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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洪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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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애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내게는 80년대의 민주주의가 또 그렇다. 매 맞고 쓰러지고 또 숨죽여 도망다니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정의의 사람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민주주의를 위해 끊임없이 싸운 사람들이 있어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두려워도 싸워야 할 때 싸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이 어두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치열한 시다. 민주주의란 얘기를 하면 궁색해 보이기까지 하는 시절이다. 물론 새로운 가치들을 함께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그들의 삶과 시가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가 되었다고 해도 나는 그들의 편이었고 그들과 함께한 것이 여전히 자랑스럽다. --- pp. 98∼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