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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충성심을 떠본 이방원과 정몽주의 시조
2. 이성계의 청을 거절한 이색의 시조 3. 사라진 왕조를 슬퍼한 길재의 시조 4. 변치 않는 충성을 맹세한 박팽년과 성삼문의 시조 5. 남자의 마음을 뒤흔든 황진이의 시조 6. 전쟁의 슬픔을 읊은 이순신의 시조 7. 임금에 대한 충절을 노래한 이항복의 시조 8. 아름다움과 외로움이 함께 담긴 윤선도의 연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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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면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몰라. 이번에야말로 그의 진심을 알아보고 만약 우리 편이 아니라면 오늘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말겠다.’
이렇게 생각한 이방원은 병문안을 마친 정몽주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였습니다. 술상을 마주한 두 사람의 얼굴은 어둡고 그 사이에는 찬바람이 가득했습니다. 먼저 이방원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대감, 제 아버님의 병환 때문에 이렇게 발걸음을 해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미약하나마 보답으로 시 한 수 읊겠사오니 화답해 주시겠습니까?” “그러게나.”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츩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이방원의 시가 끝나자 정몽주의 얼굴은 더욱 싸늘해졌습니다. 어차피 기울어 가는 고려인데 고려니, 조선이니 따지지 말고 한평생 평안히 사는 게 어떻겠냐고 떠보는 시였기 때문입니다. 시를 마친 이방원은 떨리는 손으로 정몽주에게 술을 따랐습니다. 정몽주의 화답이 이어졌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가 이미 어두워진 뒷산을 바라보며 이렇게 화답의 시를 마치자 이방원은 그에게 다시 술을 권했습니다. --- pp.15~16 보름달이 유난히 밝은 밤이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피리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피리소리는 너무도 구슬퍼 애간장을 녹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깊은 밤에 저리도 눈물 섞인 곡을 부르다니…….’ 남의 나라까지 와서 싸움을 하고 있는 명나라 군사 중 누군가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을 그리면서 부르는 피리소리인 듯 했습니다. ‘그래, 긴 전쟁으로 다들 지쳤을 테지. 어서 이 전쟁이 끝나야 할 터인데. 백성들이나 병사들에게 못할 짓이구나.’ 이순신은 시 한 자락을 읊조렸습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캄캄한 밤중에 칼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지만 어서 전쟁을 끝내고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마음에 이순신의 마음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 pp.8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