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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마흔살 고백
공선옥
생활성서사 200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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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chapter 01 그것은 인생
길을 걸으며
어떤 고백
엄마의 눈물
하느님이 함께 계셨던 것을
아이들아, 울지 마
사랑한다 말 하지 마세요
창문 여는 세상
나는 유치해지고 싶다
여정
무심한 사랑
삼식이 이야기
내 인생의 선장

chapter 02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것들
인연
아, 당신이셨군요!
내 부모가 그러셨듯
정월 대보름
서설
이사
첫 인연
치자꽃 향기 나는 새벽
가을 편지
어떻게 살 것인가
언제 다시 오려나, 별 헤는 밤은
불편함이 준 선물
엄마의 눈물은 힘이 세다

chapter 03 잊히지 않는 하루
여수, 내 마음을 품다
눈 오는 밤
밥 모심
살면서 잊히지 않는 어느 하루 가운데 하루
심야 택시
잘 사세요, 새댁!
병실에서
내 유일한 숨 고르기 법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
서울 터미널의 모녀
마흔의 어느 아침
고정관념 벗어나기
예수님 상상하기

저자 소개 1

孔善玉

1963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2년 여성신문학상,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수여, 2004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만해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 공선옥.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 내는 소설가이다. "근대에 태어났지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다"고
1963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2년 여성신문학상,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수여, 2004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만해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 공선옥.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 내는 소설가이다.

"근대에 태어났지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다"고 전하는 작가의 음성은 유년시절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고, 세 자매가 생존을 위해 뛰어야 했던 상황에서 둘째 딸의 책무를 지닌 채 "같은 연배 또래들이라고 해서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참외 파는 소녀이기도 했으며, 입학만 한 상태에서 무학점 학생으로 남아야 했고, 빚에 쫓겨 다니는 아버지,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병간호가 작가 공선옥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었다.

공장을 떠돌며 위장 취업자가 아닌, 대학생 출신 생계 취업자였으며, 나중에는 고속버스, 관광버스, 직행버스를 전전하며 안내양을 하던 어느 날 “나의 궁핍한 시절이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작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소설가 공선옥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목마른 계절」 「우리 생애의 꽃」 등 개성있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가진 자에게는 눈물의 슬픔을, 없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기쁨을 안겨 주는 작가이다.

화려한 정원에서 보호받고 주목받는 꽃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람 부는 길가에서 피었다 지는 작은 꽃들에게 눈길을 보내온 작가는 작품 속에서 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2002년 『멋진 한세상』이후 5년만에 내놓은 소설집 『명랑한 밤길』역시 그녀의 작품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소설집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버둥거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독자 커뮤니티 문학동네에 일일연재되어, 화제를 모았으며, 가장 아픈 시대를 가장 예쁘게 살아내야 했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스무 살 시기의, ‘사람들이 많이 죽어간 한 도시’에서의 쓸쓸함과 달콤함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란』에서는 가족의 빈자리를 견디며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일궈낼 수 있는 삶의 행복한 순간을 유려하고 따뜻하게 그려냈으며, 『꽃 같은 시절』은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사람들, 철저하게 이 사회의 '약자'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꽃 같은 싸움을 담고 있다.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나는 죽지 않겠다』, 장편소설 『유랑가족』,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란』, 『꽃 같은 시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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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53*224*20mm
ISBN13
9788984812529

책 속으로

다른 이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겠다 맹세하는데 나는 부끄럼을 잘 견디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또 부끄럽다. 그래도 어디선가, 어느 길모퉁이 찻집 같은 데서 내 부끄러움에 기꺼이 손 내밀어 주는 이가 있다면, 내 인생에 따스한 차 한 잔 사 주는 이가 있다면 굳이 사양하진 않으리라. 혹시 아는가, 당신과 나의 부끄러움이 만나 붉은 꽃 한 송이 피워 낼지도. 부끄러워서 아무도 몰래 피어나 아무도 몰래 지는 꽃일지라도. 그런 바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 마흔 살의 고백들을 세상에 내어 놓는다. --- 「책을 열며」중에서

나는 내가 불행하다고 느꼈던 적은 돈이 없을 때가 아니라, 세상이 차갑다고 느꼈던 때였다. 행복하다고 느꼈던 적은 내게 돈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나를 따뜻하게 대해 주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였다.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인데도 나를 불러다가 따순 밥 차려 주는 이들을 만났을 때였다. 그리하여 행 불행을 가르는 잣대는 돈이 아니라 결국 마음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는 저 유구한 결론을 나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울음을 우는 어린아이를 앞에 두고 아이의 행 불행을 논하기 전에 그냥 얼른 아이를 안아줘 버리면 아이는 행복해지는 것이다. 적어도 울음을 울었던 어린 한 시절에 누군가 자신을 따뜻이 안아 주었다는 기억 하나만 가져도 아이는 덜 불행할 것이다. --- p.31

