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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시작
박노해
느린걸음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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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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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그해 겨울나무

경주 남산 자락에 나를 묻은 건 11
바람 잘 날 없어라 14
성호를 긋는다 15
그해 겨울나무 17
그리운 사람 20
사형 집행일 23
마지막 시 25
그대 나 죽거든 27
나도 어머니처럼 29
때늦은 나이 31
닭갈비 33
눈물의 김밥 35
가다 가다가 37
민들레처럼 39

2 강철 새잎

모과 향기 45
작아지자 46
강철은 따로 없다 48
강철 새잎 50
상처의 문 51
나는 순수한가 53
침묵이 말을 한다 54
사랑의 적 56
월요일 아침 57
김밥 싸야지요 58
저 아이가 60
마지막 부부싸움 64
허재비 67
방 구하러 가는 길 72

3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조업재개 81
아픔의 뿌리 83
우리는 간다 조국의 품으로 85
머리띠를 묶으며 87
아직도 89
자본행진곡 90
소를 찌른다 94
절정의 시 99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100
오 인간의 존엄성이여 103
무너진 탑 106
공장의 북 109
배포자의 꿈 113
이 땅에 살기 위하여 116

산문 삶의 대지에 뿌리박은 팽창된 힘 119
발문 ‘겨울나무’의 뿌리 키우기 김병익 123

저자 소개 1

본명: 박기평 朴勞解, 朴基平

1957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노동자로 일하며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
1957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노동자로 일하며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가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1997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펴냈다. 1998 7년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가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비영리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를 설립했다. 2003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 가난과 분쟁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2010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을 모아 첫 사진전 「라 광야」展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세종문화회관)을 열었다. 12년 만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펴냈다. 2012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상설 사진전을 개최, 지금까지 23번의 전시 동안 4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2014 지구시대 좋은 삶의 원형을 담은 사진전 「다른 길」展(세종문화회관) 개최와 함께 사진에세이 『다른 길』을 펴냈다. 2019 『하루』를 시작으로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6권, 2020 시 그림책 『푸른 빛의 소녀가』, 2021 경구집 『걷는 독서』, 2022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2023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을 펴냈다. 2024 감옥에서부터 30년간 써 온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 〈참사람의 숲〉을 꿈꾸며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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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04g | 128*207*20mm
ISBN13
9788991418219

책 속으로

그해 겨울, / 나의 시작은 나의 패배였다 / (…) /
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 절대적이던 것들은 무너져 내렸고 /
그것은 정해진 추락이었다 / 몸뚱이만 깃대로 서서 /
처절한 눈동자로 자신을 직시하며 /
낡은 건 떨치고 산 것을 보듬어 살리고 있었다 / 땅은 그대로 모순투성이 땅 /
뿌리는 강인한 목숨으로 변함없는 뿌리일 뿐 / 여전한 것은 춥고 서러운 사람들, /
아 산다는 것은 살아 움직이며 / 빛살 틔우는 투쟁이었다 / (…) /
그해 겨울, / 나의 패배는 참된 시작이었다
---「그해 겨울나무」중에서

내 사랑의 시작은 작아지는 것 / 나의 성숙은 더욱 작아지는 것 /
나의 완성은 남김없이 없어지는 것 // 작아지고 작아져서 /
순결한 내 영혼에 세상을 담고 / 세상의 슬픔과 상처를 담고 /
마침내는 아무것도 없어진 나
---「작아지자」중에서

하 연둣빛 새 이파리 / 네가 바로 강철이다 /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 제 힘으로 뚫었으니 /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 여린 만큼 우람하게 / 오 눈부신 강철 새잎
---「강철 새잎」중에서

민들레처럼 살아야 합니다 / 특별하지 않아도 빛나지는 않아도 /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 모두 다 봄의 주체로 서로를 빛나게 하는 /
민들레의 소박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 (…) /
자신에게 단 한번 주어진 시절 / 자신이 아니면 꽃피울 수 없는 그 자리에 /
거침없이 피어나 정직하게 피어나 / 온몸으로 부딪치며 봄을 부르는 /
민들레의 치열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민들레처럼」중에서

나의 분노는 순수한가 / 나의 슬픔은 깨끗한가 / 나의 열정은 은은한가 /
나의 기쁨은 떳떳한가 / 오 나의 강함은 참된 강함인가 //
우주의 고른 숨 / 소스라쳐 이슬 털며 / 나팔꽃 피어나는 소리 /
어둠의 껍질 깨고 / 동터오는 소리
---「나는 순수한가」중에서

울퉁불퉁 참 지 맘대로 익어온 모과처럼 / 모순투성이 땅과 바람에 성숙해온 우리, /
패인 가슴 흠집마다 향즙 고여들 수 있다면 /살마다 피마다 해맑은 투쟁의 향기 /
의연한 빛살처럼 뿜어오를 수 있다면
---「모과향기」중에서

