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_오늘도 난, 집밥으로 쓴다
Note 01. 기억밥상 추억식탁 Story 남보다 내 몸에 대한 예의를 차리다 Note 02. 카피그릇 애환밥상 Story 어느덧 사표를 낼 때가 오면… Note 03. 일맥상통 모녀밥상 Story 스트레스와 아이스 사이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Note 04. 세상그릇 밥상별곡 Story 세상 모든 맛집에 대한 생각 에필로그_불친절한 집밥요리사와 툴툴거리는 딸의 좀 오래된 이야기 |
|
초등학교 시절, 멸치와 깍두기만 있던 우리의 반찬통. 가끔 찾아오는 오징어채와 쥐포는 그나마 신선한 반찬이었다. 이렇듯 도시락 반찬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우리의 도시락과는 달리, 담임선생님의 도시락은 규모에서부터 남달랐다. 우선 우리는 기껏해야 밥통과 반찬통이 분리되는 것이었는데, 선생님의 도시락은 삼단, 거기에 시꺼먼 간장을 뒤집어쓴 연탄을 축소해 놓은 듯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무언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집에 돌아와 나는 엄마에게 소심하게 물었다.
“까매가지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던데, 그건 뭐야?” “연근일 걸” -보는 것이 먹는 것_연근조림, 연근전 하지만 지지 우거지상을 하고 집에 들어간 순간에도 우거지, 시래기나물이 있어 웃을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받는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더해진 밥이 있기에 우거지가 놓여 있어도 웃는다. 보기에는 우거지상이지만 맛의 깊이만은 우거지상이 아닌 우거지나물. 우거지를 질겅질겅 씹으며 하루를 돌아본다. 그리고 내일을 설계한다. 미래의 자유를 꿈꾸기도 한다. 다시 두 손을 불끈 쥐며 열심히 살아보리라 다짐한다. 독고다이라도 독하게 싸워주겠어. 누가 이기는지 어디 한번 제대로 해봅시다. 그렇게 다집한다. 바보처럼. -우거지를 어떻게 생각하나요?_열무우거지 나물 국수는 세상을 묶어 놓는 실타래다. 돌집에서는 장수의 염원을 담고 있다. 잔칫집의 잔치국수는 심심하고 은은한 맛으로 영원한 행복을 기원한다. 역전의 국수는 출출한 속을 보완하는 구원투수며, 뜨거운 칼국수는 비오는 어느 수요일 애인한테 받은 정열의 장미꽃보다 낭만적이다. 한여름에 먹는 콩국수는 등골을 따라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가보지 않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풍경이고, 매콤하게 비벼낸 김치 비빔국수는 헤어진 애인처럼 문득 생각나 조용히 살고 있는 잔잔한 마음을 뒤흔드는 끈질긴 놈이다. -당신의 인생도 국수처럼 술술_비빔국수 지금도 겉모습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모든 음식이 그렇다. 가짜로 만든 게 판을 치는 거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분기탱천하기에 우리는 지쳐버렸다. 고춧가루에 철가루가 섞여 있어서 자석을 넣어보면 자석이 까맣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 고운 고춧가루 색을 내기 위해 색소를 넣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 사람들. 가짜 참기름, 가짜 고춧가루에 국민 모두가 분개했던 적도 있었다. 최근의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옛날보다 더 정교한 방법을 이용해 먹지 못할 것들을 양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니 알 수가 없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것들을 뻔뻔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진짜 도토리만을 골라내라_도토리묵 무침 --- 본문 중에서 |
|
먹거리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 엄마의 집밥
멜라닌에 중국산 재료 등으로 시끄러운 요즘이다.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경고가 내려진 지는 이미 오래고, 안심하고 고른 식당 메뉴가 그날 저녁 뉴스에 등장하기도 한다. ‘먹을 게 없다’는 말은 이제 코믹하지 않은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점심시간마다 뻔하고 뻔한 식당을 고르는 일도, 이미 달달 외운 메뉴를 굳이 다시 쳐다보는 일도, 모든 직장인에게는 지루한 일상의 한 부분이나 마찬가지다. 고된 하루의 힘이 되고 기쁨이 되어야 할 한 끼 식사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우리는 그 시작은 물론 끝도 예상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살고 있다. 절대 외면하고 피할 수만은 없는 음식물 공포를 우리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오늘도 집밥』은 우리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집밥이 최고’라고 외치는 것은 아니다. 식당 밥보다 집밥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식당 밥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 반면 집밥에는 들어가지 않으니 안전하다, 이렇게 인터넷 찾으면 나오는 사실들을 단순히 나열한 책과는 다르다. 머리로 암기한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음을 누구나 한 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스스로 이해하고 느껴야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겨진다. 『오늘도 집밥』은 저자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집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집밥만이 살 길이다’라는 말은 이 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그것이 가슴 속에 꽉 차게 된다. 집밥의 중요성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책, 15년차 카피라이터의 작은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