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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등장인물 소개


장복의 행방 / 토요일 오후 / 소정의 난동 / 조언자 / 조선관의 소식 / 두 번째 열쇠 조각 / 우스꽝스런 사기극 / 회수한 물건 / 정 진사와 독곡 / 천단(天壇) / 예상치 못한 소식 /
옹염의 사저 / 위대한 신료 / 고북구(古北口) / 연암의 누명 / 장성(長城) / 희생 / 소수민족
/ 독곡의 나침반 / 화신과 옹기 / 옹염의 야망 / 중국 출장 / 정 진사의 오해 / 은신 / 선글라스 / 소정 / 관제묘 / 경추봉 / 황제의 명령 / 밀담을 엿듣다 / 전출 명령 / 비밀 공안국 / 일석삼조(一石三鳥) / 왕궁의 밤 / 연우루(烟雨樓) / 보타종승지묘 / 약속 / 기미일(己未日) / 김가백

에필로그

남은 이야기 하나
열하정기발熱河正記跋
남은 이야기 둘 여약암서與若巖書

저자 소개 1

1962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문경 동로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소설 창작에 뜻을 두었으나, 이후 창작은 포기하고 비평을 공부했다. 학교 신문사에서 주최한 학술상 비평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전공을 한문학으로 바꾸고 민족문화추진회와 유도회에서 한문을 공부했으며, 5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저서, 역서를 냈다. 주로 여말선초 한문학을 연구했고, 고려 말기의 시인 원천석의 시세계를 조명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콘텐츠 연구소 연구교수와 역경원 역경위원, 포은학회 정보이사로 활동하면서 불교 문집 번역과 소설
1962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문경 동로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소설 창작에 뜻을 두었으나, 이후 창작은 포기하고 비평을 공부했다. 학교 신문사에서 주최한 학술상 비평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전공을 한문학으로 바꾸고 민족문화추진회와 유도회에서 한문을 공부했으며, 5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저서, 역서를 냈다. 주로 여말선초 한문학을 연구했고, 고려 말기의 시인 원천석의 시세계를 조명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콘텐츠 연구소 연구교수와 역경원 역경위원, 포은학회 정보이사로 활동하면서 불교 문집 번역과 소설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운곡 원천석의 시문학 연구』,『고려시대 문학의 연구』,『한국한문학의 이론과 양상』,『중국의 문예인식』,『중국문학에서의 문장 체제 인물 유파 풍격』이 있고, 편저로 『고사성어대사전』,『동양문학비평용어사전-중국편』,『한국한자어속담사전』,『동양학 용어사전』 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 『화담집』,『초의선집』,『논어』,『몽구』,『명심보감』,『천자문』 등이 있다. 현재 일본 교토로 건너가 도슈사이 샤라쿠로 변신하여 교토와 에도에서 활동했던 김홍도의 경험담을 소재로 한 역사추리소설 『샤라쿠, 새라쿠』를 집필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면서 활약한 포은 정몽주의 발길을 되밟는 여행을 하면서 그의 삶과 사상, 문학을 조명하는 『정몽주 평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펴낸 소설로는, 공자 시대 학당을 중심으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소정묘 파일 1, 2』과 지족선사와 황진이 사이의 질긴 인연의 끈을 추적한 『황진이는 죽지 않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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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71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8651

책 속으로

우리는 다시 열쇠 조각의 향방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 이곳에서 내려간다고 했는데, 길은 두 갈랩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일까요? 아니면 저쪽, 동쪽으로 아득히 멀어지는 길일까요?”
시에 나오는 암시는 발길을 멈춘다고 했고, 깎아지른 벼랑이 서 있다고 했다.
“동쪽으로는 성보와 돈대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네요. 그러니 우리가 올라온 쪽을 말하는 게 아닐까요?”
장성은 영역이 워낙 넓었다. 지금까지 찾아간 옹화궁이나 이화원, 천단과는 광활함으로는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첫 연에서 팔달령이란 지명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베이징 주변의 장성들을 일일이 돌아다녀야 했을 것이다.
올라올 때는 위를 보고 걷느라 아래편 장성의 구조를 보지 못했지만, 호한파에서 보니 장성의 형편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과연 김매란의 말대로 남쪽 통로는 시가 묘사한 것처럼 중간이 끊겨 있었고, 그 사이를 작은 벼랑이 가로막았다.
“저곳이겠죠?”
한결 쉽게 우리는 열쇠 조각이 숨겨진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 pp.190~191

