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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겨울날
우리, 정인이 관계 진심이 전달되다 상흔 꽃도 없는 마포 거리 4. 귓가에 남은 그대 음성 기억은 버섯처럼 돋아난다 나쁜 사람 하느님이라고 불러도 좋은 분 눈물의 중력 당신들은 성녀들처럼 열 살짜리 정인이가 거기 서 있었다 좋은 걸 볼 때 생각나는 것이 사랑이다 왜 저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가, 왜 그만 빼고 모두 여기 있는가 5. 사람이 사는 집 상처는 사랑의 어두운 이름이다 혹은, 이미 늦어버린…… 만남 자운영꽃 같은 여자 착한 여자 착한 여자들 낙숫물처럼 고이는 평화 가거라, 슬픔이여 극ㅁ빛 날개를 타고 작가 후기 |
孔枝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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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영이 출판사를 나와 정인의 방에 스며든 지 거의 한 달이 지났다. 처음에 안쓰러운 그를 잡은 것은 물론 정인이었다. 집과의 불화 때문에, 정확히는 그가 고백한 대로 자신의 어머니를 내몬 아버지와 자신의 어머니 자리를 대신한 새어머니와의 불화 때문에 집을 나와 추운 출판사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는 그가 안쓰러워서, 그를 재워준 것이 첫 번째 이유였을 것이다. 술을 자주 마시는 그가 담배를 하루에 거의 세 갑이 다 되도록 피우는 그가,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콩나물국 한 그릇 못 먹는 것이 안쓰러워서…… 아니, 이유는 꼭 그뿐이었을까. 가로등 아래서 그가 그녀를 끌어안은 이후, 정인은 신탁을 받은 여인처럼 정갈해졌다. 그날, 그녀가 부른 하느님과 눈을 오래도록 마주하고선 새끼손가락을 걸어 굳게 맹세한 것처럼 그녀는 선뜻 남호영의 뒷바라지에 나섰다. 정인은 마치 이 세상에서 가여운 남자를 한 사람이라도 남겨놓지 말라는 신탁이라도 받은 듯했다. 그를 위해 쌀을 씻고 그를 위해 생선을 굽고 그를 위해 국을 끓이는 일이 마치 이 세상에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인 듯했던 것이다.
그 여자의 저녁 퇴근이 빨라졌고 회식 자리에 빠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하지만 그 여자가 가끔 빠질 수 없는 술자리에 끼어들어 노래방에 갈 때면 몰래한 사랑이라는 일견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눈치채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pp.145~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