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서문
나의 올리브나무 · 9 작품 올리브나무 숲의 아침 · 18 광야의 봉쇄수도원 · 22 노인과 나무 · 24 작은 샘물 하나가 · 26 올리브나무 세 그루 · 30 성림聖林의 가호 아래 · 32 팔레스타인의 어머니 · 36 올리브 숲의 노동 · 38 천 년의 사랑 · 40 봄이 오는 길 · 42 돌밭을 달려도 · 46 아잔 소리 울리면 · 48 알 자지라의 아침식사 · 50 날마다 소풍 · 52 영혼을 위한 자리 · 54 저녁을 준비하는 여인 · 56 사막의 어린 나무 · 58 점령지의 푸른 띠 · 62 “이 벽은 무너지리라”· 64 절망의 벽에 새긴 희망 · 68 목 잘린 천 년의 올리브나무 · 70 난민촌의 포스터 · 72 천 년의 시작은 이렇게 · 74 예수가 태어난 자리에 · 78 폭격 속에 살아남아 · 80 묘석 위의 올리브 가지 · 82 불탄 나무에 새잎이 돋다 · 84 나무와 함께 자란 소녀 · 88 고원의 격려자 · 90 십자가는 부러져도 · 92 석양의 기도 · 94 올리브나무 아래 · 96 나의 나무는 · 100 나무는 나무를 부른다 · 102 이 열매를 받으라 · 104 믿음의 파수꾼처럼 · 106 어린 양을 품에 안고 · 108 약력 · 113 저서 · 116 |
본명: 박기평 朴勞解, 朴基平
박노해의 다른 상품
나에게 올리브나무는 오래고도 한결같은 사랑 그 자체다. 척박한 땅에서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고귀한 열매와 황금빛 기름과 사랑으로 맺어 올린 좋은 것들을 남김없이 내어주는 나무. (…) 천 년의 올리브나무를 보며 나는 다시 사랑을 배우곤 한다.
--- p.10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이들은 성공을 재촉당하고 어른들은 성과를 부정당하고, 시류와 유행을 따라 알려지고 인정받지 않으면 쓸모없는 존재인 양 무시당하고 있다. (…) 어디에도 희망은 없고 누구 하나 바라볼 사람이 없고, (…) 세상이 다 이렇고 인간은 이런 거라고 ‘악의 신비’가 드리울 때면, 나는 천 년의 올리브나무를 바라본다. --- p.10 올리브나무 숲에서 노동을 한다는 건 단순히 돈이 되는 일을 하는 것만이 아니다. 여기 태어나 지상의 한 인간으로, 역사의 전승자로, 하늘과 땅 사이 온 생명 공동체의 주체로, 나와 우리가 만나서 서로의 존재를 빛내는 일이다. --- p.38 풀 죽은 아이들에게 말해주곤 하지요. 올리브나무처럼 살아야 한다고요.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강인하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올리브나무처럼요. --- p.56 나무는 심긴 그 순간부터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선택할 수 없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최선을 다해 살아남고 푸르러야만 한다. 사람은 편하게 살고 싶고, 쉽게 살기를 바라지만, 강한 불볕과 모진 바람으로 인생을 단련시킨 자에게 고귀한 열매를 맺게 하는 건 하늘의 방식인가 보다. 우리는 그런 나무, 그런 창조, 그런 사람에게 감동하고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으니. --- p.61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점령한 1967년 이후 최소 250만 그루의 올리브나무가 불태워지고, 목 잘리고, 뿌리 뽑혀 나갔다.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점령자의 손에 잘려나간 천 년의 올리브나무가 하늘을 향해 부르짖나니. ‘모든 사람이 잊어버려도 내가 기억한다. 모든 사람이 침묵하여도 내가 증언한다. 모든 사람이 쓰러져가도 내가 여기 서 있다.’ 천 년의 기억을 품고, 살아서나 죽어서나. --- p.70 말 없는 격려, 속 깊은 사랑, 은밀한 가호.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지켜주는 나무 하나. 세상에는 그토록 묵중하고 한결같은 사랑의 사람 하나 있다. --- p.88 이 땅에서는 올리브나무 아래 모든 일이 시작된다. 