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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자고새 개가 꿈을 꾼 게지 가위눌림 좀 뭐한 이야기지만 요강 토끼 곡괭이 엽총 땅두더지 목장 풀 술잔 빵 조각 트럼펫 머리털 목욕 오노린 냄비 아전보살 아가트 프로그램 장님 정월이라 초하루 가는 길 오는 길 철필대 붉은 뺨 이(?) 사냥 브루투스처럼 편지 모음 헛간 고양이 양(羊) 대부(代父) 샘터 살구 마틸드 금고(金庫) 올챙이 돌변(突變) 사냥에서 파리 처음 잡은 도요새 낚시 은전(銀錢) 자기 의견 나뭇잎의 폭풍 항거(抗拒) 마지막 말 홍당무 사진첩 해설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
Pierre-Jules Renard Jules Renard
홍당무: 빠빠, 난 정말 오래오래 망설이고 있었어. 그렇지만 이젠 끝장을 내야겠어. 털어놓고 말하면… 난 이젠 엄말 사랑하지 않아.
르피크 씨 응, 그건 또 무엇 때문에, 언제부터? 홍당무: 무엇이고 어쩌고 간에 하나에서 백까지 모두 엄마를 안 때부터. 르피크 씨 나 원 참! 그건 참 불행한 일이구나. 엄마가 널 어쨌단 말이냐? 어디 이야기라도 해 보렴. 홍당무: 이야기를 시작하면 길어져. 그런데 빠빠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 p.223 |
르피크 씨네 막내아들은 그저 ‘홍당무’라고만 불린다. 붉은색 머리카락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이라고는 받지 못한 소년이다. 집안에서 그나마 홍당무를 귀여워해 주는 것은 아버지다. 하지만 사업에 바빠 집을 자주 비운다. 위로 형과 누나가 있지만 어둔 밤에 나가 닭장 문을 잠그는 것도, 아버지가 잡아온 자고새의 목을 비틀어 숨통을 끊어 놓는 것도 모두 홍당무 일이다.
어머니가 괜한 트집을 잡아 구박하고 쥐어박기 일쑤지만 홍당무는 그런대로 요령 있게 처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요구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자 참았던 설움이 폭발한다. “버터 한 근만 사다 주렴.” 어머니의 명령에 홍당무는 난생처음 “싫어”를 외친다. 홍당무의 항거에 어머니는 결국 두 팔을 들고 물러선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 쥘 르나르의 자전적 소설이다.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간결하고 유머러스하게 묘사하며 ‘아동 학대’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소설의 흥행에 힘입어 희곡으로 각색, 공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