줄거리

1780년, 등극 4년째를 맞은 조선의 22대 왕 정조(正祖)는 청나라 황제 건륭제(乾隆帝)의 고희연을 맞아 연암 박지원을 포함한 축하사절단을 청국에 파견한다. 향후 동아시아를 엄습할 불운의 징후를 감지한 정조는 건륭제에게 전달할 두 나라의 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하여 축하사절단 안에 자신의 의지가 담긴 밀명을 받든 특사를 은밀히 잠입시킨다.
건륭제의 고희연을 축하하기 위해 청국으로 떠난 축하사절단은 만수절 행사가 열리는 열하의 피서산장으로 가는 도중 자신들을 호위하던 청의 관리가 변발이 잘린 채 누군가에 의해 피살된 채로 발견되는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자제군관으로 축하사절단과 동행한 정 진사와 연암은 살인 사건이 누군가의 개입으로 인한 의도적인 범죄임을 직감한 정사로부터 은밀히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는 받는다. 정사의 지시를 받은 정 진사와 연암은 축하사절단이 북경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괴승 독곡과 함께 사건의 내막을 조사하던 중, 살인사건이 단순히 물품을 노리거나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그 배경에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는 계획된 사건임을 알아낸다. 살인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정 진사와 연암은 또다시 성문을 지키는 청나라 장수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축하사절단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한편, 2008년 한국 역사학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송지명 교수는 『열하일기』에 숨겨진 역사적 진실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다음날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우연히 송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듣게 된 정문탁은 그가 숨진 다음날 송 교수의 손녀라고 밝힌 송민주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송 교수가 죽기 전에 남긴 유지를 이루어주고 싶다며, 정문탁에게 자신과 함께 베이징에 가줄 것을 부탁한다. 정문탁은 송 교수가 밝히려고 했던 『열하일기』 속에 감춰진 역사적 진실이 그가 남긴 유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직감하고 송민주와 함께 베이징 행을 결심한다.
정문탁과 송민주는 그곳에서 만주족의 중흥을 꿈꾸는 비밀 결사단 ‘흥만회’와 함께 청나라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건륭제가 남긴 ‘건륭유보’를 둘러싼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조선의 정조와 건륭제가 꿈꾸었던 감춰진 역사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주요 등장인물]

정조正祖, 1752~1800

조선 제22대 왕(재위 1776~1800). 영조의 손자로 11살 때 아버지 장헌세자가 뒤주 속에 갇혀 죽는 광경을 목도하는 고초를 겪는다. 1776년, 영조가 승하하자 25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다. 안으로는 규장각과 장용영을 설치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과거제도를 개편하여 능력 중심의 인재 등용을 실현하는 한편, 밖으로는 청나라와 서양의 문물을 과감하게 수용하여 문화와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등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표적인 개혁군주이다.
이 소설에서 정조는 조선과 청나라를 위시한 동아시아에 다가올 어두운 미래를 예측, 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기 위해 과감하게 청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연대를 통하여 새로운 동북아의 질서를 모색하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건륭제乾隆帝, 1711~1799
중국 청나라 제6대 황제(재위 1735∼1795). 태자밀건법(太子密建法)에 따라 1735년 즉위하였으며, 태상황제로 재위한 3년을 합하면 중국 역대 황제 중 재위기간이 가장 길다.
조부 때부터 이어져 온 재정적 축적을 계승하여 안정되고 문화적으로도 난숙한 ‘강희·건륭 시대’라는 최전성기를 이룩하였다. 민중을 계도하고, 붕당의 싸움과 황족의 결당을 금하는 등 내치에 전념하였으며, 10회에 걸친 무공을 세워 스스로 십전노인(十全老人)이라 불렀다.
소설에서는 동아시아 최대 강국인 청나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황제로 위세를 누리면서도 먼 훗날 한족이 득세하면서 소수민족인 만주족이 겪게 될 운명을 미리 예측, 신하의 나라인 조선의 왕 정조의 제안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혜안을 가진 군주로 등장한다.