삶의 중요한 사건이 탄생하고, 고귀한 무언가가 맺어지고, 내가 성장해온 기억의 층들과 내면의 나이테가 새겨진다. 내 인생의 목적지를 비춰주는 한 점 빛의 자리. 한 그루의 나무는, 하나의 유일무이한 장소이다. --- p.97 나무는 언제나 처음에는 혼자다. 홀로 선 나무에 꽃이 피고 결실이 맺고 씨알이 떨어져 아주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한 걸음 두 걸음 푸른 걸음마를 시작하면, 나무는 나무를 부른다. 숲은 숲을 부른다. 오랜 기억과 투혼을 이어받은 후대가 힘차게 자라나는 땅에서, 희망은 불멸이다. 그가 앞서 걸어온 수백 년의 걸음 따라 100년, 30년, 어린 나무들이 푸르게 빛난다. --- p.100 작은 연노랑 꽃이 피고 지면 드디어 올리브 알들이 맺힌다. 초록 빛깔 중에서도 더없이 독특한 ‘올리브그린’ 빛의 열매는 일용할 양식이 되고 고귀한 기름이 되고 성전의 향유가 된다. 올리브나무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푸른빛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듯이. 저 불볕과 바람의 시련을 다 받아낸 올리브나무가 이르길, ‘내 사랑은 오래 익어왔다. 그대여 이 열매를 받아먹으라. 그리고, 세상에 맛을 내고 빛을 밝히라. --- p.105 저 올리브나무는 하늘과 땅을, 한 생과 영원을 이어주는 비밀스런 빛의 통로인 것만 같다. 우리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불현듯 그 ‘빛의 통로’가 열린다. 그 빛을 따라 걸을 때 진정한 나에게 이르는 길이 밝아온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정말로 세상에 기여하는 길은 다른 무엇도 아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며 더 사랑하고 내어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 p.111 |
박노해 시인이 만난 천 년의 올리브나무
그 오래고도 한결같은 사랑, 신성한 빛과 강인한 힘을 담은 사진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 어디에도 희망이 없고, 바라볼 사람도 없는 불안과 우울과 무력한 나날일지라도 우리는 더 푸르르고 강인해질 수 있다 저 광야의 올리브나무처럼!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온몸으로 관통하며 한결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 박노해 시인. 그가 천 년의 올리브나무의 오래고도 푸르른 품으로 우리를 이끈다. 1998년 출소 이후, 시인은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20여 년간 좋은 삶이 깃든 ‘다른 길’을 찾아 세계의 가장 높고 깊은 마을을 유랑해왔다. 삶의 화두와도 같은 주제로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를 선보여온 그가 이번 가을 여섯 번째 사진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를 펴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눈물과 기도로 담아온 37점의 사진을 통해, 올리브나무가 지닌 ‘신성한 빛’과 ‘강인한 힘’을 전한다. 박노해 시인이 담은 ‘천 년의 올리브나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유실수이자 가장 오래 살아남는 나무로 “신이 내린 선물”, “나무 중의 으뜸”이라 불리며 수많은 신화와 경전에 상징처럼 등장하는 올리브나무. 고대의 정취가 어린 올리브나무 숲에서부터, 대대로 그 땅의 사람들을 묵연히 지켜주는 나무, 거대한 분리장벽 앞에 최후의 전사처럼 홀로 선 나무, 천 년의 기억을 품고도 아이 같은 새잎을 틔우는 올리브나무까지. 역경의 삶을 살아온 박노해 시인에게 올리브나무는 고난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존재다. “척박한 땅에서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고귀한 열매와 기름과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 나에게 올리브나무는 오래고도 한결같은 사랑 그 자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나는 천 년의 올리브나무를 바라보며 깊은 숨을 쉬고 다시 나의 길을 간다.”