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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오영욱
위즈덤하우스 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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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prologue
오기사, 그곳으로 떠나다 FROM SPAIN TO…
오기사, 길 위에 머물다 ROAD TO SOMEWHERE
오기사, 행복을 기억하다 MEMORY OF HAPPINESS
* epilogue

저자 소개 1

오기사

국민학교 때 음란 만화책을 만들어 담임선생님께 혼난 적이 있고, 중학교 때는 드래곤볼을 베껴 그리며 그림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 때는 신문반 기자로 학교에 반항하다가 적당히 얻어맞고 퇴학당할 뻔한 적도 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대학 시절에는 전공인 건축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로 강의를 제치고 학기 중에 유람을 일삼았다. 졸업 후 대림산업에서 3년간 건축기사로 일하며 해외 도피 자금을 모아. 2003년 돌연 사표를 던지고 15개월간 15개국을 여행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서태지였고, 천박하지 않은 대중성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아무 거라도 하나 잘
국민학교 때 음란 만화책을 만들어 담임선생님께 혼난 적이 있고, 중학교 때는 드래곤볼을 베껴 그리며 그림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 때는 신문반 기자로 학교에 반항하다가 적당히 얻어맞고 퇴학당할 뻔한 적도 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대학 시절에는 전공인 건축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로 강의를 제치고 학기 중에 유람을 일삼았다. 졸업 후 대림산업에서 3년간 건축기사로 일하며 해외 도피 자금을 모아. 2003년 돌연 사표를 던지고 15개월간 15개국을 여행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서태지였고, 천박하지 않은 대중성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아무 거라도 하나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

'오 기사'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며,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등의 책을 집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머물다 귀국, 건축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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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922g | 153*224*30mm
ISBN13
9788959132812

책 속으로

지구는 어쨌든 그리 크지 않은 별.
인생들을 비슷비슷했고
도망칠 곳은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다.
보통 일탈 자체보다는 일탈의 과정이 더 짜릿한 편이다.
그냥 일상적으로
매일 가던 카페에 또 찾아가서
“안녕” 인사를 하고
카페에 놓인 그날의 신문을 훑어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도
충분히 짜릿했다.
--- pp.16~17, 바르셀로나

잔뜩 흐렸던 그날 오후는
떠나기에 좋았던 날.
--- pp.330~331, 보스턴

북유럽의 차가운 공기에 섬뜩 놀란 코에서 콧물이 샘솟았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스키폴 공항의 여러 바들을 순례하며 다섯 시간 동안
미니 레드와인 두 병과 커피 두 잔, 뜨거운 샌드위치 하나와
컵라면을 사 먹었다.
하지만 콧물은 멈추지 않았고
한 시간 반 지연된 암스테르담발 뉴욕행 비행기는
이미 어두워진, 해수면보다 낮은 활주로에서
묵직이 이륙했다.
--- pp.38~39, 암스테르담

막 개장한
아침 아홉시의 루브르 박물관.
세 번째 방문.
〈모나리자〉를 비롯한 유명한 그림들이 있는 곳과 가장 먼
전시실로 가서
아직 잠이 덜 깬 박물관 직원들과 목례하며
유명하지 않는 작품들 사이를 유유히 거닐었다.
감상하지 않음이라는 사치.
--- pp.204~205, 파리

