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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옛 선비들의 사랑 이야기와 그 사랑이 탄생시킨 주옥같은 작품들
1부. 홀로 산창에 기대니 1. 이황과 두향 : 48세 대학자와 18세 기생이 함께 보낸 꿈같은 사랑 2. 이이와 유지 : 27세 연하의 어린 기생을 향한 선비의 순수한 사랑 3. 서경덕과 황진이 : 명기를 감복시킨 한 도학자의 담담한 사랑 4. 배전과 강담운 : 시로 끝없는 그리움을 달래야만 했던 애달픈 사랑 5. 임제와 한우 : 풍류남아와 멋진 기생이 펼친 화통한 사랑 2부. 밤비에 새잎 나거든 1. 최경창과 홍랑 : 죽어서도 함께 묻힌 천재시인과 기생의 절절한 사랑 2. 유희경과 이매창 : 주옥같은 시를 낳은 천민 출신 시인과 기생의 사랑 3. 허균과 이매창 : 조선의 이단아 허균이 평생을 사랑했던 고고한 시인 매창 4. 박신과 홍장 : 순찰사와 기생의 즐거운 경포호 사랑놀이 5. 강혼과 은대선 : 하룻밤 인연으로 평생을 그리워하는 먹먹한 사랑 6. 강혼과 진주 관기 : 수청 들러 가는 애인의 소매에 남긴 선비의 사랑 노래 3부. 나에게 살송곳 있으니 1. 정철과 진옥 : 해학으로 충만한 말년의 사랑 2. 정철과 강아 : 철부지 동기 강아, 의기 자미, 보살 소심 3. 심희수와 일타홍 : 기생으로 살았으나 사대부가에 묻힌 헌신적인 사랑 4. 박현수와 능소 :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사랑 이야기 4부. 그윽한 즐거움 다하기도 전에 1. 최치원과 쌍녀분 : 당나라 무덤 속 두 처녀와 나눈 기묘한 사랑 2. 신재효와 진채선 : 판소리 스승과 제자의 감질나는 사랑 3. 김응서와 계월향 : 임을 위해 목숨을 내준 사랑 4. 사마상여와 탁문군 : 가난한 선비와 부호 딸의 드라마 같은 사랑 │스페셜 페이지│ 선비와 기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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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집에서 애지중지하며 키우던 매화분 하나를 이황의 거처에 가져왔다. 이황이 단양 군수로 부임한 때가 마침 이른 봄이라 매화가 꽃을 피워 은은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고, 이황이 매화를 각별히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황은 받을 수 없다며 도로 가져가라고 사양했으나 두향이 매화분에 대한 사연과 매화의 성품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받아줄 것을 간청하자 그 순수한 마음을 차마 물리칠 수 없어 받아들였다. --- p.15「이이와 유지」중에서
임제가 나이 어린 기생의 부채에 써준 아래의 시도 멋지다. 이 기생은 평생토록 임제를 그리며 항상 그 부채를 품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한겨울에 부채를 준다고 괴이하게 여기지 마라(莫怪隆冬贈扇枝)너는 아직 어리니 어찌 그 뜻을 알랴마는(爾今年少豈能知)그리움으로 한밤에 가슴에서 불이 일어나면(相思半夜胸生火)한여름 염천의 무더위가 비길 바 아니니라(獨勝炎蒸六月時) --- p.85「임제와 한우」중에서 허균의 편지에는 매창을 향한 애정이 넘친다. 1609년 1월, 계랑(桂娘)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그대가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거문고를 타며 산자고를 읊었다는데, 왜 한가하고 은밀한 곳에서 하지 않고 윤부윤의 비석(尹碑) 앞에서 불러 남의 허물을 잡는 사람에게 들키고, 3척(尺)의 거사비(去思碑)를 시로 더럽히게 하였는가. 이것은 그대의 잘못인데, 비방이 내게로 돌아오니 억울하오. 요즘도 참선을 하시는가? 그리운 정이 간절하구려.” --- p.131「허균과 이매창」중에서 정철은 놀랐다. 진옥의 즉석 화답은 당대의 대문장가 정철을 탄복시키고도 남았다. 두 사람 모두 은유적인 표현이 기발하다. 번옥(燔玉)은 돌가루로 구어 만든 가짜 옥이다. 진옥(眞玉)은 진짜 옥이다. 기녀 진옥을 일러 가짜 옥이 아니라 진짜 옥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살송곳’은 ‘살(肉)송곳’으로 남자의 성기를 은유하고 있다. 그것으로 진옥을 뚫어보겠다고 한 것이다.진옥은 거기에 맞춰 바로 절묘하게 응대했다. ‘번옥’에 대해서 ‘섭철(?鐵)’, ‘진옥(眞玉)’에 대해서 ‘정철(正鐵)’, ‘살송곳’에 대해서 ‘골풀무’로 답함으로써 기지와 해학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 p.163「정철과 진옥」중에서 신재효가 59세 때인 1870년 7월(음력)에 지은 작품이다. 이 노래의 ‘스물네 번 바람 불어’라는 구절을 통해 진채선은 당시 24세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신재효는 「도리화가」를 통해 자신의 제자이면서 연인의 감정을 느꼈던 진채선에 대한 애틋하고 절절한 감정을 드러냈다.이 「도리화가」는 돌고 돌아 서울에 있는 진채선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스승을 사모하던 진채선은 그 곡조가 단박에 스승의 작품임을 알아보고, 서도소리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으로 자신의 마음을 대변했다. --- p.235「신재효와 진채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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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고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와 그 사랑이 탄생시킨 주옥같은 작품들
‘아! 기생이란 다만 뜬 사내들의 다정한 것이나 사랑하는 것인데, 누가 도의(道義)를 사모하는 기생이 있는 줄 알겠는가. 게다가 잠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고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도리어 감복하니 더욱 더 보기 어려운 일이로다.’ 율곡 이이가 자신과 각별한 정을 주고받았던 기생 유지(柳枝)에 대해 쓴 글(柳枝詞) 중 일부다. 이이는 황해도 관찰사로 부임한 후 해주에서 자신의 시중을 들게 된, 자신보다 나이가 27세 아래인 동기(童妓) 유지를 처음 만나 어여삐 여기게 된다. 관찰사 시절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되고, 첫 만남 후 9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이이가 남긴 이 글에서 ‘내생이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면, 죽어서는 신선이 사는 나라에서 너를 다시 만나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두 사람은 지극한 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했다. 유지와 나눈 율곡의 순수한 사랑은 당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를 것이 분명한, 유지에 대해 진솔한 감정을 드러낸 글도 남기게 했다. 조선 선비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야사 등을 취재해 정리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는 감동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사연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들의 절절한 사랑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탄생시켜 이 시대 우리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멋진 작품은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가슴을 단비처럼 흠뻑 적셔 줄 것이다. 40여명의 사랑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와 관련된 유적 등을 찾아 촬영한 관련 사진도 싣고 있다. 부록으로 선비와 기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