정 진사(鄭進士)
축하연행 사절단 부사의 자제군관으로 참가했다. 다소 우유부단하지만 심지가 굳고 의리가 분명한 성격이다. 연행단 숙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하다가 후통(胡同)에서 이소정을 구해 주면서 청나라 권력층의 음모를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하게 된다. 소설 속에서는, 청 왕조와의 연대를 통해 중원의 옛 지배자인 한족 세력을 봉쇄해야지만 청 왕조와 조선의 앞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정조의 의지를 이해하고 그의 밀명을 받들어 연행단에 참가한다.

연암(燕巖)
축하연행 사절단 정사의 자제군관으로 참가했다. 호기심이 많고 변덕도 있지만 누구보다 인정이 많은 성격이다. 조선 최고의 문사답게 북경과 열하의 뒷골목을 다니면서 새로운 문물을 익히는 데 정신이 없다.

독곡(獨谷)
산해관에서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승(怪僧). 연행단과 정 진사가 겪는 어려움을 간파하여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와 준다. 세심하면서도 강단이 있는 성격으로, 파국의 중심에 서서 활로를 열어나간다.

이소정(李素貞)
정 진사가 북경 후통에서 만나 위험에서 구해 준 여자. 병자호란 때 끌려간 피로인의 후손으로, 자신의 지략과 경험을 이용해 정 진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 냉정하면서도 정에 약하지만 목표를 위해서는 방법을 가리지 않는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다.

이소연(李素姸)
이소정의 언니. 청나라 고관 자제에게 실연을 당해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살아간다.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녀린 외모로 남성의 보호 본능을 유발하는 인물이다.

화신(和픇)
만주족 출신 귀족. 건륭제의 눈에 들어 그의 수족이 되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차기 권력을 노리는 옹염과 충돌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강구하지만, 건륭제에 대해서는 한결같은 충절을 보인다. 건륭제가 죽은 뒤 가경제의 명령으로 자결한다. 소설에서는, 건륭제 이후의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한족 복벽 세력과 연대하여 미래를 보장하려는 자구책을 모색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옹염(?琰)
건륭제의 열다섯 번째 아들. 건륭제에 이어 황제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음모를 꾸민다. 화신에 의해 국가 재정이 파탄이 나고 있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아버지의 위세에 눌려 끌려만 간다. 나중에 청나라의 일곱 번째 황제 가경제(嘉慶帝)가 되어, 복수의 칼을 뽑아든다.

정문탁(鄭文卓)
지방 대학의 임시 전임으로 있다가 퇴직한 국문학자. 우연히 송지명 교수의 강연을 들은 것을 계기로, 그의 손녀 송민주의 부탁을 받고 함께 중국 베이징으로 가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모험을 하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송민주(宋民珠)
송지명 교수의 손녀. 미국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을 나온 첼리스트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후,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다. 세상 물정은 잘 모르지만 한 번 결심한 일은 반드시 실천하는 야무진 구석도 있다. 정문탁과 함께 베이징과 열하를 누비며 200년 전 과거의 비밀을 파헤친다.

송지명(宋知命)
서양사를 전공하고 퇴임한 교수. 동아시아 근세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그가 긴 시간 연구하여 찾아낸 성과와 비밀은 결국 손녀와 소장 학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고 만다.

