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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원폭 2세 환우 김형률 평전
전진성
휴머니스트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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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의 원폭 2세 환우, 그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김형률, 전태일의 또 다른 이름
그가 바로 평화였다

1장. 서른넷의 나이로 삶을 멈추다

2장. 아버지의 눈물
한국 원폭 2세 환우의 정체성에 눈을 뜨다
아버지의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3장. 핵의 아이로 태어나
원폭 2세 환우로 태어났다는 것
자신을 다룬 의학 논문을 우연히 발견하다
나는 누구인가?
드디어 커밍아웃
소외를 넘어 보편의 세계로

4장. 역사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다
역사는 냉혹한 현실
삼중고를 겪어온 한국의 원폭피해자들
미국, 원폭 투하를 결정하다
과거를 묻어버린 미국과 일본

5장. 어머니의 고향 히로시마
히로시마의 기억 속으로 떠나다
히로시마의 허구적 평화주의
서로 다른 피폭의 원형질
원폭 피해는 유전되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

6장.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과거사 청산의 중요성
합천 군민들은 왜 히로시마로 갔는가?
합천의 원폭 2세 환우들과의 만남
나가사키 의사단의 합천 방문
특별법 입법을 외치다

7장. 선언에서 운동으로
운동의 동력이 된 소명 의식
독자 노선으로
지원모임과 환우회, 희망과 열정을 키우다
연대의 첫걸음, 공대위 발족과 인권위 진정
진정성이 결여된 세상 속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드디어 실태 조사를 시작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실태 조사의 결과
환우회의 정당한 자리매김을 위하여

8장. 목숨과 맞바꾼 환우의 인권
원폭피해자 운동은 인권회복 운동이다
생명권의 절박함
병고로 깨달은 시대적 소명
삶의 경계에 서서
의료 지원이 우선이다
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9장. 고인의 삶을 계속되게 하기 위하여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작지만 큰 소망
김형률이 그린 특별법의 밑그림
인권운동가 김형률, 그의 삶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저자 후기
김형률의 삶을 기리며 - 소외된 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부록
김형률의 생애와 활동
생존권과 생명권의 법적 보장 요망서
관련 단체
더 읽을거리

저자 소개 1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부산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학생들에게 역사와 서양 사상을 가르치고 있다. 역사의 이론적 원리와 20세기 독일 지성사 및 문화사를 연구해왔으며, 『역사가 기억을 말하다』, 『상상의 아테네, 베를린-도쿄-서울』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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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형률
김형률(1970~2005)은 한국원폭2세환우회 초대 회장으로, 2002년 3월 국내에서 최초로 자신이 원폭 후유증을 지닌 원폭피해자 2세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선천성면역글로불린결핍증이라는 지병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데 온몸을 바쳤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원폭피해자 실태 조사를 이끌어냈으며, ‘한국원자폭탄피해자와 원자폭탄2세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매진하다 2005년 5월 29일 병환으로 작고했다. 특별법 제정은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김형률의 이야기를 쓴 전진성은 부산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 현대 지성사를 전공하며 역사와 기억에 관한 여러 저서를 집필했다. 근래에는 역사적 트라우마의 시각적 재현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2003년부터 부산의 인권단체인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활동하며 고 김형률 회장과 교우했으며, ‘김형률을 생각하는 사람들’ 모임을 함께 만들었다. 저서로 《보수혁명: 독일 지식인들의 허무주의적 이상》(책세상, 2001), 《박물관의 탄생》(살림, 2004), 《역사가 기억을 말하다》(휴머니스트, 2005)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428g | 148*210*30mm
ISBN13
9788958622437

출판사 리뷰

2002년 3월 22일 한국청년연합회(KYC) 대구지부에서 병약한 한 젊은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는 ‘원폭 2세 환우(患友)’라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면서 원폭의 고통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그가 바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고(故) 김형률이다.
이 책은 2002년 공개적으로 한국 원폭 2세 환우의 문제를 세상에 알린 후부터 2005년 5월 29일 세상을 뜨기까지 원폭 문제를 끊임없이 환기시켜온 김형률의 불꽃같은 삶을 담고 있는 다큐 인물 평전이다. 원폭피해자의 고통이 1세에서 끝나지 않고 2세로 유전되고 있음을 세상에 널리 알린 그의 행동은 ‘원폭의 방사능 유전 문제’가 공식화되지 않은 현실에서, 그리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할 경우 사회적으로 받을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원폭 1세와 2세의 다른 처지, 2세 중에서도 정상인과 환우의 다른 처지를 인정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원폭 2세 환우’로 규정한 그는, 자신의 고통을 한 개인, 한 가족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거부하면서, 원폭피해자들이 자신의 고통의 어떤 원인을 인식할 수 없도록 내면 깊숙이 길들여진 ‘억압의 구조화’를 깨뜨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이 문제가 오로지 개인의 고통으로 머물지 않고 역사적 사건에 의한 사회와 국가의 책임임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원폭과 원폭 2세 환우 문제의 해법을 단순한 ‘탄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인권’의 문제로 파악함으로써 진정한 인권운동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이 책에는 그가 원폭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에서 역사적·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된 과정과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벌여온 구체적인 활동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김형률의 삶의 궤적을 통해 우리는 식민지 과거, 전쟁, 원폭 투하, 피폭, 원호법, 빈곤 등 가슴 아픈 한국현대사의 단면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떠나간 지 올해로 3주기를 맞았다. 이 책은 김형률의 삶과 활동을 통해 그가 남긴 메시지가 지금도 유효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처절한 고통 속에 사는 원폭 2세 환우들의 삶이 오늘도 계속될 수 있도록 이들의 문제를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함을, 소외받은 자들의 생명권을 지키는 일이 곧 인권회복 운동이며,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라는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나아가야 함을 일깨워준다.

