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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무기력 대폭발
장현정
도서출판3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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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안녕, 물고기


결단하는 물고기
비린내
예술은 장어

평범한 녀석
평범한 대화
모순
인간의 눈물이 줄수록, 인간의 눈물이 줄어든다
돌멩이
엉덩이
엉덩이 (2)

2장. 푸르게

길 잃은 양의 역설
쓸데없는 짓을 하니까 인간이다
봄, 미생을 위한 시간
4월과 벚꽃
문화, 다름 아닌 기억하는 일
일주일
니체
쓸모없는 열정이라 말하는 쓸모없는 사람들
그냥 해라
자랑스럽게 무시하기
술하고도 닮아간다
애무

3장. 뜨겁게

위선보다는 위악이 낫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다정이 있다
빛의 시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우리의 그림자
성숙한 인간들의 깔깔대는 삶
약함과 악함 사이에서 기필코 찾아야 할 것들
동상이몽, 이상동몽을 하자
액셀을 밟기 전에 장애물부터 치우자
자유와 모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강한 욕망의 힘
물만 셀프로 하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났다 돌아와서 더 열심히 일해라
익지 않은 벼는 고개를 숙이지 마라
당신은 무사(無事)하십니까
나는 시민이 아니다
축제를 망치는 가장 빠른 방법

4장. 깊게

가을은 악동
내 마음을 만져줘
매우지침
자유는 마이너스
사랑하는 사람, 아마추어
아마추어 아빠, Father 아닌 father가 되고 싶다
행복의 비밀
불안? 설렘?
진흙
고독
약으로서의 독서와 산책
하늘을 보는 법

5장. 새롭게

꿈꾸는 영혼
클리나멘
친구 정찬이를 추억하며
돌아간 사람들
연말해변단상
사이, 틈, 문
긍정의 힘
새로운 중세와 집시의 공간, 광안리
설날 편지
마흔
갈매기의 현상학

후기. 무기력하지도, 대폭발하지도 않는 시간

저자 소개 1

1975년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고 10대 후반부터 록밴드에서 활동했다. 이수현과는 1999년 여름부터 함께 록밴드 활동을 준비하며 친구가 되었다. 군 복무 중 수필 ‘꿈꾸는 영혼’ 으로 등단, 이듬해 시집『바람 사이로 보다』를 발간했다. 1998년 록밴드 ‘앤 Ann’의 보컬로 활동하며 1집 앨범을 발매했고 이 앨범은 당시 전문가들이 뽑은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명반’ 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년의 철학』(2010 학교도서관저널 인문사회분야 추천도서),『일상과 음식』(공저), 『부산, 독립문화를 말하다』 (부산발전연구원 프로젝트) 등 몇 권의 책을 썼으며 연극 『나투라 Na
1975년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고 10대 후반부터 록밴드에서 활동했다. 이수현과는 1999년 여름부터 함께 록밴드 활동을 준비하며 친구가 되었다. 군 복무 중 수필 ‘꿈꾸는 영혼’ 으로 등단, 이듬해 시집『바람 사이로 보다』를 발간했다. 1998년 록밴드 ‘앤 Ann’의 보컬로 활동하며 1집 앨범을 발매했고 이 앨범은 당시 전문가들이 뽑은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명반’ 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년의 철학』(2010 학교도서관저널 인문사회분야 추천도서),『일상과 음식』(공저), 『부산, 독립문화를 말하다』 (부산발전연구원 프로젝트) 등 몇 권의 책을 썼으며 연극 『나투라 Natura』 의 각본을 쓰거나 독립영화 『계절』 에 배우로 출연하는 등 왕성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2010년에는 12년 만에 ‘앤 Ann’의 오리지널멤버들이 다시 모여 EP 『기쁜 열대』 를 발매하기도 했다. 부산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창원대학교에서 문화사회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호밀밭출판사 대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주)부산노리단 공동대표, 지역문화지 ‘안녕광안리’ 편집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2011년, 문화기획자로서 총괄코디네이터를 맡았던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기획지원사업 ‘회춘프로젝트’ 는 전국 1위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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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56g | 128*182*20mm
ISBN13
9791195337897

책 속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근사한 삶을 살고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한 번 잘해보라고 진심으로 응원해 줄 준비가 돼있어. 진짜야. 하지만, 왜 그들은 나에게 응원해 주지 않는 걸까.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나 이루고 싶은 게 없는 삶이라도 갑자기 죽거나 하지는 말고 그냥 지금 이대로 한 번 잘 살아보라고 말이야.”
“......”
“......”
“한 번 잘 살아봐. 갑자기 죽거나 하진 말고.” --- p.15

“왜 없애? 이 비린내는 죄가 아니야. 오히려 서로의 비린내를 흉금을 터놓고 들이마실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어. 어디서나 맡을 수 있는 흔해 빠진 향수 냄새 대신 말이야.” --- p.19

