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는 글
제1장 음식 1. 먹는 것이 하늘, 음식의 중요성 2. 생명과 혈연 3. 식사 초대의 비밀 4. 담배, 술 그리고 차 제2장 의복 1. 문명과 야만 2. 도덕과 예의 3. 비범한 의미 4. 유행의 문제 제3장 체면 1. 생명의 끈 2. 체면을 잃은 후 3. 체면의 위력 4. 가면, 배역, 연극 제4장 인정 1. 체면과 인정 2. 인정의 법칙 3. 처세의 문제 4. 양심, 의리, 인정미 제5장 단위 1. 단위의 비밀 2. 공평하다는 것 3. 집안싸움 4. 단위여 안녕 제6장 가정 1. 가정은 나라의 근본 2. 차별과 등급 3. 범윤리론 4. 관본위주의 제7장 결혼과 연애 1. 사랑 없는 결혼 2. 자녀 문제 3. 노총각과 노처녀 4. 이 시대의 결혼 제8장 우정 1. 진실한 우정에 관하여 2. 교우삼매경 3. 의협심과 독야청청 4. 울타리 제9장 한담 1. 한담이란 2. 한담 아닌 한담 3. 남자와 여자 4. 한담의 심리 |
yi zhongtian,易中天
이중톈의 다른 상품
|
중국인은 강직한 듯 원만하고, 솔직한 듯 속물스러운 데가 있다. 의심이 많으면서도 쉽게 믿기도 하고, 고지식하면서도 융통성이 있다.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정의감에 불타기도 하고, 예의를 따지면서도 공중도덕은 소홀히 한다. 근검절약을 강조하면서도 겉치레를 좋아하고, 그럭저럭 만족하면서도 일확천금을 꿈꾼다. 향을 태우고 점을 보면서도 종교를 믿지 않고, 삼삼오오 뭉치기를 좋아하면서도 집안싸움은 끊일 날이 없다. 남의 흠 들추기를 좋아하면서도 원만하게 수습을 잘하고, 시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세월아 네월아’하며 “만만디[慢慢的]”를 외친다.
--- p.7 문화 현상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 현상들은 모두 우리 주변의 사람, 일과 관련된 것으로, 모든 중국인이 보고도 못 본 듯, 늘 봐서 습관처럼 익숙하고 봐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들이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결국은 가장 정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핵심은 가장 강령(綱領)적인 것으로, 가장 보편적인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분석하고 해부해야 하며, 근원을 탐구하거나 간파해서 암호를 풀어야만 비로소 비밀을 풀 수 있다. --- p.21 확실히 중국 문화에는 무엇이든 먹는 것과 연관시키는 ‘범식주의(泛食主義)’ 경향이 있다. 우선 사람[人]은 곧 ‘입[口]’이며, 인구라고 한다. 인구는 인정(人丁)이라고도 한다. 남자를 정(丁)이라 하고, 여자를 구(口)라고 하기도 하며, 남자든 여자든 모두 ‘인구(人口)’라고 칭한다. 사람이 곧 ‘입’이었으므로 생계를 도모하는 것을 ‘입에 풀칠한다[糊口]’라고 하고, 직업이나 일을 ‘밥그릇’이라고 한다. 무슨 일을 한다고 할 때는 무슨 밥을 먹는다고 한다. 신발 수선이나 그릇 수선은 손재주로 먹고산다고 하고, 강사들은 입을 놀려 먹고산다고 하며, 교사는 분필 가루를 먹는다고 하고, 세를 놓는 것은 기와를 먹는다고 한다. 한편 아무데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밥통’이라고 하는데, 광주와 홍콩에서는 ‘식충이’, 북방에서는 ‘무위도식’이라고 하며,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것을 광주나 홍콩에서는 ‘죽은 고양이를 먹는다’라고 하고, 북방에서는 ‘누명을 먹는다’라고 한다. 사장이나 윗사람에게 질책을 당했을 때, 광주와 홍콩에서는 ‘갈비를 먹는다’라고 하고, 상해에서는 ‘욕을 먹다’라고 한다. 만약 구타를 당했다면 상해에서는 ‘생활을 먹는다’ 라고 하고, 차가 신호등에서 걸려 움직이지 못할 때는 ‘빨간불을 먹는다’라고 한다. 신호등의 빨간불까지 ‘먹어버린다’라고 하는데 무엇인들 못 먹을까? --- p.31~33 |
|
놀랄 만큼 우리와 닮은 중국인, 다른 중국인
중국인을 한마디로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종종 모순되는 원칙을 앞세우고, 가끔 앞과 뒤가 다른 법칙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사적으로 중국인은 정의를 보면 용감히 뛰어들고 불의를 보면 싸워야 한다고 배웠고, 동시에 쓸데없는 일에는 참견하지 말라는 가르침도 받았다. 이는 중국인의 민족성이 음흉해서일까? 중국인은 두 얼굴인 걸까? 그렇지 않다. 중국인은 항상 똑같고 또한 나름의 ‘원칙’이 있다. 다만, 그 원칙 혹은 법칙이 너무 많아서 종종 모순이 될 뿐이다.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다르게 취하는 상대도 있는 반면, 항상 솔직하게 대하고 목숨까지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진정한 친구도 가지고 있다. 임기응변에 능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관계의 참된 정감(情感)도 중요시한다. 이렇듯 중국인은 우리 민족과 같은 동양권 내에서 생활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가 커서, 그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인은 일단 어려움이 생기면 ‘국가’를 찾아가지 않고 ‘자기 집’이나 ‘친구’, ‘친척’을 찾아간다. 