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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 아이들과 있을 때면 난 침략당하는 기분이 들어요. 더 이상 내가 아닌 것 같고, 자유롭지가 않아요. 난 예의 바르게 보이도록 미소를 지어야 해요. 시끄러운 잡담을 참아야 해요. 난 말해야 하고, 생각하는 걸 표현해야 해요. 미소까지 지으면서요. 그럴 때면 내가 꼭 가면을 쓴 것 같아요.
나는 방해받지 않고 사물을 관찰하는 게 좋아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좋아요. 난 침묵이 좋아요. 평화가 좋아요. 어른들과 있으면 어른들은 나한테 말을 많이 걸지 않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어서 편해요. 난 혼자인 아이예요. 그러니까 고독을 즐기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 pp.12-13 그래서 내 생일이 다가오자, 엄마는 생일 파티를 열어야겠다고 했어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돌릴 초대장을 직접 만들며 극성을 떨었어요. 우리 반은 남자애 일곱 명, 여자애 열한 명이에요. 나까지 합해 모두 열아홉 명이나 되는 애들이 쪼끄만 우리 집에 모인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엄마! 난 우리 반 애들이랑 파티하고 싶지 않아요.” “두고 봐. 너도 아주아주 좋아할 거야!” 아주아주 좋아할 거라고요? 난 이런 초대장을 돌리는 것 자체가 아주 맘에 안 들어요. 하지만 엄마를 속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교실에서 초대장을 받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날 외계인을 보듯이 쳐다봤어요! “너 봤니? 마리가 생일 파티를 한대!” “그러게 말이야. 평소에 우리랑 말 한 마디도 안 하는 애가 우리를 초대한대!” “진짜 이상해.” “그래, 이상해!” “참 웃기는 애야!” “맞아…….” “맞아…….” --- pp.1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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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때론 혼자 있고 싶다고요!
고독은 어린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때로 어린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한시도 부모가 눈을 떼면 안 되는 시기를 지나면 아이들도 자신만의 영역이 필요한 존재로 자라나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마다 개성이 달라서 혼자인 것을 즐기는 아이도 있는 반면 혼자 있는 걸 못 견뎌하는 아이도 있다. 이 책은 혼자 있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탈인 마리의 이야기이다. 혼자가 더 즐거운 마리 마리는 혼자 있는 걸 정말 좋아하는 꼬마다. 장난감이 가득한 방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텔레비전도 혼자 보는 걸 좋아한다. 혼자 책을 보며 산책하고 상상하는 게 마리는 무척 좋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고, 예의 바르게 보이도록 미소까지 지어야 하는데 마리는 그게 너무나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 방해하지 않고 사물을 관찰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더 좋다. 하지만 마리의 엄마, 아빠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마리가 비정상이 아닌지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또래 친구도 없고 늘 혼자 있으려 하는 마리가 걱정이 된 엄마는 마리에게 좋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사회화’시키기 위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엄마의 마리 ‘사회화’ 작전 엄마의 첫 번째 작전은 마리의 생일 파티다. 성대한 생일 파티에 마리와 같은 반 아이들을 몽땅 초대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친하지도 않은데 자신들을 초대했다며 뒤에서 수군대고 마리는 속상하기만 하다. 그 다음은 피겨 스케이팅. 운동을 시켜 활달한 성격으로 만들어 보려는 것은 엄마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용이 없자 이번에는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미술 학원을 보낸다. 그림 그리기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지만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것은 미술 학원도 마찬가지다. 갖가지 방법에도 마리를 바꿀 수 없게 되자 결국 부모님은 자신들의 생각을 바꾼다. 소란스러운 걸 싫어하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마리에게 꼭 맞는 좋은 친구는 바로 고양이다. 부모님과 함께 동물보호소에 간 마리는 여러 애완동물 중에서 자신을 꼭 닮은 겁 많고 조용한 아기 고양이 미네트를 친구로 택한다. 그리고 미네트를 통해 고양이를 기르는 또래의 친구도 사귈 수 있게 된다. 개성을 존중해 주기 마리의 이야기는 아이들도 저마다의 개성이 있으며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부모님들이 자녀의 개성을 이해해 주지 않고 무리한 것, 맞지 않는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비정상이고 잘못된 것인 양 몰아붙이고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개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행복해지는 비결이자, 한 인간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일 수 있다. 이야기 속의 마리는 마침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면을 인정받고 자기에게 꼭 맞는 좋은 친구를 찾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