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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그들은 세계를 향해 한없이 열려 있다
그들은 세계를 향해 한없이 열려 있다 암스테르담의 공창은 관광객을 위한 네덜란드의 특구 주말이면 더욱 뜨거워지는 지독한 이야기꾼들 지나치게 배불리 먹는 것도 죄악 파리가 들끓는 스키폴 공항의 화장실 지독하게도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 경제적 실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국가, 어떤 기업에게도 작지만 강한 나라 2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마약을 허용하지만 스스로 규제되는 사회 자유 분방함 속에서 자라는 네덜란드의 10대 더치페이(Dutch Pay) 허젤러흐(gezellig) 좋은 자연 환경과 ‘삶의 질’을 찾는 사람들 긴 휴가, 꼼꼼어르 떼이트 신터클라스(Sinterklass)와 산타클로스(Santa Claus) ‘중간 휴식’ 후에 상영합니다 3부 풍차는 이제 돌지 않는다 문서로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풍차는 이제 돌지 않는다 시적(詩的)인 축구장 개장식 보행자와 자전거의 천국 사계절 내내 입는 방수 재킷 자연과 동화되는 스포츠 더불어 존중하며 사는 사람과 동물 작은 골목길에까지 붙여진 정감 어린 지명 물류 왕국의 수상 교통 4부 17세기 유럽의 베스트셀러 하멜 표류기 17세기 유럽의 베스트셀러 하멜 표류기 고품격 문화, 아름다운 여성 안숙선! 네덜란드 속의 우리나라, 네덜란드 속의 일본 네덜란드에서 만난 ‘메이드 인 코리아’ 튤립의 나라 이익을 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그만둔다 가깝고도 먼 나라, 독일 급진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남녀의 역할 구분 진퇴가 분명한 네덜란드 정치가 부록 / 테마가 있는 네덜란드 여행지 자연을 극복한 감동의 현장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 전통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세계 최대의 물류 인프라를 살펴볼 수 있는 곳 이야기가 숨어 있는 도시들 어린이들을 위한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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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은 원래는 네덜란드 꽃이 아니었다. 튤립은 지금의 카자흐스탄 지방에서 터키로 전해져서 지중해 동해안에서 자생하던 꽃이었다. 그러다가 터키에서 선물로 받아 온 후, 1594년에 네덜란드에서 처음 꽃을 피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모래땅에 적합한 튤립의 특성 때문에 네덜란드의 중서부 해안 지역에 급속하게 퍼지게 되었다. 우아한 자태와 환상적인 색깔을 가진 튤립은 전파되자마자 곧바로 네덜란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사람들은 이 꽃을 보유하는 것을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암스테르담에 거대한 튤립 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러던 중 360년 전 어느 해, 악성질병이 전국에 퍼져 한 해 수확량 절반 이상의 튤립이 죽은 일이 벌어졌다. 그 결과 튤립은 투기의 대상으로 네덜란드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게 된다. 1kg의 튤립과 집 한채를 바꿀 정도로 튤립 가격이 급등했고, 투기꾼들이 발을 빼고 나서는 나라 경제 전체가 공황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경제학자들이 '투기가 몰고 온 인류 최초의 경제 공황'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 이후 네덜란드는 더욱 확고하게 '튤립의 나라'가 된 것이다. --- pp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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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나 노인을 제외하면 네덜란드 인 대부분은 외모에 대한 평가를 불편하게 받아들인다. 예쁜 것을 예쁘다고 하는 순간, 상대적으로 예쁘게 평가받지 못하는 쪽은 마음이 좋을 수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런 사고가 바탕에 깔려 오랜 세월 쌓이다 보니, 사회 전체가 아예 어릴 때부터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원천적으로 외모에 대한 문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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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폴 공항의 남자 화장실에 가면 소변기마다 조그마한 파리가 한 마리씩 앉아 있다. 그런데 이 파리들은 날아가지 않고 늘 소변기 속에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이 파리들은 실제 파리가 아니라 소변기 내부 배수구 옆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예쁜 그림도 아니고 왜 하필 파리를 그려 놓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심코 소변으로 파리를 맞추다가 일을 끝낸다면 이미 화가의 의도대로 된 것이다.