“너한테 잘 보이려고 안 그런 척 해서 그렇지 사실은 질투도 많고 짜증도 잘 내. 괴팍하고 성급하고 겁도 많고, 또 그리고 인내심도 부족해서 뭐든 금방 싫증내고 포기도 빠르지. 의외로 아주 상스러운 구석도 있고 말이야. 잘난 척도 곧잘 하지만 다 허세고 사실 속으로는 앞날이 불안해 죽겠어. 그런데도 날 좋아할 수 있어?”
“뭘 그렇게 복잡하게 얘기해? 쉽게 말해 평범하다는 얘기 아냐? 뭔 상관이람?” --- p.25

사실 인간은 쓸데없는 짓을 할 때 가장 인간적이다. 쓸데없음을 넘어 해로운 것을 알면서도 탐닉하기에 동물 일반과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백해무익이라고는 하나, 효율성으로만 따지자면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 한 치의 낭비도 없이 순리대로 움직이는 자연이야말로 지극한 효율성의 경지를 보여주는데 인간은 그런 자연을 닮고 싶어할 수는 있어도 죽어 흙이 되지 않는 이상 자연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살아 있는 인간은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짓을 하기 때문에 인간이며 나아가 그중 어떤 인간들은 사랑이나 예술 같은 쓸모없이 뜨겁고 위험한 것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도 하며, 역사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만 골라 기록해 놓은 것 같은 착각조차 일으키게 할 정도다. 젊은 날 어느 정도의 치기나 어리석음은 삶 전체를 오히려 풍요롭게 하듯,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일들이 훨씬 많다. --- p.45

우리 사회의 수많은 미생이 바야흐로 무럭무럭 자라야할 이 따사로운 봄날에, 여전히 수많은 이웃이 굴뚝 위나 차가운 바다 속에서 영원할 것만 같은 추위 속 설국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봄날이 가고 우리들의 사랑도, 희망도, 한때의 그 실없는 기약도 언젠가는 아련한 옛일이 되어버릴 게 분명할지라도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했던 그 마음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p.49

문화적인 사람은 누구인가.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변화를 향해 열려 있으면서도, 그 변화 속에서 제 삶의 근거를 잃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또 기억하며 나아가 기록하는 사람들이다. --- p.58

술을 꽤 좋아한다. 좋아하다보니 술하고도 닮아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소주를 마시고 취하면 고구마 비슷해지는 것이다. 데킬라 같은 경우엔 그 원료인 악어용설란이 에로틱한 동물의 혀처럼 생겼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조금쯤은 야해질 수밖에 없다. --- p.71

애무(愛撫). 이 세계를 사랑하는 가장 근사한 방법,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없는 것을 어루만지는’ 용기. --- p.73

쿨 cool 과 핫 hot 사이에 웜 warm 이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다정이 있다. --- p.84

모두가 한 입으로 경제, 경제만을 외치는 이 ‘동상(同床)’에, 더 많은 ‘이몽(異夢)’이 필요해 보이는 까닭이다. ‘만장일치는 무효’라던 탈무드의 금언처럼, 우리는 같은 시대 같은 땅 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꿈꾸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 강자의 입장에서야 획일화한 기준으로 서열을 매기고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게 편리한 일이겠으나, 약자의 입장에서는 한 시도 쉬지 않는 동상이몽이야말로 이 병든 이데올로기로부터 호명 당하지 않고 제 삶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지도 모른다. 나아가 ‘이상동몽’,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같은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만나고 함께 하는 것 역시 긴요한 일이 되었다. 우리가 모두 제대로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열린사회를 위해 말이다. --- p.102

일상이 고달플수록 스펙터클에 마음을 빼앗기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따지고 보면 다 남의 얘기들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일상성의 회복’에 있다. 일상성은 완강하고도 보수적이지만 바로 그 속에서 싹트는 창의성과 상상력이야말로 건강하고도 구체적인 쾌락이며 기쁨이다. --- p.122

축제를 망치는 가장 확실하고도 빠른 방법은 무엇인가. 나누고 쪼개는 것이다. 효율성의 논리가 필요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잘 판단하지 못하면 긁어 부스럼일 뿐이다. 사람들이 세속의 일상에서 벗어나 만나고 싶은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이지 과시와 안락함이 아니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외롭고 삭막한 삶이 무서운 것인데 왜 자꾸 더 쪼개고 떼어놓으려는 것일까. --- p.140

고독감이라고나 할, 이제는 사라져버린 어떤 우아한 기품이 그리워진다.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오직 하나로부터만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감동이란 게 어딘가에는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진다. 꼰대가 되어 조목조목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진다. 어찌할 바 없이 비로소 중년의 남자가 되어버렸다고 해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빼도 박도 못하니 비틀기라도 해보는 수밖에. --- p.176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 해’같은 작품이 걸려있고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가 흐르는 도서관에서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다 실제 아침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사위는 고요하지만, 가슴은 얼마나 뜨거워질 것인가. --- p.203

하루를 잘 살아간다는 것.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풍경을 소중하게 바라본다는 것. 곁에 있는 사람을 꼬옥 꼬옥 안아주는 것. 거기서부터 희망은 시작되는 것일 테지. --- p.219