전태일의 또 다른 이름, 인권운동가 김형률을 재조명하다
‘식민지 과거, 전쟁, 원폭 투하, 피폭, 원호법, 빈곤, 그리고 무엇보다 유전의 문제가 교차되는 자리’. 김형률은 이것이 바로 원폭 2세 환우가 서 있는 자리라고 보았다. 원폭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가장 밑바닥 꼭짓점에 존재하는 원폭 2세 환우, 이들이 그 모든 문제의 하중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원폭 문제의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꼭짓점을 무게 중심 삼아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김형률은 원폭 2세 환우를 대표해 자신의 아픈 몸을 무기 삼아 전쟁과 원폭 투하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책임, 그리고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을 방기해온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물으며 원폭 2세 환우의 생명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다. 자신의 몸을 내던져 평화시장의 어린 여공들의 소외된 인권을 되찾고자 한 1970년대 전태일처럼, 김형률 또한 병으로 고통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원폭 2세 환우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이 책은 원폭피해자, 특히 원폭 2세 환우의 문제를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생명권을 지키는 인권 문제로 여기고 이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싸워온 인권운동가 김형률의 삶을 조재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직도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는 원폭 2세 환우들의 삶이 계속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환기를 주장한다. 소외된 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쳐온 김형률, 그는 전태일의 또 다른 이름이다.

1970년대 평화시장의 노동자들과 오늘날 김형률을 비롯한 원폭피해자 2세들이 놓인 처지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당시 전태일을 글로 남긴 사람이 조영래 단 한사람이었다면, 오늘날은 더 많은 사람이 김형률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한다. - 11쪽 아오야기 준이치의 추천사 중에서

원폭 피해자들의 역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읽는다
1945년 8월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라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 원폭 투하의 결과, 이 두 도시에서 70만 명이라는 피폭자가 생겨났으며, 그중 한국인 수는 10%에 이른다. 한국인 피폭자의 대부분은 평택과 합천 등지에서 온 조선인으로, 일제 수탈에 따른 경제적 곤궁으로 일자리를 구하거나 전시의 강제 부역으로 어쩔 수 없이 원폭 현장에 있게 된 사람들이었다. 당시 한국인 생존자 3만여 명 중 대부분은 귀향했으나 고국으로부터 아무런 의료적, 경제적, 정신적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질병과 가난의 대물림 속에서 살아왔다. ‘한국 원폭피해자를 구원하는 시민회’에서 활동해온 이치바 준코(市場淳子)는 한국 원폭피해자들은 일본 원폭피해자들보다 더 심한 ‘식민지 지배’, ‘원폭 피해’, ‘방치’라는 삼중고에 시달려왔다고 정확히 핵심을 짚어서 이야기한 바 있다. 이렇듯 한국 원폭피해자의 역사는 곧 우리가 잊고 있던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이다.
인권운동가 김형률은 ‘면역글로불린결핍증’이라는 병명과 자신의 사례를 다룬 논문 한 편을 통해 자기 몸에 나타난 ‘처절한 고통’의 근원이 원폭, 곧 어머니가 어린 시절 경험한 히로시마 원폭에서 기원한 것임을 깨닫는다. 이 책은 그 아픔의 근원을 찾아가는 김형률의 여정을 촘촘한 시각으로 따라붙는다. 그가 한국 원폭피해자들이 생겨나게 된 ‘필연의 역사’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피폭자들의 몸에 나타난 고통이 결코 한 개인의 우연의 산물이 아님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수탈, 원폭을 결정한 미국의 정치적 선택과 결과가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전후 히로시마 시의 평화를 위한 노력, 그 안에 담긴 일본의 전쟁 책임 회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의 아픔까지 모두 들어 있다. 이 책은 원폭피해자의 역사 속에서 지금껏 우리가 잊고 있던 전쟁과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고스란히 재현해놓고 있다.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 식민지 수탈의 현장인 경남 합천에서 생존의 몸부림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로 도일할 수밖에 없었던,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한 침략 전쟁의 결과로 원자폭탄에 피폭당하여 평생을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들의 필연의 역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본문 86쪽에서