이 파리 그림은 스키폴 공항 측에서 화장실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그려넣은 것으로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무언가를 정확하게 조준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 발상은 매우 적절한 것이어서, 스키폴 공항에서 소변을 보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열심히 파리를 조준하여 청결한 화장실 유지에 협조하게 되는 것이다. 작년에 개항한 인천 공항의 남자 화장실에도 소변기 내부에 곤충이 하나 그려져 있다. 스키폴 공항에서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곤충은 크기가 너무 크고 스티커 그림 같아서 실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인천 공항을 사용하는 남자들의 조준 능력(?)을 스키폴 공항에 비해 과소평가한 것이 아닐까? --- pp 4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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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왼쪽으로는 스케르머르 폴더 지대가 도로보다 2,3미터 낮게 지평선까지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고, 오른쪽으로는 도로와 거의 같은 높이의 운하 물이 거센 바람에 넘실거리고 있다. 운하 주변의 풍차들은 폴더의 물을 쉴새없이 운하로 뿜어 올렸던 고단했던 역사를 소리없이 말해 주고 있다.
풍차를 끼고 있는 폴더 지대를 지나다 보면 과연 어느 민족이 이들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낼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 pp.231-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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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분도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 사람들
매번 머리를 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가도 6시에 문을 닫는 이발소 폐장 시간 이전에 맞추기에는 어학원이 늦게 끝났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다가 하루는 큰맘 먹고 몇 분 일찍 빠져나와 이발소로 간 적이 있었다. 이발소 앞에 당도해 보니 정확히 5시 45분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오늘에야 비로소 머리를 깎는구나'하고 의기양양하게 들어섰는데, 문을 닫는 6시까지 이발을 끝마칠 수가 없으니 머리를 깎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초과해도 겨우 몇 분 정도를 넘기는 것일 테니까 말만 잘하면 융통성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시간이 없어서 일찍 오기가 어렵다. 오늘도 간신히 시간을 맞추었다'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더니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어이없다는 듯이 미소 짓는 게 아닌가. '그러니 어쩌란 말이냐?'라는 표정이었다. --- pp.50-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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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매춘에 대해 공권력을 묵시적으로 승인하면서 규제를 병행하는 이른바 ‘햇볕 정책’을 택하고 있다. 매춘은 당국의 허가를 받고 철저한 통제를 받으며 이루어진다. 매춘 산업에 종사하는 여자들은 수입에 대해 세금도 내고 노조도 갖고 있다. 반대로 허가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엄격한 제재를 받게 된다. 따라서 범죄와는 거리를 둔 안전한 장소로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오거나 단체 관광객들이 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계속해서 최소한의 규제마저 없애려고 시도하고 있다. 법무부는 매춘의 존재는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국가가 무시한다고 해서 무시될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국가는 당연히 현실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네덜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춘부 중 절반 가량이 불법 이민자들로 쉽게 범죄와 손잡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합법화하는 것만이 범죄와 결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는 국민들의 균형 감각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자신감이 녹아 있다. 한편, 네덜란드 사회에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성을 즐길 수 없는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매춘이 필요하다는 적극적인 논리마저 존재한다. 1982년 설립된 '선택적 인간 관계 재단(SAR)'의 활동을 보면 그런 시각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재단은 장애인 법에 따라 지방자치 단체의 재정 보조를 받으면서 여성, 남성, 동성애자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중증 장애인의 성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는 단체다. 이 단에체서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중증 장애인에게 섹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pp 3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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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음식 가운데 특색 있는 것은 하링(haring)이라고 발음하는 청어 요리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청어의 머리 부분을 자르고 속을 발라낸 다음 소금에 절인 날음식인데 꼬리 부분을 손으로 잡고 고개를 뒤로 젖힌 다음 몸통 방향을 입에 넣어 잘라 먹는 게 정석이다. 양파 다진 것을 청어 배의 갈라진 부분에 넣어 먹거나 식빵 사이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음식도 문화이므로 다른 문화를 배우려면 어떤 음식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긴 하지만, 그 청어는 정말로 짜고 비려서 도무지 친할 수가 없었다.
