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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세상에서 가장 먼 만행
조현
한겨레출판 200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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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귀신도 나를 볼 수 없고, 부처도 나를 잡을 수 없다-대자유인
제선│인과응보는 정확하지만, 내가 없다면 도대체 누가 과보를 받겠느냐
춘성│나에게 불법을 묻는다면 씨불알놈이라고 하겠노라
혜수│선사라면 어찌해서 앉은 채 몸을 벗지 못하겠느냐
고봉│여인아, 내가 이제 안락삼매에 들 시간이구나
경허│내가 미친 것이냐, 세상이 미친 것이냐

우리 곁에 온 천진불-천진 도인
혜월│무소유의 도인은 천하를 활보하는데, 영악한 여우는 제 그림자에 묶여 절절 매는구나
금봉│‘지금 당장’ 너는 누구냐
우화│남의 눈치나 보며 산다면 천진불이 죽는다네
인곡│새가 어찌 무심 도인을 경계하랴
정영│술에도 깡패가 마시는 술이 있고, 중이 마시는 술이 있다
일우│몸에 붙은 때 같은 그 마음을 왜 붙들고 있느냐

진흙 속에 핀 연꽃 속인들-속에서 핀 깨달음
혼해│여인의 아픈 마음이 곧 내 마음이 아니냐
철우│천 길 낭떠러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라
일엽│매일 매일이 명절날이 아니더냐
경봉│여의주를 여기 두고 어디에서 찾았던가
백봉│우주가 한바탕 웃음이 아니냐

너희를 모두 지옥에서 내보낸 뒤에야 지옥문을 나서리라-자비 보살
수월│가난한 나무꾼도 중생에게 베풀 것이 한량없이 많구나
만해│나는 지옥에서 쾌락을 즐겼노라
만암│자신에겐 추상같되, 남에겐 훈풍이 되리라
보문│마취 없이 내 뼈를 도려내거라
석봉│이 세상에서 참는 자보다 강한 자는 없다

눈 쌓인 새벽길을 어지러이 걷지 마라-승가의 사표
한암│어찌 돌멩이를 쫓는 개가 되겠느냐
지월│나를 때린 네 손이 얼마나 아팠을 것이냐
벽초│봄날 들판의 쟁기질이 내 법문이다, 이랴 이랴 쭈쭈쭈쭈
법희│맑은 물로도 어찌 그 깨끗함에 견줄 수 있겠느냐
효봉│토끼 같은 새끼들조차 버렸는데, 어찌 이 몸뚱이를 아끼겠느냐
동산│이 문을 들어선 순간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아라

지혜의 보검으로 벼락을 베다-지혜의 선사
만공│사자굴에 다른 짐승은 없다
용성│해와 달은 중국의 것이냐, 조선의 것이냐
보월│스승도 내 칼을 비켜갈 수는 없다
전강│천지에 부처의 몸 아닌 곳이 없는데, 어디다 오줌을 누란 말이냐
금오│꾀 많은 여우보다 미련한 곰이 되리라
탄허│그대의 미래를 알고 싶은가, 그러면 그대의 오늘의 삶을 보라

책을 끝내고

저자 소개 1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및 논설위원이다. 때론 그 굴레조차 벗고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로 찾는 곳은 히말라야 설산이나 동굴, 외딴섬…. 벗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도 좋아한다. 은둔 수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한쪽으로 마을공동체 사람들과 교유하고 지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낸다. 세상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수도 터와 성지들을 다니고 최고의 영성가들을 만나 수행하면서 이를 선(禪)적인 글로 풀어내 ‘선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2002년엔 휴직한 뒤 1년간 인도 순례를 감행했고, 2016년에도 1년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거나 해외 공동체에서 보냈다.
한겨레신문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1999년부터 영성·치유·깨달음·공동체·대안적 삶에 대한 글을 주로 쓰면서 웰빙과 힐링, 공동체 바람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서로 처녀작인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개정)은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책의 날’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으로, 누리꾼들이 뽑은 ‘인문교양도서’ 1위에 선정되었다. 이어 세계 공동체 순례기인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를 기획해 펴냈으며, 인도 여행을 다녀와 《영혼의 순례자》(《인도 오지 기행》으로 개정)를 냈다. 숨은 선사들의 발자취를 발굴한 《은둔》이 ‘불교출판문화상’과 ‘올해의 불서상’을, 오지 암자 기행인 《하늘이 감춘 땅》은 ‘불교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기독교의 숨은 영성가를 발굴한 《울림》은 감신대·서울신학대·장신대·한신대 등 주요 신학대에서 ‘100대 인문교양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역사와 신화의 땅, 그리스를 다녀와서 펴낸 《그리스 인생 학교》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여름 휴가에 읽을 책’으로 선정했다.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선정한 ‘우리 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뽑히기도 했다.
2001년 EBS에서 ‘조현 스페셜’이란 제목으로 일주일간 특별 강연을 한 이래 YMCA영성분과위원회, 정신과의사모임, 종교발전포럼, 서울대학병원, 서울시민청, 전주전통문화연수원 등에서 강연을 했다. 영성가·수도자·인문학자 등과 함께 지친 마음을 쉬며 치유할 수 있는 수행·치유 웹진 휴심정(well.hani.co.kr) 운영자이자 함석헌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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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47쪽 | 54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312999

