되고, 조선어는 저위 변종으로 비공식적 장면에서 주로 입말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조선어 화자의 의식 속에는 일어라는 지배 언어에의 동화와 지배 언어에 대한 민족어의 저항이라는, 반대쪽을 향한 두 개의 벡터가 대립했다. 불행하게도 1930년대 조선인들에게 규정된 언어는 문화어로서의 일어였으며, 금지된 것은 민족어로서의 조선어였던 것이다.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마춤법통일안?(1933.10.29)이 공표되었고, 이를 구체화한 [사정(査定)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1936.10.28)이 몇 해 뒤에야 언중들에게 알려졌으니, 193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표준어가 없었다. 공식적인 언어는 한문과 일어의 영향권 아래 있었으며,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1930년대 어문운동의 민족주의적 성격을 두드러지게 하게도 했다. 조선어학회는 근대어로서의 자격을 갖춘 모국어가 없었던 식민지 상황에서 어문의 근대화를 강력하게 추구하고자 했다.

조선어학회의 계획적인 어문운동의 결과에 힘입어 1933년 구어로서의 소통기능을 담당하던 한글이 언어표준의 하나로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구어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가상의 균질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공의 언어인 ‘표준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근대적 민족 개념의 형성 과정에서 언문일치 운동이 민족적 주체성을 확립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면, 표기법의 통일은 민족 단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였다.

혼재된 언어들

1933년 ?한글마춤법통일안?이 공표되어 근대어로서의 조선어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강제적 언어 통합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적인 현상들이 있었다. 실재의 언어가 가상의 언어[표준어/인공어]로 대체됨에 따라 현실과 괴리된 언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재하지 않은 인공어가 겨냥하고 있었던 민족어로서의 표준어에 편입되지 못한 지역의 언어들은 그 관념이나 사상이 실재하더라도 토속어 혹은 전근대적 언어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근대적인 언어로 전락한 방언은 모어로서의 언어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방언은 지금까지의 세계를 부정하지 않을 뿐더러 그 사실을 인정하고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언어이면서 전통의 언어다. 이에 비하여 한자어는 모어로서의 언어에 대한 관념을 부정하며, 지금까지 모어가 보여준 세계를 탈구축한다. 제한적이지만 한자어는 새로운 의미와 감각적 체험을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선사한다. 외래어의 경우도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를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한자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므로 따지고 보면 1930년대는 조선어와 일어가 혼용되었고, 여기에 표준어와 방언이, 그리고 한자어와 외래어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시인들의 시적 실험

1930년대 대부분의 시인들은 진정한 의미의 조선어를 확립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긴요하고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은 근대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던 그들의 시에는 다채로운 새로운 언어가 등장한다. 개념이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 그들은 새로운 언어의 선택이 필요했다. 당시 시인들이 사용했던 고유어, 방언, 한자어, 외래어 등의 사용은 새로운 관념이나 지식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도 있으나, 시상의 응축과 시상 전개의 긴장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된 경우가 더 많았다.

정지용, 임화, 김기림, 이상, 백석의 시에는 시인 자신만의 고유한 눈으로 세계를 지각하려는 근대적 인식과 그것을 언어로 옮기려는 욕망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들은 표준어로서의 조선어뿐만 아니라 시적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고유어, 방언, 한자어, 외래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어떻게 보면 그 모든 실험은 시인 자신의 내면을 가장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모험이었다.

1930년대 시에서 확인되는 언어의 민족적 특성과 다양한 언어의 혼재는 단지 긍정과 부정의 평가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그것이 조선어, 나아가 조선 문학이 근대적 단계로 진입하는 불가결한 절차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조선어의 위상과 현대시의 가능성은 어쩌면 고유어, 방언, 한자어, 외래어 등이 지니는 질료적 가치의 발견과 번역된 체험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또한 1930년대 조선어의 위상과 현대시의 가능성을 언어에 대한 인식과 체험과의 상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하여 1940년대와 1950년대, 그리고 1960년대까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언어적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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