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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머리글 1. 유쾌하고 불행한, 기이한 사랑의 나날들 뜨거운 꽃 / 내가 사랑하는 세로와 가로 / 온몸으로 / 두 귀를 쫑긋 세우고 / 장미와 잎과 가시 / 그 여름의 기억 / 가난한 신들의 날갯짓을 기다리다 / 서당개 3년이면 / 사원의 오수午睡 / 무희 / 품 / 푸른빛 붉은 꽃 / 그대의 붉은 등 / 문신文身 / 세상 밖으로 / 세월의 비늘 / 응시凝視 / 비명 소리를 듣다 / 환하다 / 상상놀이 / 기도 / 덩실 / 분명한 꿈 / 무지개다리 / 비춤과 비침 / 어떤 전설 / 땅에 몸을 대고 느릿느릿 / 나는 너에게 삶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2. 하늘 위를 떠다니는 구름에는 향기가 나요 오, 차마 등 돌릴 수 없는 폐허여 / 흰 향기 / 꽃 진 자리 그 열매 / 그 시장이 그립다 / 물 위의 삶 / 남근을 숭배함 / 그대가 맨발일 때 / 지붕 위의 신神들 / 부처님 발바닥 중생의 손바닥 / 왕들에게 듣다 / 잠든 발 / 어린 순례자들 / 앙코르의 아이들 / Night, Night / 노인들 / 버스를 타는 일 / 삶이 다르듯 저마다 죽음 이후에도 / 둥근 밥 / 그곳, 산골 학교 / 오래된 사원의 빛과 비 / 당신 생生의 히말라야는 어디에 있나요? 3. 나는 가만히 앉아 저들의 눈을 들여다보지 내 사랑 청춘 / 사이 / 처음처럼 /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은 / 무엇이 그들을 웃음짓게 하는가? / 옛날 영화를 보다 / 가을 연밭을 지나며 / 어슬렁거림의 생 / 세 친구 / 어떤 나무와 돌은 / 닮은 눈 / 가족 / 틈새에서 / 또 하나의 소원 / 웨딩드레스 / 낮잠 / 낙서 / 새는 사이다 / 형제 / 푸른 간판 / 담장 안 그 꽃 / 만약 / 선목禪木 / 봄 4. 그 집으로부터 나는 얼마나 멀리 온 것인지 오래된 뒷골목 깊숙이 / 그 하룻밤 / 나무는 폐허를 지키고 / 꽃밭을 지나며 / 그늘의 향기 / 거짓말처럼 여름이 가고 / 아이들 / 저 창가 / 길을 가다 잠시 / 문 앞에서 / 내 마음의 초가삼간 / 슬픔 / 이렇게 멀리 떠나올 줄 몰랐네 / 길거리의 일상사 / 유적의 비 / 당신의 햇빛과 바람 / 길 위에서 5. 그대가 빚어놓은 부처님 한 덩어리 반가사유 / 해탈 치킨 / 물음 / 부처님 한 덩어리 / 손바닥 부처 / 생각 / 항아리 부처님 / 묵묵부처 / 직선의 미로 / 동굴 속 관세음보살 / 주전자 부처 / 발을 보다 / 머리 없는 부처를 만나다 / 면벽 / 수행修行 나무 / 나도 군말 6. 오래전 마법에 걸린 남자들을 만났네 어떤 마술 / 돌이 된 남자 / 현실 동화 / 가족의 역사 / 달 / 꿈꾸는 말 / 새로운 판타지 / 마사지와 이발의 시간 / 물고기들의 비밀 / 기억의 동상銅像 / 달리다 멈춘 것들을 위하여 / 인간이 세운 것 / 두 도시 / 유적의 풍경 / 바람의 시경詩經 / 내 전생의 나무를 보았습니다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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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시작되고 여행이 끝나고 언젠가 또다시 새로운 어딘가를 향해 호로 떠날 마음이 생길 때에도 내 심장 속 내 핏속에 내가 만난 사람들과 내가 지나쳐온 대지와 나와 눈이 마주쳤던 짐승과 나무, 풀과 바위, 그들에 대한 경배심을 잊지 않기를 바라네. 그 힘으로 내가 어두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 저 이면을 바라보며 타닥타닥 제 생애를 건너는 낙타처럼,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 Epilogue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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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꽃