조동찬(趙東燦)
서울 남부경찰서 강력계 형사. 깔끔하고 정확한 것을 신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을 미행하던 진묘화를 만나고 난 뒤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곤경에서 구해 주고자 애쓴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중국 베이징으로 가게 된다.

진묘화(陳妙華)
경기도 K대학교 무역학과에 유학 온 만주족 여학생. 조동찬을 미행하다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중국에서 저지른 일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낙천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자신에게 닥친 일들을 슬기롭게 풀어 나간다.

김매란(金梅蘭)
청화대학 대학원에서 중국 근대사를 전공하는 만주족 여학생. 아버지의 부탁으로 베이징에서 쫓기게 된 정문탁과 송민주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지만 결국 대의를 위해 아버지와 함께 희생당하고 만다.

출판사 리뷰

『소정묘 파일』의 작가가 2년여 만에 펴낸 또 한 편의 대작!

정조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진 동아시아 역사상 최대 비밀 프로젝트
200년간 『열하일기』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진실이 지금 막 벗겨진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조가 그렸던 또 하나의 세상, 그리고 쇠퇴해가는 청나라의 영원불사를 위해 건륭제가 숨겨놓은 네 개의 열쇠. 『열하일기』에 감춰진 청의 건륭제와 조선 정조의 놀라운 밀약. 200년 전 동아시아를 호령하던 두 개의 별이 꿈꾸었던 또 하나의 역사가 펼쳐진다!

『1780 열하』를 오늘의 독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이유;
228년 전 조공국 조선의 군주 정조의 고민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것들


먼저, 2008년 현재 동북아 정세를 일별해보자. 일본 정부는 극우파의 도발적 망언을 공공연히 방조하면서 제국주의 부활의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되풀이해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중국 역시 동북공정을 통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면서 중화패권주의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8월 8일 개막되는 베이징올림픽을 사실상 중화중심주의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셈속이다. 동북아 질서의 패러다임이 크게 요동치는 오늘의 상황에서,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맞서 한국은 어떤 판단을 하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나아가, 미국 중심의 전지구적자본주의와 EU의 유럽중심주의, 그리고 러시아와 산유국의 자원제국주의에 맞서 한국은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나. 2400매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장편역사소설 『1780 열하』는 228년 전, 날로 심화되는 청나라의 패권주의와 기술문명을 바탕으로 동점을 가시화하는 서양세력, 그리고 왜의 노골적인 침탈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종묘와 백성의 안위를 보전하기 위해 약소국 군주 정조가 선택했던 지혜와 결단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정조의 리더십과 지략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위난을 헤쳐나가는 해법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열하일기』속에 숨겨진 청나라 건륭제와 조선 정조의 밀약!
이 소설은 정치(政治)에 대한 공자와 소장묘학파 간의 충돌로 빚어진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과 ‘논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그 진실을 밝혀줄 공자의 수레를 몰며 비서 역할을 했던 번지(樊遲)라는 인물이 기록한 ‘제2의 논어’가 존재한다는 파격적인 소재의 역사추리소설 『소장묘 파일』을 발표하며 ‘대체(代替) 역사소설’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임종욱이 2년여 만에 펴낸 또 한 편의 대작이다.
역사소설은 지나간 역사적 사실에서 작품의 소재와 주제를 차용하는 소설을 이르는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역사는 해석의 대상이 된다. 문학 역시 역사를 해석하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많은 작가들이 문학적 형식을 취하면서 역사를 재해석한다. 이때 문학적 해석은 고정된 역사적 층위를 입체적으로 전복시키고 팽창시킨다. 많은 독자들이 역사소설에서 독서의 쾌감을 경험하는 것은 기록된 역사가 숨기고 있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에 대한 본질적인 호기심과 역사적 가정에 대한 무의식 속의 열망 때문일 것이다.
생각의나무가 야심차게 펴내는 『1780 열하』(전 2권)은,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고전번역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도 한 작가가 치밀한 자료수집과 방대한 관련 지식을 동원해 퍼즐을 맞추듯 매우 정밀하게 짜놓은 웰메이드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지적 정보는 물론, 풍부하고 장쾌한 서사, 역사적 실존 인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 군더더기 없는 의고적 문체, 위기와 절정과 반전 등 역사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알차게 들어 있다.
작가는 1776년에 즉위하여 문화와 과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조선의 대표적인 개혁군주 정조와 1735년에 즉위하여 무려 63년간 청나라의 최전성기를 경영하며 스스로 십전노인(十全老人)이라 칭한 건륭제가 향후 조선과 청나라에 닥쳐올 불운한 기운을 감지하고 두 나라의 영원불사를 위해 밀약을 맺는다는 가정 하에 1780년 동아시아의 역사를 재편했다.
당시 즉위 4년째를 맞이한 정조는 멀지 않은 미래에 조선이 국경을 접한 청나라는 물론, 가깝게는 왜, 멀게는 서양세력에 의해 국토가 유린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에 정조는 치밀한 계획하에 청나라 황제 건륭제에게 밖으로는 왜와 서양세력의 침탈을 방어하고, 안으로는 명나라의 재건을 꿈꾸는 한족을 견제하기 위한 두 나라간의 연대를 제안하고, 이에 건륭제는 훗날 한족이 득세하게 될 때 소수민족인 만주족이 겪게 될 참혹한 운명을 예측하여 신하의 나라인 조선의 왕 정조의 제안을 과감하게 수용한다.

