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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발칵 뒤집는 발칙한 상상 - 백선희
코란 258장 몽테스키외, 『페르시아인의 편지』 술레이만이 록셀라나에게 쓴 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 몽테스키외, 『페르시아인의 편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알레프』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천일야화』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빅토르 위고, 『에르나니』 피에르 로티, 『환상에서 깨어난 여자들』 도밍고 파우스티노 사르미엔토, 『파쿤도』 장자, 「호접몽」 미셸 드 몽테뉴, 『수상록』 3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페드로 칼데론 데 라 바르카, 『인생은 꿈』 프랑수아 라블레, 『가르강튀아』 레오폴드 세다르 상고르, 『에티오피아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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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르헤스는 경기장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는 미어터지는 대강의실에 들어서면서 짧은 순간 검투사가 된 기분이었다. 그 짧은 순간 그는 정신을 차리고 더없이 맹렬한 욕망을 다스렸다. 그 난국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욕망이었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청중들에게 아즈텍 문명의 종말에 관해 더없이 간략한 강연을 시작했다. --- p.23
그녀가 미소를 띤 채 그를 미련한 허영심에 빠지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가 모르는 무언가를 그녀가 알고 있다는 건 알지 못했다. 쿠아우테모크는 죽지 않았고, 그가 고문한 용감한 남자는 쿠아우테모크가 아니었으며, 아즈텍의 마지막 황제를 그가 제거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보르헤스의 이 직감은 시시각각 커져갔다. 필사본 하나하나가, 단어 하나하나가 그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 p.31 16세기의 터키 역사가들이 신세계에 관심을 가졌었는지도 알고 싶어했다. 살짝 정신 나간 탐험가들이 그 옛날 인도 길을 편력한 뒤 다시 비단길로 떠나 이스탄불에 들렀다가 정체를 숨긴 어떤 인물들에 관한 소식을 가져온 건 없었는지 알고 싶어했다. 마르코 폴로처럼 어떤 잊힌 인물이 아즈텍 황제들의 온갖 비밀과 계략을 털어놓은 『서인도 견문록』을 쓴 적은 없는지 알고 싶어했다. --- p.56 연금술사처럼 문장의 재료를 해체했고, 구성 성분들을 시험관에 분리해놓고 다르게 조합했다. 그리고 작동 방식을, 문장들을, 말들을, 글자들을 뒤집었다. 어원들을, 의미들을 탐구했다. 터키어로, 그리고 에스파냐어로. 그렇게 그는 말의 배치표와 대조표를 만들고 과감히 생략하기도 했다. 만화경의 마법도 사용했다. --- p.79 역사가 언제나 반복된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 영원한 회귀를 정확히 해석해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낯선 무리가 테노치티틀란의 문 앞까지 와 있다는 소문이 떠돌자 목테수마는 아즈텍 달력이 예고한 케찰코아틀 신이 돌아온 것이라 믿었다. --- p.132 카이사르의 이야기와 아일랜드인 음모자의 이야기가 지닌 이 유사성은 라이언에게 시간의 비밀스런 형태를, 선들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그림을 가정하도록 이끈다. 역사가 역사를 복제했으리라는 것도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 역사가 문학을 복제한다는 건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 p.135 미학적인 감동을 기대했던 건 화가였지만, 울음이 몰려오는 걸 느끼고 전날 참았던 오열을 마구 쏟아낸 건 소년이었다. 자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소년은 말할 수가 없었다. 극도의 피로가 몰려와 모든 빗장을 하나씩 무너뜨린 것이다. 몇 달 동안 피로가 톱질을 하고 힘을 가해 그 빗장들을 마모시켰던 것이다. --- p.153 역사가 말해주지 않는 것이 있다. 바르바로사를 이스탄불로 불러들이는 임무를 맡은 밀사가 초래한 뜻밖의 혼돈이다. 이 세부 사실은 중대하지만 언급되지 않는다. 역사책들은 선별해서 말한다. 이 지역의 역사책들은 천사의 성별을 기억하는 편을 선호했다. --- p.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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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 제국의 멸망을 예견한 어느 날 밤
아무도 모르게 왕실의 마지막 후손이 사라진다 “저는 대양을 건넜습니다. 어마어마한 대양을 건넜습니다. 보아하니 동쪽에 위치한 다른 땅에서 온 사람들이 건너왔다는 대양입니다. 저는 그 길을 거꾸로 거슬러 왔습니다.” 21세기를 사는 두 인물, 보르헤스 교수와 하칸 교수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탐색을 이어가고, 다른 한편에선 16세기 이스탄불의 하렘에서 록셀라나가 술탄 술레이만의 마음을 정복하기 위해 미묘한 심리 싸움을 펼친다. 그리고 정복자 코르테스와 그의 애인 말린체, 아즈텍의 황제 목테수마와 쿠아우테모크가 등장하면서 점차 16세기 신대륙의 테노치티틀란에서 벌어진 일이 밝혀진다. 그 밖에도 콜럼버스, 카를 5세, 프랑수아 1세, 하이르 알 딘 바르바로사 등 다양한 역사 속 인물들도 불려 나와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운다. 비밀스럽고 해박하고 익살스럽고 시끌벅적한 이 이야기는 소설가 보르헤스를, 움베르토 에코를, 프랑수아 라블레를 연상시킨다. 그저 배를 타고 16세기 테노치티틀란으로, 이스탄불로 떠나는 흥미진진한 여행처럼 읽어도 좋을 유쾌한 이야기다. 보르헤스의 소설보다 더욱 미로 같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완벽한 성공작! -「리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경이로운 작품! -「피가로 마가진」 세련되고 매력적이면서 유쾌한 작품! -「아마존 프랑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