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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가라스마 베니코 연애사건
제2장 성녀 마리아나 실종사건 제3장 기묘한 손님들 제4장 초저녁 별 제5장 관습과 행위 옮긴이의 말 |
Kazuki Sakuraba,さくらば かずき,櫻庭 一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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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사랑하는 데 성별이 상관있을까요? 수녀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외모 따위는 상관없습니다. 어느 쪽 성으로 태어났는지도 상관없습니다. 마음이 숭고하고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면, 얼굴과 외모는 상관없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수녀님. 우리는 한없이 정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 다만 이곳에 정신이 있을 뿐이죠.” 베니코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마지막 대사를 끝냈다. --- p.52
“신 따위는, 없다. 악마도 없다. 제군, 세상은 호박처럼, 텅빈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은 사랑을 만들고 미움을 만들고 시간을 만들고 국경을 긋고 소유하고 자신을 경멸하는 것들을 발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무거운 죄는, 오, 신을 만들고 악마를 만든 것이다!” --- p.81 “너희, 그거 알아? 학생들 중에 가장 머리 좋은 놈들은 사회에 관심을 갖거든. 어른이 되면 정치가가 되거나 기업인이 되지. 다음 놈들은 철학으로 빠져. 그리고 세 번째가 문학. 제일 별 볼일 없는 놈들이 무정부주의자가 된다고 하지. 너희는 굳이 말하자면, 세 번째랑 네 번째의 짬뽕인 셈이야.” --- p.151 “너희도 아마 그럴 거야. 소중한 사람. 가족은 물론 그 누구하고도 다른 사람. 누가 나타난다고 해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존재. 친구라고 해야 하나,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그건 너희 판단에 맡길게. 그래, 그 사람을 우리는 이렇게 부르자. ‘그 누군가’라고.” --- p.182 우리는 이토록 늙었지만, 내일은 언제나 누군가의, 다시 말해 당신의 빛나는 미래인 것이다. 오, 그걸로 충분하지 않는가? 그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 아닌가? --- p.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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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중에서
"평화로운 시대, 축복받은 시대에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고뇌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지금 그것을 다른 상대에게 전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 세대의 보이지 않는 고뇌를 생각해보고, 자기 세대를 대변하려고 생각해보고, 좀 더 젊은 사람들의 답답함까지 모두 소설가로서 미력하나마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모두가 느끼고는 있지만 아직도 언어로서 '형태'를 부여받지 못한 감정. 그것을 '이야기'로서 제시하는 것이 소설가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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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동안 감춰졌던 학교전설이 부활한다”
격동의 세기를 온몸으로 껴안고 살아온 진짜배기 ‘소녀’들의 이상야릇한 기록 도쿄 도심에 자리 잡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션계 여학교 성마리아나 학원에는 이상한 소녀들이 모여 있는 '독서클럽'이 있다. 학생회와 연극부의 권력 투쟁에서 비껴나 조용히 자신들만의 세계를 고수해온 독서클럽 부원들은 학교의 정식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고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수많은 괴사건들을 특유의 이단적인 감성에 담아 비밀 독서클럽지에 기록하고 있었다. 소녀들은 베니코의 이름을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베니코의 이름이 아니었다. 베니코의 안에 있는 아자미였다! 그러나 그들이 사랑한 것은 청년 가라스마 베니코의 외모였을까? 아니면 마음이었을까? 그 사람의 외모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마음을 사랑하는 걸까? - p.54 좋은 가문과 최상위권 성적이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 탓에 독서클럽 부장에 만족하고 있던 문학소녀 세노오 아자미는 오사카에서 전학 온 가라스마 베니코의 촌스런 말투 뒤에 숨어있던 빛나는 미모를 발견하고 베니코를 성마리아나 학원의 우상인 ‘왕자님’으로 만들어 배후조종하며 학원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품는다. 그러나 주도면밀하게 진행되던 아자미의 계획은 성공 일보 직전에 뜻밖의 암초에 부딪히고 마는데……. - 제1장 가라스마 베니코 연애사건 (1969년) 여학교의 ‘왕자님 만들기’ 행사를 풍자한 「가라스마 베니코 연애사건」, 성마리아나 학원의 설립자 마리아나와 오빠 미셸의 숨겨진 비밀이 공개되는 「성녀 마리아나 실종사건」, 학생회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혁명파와 귀족파의 세력 다툼을 그리고 있는 「기묘한 손님들」, 록스타로 활약한 ‘루비 더 스타’ 야마구치 주고야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초저녁 별」, 독서클럽 건물이 붕괴되기 전 마지막 부원이었던 ‘도와’의 숨은 활약, 그리고 독서클럽 부원들의 졸업 이후의 삶에 대해 그린 「관습과 행위」까지 성마리아나 학원에서 백 년 동안 벌어진 기상천외한 다섯 가지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의 비밀 클럽지가 드디어 공개된다! 