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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림을 보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설레고, 움찔하고, 소름이 돋고, 갈증이 나고, 세포가 터질 것 같고, 녹아내릴 것 같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혓바닥이 꼬이고, 왈칵 눈물이 나온다. 그림에 대한 이 어마어마한 짝사랑을 끝낼 생각이 나는 없다. (중략) 그렇지만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그림과 살되, 그림에 대해 더 이상 쓰지 않는 것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훌륭하게 그림과 소통하는 세상이 온다면 말이다. 그 이상 더 깊은 기쁨은 없을 것 같다.
---「프롤로그」중에서 뭉크는 세상에 두 종류의 여자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성모 마리아와 살로메 같은 팜므파탈! 그의 이러한 여성상이 한 이미지에 투영된 작품이 바로 ‘마돈나(Madonna)’ 3부작이다. 뭉크를 배신한 고향 친구 다그니 유을을 모델로 한 이 작품은 그의 곁을 스쳐 간 어머니, 누이, 첫사랑, 다그니 등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은 여성에 대한 트라우마가 버무려져 있는 듯하다. 뭉크에게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이다. ---「애도의 달인」중에서 세잔이 정물을 그린 이유는 간단하다. 정물은 인간에 비해 문제를 훨씬 덜 일으키기 때문이다. 과일은 수백 번 한 자리에 앉혀도 군말이 없으니까. 그런 까닭에 그는 복숭아나 살구, 버찌, 멜론보다는 사과, 오렌지, 레몬같이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선호했다. 그런 과일이 훨씬 부패가 느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잔이 그림을 끊임없이 덧칠하는 동안 과일은 썩어버리기 일쑤였다. 마침내 그는 밀랍으로 만든 모형 과일로 대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먹고 싶지 않은 세잔의 사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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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가 아닌 예술가를 보라
들여다보고 뒤집어볼수록 흥미로운 그림 이야기 저자는 어떤 그림을 감상할 때 미술사적인 상식보다 화가의 심리와 그림의 메타포,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른바 동감과 공감의 조건이다. ‘알려진 예술가의 알려지지 않는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알고 싶은 이야기’, ‘명작에 숨겨진 진짜 소중한 이야기’로 구성된 《교양 그림》은 그림에 관한 직접적인 해설을 최소화하고 예술가의 삶과 그것이 그림에 미친 영향에 관해 더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짧은 글이지만 그림과 작가에 대한 심리, 인간관계, 존재방식 등이 알차게 드러난다. 유년기에 잠옷을 둘러쓴 채 자살한 어머니를 목격했던 르네 마그리트는 그림 속에 종종 베일을 씌운 인물을 그려 넣음으로써 잊을 수 없는 어머니를 새기려 한 게 아닐까? 지난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독히 딸을 훈련시켜 무용수로 키워냈던 노동계급의 처절한 생존기는 에드가 드가가 그린 엄마와 딸을 더욱 처연하게 만든다.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19세기의 여성 화가인 베르트 모리조의 그림은 아마추어적인 느낌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그 시대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의 그림을 통해 쉽지 않았을 여성 화가의 삶을 되새겨 보게 되는 것이다. 하루 한 점, 마음을 다스리는 그림 처방 삶의 소양이 되고 감동을 주는 그림 한 점의 힘 저자는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운영하며 오랫동안 강단과 다양한 매체의 지면 등을 통해 대중에게 그림 이야기를 들려주며 예술 테라피스트로 활동해왔다. 그는 그림 감상을 마음을 돌보기 위해 챙겨야 하는 생활습관으로 굳히라 말한다. 하루 한 점, 혹은 일주일에 한 점, 일정한 짬을 내어 의식적으로 그림을 들여다보라.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책의 제목처럼 교양을 쌓는 일이다. 교양이란 게 그리 거창하고 콧대 높은 말이 아니다. 경작하다(cultivate)는 단어에서 온 교양(culture)은 갈고 닦아야 하는 것,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문화적 소양을 이른다. 그림에 있어서 교양이란 자기 나름의 취향이 생긴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쪼록 많이 보고 폭넓게 읽고 깊이 감동 받아봐야 한다. 이 책이 당신의 미적 취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안내서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 미학적인 인간, 그것이 이 책이 꾸는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