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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Chapter 1 길 위의 집시가 되다 | 샌타바버라에서 브룩스빌까지 1 미니밴, 약간의 짐 그리고 지도 한 장 |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2 신유목민들의 오아시스 |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3 노숙의 첫 밤 | 자이언캐니언, 유타 4 로키산맥 대자연의 품에 안기다 | 로키산, 콜로라도 5 카우보이의 낭만 그리고 와일드 웨스트 | 북서 대평원, 노스다코타 6 순혈 원주민 두 마리 황소 | 파인리지, 사우스다코타 7 세계 1위의 민물 호수, 수피리어 | 디트로이트 레이크스, 미네소타 8 빨간 머리 앤이 살았던 신대륙의 스코틀랜드 | 노바스코티아, 캐나다 9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쉼터 | 브룩스빌, 메인 Chapter 2 아메리카의 숨은 땅 그리고 사람을 만나다 | 보스턴에서 플레인즈까지 10 첫사랑 뉴잉글랜드의 가을 | 보스턴, 메사추세츠 11 지속 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는 아미시들 | 랭캐스터, 펜실베이니아 12 존 덴버가 노래한 그 시골길 | 블루필드, 웨스트버지니아 13 미국에서 가장 많이 찾는 국립공원, 하이커 파라다이스 | 블루리지 파크웨이 14 외딴 섬, 오크라코크 | 오크라코크, 노스캐롤라이나 15 흑인들의 고향, 미국 속의 아프리카 | 세인트 헬레나, 사우스캐롤라이나 16 지상 최대의 골프 천국 | 머틀비치, 사우스캐롤라이나 17 서러운 영혼을 달래주는 흑인 교회 | 클레이튼, 앨라배마 18 동성애자들의 새로운 낙원 | 포트로더데일, 플로리다 19 들풀의 강에 목줄 건 경이로운 생태계 | 에버글레이즈, 플로리다 20 쿠바 이민자의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되는 곳 | 마이애미, 플로리다 21 시골 교회에서 만난 지미 카터 | 플레인즈, 조지아 Chapter 3 한줌의 바람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 | 뉴올리언스에서 알투라스까지 22 허리케인으로 빛을 잃어가는 재즈의 고향 |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 23 영욕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3,700킬로미터 물길 | 미시시피 강 종단 여행 1 24 강물 따라 흐른 재즈, 로큰롤… 그리고 마크트웨인 | 미시시피 강 종단 여행 2 25 누가 인생을 바람 같다고 했던가 | 아고니아, 캔자스 26 미-멕 국경에 가다 | 로마, 텍사스 27 신비한 기운이 감도는 수천 년을 이어온 소도시 | 산타페, 뉴멕시코 28 인디언의 정령이 깃들어 있는 골짜기 | 차코캐니언, 뉴멕시코 29 시공간이 빚어낸 스리 코너스의 사회경제학 | 모하비밸리, 애리조나 30 하늘이 준 지중해성 기후, 천국이 따로 없다 |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31 미국 최대의 곡창지대, 센트럴 밸리 | 툴레어리, 캘리포니아 32 아메리카에서 살아가는 모슬렘 이야기 | 로다이, 캘리포니아 33 진짜 서부사나이 돈 할아버지 | 알투라스, 캘리포니아 Chapter 4 친구, 네 길은 어디지? | 오리건듄에서 시애틀까지 34 삶의 본질을 되새기는 원시의 바닷가 | 오리건듄, 오리건 35 폐쇄적이지만 순박한 일부다처주의자들의 요새 | 힐데일, 유타 36 억겁의 세월 고스란히 담은 지질학 교과서 | 콜로라도 고원, 유타 37 불춤이 빚어낸 자연의 신비 가득한 곳 | 옐로스톤, 와이오밍 38 시원의 땅, 인류 최후의 프론티어 | 톡, 알래스카 39 북미 최북단 땅끝 마을을 가다 | 달튼 하이웨이, 알래스카 40 울퉁불퉁 700킬로미터 야성의 길 | 달튼 하이웨이, 알래스카 41 고속도로 쉼터, 고단한 집시 인생들의 휴식처 | 커스터, 워싱턴 42 10개월의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 시애틀 미국 도로표지판 읽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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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북서 대평원은 공간이 가져다주는 자유를 더없이 만끽하게 해주었다. US 루트 5번, 네브래스카 87번 도로 등을 번갈아 타고 벌판을 누릴 때는 길을 달리는 게 아니라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방종과 자유의 경계선이 없었다. 차도 사람도 구경하기 힘든 광야를 가로질러 달릴 때면 세상에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종의 엑스터시였다. 가슴 가득히 밀려오는 자유로움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를, 충만한 내 가슴에서 뿜어내는 기운으로 온통 적시고도 남을 것 같았다. 탁 트인 대평원은 나를 공기처럼 가볍게 만들었고, 나는 그런 가벼움을 자유로움과 버무려 다시 벌판에 토해냈다. --- '순혈 원주민 두 마리 황소' 중에서