소녀들 대부분은 꿈같은 연애를 동경하면서도 현실의 남성에게는 강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소녀들만의 낙원에는 꽃다운 나이의 억눌린 성욕을 발산할 대상이 될 수 있는 안전하고도 화려한 스타가 필요했다. (……) 그래서 학원에는 ‘가짜 남자’가 한 명 있었다. - pp.17~18 소녀학원물의 세계를 풍자한 학원소설의 걸작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은 ‘소녀’라는 존재의 불안한 심리와 내적 모순, 거기에서 파생된 사회와의 불화에 대해 탐구하는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오른 사쿠라바 가즈키가 <베르사이유의 장미> 같은 소녀만화의 전통에서 시작되어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류의 백합물과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되어 온 소녀 학원물의 세계를 소설 속에 끌어들여 풍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서양의 <소공녀>류의 소설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된 일본의 소녀 학원만화는 학창시절이라는 배경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를 토대로 다양한 내용과 형태로 만들어지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가운데 여성들만 모인 집단에서 억압된 성적 욕망을 발산하기 위한 돌파구로 남성적인 여성을 등장시켜 여성들의 우상으로 만들거나 고귀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내용을 다룬 작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처럼 동성애 판타지를 기조로 다양한 변주를 통해 진화한 소녀학원물은 일본 만화계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며 꾸준히 생산과 소비를 반복하고 있다. 사쿠라바 가즈키는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이란 작품을 통해 소녀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소설의 자양분으로 삼았던 이와 같은 소녀만화적인 상상의 세계에 대한 경의를 바치는 동시에 작가가 꾸준히 천착해온 ‘소녀’라는 상상적 존재가 소녀학원물에서 어떤 맥락으로 다뤄지는지 그 가면을 벗기는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왕자님 만들기’ 행사를 다룬 「가라스마 베니코 연애사건」에서는 ‘가짜 남자’를 바라보는 ‘소녀’ 판타지가 어떻게 조작되고 조종되는지 과정을 밝히고, 「성녀 마리아나 실종사건」에서는 여학교 설립의 기원이 타자의 시선에 의한 판타지라는 것을 ‘양성구유’라는 소재를 빌려 까발리고 있다. 이처럼 ‘소녀’를 둘러싼 판타지를 우스꽝스러운 만화 같은 스토리로 비틀어 비판하는 한편 「초저녁 별」에 등장하는 이상한 소녀들의 불화와 극적인 연대나「관습과 행위」의 후일담을 통해 ‘소녀들의 공동체’에 대한 진한 애정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기묘한 손님들」에서는 “아름다운 것은 더럽고, 더러운 것은 아름답다”는 맥베스의 문장을 인용하며, 혼란했던 90년대의 정치 투쟁과 좌절된 세대 교체의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도 다루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소녀’라는 복합적인 존재를 다각도로 다룬 소녀만화의 전통을 수혈 받은 세대가 자신의 세대를 회고하며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학원만화의 다양한 모티프에서 뽑아낸 소재로 풍자적인 스토리에 담아 자신만의 색깔로 소설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쿠라바 가즈키의 시도는 소녀만화 세대의 로망을 유쾌하게 전복했다는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더럽고, 더러운 것은 아름답다. 세상이 언제까지나 반짝일 수 있기를. - p.155 2008년 나오키 상 수상에 빛나는 사쿠라바 가즈키의 화제작 사쿠라바 가즈키는 데뷔 초기 게임 시나리오 소설화 작업이나 만화 스토리를 쓰면서 소설가에 대한 꿈을 키우다가 유럽의 가상국가를 배경으로 미소녀 탐정의 활약을 그린 라이트노벨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은 『아카쿠치바 전설』과 『내 남자』사이에 위치한 작가적 역량의 절정기에 발표한 작품으로 소녀만화 세대이자 타고난 독서광이었던 작가의 이력에서 비롯된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작가 활동의 한 시기를 정리하는 성격의 작품이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소녀만화의 전형적인 틀을 작가 특유의 이단적 상상력으로 과감하게 깨부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세계를 새로운 스타일로 재구축하는 실험을 감행한 작품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작가는 두 남녀의 극단적인 사랑의 행로를 다룬 『내 남자』를 쓸 수 있었고, 그 결과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던 것이다. 어느 시대나 우리 같은 인간은 존재할 것이다. 젊은이들은 슬프도록 먼 길을 헤매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간다. 소녀여, 그리고 청년이여, 영원하라! 티끌이 되어 사라질 그날까지. 슬퍼도 씩씩하게 서로 도우며 살아라. - p.269 사쿠라바 가즈키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가 담긴 작품 현재 일본 문단의 가장 ‘핫’한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사쿠라바 가즈키의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은 그동안 발표한 소설에서 보여줬던 창작의 원천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 동시에 젊은 세대의 감각적 주파수를 예민하게 관찰하는 작가적 시선이 도달한 현재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작가가 발전해가는 현재진행형의 모습뿐만 아니라 작가가 과거의 어떤 것을 자양분 삼아 창작하게 되었는지, 더 나아가 미래에는 어떤 소설을 쓰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청년을 위한 독서클럽』은 독자의 판타지를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뒤흔들며 뜻밖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유로운 상상력의 ‘소녀’ 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세계에 입문하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