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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있다
유승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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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빈 들에 서면 나는 한 마리 겸손한 짐승입니다
가을의 끝을 바라보면서
가을비 내리는 날에
두꺼비를 보듯 나를 보다 ·
바람 속에서
고라니의 목은 다리만큼 길다
된서리가 내린 뒤
겨울바람이 밀려온다
낙엽송 숲 속 길을 걸으며
슬픔도 꿈도 없이
첫눈이 덮인 밤에 나를 바라본다
함박눈 내리는 날
어둠 속에서
굳이 가보려 하지 않겠다
태어난 대로
겨울의 입구에서 봄을 만나다
눈의 세상에서
한밤의 눈꽃 축제
고양이와 함께 살았던 사람
겨울비 내리는 날, 무겁다
무덤 옆 집
하늘보다 빛나는 지상의 세계
미국의 정찰기가 오가는 하늘 아래
산골의 겨울은 따뜻하다
연민의 끈
도토리는 들판을 바라보며 달린다
산감
겨울, 햇살 아래 고정된 형체가 있을까?
딸딸이는 해동 아빠를 닮았다
떡 한 봉지 소주 한 병
땔나무가 쌓여 있어야 마음이 여유롭다
배고픈 짐승들을 어찌 탓할 수 있으랴
등불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항상 새롭게 태어난다
따뜻한 세상을 바라지 말자
함께 사는 어려움
입춘이 지난 뒤
사라질 것들
자주 놀러 와!
나는 닭을 닮았다
나라는 낯선 사람
돌아오는 것들
닭의 봄맞이
시간의 흐름은 표정이 없다
여명의 시간을 넘어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가 앞산을 희롱하다
앞산을 바라보다
눈부시다
흐름
거듭 태어나는 사람들
걷고 싶은 대로 걷자 3월 23일의 산보
벌의 다리에 묻어 오는 봄
그저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
약육강식의 이 인간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봄볕 아래
똥패
막가는 봄날이다
새끼 흑염소와 함께 자라나는 봄
매화나무를 위하여
봄의 햇살에 이끌려 땅 위로 나온 뱀과 같이
태양의 눈
남겨진 자리
나물 캐러 온 사람들

형님들
옛날
벌떼를 잡아라
푸르름 속에는 폭풍이 있다
5월, 겉치레적인 날들이 많은
다가오는 것들
분봉, 벌 따기
고추밭, 검은 물결
마지막 인사
첩첩 산골의 봄날도 간다
나는 아직도 꽃이 되고 싶다
오르며 기쁘고 내려가며 기쁜
벌 한 마리 한 마리가 보이기까지
죽이면서 함께 산다
퍼져가는 푸르름의 기운을 누가 막으랴
죽음, 먹고 먹히는 순환의 질서
꿈보다 아름다운 현실 앞에서
예의의 바탕
깊어진 숲
그날 이후
햇살과 물고기와 아이 그리고 ‘풍덩’
푸른 얼굴 붉은 마음
고향, 현대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람의 마을
왜 개울에 갔을까?

저자 소개 1

1960년 충남 서천 출생.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정선 구절리 폐광촌에서 쓴 시 「나의 새」 외 9편이 199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 생활을 시작하였다. 등단작인 「나의 새」를 발표하고부터 자연의 모든 것이 자신의 일부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였으며, 이는 이후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자연’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영월의 망경대산 중턱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그간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딱따구리가 아침을 열다』, 『수컷의 속성』, 『사람도 흐른다』,
1960년 충남 서천 출생.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정선 구절리 폐광촌에서 쓴 시 「나의 새」 외 9편이 199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작품 생활을 시작하였다. 등단작인 「나의 새」를 발표하고부터 자연의 모든 것이 자신의 일부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였으며, 이는 이후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자연’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영월의 망경대산 중턱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그간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딱따구리가 아침을 열다』, 『수컷의 속성』, 『사람도 흐른다』, 『하늘에서 멧돼지가 떨어졌다』와 수필집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고향은 있다』, 『수염 기르기』, 『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 『달밤이 풍성한 이유』 등의 작품집을 발간했다. 『진달래꽃 아래』는 유승도 작가의 첫 번째 동화로, 어린이 독자들을 상대로 ‘자연’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그의 마음이 담긴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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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7쪽 | 306g | 141*205*20mm
ISBN13
9788925514789