웨인 티터를 만난 것은 이튿날 아침이었다. 웃으며 다가가자 그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거친 대서양의 파도와 싸우며 살아온 늙은 어부의 삶의 무게가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 외딴 섬 오크라코크에서 선택의 여지없이 어부로만 살아온 40년. 그것도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아마 오늘과 같을 판박이 삶. 나라면 갑갑해서 이미 미쳐버렸을 텐데 웨인은 전혀 딴판이었다. “챙은 섬이 주는 평화와 안식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나는 죽을 때까지 오크라코크를 떠나지 않을 겁니다.” --- '외딴 섬, 오크라코크' 중에서 귀향은 어찌 보면 친숙한 것들로의 복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원점'으로의 회귀는 아니다. 공간에 시간의 개념을 얹어놓고 보면, 세상에 원점이란 본질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무엇보다 나는 이미 여행을 시작할 때의 내가 아니었다. 여행 기간동안 해가 바뀌면서 나이테가 한 줄 추가된 외피상의 변화 말고도, 나는 내면적으로 조금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그러나 여행 출발점으로의 회귀가 하나의 매듭인 것 또한 분명했다. 일부러 불러내지도 않았건만 길바닥에서 보낸 반년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시키지 않았음에도 내 마음은 지난 반년의 정리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세 계절을 노숙하며 지낸 것이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았다. 늦여름 자락에 떠나 가을을 온전히 보내고 겨울이 달랑달랑 남은 시점의 귀환, 그 세월이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것은 150일 안팎의 밤을 보낸 '처소'들이었다. 처소는 대충 꼽아보니 절반 가량이 고속도로 쉼터였다. 날짜로 치면 대략 60여 일 안팎의 밤을 쉼터 지하 주차장에서 보냈다. 노스다코타의 고속도로 휴게소, 뉴잉글랜드의 지방도로 갓길, 앨라배마의 숲 속, 텍사스 주택가의 공터…. 노숙의 날들을 복기하라면 한밤 한밤 빼놓지 않고 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기억이 선명했다. 우울증, 외로움, 적막감, 불안감 등에 시달려야 했던 밤이었다. 게다가 저녁 시간이 긴 동절기가 여정의 중심에 놓이다 보니 이래저래 밤의 비중이 컸던 것 같다. --- '하늘이 준 지중해성 기후 천국이 따로 없다' 중에서 시점에서 한 시간 남짓 달린 것 같은데 포장도로는 거기서 끝이 나고 자갈이 깔린 흙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갈길과 함께 자동차의 몸살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떠돌이 생활을 하는 동안 몇 차례인가 비포장도로를 달려본 적이 있지만, 달튼 하이웨이는 그런 길들과는 차원이 전적으로 달랐다. 길 위의 자갈 크기가 둘쭉날쭉했다. 어른 주먹보다 큰 것도 부지기수였다. 알알이 잘 분쇄돼 크기가 비교적 고른 그런 자갈이 아니었다. 자동차가 길을 달리는 게 아리나 퉁퉁 튕겨나가는 듯 했다. 차 밑으로, 또 옆으로 끊임없이 튀어오르는 크고 작은 자갈의 소음은 네 바퀴가 지면과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었다. 때깡, 쿵쿵, 땡땡…. 온갖 소음이 다 들려왔다. 연료통 표면을 때리는 자갈은 비교적 맑은 소리를, 고무나 범퍼 부위를 때리는 돌멩이는 둔탁한 소리를 냈다. 차 밑을 거덜낼 것처럼 큰 소리가 날 때면 핸들을 잡은 손이 절로 흠칫해지고, 머릿속이 아려오는 것 같았다. 차가 주인을 잘못 만나 또 고생이 시작된 것이었다. 어른 머리만한 돌덩어리라도 깔고 지나치면 바지직 하는 것이 차바닥이 떨어져나갈 듯한 소리가 났다. 이런 때 들려오는 소음은 가슴을 후벼 파헤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눈은 더 이상 즐거울 수 없었다. 아니 즐거운 정도가 아니라 짜릿했다. 무인지경에서 느끼는 무아지경이었다. 문명의 범접을 거부하는 광활한 동토의 땅, 그 한복판으로 한줄기 실오라기처럼 늘어뜨려진 자갈길은 '야생의 법칙'에 더 이상 충실할 수 없었다. --- '북미 최북단 땅끝 마을을 가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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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한 장, 낡은 미니밴에 몸을 맡긴 채 바람처럼 떠돈