1780년 여름의 북경, 그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정조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루어진 동아시아 역사상 최대의 비밀 프로젝트인 ‘조선과 청나라의 연대’는 저자의 문학적 상상력과 치밀한 자료 수집, 1780년 당시 조선의 축하사절단이 건륭제의 고희연을 축하하기 위해 열하(熱河)로 떠난 여정을 기록한 조선 최고의 문장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빚어낸 절묘한 ‘가상의 역사’다.
저자는 『열하일기』 속에 등장한 ‘정 진사’를 자신이 만든 가상의 역사의 중심에 놓고, 감출 수밖에 없었던 역사의 그림자를 짊어진 한 기구한 운명의 남자에 주목하게 한다. 『열하일기』 속에서 아둔하고, 오직 흥청망청 먹고 즐기는 일에만 몰두하는 인물로 그려진 정 진사는 『1780 열하』에서는 사건의 중심에 놓이는 중요인물로 변모한다. 『열하일기』 속에서 그려진 그의 부정적인 모습과 『1780 열하』를 통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정 진사의 당시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짐으로써 독자들에게 저자가 만든 이 가상의 역사 속에 점차 몰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소설의 큰 축을 『열하일기』 속에 나타난 여정에서 차용함으로써, 대체 역사소설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멋지게 극복해낸다.

두 개의 시선과 사건, 방대한 스케일과 숨막히는 반전의 연속
『1780 열하』는 『열하일기』의 배경이 되는 1780년과 200년 전 정조와 건륭제가 맺은 밀약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정문탁과 송민주가 활동하는 2008년 두 개의 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려던 송지명 교수가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송 교수의 손녀 송민주의 부탁과 우연한 이끌림에 의해 사건에 개입하는 정문탁의 2008년 시점과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린 조선 축하사절단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은밀히 사건을 조사하는 정 진사와 연암의 1780년 시점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200여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두 개의 사건은 독자로 하여금 각각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사건의 비밀이 풀리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소설의 말미에 정조가 건륭제에게 제안했던 동아시아 역사상 최대의 비밀 프로젝트인 조선과 청나라의 연대, 한족과 만주족의 대치 상황, 새로운 동북아의 질서를 모색하고자 했던 정조의 과감한 정책 등이 2008년 시점의 정문탁과 송민주 그리고 만주족의 중흥을 꿈꾸는 ‘흥만회’를 통해 밝혀짐으로써 200년을 넘나드는 두 개의 사건이 마무리되는 장면은 방대한 스케일과 밀도 있게 진행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진 잘 만들어진 장편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리뷰/한줄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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