책 속으로

어머님의 뒤를 따라 아버지마저 사고로 돌아가신 그해, 셋째 형과 누나까지 포함된 동생 셋의 생활부터 교육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책임지게 된 두 형님의 나이는 각각 스물셋과 스무 살이었다(호적 나이로는 두세 살 더 적었다). 동생들을 어떻게 하냐며 면사무소와 병무청을 오가며 매달린 끝에 겨우 군대를 가지 않을 수 있었던 큰형님과는 달리, 어린 내 앞에서 기어이 눈물을 흘리며 어쩔 수 없이 군대 훈련소로 향하는 차에 오르던 둘째 형님의 눈물 젖은 눈망울을 나는 이제껏 기억한다.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부탁하며 큰형님의 손을 잡고 돌아서던 둘째 형님의 뒷모습은, 제대 후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공항에서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뒤를 이어서 큰형님도 사막의 땅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고, 어른이 된 셋째 형님도 이라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 「형님들」 중에서

관련 자료

저자의 말
이틀 전에 겨울을 알리는 첫눈이 내렸다. 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내 집의 지붕과 마당과 텃밭과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산등성이까지 하얗게 덮은 눈이 잠에서 깬 나의 눈을 부시게 하던 것도 잠시, 첫눈은 햇살 아래서 슬며시 제 모습을 감췄다. 내 기억 속의 첫눈이 다 그렇다. 자신의 세상을 얼핏 보여주고는 서둘러 사라진다. 산속 세상을 둘러보면 꼭 첫눈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렇다.

출판사 리뷰

강원도에 있는 망경대산 중턱에서 자급자족적인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시인이 있다. 근래 들어 산속으로 들어가 나 홀로 자연과 벗 삼으리라 삶을 영위하는 문인들이 늘고는 있다지만 이렇게도 삶이고, 이렇게도 생존이고, 이렇게도 자연이 된 시인이 또 있을까 싶다. 그가 바로 시인 유승도다. 그리고 여기 유승도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을 펴낸다.
첫 번째 산문집이었던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이후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고향은 있다』다. 이 빤한 제목을 짓고도 나름 당당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느 순간부터 잃어버린 그것이 바로 ‘고향’이기 때문이다. 제 고향은 어디입니다, 라기보다는 저 어디 살아요, 라는 대답에 충실해져버린 우리에게서 고향은 그저 배꼽으로만 증명되듯 나자마자 잘라버린 탯줄처럼 호적 속의 기록으로 흐릿해버린 지 오래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살림을 접고 직접 벌을 치며 사는 그의 삶은 우리가 죽음을 향해 가까워져가는 것과는 반대로 낢을 향해 가까워져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펜대를 굴리는 데서보다는 몸을 부리는 데서 오는 생생한 삶의 감동을 적어 내려간 글의 숨구멍 속으로 고이는 부끄러움, 이 붉음 안에서 우린 순간순간 안 아픈 혼남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반성이라 한다면 아주 건강할 그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아주 담백하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농촌 생활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도 권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옳음도 말하지 않고 다만 그저 심심하면 심심한 대로 호젓하면 호젓한 대로 느끼는 바로 그만큼만 적어내려 감으로써 그 국물 맛이 심히 짜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짜다는 표현 속에는 억지가 있다. 정도를 놓쳤을 때가 그렇다. 유승도가 산골로 들어와 글을 쓰면서 염두에 두었던 것도 바로 그 점이 아니었나 하는 것을 다음 그의 서문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곧잘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려 넣은 자연이나 시골 마을의 모습도 그러한 환상에 다름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럴듯하게 연출된 영상 제작물이나 잡지들에 실린 글 등을 통해 그러한 환상은 지금도 폭넓게 퍼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오지 마을 취재나 체험담을 통해 유포되는 그런저런 아름다운 환상들은 사람들의 충족되지 않는 욕망 속에 또 하나의 허상을 심어주는 상품으로 유통되는 측면이 많다. 내 글 도한 그런 종류의 글이 되지나 않았는지 곰곰 되새겨본다.”

유승도에게 있어 고향이라 함은 비단 나고 자란 유년의 뜰 같은 데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가 있다, 라고 말한 고향 속에는 다분히 있어야 한다는 당위에서 비롯한 어떤 근원적인 마음들을 지시함에 더 클 것이다. 예를 들어 이웃 간의 정이나 형제간의 우애나 가족 간의 화목이나 뭐 이런 평화로움 있지 않은가. 진정한 스승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이라니, 그래서 그는 그렇게 묵묵히 자연을 살고 사람을 살고 그리고 글을 살았나보다. 누구보다 충실하게, 아주 소박하게, 그로 저리 환하게 웃을 수 있나 보다. 그 앞에 죽음이라 한들.

고향에서는 죽음이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보아도 무덤들이 사람의 집 주위에 있다. 죽은 사람의 집과 산 사람의 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곳, 그곳이 고향이다.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얘기하는 것도 여기에서 그 매듭의 한 가닥이나마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함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만물이 곧 나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하여 죽음을 극복해내려는 몸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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