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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섬진강을 따라가면 풀꽃 이름 행복한 순간 고요 남방의 손 논개의 가락지 농가에서 겨울산을 보며 내가 갖고 싶은 것들 떠나는 것들의 행방 2. 아름다운 배경(背景) 휘파람 찬송 정화수의 마음 운문사 소나무 무수(無數)무량(無量) 어머니의 김치맛 꽃향기에 대한 기억 도둑질과 용서 2월의 소리 3. 빗소리 은하 통신 모래시계 4월 피라미드와 먹이사슬 공감 경주 산책 11월 미얀마에서 우포늪에서 4. 가을 은총 그리운 집 '내일이면 집을 지으리'라는 새 선덕여왕의 사랑법 소리의 미소 마산 봉암갯벌과 좀도요 마음꽃 피우기 추억을 새긴 보석 깊이 있는 인생 시인 알리셔 나보이 기념탑 5. 귀밝이 술 두 섬을 이어준 몽돌길 무명 교사에 대한 감사 뿌리의 말 공원문화와 골목문화 꽃의 깨달음 사투리 그릇의 미학(美學) 금강산의 미 꽃제비라 불리우는 아이 아들에게 주는 글 작은 실천 6. 절필(絶筆)을 꿈꾸며 기도의 말 사과나무에게 두 얼굴 해방둥이의 소자화상 빨리, 그리고 천천히 다시 봄을 맞을 수 있을까 소(牛) 전래꽃과 외래꽃 팔순 어머니와 화장품 나의 문학, 나의 인생 |
정목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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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의 목은 온전하지 않다. 휘둥그래한 구멍이 뚫려 있기도 하고, 중풍 걸린 노인의 신체처럼 한쪽 가지는 이미 생명을 잃은 부분도 있다. 고목은 전체적으로 늠름하고 준수한 수관을 보여주지만, 가까이 보면 군데군데 상처가 나고 멍이 뚫리고 벌레들과 새들에게 생명을 내어줘 만신창이가 된 채 살아남은 것을 목격하게 된다. 아, 백년, 이백년의 온갖 풍상을 견뎌내면서 해마다 새 잎과 꽃을 피워내고 열매를 맺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살아왔을까. 고목은 안으로 온갖 질병과 죽음과 싸우면서 녹음을 펼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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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목일은 한국적인 서정을 재발견하고 음미하고자 아름답고 명상적인 글들을 꾸준히 써왔다. 피천득 선생도 저자가 27년 동안 한결같이 서정수필의 광맥을 캐오며 우리 수필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음을 치하하고 있다.
삶을 통찰하고 반성하는 부드럽고도 준엄한 작가의 시각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그의 미문(美文)에도 감탄하게 된다. 작품들의 주된 정서는 선(禪)이다, 연꽃과 풍경, 처진소나무, 향나무가 있는 우물에서 길어온 정화수를 떠놓고 기구하던 어머니의 모습, 침향을 부벼 향을 더한 차 등의 소재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가다듬게 하고 평온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주변에 널린, 평생 한 번 호명이 될까 말까한 작은 풀꽃들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 소박한 서민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 이름으로 굳어졌을, 그저 외롭고 보잘것없는 풀꽃들이 비바람에 뿌리 뽑히지 않고 제 일생을 온전히 꽃피우는 걸 보며 그 강인함을 배우고 싶어한다. 겸손한 작가의 모습은 자신을 한 알의 모래알로 비유하는 「모래시계」에서도 드러난다. 비록 한 알의 모래알일지라도 필요 없는 건 다 깎여버리고, 1억년의 체험과 말들을 담아 한 번이라도 햇빛에 반짝이는 금모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고 있다. 한편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 책 곳곳에 잘 드러나 있다. 팔순 어머니가 갖고 싶은 선물이 화장품이었다는 것에 새삼 놀라며 역시 어머니도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을 정도로 우리의 어머니는 자신을 아끼지 않고 자식들에게도 희생해왔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