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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5
프롤로그 12 1막 흥인문(興仁門) 14 2막 숭례문崇禮門 34 3막 돈의문敦義門 108 4막 북정문北靖門 182 해설_가여운 운명 달래기(신형철) 216 작품 해제_시극 ‘나비잠’의 알레고리(양윤석) 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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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나비잠」 한글판, 영문판 동시 출간!
시詩와 극劇의 완벽한 조화를 이끈 명지휘자, 김경주 문학의 진수를 만나다 백야에 시달리는 영혼들을 달래는 피 묻은 자장가의 비밀 시놉시스 버려진 시신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숲에서 가발을 만들어 파는 노파와 달래는 어느 날 마적대에서 도망 온 악공을 숨겨 준다. 도성의 완공 임무를 맡은 대목장은 왕의 절대적 신임하에 징발을 통해 노역을 강행하지만 가뭄과 기근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심은 흉흉해진다. 대목장은 비를 내리게 하고 축성의 완공을 기원하기 위한 호랑이 머리를 효수하여 걸고 그도 부족해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잠들지 않았고 끝없이 머리카락이 자라, 그래서 사람들에게 흉물로 알려진 달래를 기우제를 위한 제물로 쓰려한다. 이러한 대목수의 계획을 막고자 악공은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연주를 결심하는데, 이 연주는 결국 마적 떼를 성안으로 불러들이는 신호가 되고……. 아기를 재우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은 나비의 날갯짓을 닮았다. 엄마의 숨결이 스민 자장가를 들으며 아기는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잠든다. 이렇게 잠든 모양새를 순 우리말로 ‘나비잠’이라고 한다. 등단 초기 “한국 문단의 축복이자 저주”이라는 평가를 받은 시인 김경주, 그가 지난 10여 년 동안 펼쳐온 시운동과 극운동의 정점을 찍은 시극詩劇의 제목이 바로 이 ‘나비잠’이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김경주는 이 ‘나비잠’과 ‘모성’에 주목했다. 단잠을 잃어버리고 집단적 백야에 시달리는 “가여운 운명”들의 고단한 삶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터, ‘불면의 세계’, 그래서 불구이고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자장가’와 ‘구원자’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이미지의 표상으로 ‘나비잠’과 ‘모성’을 설정하고서, 김경주는 자장가와 모성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모성을 회복하고 상처 입은 운명을 달래는 한 편의 드라마를 구축하는 한편, 모국어의 아름다운 속살과 숨결을 품고 있는 우리의 자장가를 복원하고 그것의 시적 운율을 되살리는 작업에 몰두하여 시극 「나비잠」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그래서 김경주는 이 책 맨 앞에 단 작가의 말 첫마디에서 “인간은 인간을 달랠 수 있다. 인간은 인간이 아닌 것도 달랠 수 있다”고 쓰고, ‘나비잠’이 상처 입은 모든 존재들에게 구원의 노래로 다가서기를 소망한다. 「나비잠」은 14세기 서울의 사대문 축성을 배경으로, 상처 입은 인간의 욕망과 그 운명에 대한 이야기로 큰 뼈대를 이루면서, 왜 우리 모두에게 자장가가 필요한지를 말해 준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품 해설에서, “14세기 말의 인간과 21세기 초의 인간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김경주가 14세기의 대목수와 악공과 달래를 창조한 것도 21세기의 나와 당신과 우리를 위해서일 것이다.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인간의 약점이라면, 한 상처가 광기로 이어져 더 거대한 집단적 상처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위험인데, 어떤 이가 타인의 상처를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친다는 것, 그것은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밝혔다. 작가가 상처받은 사람들을 대신해 울어 주는 곡비(상주를 대신해 곡을 하는 사람)와 같은 존재인 것을 생각해 볼 때, 「나비잠」은 이 불면의 세계, 불구의 세계에 시달리는 많은 존재들의 비극을 위무하는 김경주의 아련한 자장가라고 함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