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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도대체 왜 피우나 - 프로이트의 사례를 통해 본 담배의 정신분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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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1. 프로이트, 타자, 그리고 시가 2. 프로이트 기념관에서 담배를 물고 3. 프로이트의 타자, 플리스 4. 가르델의 담배 5. 프로이트의 그늘 6. 단막극 <담배연기 냄새> 7. 프로이트의 금욕 8. 폴 아저씨의 담배 이야기 9. 눈을 감아주세요, 프로이트 씨 10. 폴 아저씨는 물러서지 않는다 11. 프로이트, 타자와의 작별 12. “담배 한 대 피우고 가지!” 13. 프로이트의 ‘작업의 자양’ 14. 아바나 시가, 가장 더럽고 가장 고귀한 15. 프로이트의 ‘반가운 종양’ 16. 또 하나의 단막극 <불장난하면 안 돼> 17. 프로이트, 고통의 섬 18. 흡연이냐 금연이냐 19. 프로이트, 프로메테우스의 불꽃 20. 천사의 시가렛 21. 프로이트, 승리하는 입 22. 프로이트에게 담배를! 에필로그 옮기고 나서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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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구든, 어떤 말을 쓰든, 어느 문화권에 속해 있든 간에 우리 모두는 자기 안에 무의식의 차원을 갖는다는 것이 그 하나고, 동양이든 서양이든 세계 어디서나 공히 담배라는 대상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쾌락―물론, 우리로서는 기꺼이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위험’과 함께―이 다른 하나다. 언어행위, 성, 그리고 죽음이라는 본질적인 차원들과 관련하여 인간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 대해 프로이트가 이루어놓은 그 발견은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어떤 한 남자가 일생 동안 걸어간 여정을 따라갔다. 그 사람이 다름아닌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라고 해서 그가 우리와는 사뭇 다른 무슨 특별한 존재인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역시 자신의 정열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자기 실존의 몇몇 국면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도 했다. 언제나 그의 손을 떠나지 않았던 그 시가들로부터 그가 길어낸, 그리고 극단으로까지 추구했던 그 쾌락은 그러므로 결코 우리 모두와 무관하지 않다. 바로 그것에 대해 내가 이 책에서 해놓은 분석이, 그 위험성을 모르지 않는 우리를 담배의 쾌락으로 이끌고 가는 어떤 무의식적 결정요인들에 대해, 프로이트의 경우를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리라 기대해보는 것이다. 담배라는, 세계를 둘로 갈라놓기까지 하는 이 대상이 갖는 신비를 그 일부분이나마 밝혀보려고, 가벼운 문학적 산책과 진지한 이론적 분석을 오가면서 나름으로는 애쓴 이 책에서, 한국의 흡연자 독자들이―비흡연자도 환영이다―작은 즐거움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지은이로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 지은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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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보호막 혹은 나르시스적 고리 같은 역할을 하는 이 흡연이라는 자기애적 행위는 흡연자의 총체성에 가해지는 위협에 대하여 그를 보호해 준다. 그러나 상대방의 얼굴에 내뿜는 담배 연기는 얼마나 양면적인가!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고 또 상황에 따라 사랑의 메시지일 수도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잘 드러내 보여준 바, 인간 감정의 본질인 서로 모순된 정서들을 동시에 표현해주는 이렇듯 뚜렷한 이미지를 가진 사물이 또 어디 있겠는가? 키스와도 유사한 담뱃불 붙이기에서 시작하여 배변과 비슷한 재떨이에 비벼 끄는 행위에 이르는, 한 대의 담배를 피우는 그 단순한 행위는 단 몇 분 만에 구강에서 항문으로의 이행을 구현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p. 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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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에 대한 부연설명
이 책의 원제는 프랑스어로 ‘파 드 퓌메 상 프로이트’(Pas de fumee sans Freud), 즉 ‘프로이트 없이 담배연기도 없다’다. 사실 이것은 ‘파 드 퓌메 상 푀’(Pas de fumee sans feu), ‘불 없이는 연기도 없다’는, 우리말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을 패러디(feu만 Freud로 바꿔치기하면 된다.)한 것이다. 책에는 이와 같은 음성적 패러디가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지은이는 몇 개의 장에 붙인 제사(題詞)에서 담배이름 카멜을 ‘그녀가 왔다’, 위켄드는 ‘용두사미’, 카포랄을 ‘오럴 대장’, 필립 모리스를 ‘흥, 젠장, 죽어버려’로 바꾸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말장난은 아닌 것이, 21장의 장 제목이 아예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뜻을 푼 ‘승리하는 입’인 것도 마찬가지지만, 지은이는 여기서 ‘무의식 속에 억압되고 전치된 상징물(주로 언어)로부터 숨어 있는 무의식을 캐내는 정신분석의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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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나라 안팎에서 명실상부한 ‘공공의 적’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1,300만 명이 담배를 피우고, 담배판매인만 17만 명에 이른다. 성인 남자의 흡연율은 68%로 세계 최상위 담배소비국 중 하나에, 30대 흡연률은 75%를 넘으니 4명중 3명은 흡연자다. 한국인에게 담배는 무엇인가. 거기에는 어떤 공통의 무의식이 깔려 있는 것인가.
그리고 사형수에게 최후에 순간에 주는 배려는 담배다. 비극적인 운명으로 최후의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되는 기막힌 역전, 담배에는 ‘불꽃을 피우는 순간 재가 되는, 그 쾌락과 위험이라는 이중성’이 있다. 담배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와 본능에 파고들어 있다. 쾌락은 동시에 고통을 수반한다는 이 이율배반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