다시 봄이 올 때까지, 광안리는 그들에게 하나의 경계가 될 것이다.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회색 몸뚱이에 순백색 대가리를 가진 저 갈매기가 어느 날 문득 작심하고 날개를 펴 순식간에 세 배 정도 커진 몸으로 저 멀리 수평선을 넘어 날아갈 때까지, 바다를 닮은 푸른빛을 띤 노란색 부리로 더 이상 아이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따위를 받아먹으려하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잠시 침묵하는 날까지. --- p.221

2015년에 마흔 살이 됐다. 그동안 무턱대고 살아왔다. 또,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만큼이나마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희한한 장점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덕분에 이런저런 영역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도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읽고 쓰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을 해서 먹고 살든, 그 바탕에는 읽고 쓰는 일이 있다고 지금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여든까지 산다고 내 맘대로 가정해보면, 마흔이 된 나는 이제 생의 반환점을 돈 셈이다. 지금까지의 40년을 시즌 원이라고 한다면 시즌 투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뭔가 자축(?)의 의미로 기념이 될 만한 걸 남기고 싶었다.

--- p.225

출판사 리뷰

“무턱대고 살아왔고,
바로 그래서 유쾌한 삶이 가능했다”


작가는 그동안 천방지축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며 살아왔다. 10대 후반부터 시를 쓰고 록밴드 보컬로 활동했다. 책의 제목인 ‘무기력 대폭발’도 1998년 발매한 앨범 수록곡에서 따왔다. 당시 ‘한국대중음악사 100대 명반’에 선정될 만큼 많은 기대 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2001년, 돌연 다 때려치우고 고향 부산에 돌아와 사회학을 공부했다. 이후 작가, 사회학 강사, 방송인, 문화기획자, 출판사 대표, 사회적기업 대표, 지역잡지 편집장 등으로 정신 안 차리고 활동하는 사이 초등학생 아들과 딸의 아빠도 되었다. 아래로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 위로는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부모 사이에서 제대로 끼어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이것저것 호기심을 잃지 않으며 기웃대다 문득 마흔 살이 되었다.

작가는, 돌아보면 무턱대고 살아온 시간이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만큼이나마 잘 살아왔다고 말한다. 무엇을 해서 먹고 살든, 그 바탕에는 읽고 쓰는 일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무기력한 사람들과 대폭발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기력하지도, 대폭발하지도 않는 시즌 2의 삶을 위해 이제 막 새롭게 한 걸음을 내딛은 참이다.

2015년에 마흔 살이 됐다. 그동안 무턱대고 살아왔다. 또,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만큼이나마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희한한 장점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덕분에 이런저런 영역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도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읽고 쓰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을 해서 먹고 살든, 그 바탕에는 읽고 쓰는 일이 있다고 지금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여든까지 산다고 내 맘대로 가정해보면, 마흔이 된 나는 이제 생의 반환점을 돈 셈이다. 지금까지의 40년을 시즌 원이라고 한다면 시즌 투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뭔가 자축(?)의 의미로 기념이 될 만한 걸 남기고 싶었다. -225p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언제나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일상의 순간순간을 다른 높이와 각도에서 바라보면 수천 개의 삶이 우리 안에 포개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중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기형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애잔함과 분노만큼이나 웃음과 희망을 놓칠 수 없다. 선악이 칼로 자르듯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나와 너의 이야기, 우리와 저들의 이야기, 인간의 아름다움과 추함 등 온갖 모순이 한데 뒤섞여있음을 알게 되고 또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삶이란, 되고 싶다고 다 될 수도 없고 되기 싫다고 해서 피해갈 수도 없는 모순덩어리다. 무기력한 시간들 속에서 한 방에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대폭발이 필요하다고 유혹하는 세계, 그 사이에서 시시각각 떨리는 마음으로 바라본 풍경들은 실없는 문장 속에서도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다. 날 것 그대로의 야성이 살아있는 명랑한 문장들 사이로, 은근하고 느긋해서 더욱 스케일 큰 치열함과 만나보자. 우리는 내일 아침에도 파도처럼 아름답게 일렁이다 부서져 저 먼 곳으로 밀려갈 것이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다시 밀려올 것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 해’같은 작품이 걸려있고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가 흐르는 도서관에서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다 실제 아침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사위는 고요하지만, 가슴은 얼마나 뜨거워질 것인가. -203p

하루를 잘 살아간다는 것.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풍경을 소중하게 바라본다는 것. 곁에 있는 사람을 꼬옥 꼬옥 안아주는 것. 거기서부터 희망은 시작되는 것일 테지. -219p

다시 봄이 올 때까지, 광안리는 그들에게 하나의 경계가 될 것이다.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회색 몸뚱이에 순백색 대가리를 가진 저 갈매기가 어느 날 문득 작심하고 날개를 펴 순식간에 세 배 정도 커진 몸으로 저 멀리 수평선을 넘어 날아갈 때까지, 바다를 닮은 푸른빛을 띤 노란색 부리로 더 이상 아이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따위를 받아먹으려하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잠시 침묵하는 날까지. -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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