40대 초보 유랑인의 289일, 8만 3000km 아메리카 유랑기 주체할 수 없는 역마살의 소유자, 40대 가장의 시한부 일상 탈출! 목적지도 없고 예정된 길도 없이 떠난 바람 같은 여행 떠돌고픈 열망은 상사병과 비슷한 일종의 열병이다. 마음을 홀랑 뺏긴 상태에서는 떠나고 보는 것 외에는 달리 치유할 방도가 없다. 초등학교 시절 이래 몸은 몰라도 마음만은 항상 어딘가를 떠돌고 있었다는 저자는, 갈수록 커져가는 그 열망을 숨길 수 없었고, 마침내 시한부 일상 탈출에 나섰다. 시한부라도 떠돌이가 되는 게 그에겐 숙명이었다. 자연을 벗하며 집시처럼 떠돌기 위해 그가 택한 땅은 북아메리카. 북미 대륙은 동시에 사계절이 존재하는 넓은 땅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다양한 삶의 원형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성맞춤이었다. 차량을 개조하고 약간의 짐을 챙겨 2006년 늦여름부터 2007년 초여름까지 바람처럼 아메리카 대륙 구석구석을 떠돌았다. 이 책은 40대 초보 유랑인의 아메리카 여행기로, 미국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 노숙 여행자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솔직한 내면들이 담겨 있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바람처럼 떠돌고픈 이들에게, 혹은 미국 여행을 준비하거나 꿈꾸는 이들에게 색다른 여행 경험과 감성을 선사할 것이다. 10개월간 지구 두 바퀴 거리를 유랑한 여행자의 가장 리얼하고 솔직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책 『길 위의 바람이 되다』는 미국 여행에 관한 책이지만, 10개월간의 유랑 생활이 준 것들이 감동적으로 담긴 책이기도 하다. 문명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길 위의 삶을 살고자 했던 그는 차 안에서 잠을 자고 끼니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처음에는 깃털처럼 가볍게 오늘은 여기로 내일은 저기로 신나게 돌아다니는 즐거움만 생각했다. 그러나 거의 매일 낯선 곳에서 새롭게 잠자리를 찾아내고, 또 편안히 잠들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밤시간의 두려움과 고민은 그에게 귀소본능, 외로움, 우울증 등 여러 가지 내적인 변화들을 경험하게 했으며, 그러한 극심한 상황에서 여행자는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게 되는지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적어 내려간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은 큰 울림으로 다가오며, 과연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고, 여행자는 길 위에서 무엇을 얻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LA에서 대륙 동쪽 끝으로, 남부 플로리다에서 시원의 땅 알래스카로! 아메리카 대륙 구석구석, 낯선 풍경과 사람을 눈에 담다 이 책에서 전하는 미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넓고, 화려하고, 높은 미국이 아니다. 저자는 세계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이나 대중 문화의 센터격인 할리우드 같은 ‘높은’ 미국이 아닌 다른 미국을 보고 싶었고, 그런 이유에서 이 책에는 도시보다는 자연, 다수보다는 소수, 강자보다는 약자의 이야기가 많다. 파인리지의 순혈 원주민과 기계 문명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아미시들, 플로리다의 동성애자들, 미국 속 흑인과 쿠바 이민자의 삶에 귀를 기울였고, 로데오학과를 졸업한 카우보이 존 앤더슨, 외딴 섬 오크라코크에서 어부로 살아가는 웨인,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여성 하이커 수전 등,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았다.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풍광들도 책장마다 가득하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줄 알래스카의 툰드라와 이름 모를 설산들,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즈와 키웨스트, 유타의 바위산들, 뉴멕시코의 핏빛 땅, 뉴햄프셔의 단풍, 미시시피 강, 수피리어 호수…. 우리에게 익숙한 곳도 있지만, 우연히 발견한 다채롭고 아름다운 풍경들은 여행지로서 미국의 매력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각각의 여행지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시각이다. 6년간의 미국 생활 덕분에 갖게 된 풍부한 식견에 신문기자 특유의 관찰력과 문장력이 더해져 여행기로서는 물론, 미국에 대한 인문지리기행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아메리카 대륙을 광범위하게 여행하고 소개한 여행기임과 동시에 미국 사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으로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