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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 속으로
첫날 아침 도시의 그림자 인도의 문 릭샤꾼의 꿈 갈증 오뚝이 인생 소녀의 질문 세 자매 옥수수 소년 여자의 성城 암베르의 성 고향의 봄 원숭이가 된 왕비 중린ㅇ 차이Chai 소원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 삶의 여정 수다타의 신심, 기원정사 간다쿠티 향전香殿 잎사귀 일동차렷 떠돌이 가짜 사두Sadhu 껍질 동그라미 아버지 어머니 갈등 차파티Chapati 기도 정진 벽 부처님, 제가 왔어요 말라 사라수沙羅樹 3. 화두와 선 날란다 대학 눈물 죽림정사 나무의 충고 영취산에서 외길 무엇이 이리도 나를 당황하게 하는가 거리에서 만난 성자 추수 언제까지나 변치 마세요 시선 울지 않는 아이 언니 소녀의 마음 독백 진짜 아이들 수자타 자식 내 전생에 선禪 마음의 고향 4. 만행 속의 일깨움 소년의 기도 목욕하는 여인 황혼녘 갠지스의 화장터 인도 그리움 당신은 스님이셨습니다 일기예보 중도中道 가르침 나의 행복 과보果報 고추 님나무 딴생각 내 마음은 소녀 인도의 다리미 장수 부부 5. 내 곁에 스승이 있다 아이 리키 깨어진 돌부처 엘로라 석굴 성역의 문 기둥 보살 스님들은 땅에 맞닿은 염원 하심下心 신심 관觀 고귀한 말씀 지금 이 순간이 |
圓性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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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hu
박시시...박시시...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겠소. 덕과 복을 쌓을 수 있는 기화를 주겠고. 가짜 사두임을 알면서도 보시를 한다면 그것만큼 더한 자비가 어디 있겠소. 가짜 사두임을 알면서도 욕을 해 댄대면 그것만큼 더한 옹졸함이 어디 있겠소. ---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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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타들어가는 잿빛 피부에
몇 날 몇 달을 씻지 않았을 것만 같은 머리칼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은 행색에 뼈만 앙상한 걸인이 있다. 비어 있는 그릇을 들고 손을 벌리는 걸인 앞에서 나는 멎어버릴 수밖에 없다. 굳게 다문 입은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더 큰 고함으로 나를 부른다. 감은 눈은 바라보지 않아도 강한 시선을 내게 보낸다. 무엇이 이리도 나를 당황하게 하는가. 아무도 그를 걸인이라 나무랄 수 없는 삶의 현실이 눈에 비치기 때문인가. 주머니를 뒤져 얼마를 건네야 할까 하는 동전의 헤아림이 나를 이렇게 만드는 것일까. 눈앞에 보이는 걸인의 모습 속에서 욕구에 허기진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인가. 당신은 내게 구하고자 하는 것을 바라고 나는 내게 구하고자 하는 것을 찾는다. 단지 나는 당신과 같은 애절한 구걸에 미치지 못한 구도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 당신 모습이 내 모습이고 내 모습이 당신 모습인 것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p.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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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세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는 야채 장사를 한다오. 사람들은 내가 대단한 부자일 거라 생각하고 시샘하고 부러워하지요. 사람들은 내가 더 큰 부자가 되고 싶어 장사를 하는 거라 생각하지요. 장사는 단지 일을 하는 방법이고 생계 수단일 뿐인데 나는 단 한 번도 재산이 많은 부자라고 생각한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디까지가 부자이고 무엇이 부자를 만드는 거죠? 야채 하나 제대로 팔지 못해도 그날 하루 열심히 일한 순간순간이 더없이 소중한 것을요.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 것을요.
--- p.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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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아이야 아무도 보살피지 않는 길가에 나온 네가 어쩌면 그토록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니? 아이야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비렁뱅이인 네가 어쩌면 그렇게 꾸밈없는 해맑음을 가지고 있니? --- p.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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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를 바라보는 동안
내 전생에 소의 몸을 받았을 때, 주인이 도끼를 내리치는 순간처럼 내 전생에 개의 몸을 받았을 때, 굶주린 사람의 몽둥이를 맞는 순간처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내 의식을 선명하게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내 분신이 잃어버린 굳은 의식의 상자를 열어 보입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만을 바라보아야 했던 그 시절을.. 그때의 고통스러운 삶이 내 영혼을 더없이 성숙하게 했음을.. --- p.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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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영혼의 울림'을 담아낸 인도, 인도인 이야기!
부처가 태어난 룸비니 동산과 생전에 가장 오래 기거하시던 기원정사, 화장탑과 열반상이 모셔진 열반사 마하파리니르 사원이 있는 쿠시나가라, 최초의 불교 사원 죽림정사, 불교문화를 꽃피운 최초의 불교대학 날란다 대학,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 보리수나무가 있는 부다가야 등 원성 스님이 순례한 불교 성지들이 각 장의 첫 페이지마다 소개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적인 불교 성지와 더불어 그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과 거리 풍경이다. 사진과 함께 그들의 삶, 이야기가 서로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우화처럼 그려지고 있다.
인도를 찍은 수많은 사진가들의 사진과는 달리 원성 스님의 이번 인도 사진의 초점은 '깨끗한 영혼의 울림'이다. 깨끗한 영혼의 울림을 어떻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영혼의 시선'이다. 동자승을 그리는 화가답게 그의 시선이 이 책에서 담은 것은 수많은 인도의 아이들이다. 비록 주어진 삶이 가난하여 구걸을 하거나 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인도의 아이들이지만 흰 꽃처럼 맑은 미소, 그리고 순백의 영혼을 그는 만나고, 보고, 찍었다. 이 책은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절에서만 살아왔던 스님이 부처님의 땅 인도에 와서 느끼는 감격과 설레임이 원성 스님의 천진스러운 시선에 모아진다. '행인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길가에서 오줌을 지리는 사람들과 그 곁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 섭씨 32도의 무더위에서도 긴 소매, 긴 바지, 조끼에다 양복을 껴입은 사람들, 주어도 주어도 아기 오리들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거지 아이들… 길 가에는 사람들이 박스종이를 깔아놓고 누워 자고, 개들도 누워 자고, 작은 거울 하나 덜렁 달아놓은 거리의 이발소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이발사가 파리만 쫓는다. 불쑥불쑥 튀어나와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멧돼지들,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먹을 것을 건네면 앙칼지게 빼앗아가는 원숭이들… 세상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 본문 중에서 거리의 화장실, 릭샤꾼, 장사꾼… 그토록 남루해 보이고 빈곤해 보이는 사람들과 풍경들이 그에게 미소짓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의 영혼의 시선이 진흙탕물 속에 핀 연꽃처럼 가난 속에 피어난 그들 영혼의 깨끗한 울림을 보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