원폭 및 원폭피해자 문제의 핵심을 읽는다
‘김형률’은 한국의 원폭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제는 빠져서는 안 될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만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원폭피해자 문제, 그중에서도 원폭 2세 환우의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오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혼신의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형률이 말하는 한국 원폭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의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김형률의 주장이자 원폭 및 원폭피해자 문제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을 전해 준다. 그 기초 지식의 핵심은 곧 ‘유전’과 ‘인권’이다.

원폭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은 유전
한국 원폭 2세 환우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잔혹한 침략 전쟁의 희생자들이며 전쟁이 끝난 후 태어난 해방 후 세대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원폭 2세 환우가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몸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20세기 일본 제국주의가 저질렀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수탈 정책이라는 광기의 역사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연장되어 우리들의 몸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 본문 24쪽에서

원폭피해자의 고통은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통해 고스란히 재생된다. ‘일본 제국주의가 저질렀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수탈 정책이라는 광기의 역사’가 후손들의 ‘몸’에 생생하게 현존하게 되는 것이며, 원폭 2세 환우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에 의해 전 생애를 구속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형률은 원폭피해자 문제의 핵심을 유전에서 찾았다. 피폭을 경험하지 않고도 원폭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은 유전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으로 주장한 ‘원폭 2세 환우’라는 명칭에는 원폭피해자의 자녀들의 병이 개인의 우연적인 질환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인 피폭으로 생긴 유전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럼에도 원폭 1세들은 2세 환우들의 존재를 발설하는 것을 금기시해왔는데, 여기에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떠맡아야 할 경제적, 도의적 부담뿐 아니라 아프지 않은 원폭 2세들이 받을지 모를 사회적 차별의 문제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폭의 유전 문제를 입증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 김형률은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원폭피해자 실태 조사를 이끌어냈다. 조사 결과 1세와 2세 모두 일반인보다 질병 발생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쉽게도 원폭피해자 2세에 대한 더욱 정밀한 역학조사 및 분자생물학적, 유전학적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언급에서 머물렀으며, 유전성 여부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김형률은 죽기 전까지 ‘한국원자폭탄피해자와 원자폭탄2세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질병과 장애를 가진 한국 원폭피해자와 원폭 2세 환우들의 참혹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진상 규명으로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가 실시되어야” 함을 끈질기게 주장하였다.

히라노 회장님께서 제 병에 대한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증명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원폭과 유전’ 문제는 한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시민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본문 136쪽에서

그러나 현재 일본과 미국은 원폭에 의한 방사능과 유전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원폭 투하 한 달 후 연합국 총사령부는 “9월 상순인 현재 원폭 방사능 때문에 고통당하는 자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번복된 적이 없다. 일본과 미국이 공동 관리하는 방사선영향연구소(Radiation Effect Research Foundation)에서 2001년 5월부터 5년간 ‘피폭 2세 건강영향조사’가 실시되었는데, 방사능의 유전적 영향에 대한 조사임에도 최소한의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2007년에 “유전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뻔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듯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달리 원폭에 의한 방사능의 유전은 공식적으로 인정된 바 없다. 그렇다면 이는 사실일까? 과학을 책임 회피의 도구로 삼는 한미일 정부의 얄팍한 행태에 대해 강주성 당시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다음과 같이 응수한 바 있다. “원폭피해자 2세의 유병률이 왜 일반 사람들보다 1백 배나 높은가? 그게 원폭의 문제가 아니란 것을 의학적으로 증명해보라.”


원폭피해자 운동은 인권회복 운동이다
김형률은 원폭피해자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보았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생존권과 생명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원폭피해자, 그중에서도 특히 원호법의 적용에서도 소외된 원폭 2세 환우들의 기본적인 생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권이야말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권리라고 보았다. 김형률은 언제부터인가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맨 밑에 습관적으로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문구를 끼워넣었는데, 여기에는 원폭 후유증을 물려받은 2세 환우들의 삶을 계속되게 하려는 그의 소망이 담겨 있었다. 가장 소외받은 자의 생명권이야말로 가장 우선되어야 할 인권이라는 것, 즉 경제적 빈궁이나 사회적 차별보다 더욱 시급히 타파되어야 할 것은 바로 생명을 유지할 권리의 박탈인 것이다. 이를 위해 의료 지원을 우선시하였으며, 실태 조사 이전에 먼저 ‘선지원 후규명’을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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