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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속옷보다 먼저 빨간 양말을 신었다. 아버지가 문 앞까지 나와서 행운을 빌어 주었다. 영웅이 된 기분이었다. 길모퉁이에서 판도라와 나머지 회원들을 만났는데, 모두 빨간 양말을 신고 있었다. 판도라의 양말은 긴 양말이었다. 그 앤 정말 간도 크다! 학교까지 가는 길에 우린 '흔들리지 않으리'를 합창했다. 교문을 지날 때는 조금 무서웠으나 판도라는 큰 소리로 우리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미 정보를 입수한 딱부리 눈 스크루턴 교장 선생님은 4학년 탈의실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팔짱을 끼고 튀어나온 달걀 눈으로 말없이 우릴 내려다보더니 올라오라고 눈짓을 했다. 빨간 양말 대원들은 우르르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 가슴은 커다란 소리로 쿵쿵거렸다. 딱부리 눈은 조용히 책상에 앉아 볼펜으로 자기 이를 두드렸다. 우린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는 야릇한 웃음을 띠더니 책상 위의 종을 울려 비서를 불렀다. 비서가 들어왔다. "앉아서 받아 써요, 클라리코츠 부인." 우리 부모에게 보내는 가정 통신문이었다. --- p.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