네덜란드의 별미 요리로 '파넌쿡(pannenkoek)'이라고 부르는 팬케이크 요리도 있다. 계란으로 반죽한 밀가루를 프라이팬에 얇게 구운 것인데 시럽이나 당분 또는 다양한 토핑을 올려서 먹는다. 그 밖의 편의식으로 '빠타트(patat)'라고 부르는 굵게 채 썬 감자 튀김, 튀김옷을 입힌 생선 튀김, 고기로 만든 크로케(kroket) 등이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가지고 있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음식 문화가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 pp 4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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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부터 8월 중순이 되면 네덜란드는 동네마다 사람이 있는 집보다 빈 집이 더 많아지고, 도로 위에는 교통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온 나라가 텅 빈 느낌이 든다. 텔레비전 방송들도 60년대의 미국 영화를 재탕, 삼탕해서 방영하고, 관공서 업무도 두 세 달 지연되는 일이 다반사다.
일 년 동안 열심히 벌고 검소하게 살다가 3~4주 정도의 긴 여름 휴가 때 해외 여행으로 왕창 써버리는 것이 네덜란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다. 이 때 사람들은 긴긴 휴가 동안 배우고 싶은 어학을 공부하기 위해 해외 연수를 가기도 하고,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접하면서 다양한 체험과 절대 휴식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폭넓은 만남을 통해 더욱 글로벌화 되어 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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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동안 붉은 악마가 촉발시킨 국민적인 에너지를 통해서 우리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조짐을 보았다. 그것은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보다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이 갖는 막강한 힘이다. 자아가 살아 숨쉬는 개개인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우리 미래에 희망을 갖게 해 준다. 그래서 각 기업과 프로 구단 그리고 정치가들에게 한 가지 건의하고 싶다. 구태의연하고 획일적인 시도와 기획으로, 새롭게 일어난 그 에너지를 틀 속에 집어넣어 보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말아 주기를.
--- p.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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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네덜란드라는 거울에 우리를 비추어보자”
흔히 튜립과 풍차, 오렌지, 암스테르담의 단편적인 이미지 정도만을 떠올리게 하는 네덜란드. 그랬던 나라가 최근 한 뛰어난 축구 지도자의 신드롬과 함께 맹렬한 속도로 우리의 관심권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책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는 네덜란드를 온몸으로 경험한 저자의 ‘현지 생활을 토대로 정리한 네덜란드 밀착 체류기’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경쟁력을 갖추고 ‘질 높은 삶’을 향유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정체성을 ‘한없이 열려 있는 마인드’에서 찾고 있다. 제목이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서 ‘세계에서 가장 자유분방하고 세계화가 되어 있는 지독한 사람들’에게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렇게 히딩크라는 사람처럼 강하고 지독한지, 또 그런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며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네덜란드에 대한 한없이 부러운 시선을 굳이 감추지 않으며 “그들에게서 관행의 벽을 과감하게 허무는 강력하면서도 아름다운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건 커다란 행운”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네덜란드라는 거울에 우리를 비추어보자”며 그들의 열린 가치관과 ‘사람을 위한 튼튼한 인프라’를 벤치마킹 하자는 목소리를 빼먹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철저하게 ‘세계화’되어 버린 사람들 소박하고 지독할 정도로 구두쇠 같은 사람, 연고나 인맥 등의 과거의 가치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실력과 자질이라는 현재의 가치를 중시하는 원칙주의자, 경제적 실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누구하고도 거래를 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강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강한 자긍심으로 뭉친 사람, 마약을 허용하고 안락사를 제일 먼저 시행한 가장 진보적이며 자유분방한 사람..... 