그들에게는 엄격한 국가보다는 차라리 가깝고 믿을 만한 자기의 울타리가 편하다. 따라서 중국 사회는 엄격한 의미에서 ‘개인’이 없고, ‘국가’도 없으며, 수많은 ‘울타리’만 있을 뿐이다. 한편 그들에게 체면치레는 목숨과도 같다. 모두 똑같이 각자의 자기 몫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나도 반드시 가져야 체면이 선다. 그것이 뇌물이건 감정이건 간에 똑같이 나눠가져야만 비로소 대접을 제대로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차이 이면에는 놀랍게도 우리와 같은 맥락의 정서가 상당 부분 흐르고 있다. 일례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인의 사회생활에서도 인정미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에게 돈이나 권력, 지식, 문화는 없을 수도 있지만, 인정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사람과 만나면 식사나 건강 혹은 친구에 관한 안부를 묻는 등 남을 배려하는 인지상정을 강조한다. 친구가 이사할 때 일손을 돕고, 이웃 사람들이 외출했을 때 대신 집을 봐준다거나, 동료가 실수를 했을 때 상사에게 정황을 설명해 주는 것들 모두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다. 중국에서도 자녀양육은 가정생활의 중심이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중국의 많은 가정에서는 신혼부부의 침대에 다산을 기원하며 대추, 밤, 연밥, 땅콩을 올려놓는 풍속이 있다. 아들딸 낳고 자손만대 번영하는 것은 줄곧 ‘복 있는’ 일로 여겨져 왔다. 이 역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다. 또한 중국인은 금전관념이 확실하다고들 알고 있지만, 사실 진정한 우정 앞에서는 돈도 아까울 것 하나 없는 사소한 것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 친구지간에 돈을 빌릴 때, ‘차용증서’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심지어는 ‘빌리다’라는 말도 꺼리며 얼마든지 가져다 쓰라고 한다. 친구와의 신의(信義)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것 또한 우리와 닮은 듯 매우 친근하다. 9가지 문화 키워드로 분석한 우리가 알아야 할 중국인에 관한 모든 것! 저자는 중국인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음식으로 ‘훠궈’를 꼽았다. 중국 요리는 보통 주방에서 가공을 다 거친 후에 상 위에 올라오는데, 훠궈만이 조리 과정과 먹는 과정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상 위에는 솥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상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며, 시종일관 불과 함께하면서 따뜻함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가장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중국인 고유의 생활방식이라 정의한다. 함께 모여 먹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손님을 자주 초대한다.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이런 기회가 많을수록 혈연처럼 끈끈해진다고 믿는다. 한편 중국인이 식사 초대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먹는 것을 좋아해서만이 아니라 중국 문화의 사상핵심에 따른 것이다. 중국 고유의 문화정체성을 형성하는 사상핵심은 바로 ‘단체의식’이다. 모든 사람은 단체의 일원이며, 개인의 생존은 모두 단체의 존재를 근거로 하고, 각자의 가치 역시 단체의 판단을 표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단체를 거스르지 않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문화의 수수께끼는 생활 속에서 풀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중국인의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흔하며 가장 익숙한 일들에서 중국의 문화를 탐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의복이나 음식, 결혼, 가정 등 생활 속에 산재한 중국 문화의 사상핵심을 파악해야만 중국인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꿰뚫어 볼 수 있다고 본다. 알 듯 알 듯 이해 못할 중국인. 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관찰해 나가다 보면 우리와 닮은 듯 알지 못했던 중국인의 진짜 모습, 그들 고유의 민족성과 마주치는 특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