가다 가다가 / 외로움 사무치면은 / 짐승처럼 치받치는 슬픔 /
우우 밤바람으로 울며 가야지 //
가다 가다가 / 끝내 다 못 가거든 / 푸른 깃발 붉은 목숨 /
세워나 두고 가지 // 가다 가다가
---「가다 가다가」중에서

진실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 침묵 속에 익어가고 침묵 속에 키워지고 /
마침내 긴 침묵이 빛을 터트리는 날 / 푸른 사람들 소리치며 일어설 것이다 //
침묵이 말을 한다 / 침묵이 소리친다
---「침묵이 말을 한다」중에서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이 땅 / 우리의 노동으로 일떠세운 이 땅 /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 / 이 땅에 살기 위하여 //
저 지하 땅끝에서 하늘 꼭대기까지 / 우리는 쫓기고 쓰러지고 통곡하면서 /
온몸으로 투쟁한다 피눈물로 투쟁한다 /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이 땅에 살기 위하여」중에서

출판사 리뷰

『노동의 새벽』에 이은 박노해 시인의 두 번째 시집 (1993)

1991년 3월 11일,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의 얼굴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군사독재 치하의 엄혹한 시절, ‘잊혀진 존재’였던 천만 노동자의 영혼의 북소리로 울려퍼진 『노동의 새벽』(1984)을 펴내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적 감동으로 뒤흔든 박노해 시인. 그의 얼굴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되었을 때 수갑을 차고 포효하며 이글거리던 눈빛, 그리고 사형을 구형 받고 나온 순간이라고 믿기 어려운 환한 미소로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24일간의 모진 고문과 사형 구형 끝에, 1평도 안 되는 감옥 독방에 갇힌 34살의 혁명가 박노해. 『참된 시작』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발간된 박노해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고전, 23년 만에 새롭게 태어나다

『참된 시작』에는 [노동해방문학]창간호(1989)와 여러 간행물 등에 발표했던 시, 대법원 상고이유서에 썼던 시, 경주교도소 접견 창구를 통해 구술한 시 등 노동해방운동과 사회주의혁명 그리고 사형 구형과 무기징역 선고에 이르기까지, 불꽃같았던 10여 년의 삶을 망라한 43편의 시가 담겨있다. 1993년 출간 당시 한 달 만에 초판 3만 부, 1년 만에 6만여 부가 판매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오늘까지 거리와 광장에서, 학교 강의와 교재에서, 수많은 가슴속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불멸의 시편들을 남겼다. 이번 개정판은 시인이 한 편 한 편을 섬세하게 다듬어 서정적 깊이와 완성도를 높였으며, 깊은 색감의 푸른 표지색은 세상 끝 밑바닥에서 다시‘시작’을 노래했던 시인의 맑은 슬픔을 표현했다.

살아있다면 희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참된 시작』은 ‘두 번의 죽음’속에서 탄생했다. 1991년, 박노해 시인에게 ‘사형’이 내려진 그날, 인간해방의 이상으로 품었던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진 것이다. 한 인간으로서의 임박한 죽음, 그리고 신념의 죽음 앞에서 그는 침묵 속에 자신을 묻으며 패배를 직시한다. 그로부터 7년 6개월간 그는 감옥 독방에서 침묵 절필 삭발 정진의 삶을 살아낸다. 시 「그해 겨울나무」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해 겨울 / 나의 시작은 나의 패배였다.”그리고 이렇게 끝맺음된다. “그해 겨울 / 나의 패배는 참된 시작이었다.” ‘시작-패배-참된 시작’의 변증법으로 나아가는 강렬한 시의 힘, 그리고 강인한 영혼의 힘! 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죽음 앞에서 길어올린 이 시편들은 패배에 눈물짓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며,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용기를 건넨다. 살아있다면 희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언제나 삶은 거듭, 새롭게 시작된다고.

우리에게는 다시 ‘참된 시작’이 필요하다

『참된 시작』이 출간된 지 23년이 흘렀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참된 시작’이 필요하다. 아니, 어쩌면 더 절실해졌는지도 모른다. 감옥 독방에 갇힌 시인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독방에 갇혀 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함없는 모순투성이 현실에서 『참된 시작』은 작고 여리지만 ‘강철 새잎’ 같은 희망을 우리에게 전한다.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 하 연둣빛 새 이파리 / 네가 바로 강철이다 /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 제 힘으로 뚫었으니 /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 여린 만큼 우람하게 / 오 눈부신 강철 새잎”(강철 새잎) 새잎 같이 솟아날 희망,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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