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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아침 이슬 15 당신의 손가락에 보석이 빛날 때 16 뼈의 노래 18 화살 노래 20 뿔 22 거웃 24 동백꽃 26 화장을 하며 28 나의 아내 30 물새 32 비올라 34 유리병 36 집 이야기 38 민들레 무릎 40 제비를 기다리며 42 2부 은밀한 노래 47 프리댄서 48 석남꽃 50 그 소년 52 지도와 나침판 54 하룻밤 56 사막에서 만난 꽃 28 웃는 법 59 홀로 죽기 60 집시가 되어 62 타이어 가는 여자 64 뉴욕 일기 66 사하라에서의 하루 68 결혼 안 한 여자 70 멕시코에서의 새벽 울음 72 안개 속에 74 당신의 냄새 76 “응” 78 머리칼 80 두 조각 입술 82 3부 유산 상속 87 당나귀가 되고 싶을 때 88 탯줄 90 낙산사 92 개미 수염 94 달팽이 95 겨울 유리창에 매달린 시 96 도둑 시인 98 계곡?자명에게 100 늑대 102 나의 도끼 104 서울역의 철학자 106 숲 속의 창작 교실 108 꽃의 선언 110 그네 타는 오후 111 알몸의 시간 112 초대받은 시인 114 한여름 날의 치한 퇴치 116 유명한 예술가 118 과수원의 시 120 아침에 받은 편지 122 모욕 124 4부 설산에 가서 127 흔들림을 위하여 128 그의 아내 130 엄마 132 어떤 생일 초대 134 사산한 아이를 위한 기도 136 어제 138 기억 139 부엉이의 춤 140 사랑니 142 미친 일기 144 처음 생겨난 보석 146 할머니 147 내 고향에 감사해 148 물가 149 고만이 150 벌 떼 152 이름 부르기 154 사자 156 압구정을 떠나며 158 서울의 무지개들 160 누구신가요 162 저녁 별처럼 163 밥상 이야기 164 내가 한 일 166 시인의 말 하늘 아래 내가 있다 167 |
문정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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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노래
짧은 것도 빠른 것도 아니었어 저 산과 저 강이 여전히 저기 놓여 있잖아 그 무엇에도 진실로 운명을 걸어 보지 못한 것이 슬플 뿐 나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 냇물에 손이나 좀 담가 보다 멈춰 섰던 일 맨발 벗고 풍덩 빠지지 못하고 불같은 소멸을 동경이나 했던 일 그것이 슬프고 부끄러울 뿐 독버섯처럼 늘 언어만 화려했어 달빛에 기도만 무르익었어 절벽은 난타하는 폭포처럼 울기만 했어 인생을 알건 모르건 외로움의 죄를 대신 져 준다면 이제 그가 나의 종교가 될 거야 뼛속까지 살 속까지 들어갈걸 그랬어 내가 찾는 신이 거기 있는지 천둥이 있는지 번개가 있는지 알고 싶어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 내가 한 일 어머니에게 배운 말로 몇 낱의 시를 쏟아 낸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욕망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요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고 거두고 기른 일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한 일일 뿐이네요 태어나서 그저 늙어 가는 일 나의 전 재산은 그것입니다 그것조차 흐르는 강의 일이나 기실 저 자연의 일부라면 그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도만 싶습니다 강물을 안으로 집어넣고 바람을 견디며 그저 두 발로 앞을 향해 걸어간 일 내가 한 일 중에 그것을 좀 쳐준다면 모를까마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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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내가 있다
나를 시인이라고 알지 마라 나는 글창녀니라 죄 없는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며 값싼 원고에 매달려 중노동으로 살아왔지만 그 순간 시인이 되고 싶었다 -「초대받은 시인」에서 시인은 어느 날 군인 출신 대통령에게 초대를 받는다. 아마도 엄혹했던 군사독재시절의 이야기일 것이다. 시인은 초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본인의 시인됨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시인됨은 증명되지 않는다. 문정희 시인이 진정 시인으로 존재함은 대통령의 초대를 거절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돋아나는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해 낼 수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의연한 선비’나‘서툰 운동권 같은 폼’을 잡는 본인을 인지하며 또한 ‘은근히 그것을 선전하고/ 으스대고 싶어 전신이 마구 가려’운 것조차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그것을 온몸을 긁는 것으로 표현하고 시화한다. 이처럼 이 시집에서 몸은 시의 모티브와 메타포가 되고 있으며 어쩌면 시 자체가 하나의 몸일지도 모른다. 2007년판 자서에서 시인은 “나는 문이다”라고 선언했다. 2016년에 시인은 다시 “하늘 아래 내가 있다”라고 한다. 독자는 『나는 문이다』의 문을 열고, 하늘 아래 오롯이 서 있는 하나의 몸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시인의 말(“시카다상” 수상 소감)에서 그렇다고 해도 기실 제가 언제나 가장 깊게 고민한 것은 한국어의 아름다움으로 내가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는 오직 “나만의 세계”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저는 쓸 것입니다. 나는 쓴다! 이것만이 축복이요,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