딱 4년이었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다.
단지 스페인 체류 비자상 마지막 날이었던 2007년 6월 20일에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했고, 유럽발 비행기는 그 다음날 한국에 도착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비행기 표를 손에 들고 보니 우연하게도 날짜가 일치했다. 4년 전 6월 20일, 서울에서 마지막 출근 및 퇴근을 했고, 이튿날 바로 긴 여행을 시작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던 것이다.
짧다고 보기는 힘들 그 시간은 우연과 필연이 대충 버무려진 채 가볍게 흘러갔다. 여행자였다가 거주자였다가 학생이었다가 이방인이었다가 귀국하는 내국인이 되었다. 스물여덟이 서른둘이 되었다는 나이의 변화만 제외한다면 세상이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사실 잠시 빙 돌다가 원래 가던 길로 돌아왔을 뿐이다.
전공을 건축으로 결정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건축―정확히 말하자면 건축설계―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삶은 기대한 적 없던 방향으로 흘러갔고, 나는 어느새 여행 책을 내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물론 그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나의 땅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다시 떠날 일은 없을 거라고 마음먹은 사람의 적응 속도는 다소 서운할 정도로 빨랐다. 남미를 떠돌고 바르셀로나에서 거주하던 과거의 시간은 마치 선잠에 꾸었던 아득한 꿈만 같아졌다. 제법 말이 통했던 스페인어의 흔적이 뇌에 남아 있을 것 같지 않다. 여유와 게으름의 순도는 자꾸 떨어졌다.
기억은 문득 추억이 되어버렸다.

시작은 항상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준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던 시절 바르셀로나 공항에 첫발을 디뎠을 때와 지금 이 순간이 다르지 않다. 새로 산 스케치북의 첫 페이지를 펴놓고 막 펜 뚜껑을 연 것 같은 느낌이다.
건축가가 되기 위해 사회의 제도가 요구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가 선택했던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돌이켜보면 오히려, 많이 좋았다.

--- epilogue

출판사 리뷰

스케치북을 든 여행자 오기사가 길 위에서 기록하고 그린
비행기와 커피와 사랑에 관한 기억

바르셀로나의 행복한 오기사가 여행한 16개국 50여 개 도시 이야기

‘오기사’는 “여행하듯 살자”가 자신의 모토라고 밝힌다. 학생으로, 이방인으로 살았던 스페인에서의 생활 중에도 느리게 떠도는 그의 모습은 여전해서 유럽의 저가 항공을 톡톡히 활용하며 버릇처럼 여행을 다녔다. 그렇게 다닌 16개국 50여 개 도시에서 마신 커피와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하루를 스케치북과 카메라에 담았고《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는 그 기록들을 모은 것이다.
오기사의 여행은 호기심 가득한 특별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지극히 일상적이다. “또 한 번 짐을 챙기고 또다시 떠나지만 흥분되지는 않았다”는 그는, 여행이 ‘삶처럼 불완전’함을 알기 때문에 뉴욕과 파리와 베네치아와 프라하 어디서나 낯설지 않은 도시의 냄새를 맡고 비행기가 연착되어도 담담하며 늘 그랬듯이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쓱쓱 스케치를 그려낸다.
이 책에 담긴 도시 풍경은 그래서 스쳐 지나가며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머물면서 스며드는 느낌을 준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느낌을 앞세워 오기사가 산책하듯 거닐다가 들른 카페, 골목길, 무명작가의 아틀리에와 허름한 여관방에 동행하는 사람에게 사실 그곳이 어디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바쁜 발걸음을 늦춘 채 오랜 기억을 줍고 적당한 우연을 기대하며 여행이 주는 행복한 피로감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여행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오기사가 그림으로 쓴 여행 스케치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의 담담하고 쿨한 말투와 짧고 간결한 문장,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편집한 사진, 그를 닮은 특유의 스케치와 카툰 등은 편안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외로움을, 비일상적인 공간에서의 일상적인 감성을, 슬며시 나오는 웃음과 센티멘털한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줄 것이다. 아주 익숙한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타임 스퀘어조차도 새로운 풍경으로 조합해내기도 하고 도시 곳곳에서 독특한 건축물 앞에서의 탄성을 내뱉거나 무질서함에서 새로운 질서를 읽어내는 시선에서 건축가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먼저 출간한 두 권의 책을 통해서 인터넷 블로그 콘텐츠의 활용, 폭넓고 다각적인 소통 그리고 여행과 일러스트레이션의 조합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오기사’ 오영욱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건축가로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한동안 다시 떠날 일은 없을 거’라니 당분간 그의 여행 이야기는 드물어지겠지만 서울에서 새롭게 펼칠 프로젝트도 궁금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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