이 책에서 묘사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러한 면모들은 곧바로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든 비결과 연결된다. 어쩌면 지독하다고밖에 표현하기 어려운 이들의 ‘극단적인 모습’은, 우리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을 털어 낸다면 이들의 ‘세계로 한없이 열려 있는 자세’에서 네덜란드의 정체성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이미 17세기부터 인구의 50%가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막대한 돈을 번 ‘오래 전부터 세계화되어 버린 최고의 상인’, 국민들 대부분이 3개국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며 철저하게 경제적인 마인드로 단련된 ‘실속파 사람들’. 네덜란드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네덜란드가 처해 있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였던 치열한 투쟁과 그것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인프라를 갖춘 강소국(强小國)’이 되기까지의 역사를 숙지하는 데에서 일차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어떠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고집스러움과 그 철저한 승부욕을 우리가 어떤 한 사람에게서 직접 보았던 것처럼.... 강소국의 면모를 확인하는 것은 네덜란드의 생활 속에서 더욱 잘 드러나 있다. 경제적 이익과 삶의 질을 최우선시하는 하는 그들의 생활문화는 사회 전반 곳곳에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다. 우선 칼뱅주의에 영향을 받아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밴 ‘짠돌이 기질’, 단 1분의 융통성도 허용하지 않는 원칙과 그 사회적 약속,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예외 없이 문을 닫아버리는 철저함과 무서울 정도의 현실주의 의식 등이 모든 사람에게 험난한 역사의 치열함만큼 내밀하게 자리잡고 있다. 반면, 모아둔 돈을 과감하게 해외여행을 위해 쏟아 부을 정도의 자기 계발에 대한 투자, 주말이면 너나 할 것 없이 밤을 새면서 열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열린 사고와 폭넓은 사회 안목을 높이려는 토론 문화,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들과 동성애자들의 인권뿐만 아니라 소, 돼지, 양 등의 가축을 차량으로 이동시킬 때 8시간 이상이 넘게 되면 반드시 운송 차량에서 하차시켜 24시간 동안 휴식을 시키는 등의 동물 보호를 위해 마련 된 법적 장치와 그것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사회적 투자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삶의 질’을 담보하는 인적 구성원의 집단문화와 실질적인 국가 인프라가 튼실하게 구축되어 있다. 현지 생활의 생생한 경험으로 함께 보는 네덜란드의 내밀한 속살 저자는 네덜란드로부터 받은 신선한 충격을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달하려는 의지를 시종일관 절제(?)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에피소드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되는 살가움이 있어 읽는 재미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그런 장점은 자연스레 저자가 네덜란드라는 낯선 땅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따라 그 나라의 생활문화를 아무런 저항 없이 엿보는 풍경을 제공한다. 그것도 여행기나 취재기와 달리 오랜 현지생활의 과정을 생생하게 저자의 가이드를 통해 내밀한 이면까지 훔쳐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한다. 결혼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겼던 저자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처남이 있다’라는 말로 인해 네덜란드 선생으로부터 곤혹을 치렀던 일, 친구 생일 파티에서 과도한(?) 선물을 주었다가 아주 소박한 선물 문화를 갖고 있는 ‘짠돌이 네덜란드 사람들’로부터 ‘한국의 형편없는 졸부 아들’ 쯤으로 창피를 당한 일, 자전거와 보행자 우선의 교통문화를 제대로 파악 못한 채 차를 몰다 낭패를 당한 사례, 1분의 시간도 융통성이 없는 네덜란드 사람에게 사적인 융통성을 요구하다가 ‘바보’ 취급을 당한 사례 등등.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과 그 속에서 그 나라의 문화를 실감나게 체험하는 과정은 이 책만이 가질 수 있는 읽을거리와 문화적 상상력을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이 보인다. 더군다나 전문작가가 아닌 보통 사람이 갖는 눈높이로 기록한 ‘평범함’이 독자와의 공감대를 빠르게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부록에 실린 ‘테마가 있는 네덜란드 여행’은 저자가 현지 생활 기간 동안 틈이 날 때마다 구석구석 여행하면서 기록한 자료를 정리한 것으로 짧은 관광이 아니라 네덜란드를 깊게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노트 10권 분량 정도가 될 정도로 빼곡이 정리한 각종 여행 정보를 지면상 제한하여 소개하고 있는 점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