책 속으로

‘은둔의 선사’들은 전설이나 신화 속에서만 있을 법했다. 그토록 치열하고, 자유롭고, 자비로웠던 선사들이 이 시대에도, 그것도 소리 소문 없이 우리와 함께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구한말 이래 근현대사의 암흑시기에 그들은 진흙 속의 연꽃이었고, 어두운 밤의 달님이었고, 가뭄 끝의 단비였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빛을 비춰주고는 자신의 진면목은 감추어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분들에 대한 기록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무문관에서 수행 정진할 때 다른 선승들에겐 가족이나 절친한 도반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제선에겐 아무런 방문객이 없었다. 그는 진정한 무문관 수행자였다. 그래서 그가 6년간 홀로 지낸 방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방 주위를 감싸고도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맑은 기운만이 그의 철저한 수행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었다.
스스로 자취 없는 경계로 사라져버린 제선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문 없는 문에 드니, 주인 없는 주인이 천지에 하나 가득 아닌가. --- p.26

구름이 가듯, 옷을 벗은 혜수는 그렇게 허물을 벗어버렸다. 그가 방장이나 조실이었다면 달마나 육조 같은 조사들이나 하는 것으로 전해진 좌탈입망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세상이 요란할 일이었지만, 떠돌이의 법구는 조용히 불태워져 산에 뿌려졌다. 탑을 세워주는 이도 없었고, 상좌 하나 없으니 그를 기리는 제사도 없다. --- p.45

금봉은 말년에 법보사찰인 해인사의 조실로서 납자들을 지도했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에서 한 법문 중에 금봉이 자신을 깨웟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한 선승이 금봉에게 찾아와 “화두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금봉은 “어떻게 화두를 드느냐”고 물었다. 선승이 “본래의 나는 누구였던가”라고 화두를 든다고 하자 금봉은 큰 소리로 질책했다.
“‘지금 당장’ 그대는 누구인가?”
법정 자신도 이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다가 정신이 번쩍 들면서 참선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 pp.90~91

나주는 전라도에서 불교세가 더욱 미약해 그야말로 스님들이 앉아서 딱 굶어죽기 십상이었다.고암은 천진한 우화가 오자 “다른 선방에서 안거를 나고 올 테니 한 철만 절을 지켜달라”며 우화에게 절을 맡기고 떠나버렸다. 그렇게 다보사를 떠안은 우화는 그 뒤로 꼬박 30년 동안 절을 지키다 이곳에서 열반에 들었다. 그러면서 몇십 년이 지난 뒤에도 고암의 제자나 도반들이 오면 “스님이 금방 오신다고 했는데 왜 여태 안 오실까?”라며 “절을 잘 지키고 있으니 어서 오시라고 전해달라‘고 당부하곤 했다.

--- p.98

추천평

근현대 불교계 사정을 짐작하고 고승들의 탁월한 행적을 엿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듯하다. 절집 사정이 궁금한 이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절은 출가인들만 사는 성역(城役)이라 세속인들에게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그 안살림이 궁금했던 이들이 많았을 터인데 이 책을 읽노라면 그 궁금증이 다소나마 풀릴 것이다. 댓돌에 신발이 노여 있고 바람과 해그림자만 넘나들어 항상 적막해 보이던 절집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그 내막을 상당히 누설해놓았기 때문이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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