꽃인들 그냥 피어났으랴. 팍팍한 땅을 뚫고 곧게곧게 꽃줄기를 올려 붉은 꽃잎 피어내는 일이 때 없이 오는 빗줄기, 생각 없이 지나는 바람 한 움큼에 그냥 되기만은 했으랴.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고 안으로 안으로 안으로 참아내다가 드디어 온 힘을 다해 터져나온 빛. 꽃의 눈썹, 꽃의 심장 그리하여 모든 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 안으로부터 이처럼 뜨거운 것. 그 여자, 카피라이터다. 오랫동안 광고 회사를 전전하며 글을 썼고, 그로 여직 글밥을 먹고 산다. 그 여자, 사진가다. 취미삼아 재미삼아 사진을 찍었고, 그로 가끔 사진밥을 먹기도 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모르겠다. 어쩌면 더 풍성한 식탁이랄까 성찬을 글과 사진이 함께 어울려 차려줄지도 말이다. 글과 사진을 한 작업으로 행하면서도 어느 한쪽의 기움 없이 균형감 있게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현주, 그녀를 불러내기에 앞서 잠깐 늘어놔본 수다다. 『두 장의 사진』은 저자 최현주가 인터넷에 개인 블로그를 열면서 ‘두 장의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 올리기 시작한 글과 사진들을 모으고 다시 정리하여 편집한 것이다. 방문자 수와 고정적으로 들락거리는 이웃의 수가 어마어마한 인기 블로거로 출간 전부터 이미 정편이 나 있던 그녀는 무엇보다 책 읽기와 여행을 좋아하는 취미를 가졌더랬다. 이를 밑바탕 삼지 않았다면 이토록 감각 있는 사진과 사유 깊은 글은 마련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이 때의 사진과 글은 우리에게 저 혼자 할 수 있음을 증거로 삼으려고 선보인 것이 아니다. 글이 부족한 나라도, 사진이 부족한 너라도 그 애초의 의도라는 게 분명하기만 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으리란 본보기이며 격려의 비춤일 게다. 이 책의 부제 속에 이 책의 의도가 잘 살아 있음을 안다. ‘낯선 풍경들 간의 관계를 발견하는 재미, 그 연상과 상상의 사진놀음’이라니. 이는 저자가 여행 중에 만난 두 개의 장소, 두 개의 사물로부터 비롯한 두 장의 사진에다 그녀만의 은유와 직유, 대구와 환유, 상상과 연상을 깃들여 익숙했던 것 또한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켜 주는 일종의 사진 놀이임을 뜻한다. 이때 ‘논다’라는 말은 미끄럼틀 위에 올랐다 내리는 식의 단순 반복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등이, 미끄럼틀이 되어보도록 몸을 활용하고 몸을 부려보는 데에 있다. 이는 다름 아닌 뼛속 깊은 곳까지 타전되는 각인을 일컬을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여행 중에 놓쳤고 놓아버렸던 기억들을 다시금 상기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상하이의 한 절과 경주 기림사의 한 절을, 강화 전등사와 네팔 박타푸르를 시대를 초월하여 한 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던 데는 카메라의 저장 칩의 도움으로서가 아닌 그녀의 뼈로부터 연유하는 까닭이다. 쓰고자 의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녀에게 가장 절실한 한 순간, 몸은 이를 가장 정직하게 저장하고 있던 탓이었을 게다. 책장을 다 덮고 나니 ‘윤회’라는 단어 하나가 입안을 굴러다닌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라는 동요의 가사가 새삼 상기되기도 한다. 최현주가 여행을 멈추지 않는 까닭이 예 있을까. “이것은 여행에 관한 책이 아니라 차라리 여행 이후에 관한 책이다.”라고 했던 그녀를 이제야 좀 알 것만 같다. 장한 여행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