(10p ‘서문’ 중) “네가 올리브나무처럼 푸르고 강인하면 좋겠어” 책 속에는 올리브나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 아래, 올리브나무와 함께 자라나고, 노동하고, 저항하고, 꿈을 꾸고, 기도하고, 올리브나무 아래 묻히고, 다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아가 일상조차 위태롭고 각자도생으로 떠밀리는 현대인들에게, 박노해 시인이 들려주는 올리브나무 이야기는 깊은 성찰을 건넨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이들은 성공을 재촉당하고 어른들은 성과를 부정당하고, 난폭한 권력과 안주한 세력이 나라의 위기를 불러오고, 탐욕과 혐오와 적대와 환멸을 불지르고 있다. 어디에도 희망은 없고 누구 하나 바라볼 사람이 없고, 불안과 우울과 무력감 속에 덧없는 행복과 위락에 탐닉하고 있다. 세상이 다 이렇고 인간은 이런 거라고 ‘악의 신비’가 드리울 때면, 나는 천 년의 올리브나무를 바라본다.”(10p ‘서문’ 중) 나무는 나무를 부르고, 숲은 숲을 부른다 우리가 잃어버렸지만 사실 간절히 기원하는 것은 올리브나무 같은 존재가 아닐까. 아픈 역사도 빛나는 순간도 묵연히 지켜보며 함께하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존재 말이다. 박노해 시인은 아무리 시대가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선 자리에서 양심과 원칙을 지켜가는 사람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좋은 삶을 살아가며 선한 메아리를 울려오는 사람들. 나에게 빛이 되고 힘이 되고 길이 되는 사람들이 올리브나무처럼 몸을 기울여 나를 기다리고 있다”(11p ‘서문’ 중)고 말한다. 이런 시대에 희망의 단서인 나 하나를 지켜내고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걸어가는 용기를 내자고 우리를 북돋는다. 척박한 광야에서 작은 올리브나무 하나가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남는다면 “나무는 나무를 부른다. 숲은 숲을 부른다. 오랜 기억과 투혼을 이어받은 후대가 힘차게 자라나는 땅에서, 희망은 불멸”(100p)이라고 말이다. 영혼을 위한 오롯한 자리 〈박노해 사진전〉 『올리브나무 아래』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을 인화된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2023.10.4~2024.8.25, 서울 서촌 ‘라 카페 갤러리’) 전시 관람 후, “눈물로 맑아졌다”는 고백과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는 다짐이 이어지는 박노해 사진전. 2010년부터 진행된 박노해 사진전에 다녀간 관람객은 어느덧 38만 명이 넘는다. 장인이 암실에서 한 장 한 장 인화한 아날로그 흑백사진, 단편소설만큼의 이야기를 응축한 캡션, 그리고 시인이 엄선한 월드뮤직이 흐르는 ‘라 갤러리’에서 들어서면 잠시 다른 시공간 속으로 옮겨온 듯 올리브나무 숲이 펼쳐질 것이다. 나의 수호목守護木이 되어줄 한 권의 책 천 년의 기억을 품은 나무가 온 힘을 다해 푸른 가지 끝에 틔운 새잎 같은 책 『올리브나무 아래』. 이번 테마를 떠올리게 하는 올리브그린 색의 패브릭 커버가 품격을 더하고, 천 위로 아름하게 새겨진 올리브나무 그림에는 이파리 하나하나마다 신비로운 빛이 감돈다. 그대 곁의 이 책 한 권이 천 년을 이어온 사랑의 올리브나무처럼 그대와 동행하기를. 어려울 때나 힘든 날에도 그대 마음에 신성한 빛과 푸르른 힘을 채워주기를.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려주고 지켜주는 나무 하나. 그토록 묵중하고 한결같은 사람 하나. 천 년의 올리브나무 아래.”(11p ‘서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