나는 하느님과 예수님 앞에서 어린아이가 되고 싶었다. 아니, 저절로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 되곤 했다. 어린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믿는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할 줄 모른다. 바로 그 마음, 세상의 모든 것을 믿는 마음,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할 줄 모르는 그런 어린아이의 마음,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관계를 나는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 거의 습관처럼 되어 버린 이 세상에서 일단은 무조건 믿고 보는 어린아이와 같은 깨끗한 마음을 나는 갖고 싶은 것이다. 바로 그 마음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마음이 되고 나아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자세가 되고, 또 되어야 하지 않을까. --- pp.44~45

우리 둘 다 좀 ‘촌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다른 집 모녀들처럼 알콩달콩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와 나 사이엔 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뭐가 있잖니. 그것은 무엇일까. 나는 너희에게 이따금, 끈끈한 동지애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못난 어미 만난 죄로 어미와 함께 고난의 세월을 함께해 준 나의 동지들. 특히 맏이인 아람이 너는 더 그렇다.
내 고난의 세월과 고스란히 겹쳐지는 너의 21년. 나는 너에게 많이 미안하고 그리고 많이 고맙다. 사실 나는 너를 믿고 너를 의지하여 오늘까지 살아온 성싶다. 너는 나를 최초로 엄마로 만들어 준 아이다. 나는 너를 낳았지만 너는 나를 엄마로 만들어 주었다. 네가 나로 하여금 엄마가 되는 것의 고통과 기쁨을 처음으로 가르쳐 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고마운 것이다. 언제나 내게 엄마 된 사람의 좌표를 가르쳐 주는 너, 너는 내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나의 선장이다. --- p.64

생각해 보면 인생은 40대가 하나의 분수령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또 누군가는 인생은 끝없이 답사해 가야 하는 미개척지라거나, 인생에 나이는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60대에도 2,30대 젊은이처럼 활력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광받고 칭찬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된 세상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 그냥, 나이에 맞게 살고 싶다. 그렇다고 만날 골골거리며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포근하게 살고 싶다. 빚지지 않고 사는 상황이 된다면, 최소한의 생활을 꾸려 갈 수 있는 돈만 허락된다면 더 이상 돈돈돈 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노인이 되어서도 돈 벌 궁리를 하며 사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 pp.114~115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말을 했더니, 차를 버리고 나서 뿌듯해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다. 차뿐만이 아니다. 뭐라도 하나가 생기면 내가 어찌 또 저것을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야 하나, 싶어지다가도 어떤 물건이든 하나라도 내 곁을 떠나게 되면 그렇게 마음이 가벼워질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러니 평생 재물 모으기는 틀린 것 같기도 하지만, 그리고 없는 것투성이 삶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나는 바로 그 불편함이 오히려 편안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삶이란 것이 하나가 생기면 뭔가 하나는 잃게 되어 있는 것이 정한 이치가 아닐까. 내게 차가 있을 때는 몸이 편안하기는 했지만 운전을 할 때마다 얼마나 긴장하고 또 차를 유지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을 들여야 했던가. 그러니 결과적으로 나는 몸이 편안한 대신 마음이 불편한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몸이 좀 불편하면 마음이 편안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 p.123

내가 나를 예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이기 시작했다. 신문을 보면서도,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그곳에 연일 나오는 나쁜 소식을 보고 들으면서도 예전과는 다르게 분노보다는 연민이 솟구쳤다. 내가 나를 예뻐하기 전에는, 그러니까, 내가 나를, 내 삶을, 내 역사를 미워하던 때는, 타인의 작은 잘못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의 아침에 거울 앞에 앉아 작은 주문을 외운다. 내가 나를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그 사랑 넘쳐 나 아닌 이도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마음속으로 기구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환해지고 얼굴에 예쁜 미소가 감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 딸은 거울을 보며 여드름을 짜내고 있다. 엄마 얼굴엔 여드름이 없는데 제 얼굴엔 여드름이 있는 걸 보니 자기는 아마 주워 온 딸인지도 모르겠다는 푸념도 한다. 그래서 나는 그랬다.
“그 여드름도 예뻐해 주면 안 되겠니? 세상 모든 것은 예뻐하면 예뻐지고 미워하면 미워진단다. 원래가 예쁘고 원래가 미운 건 하나도 없는 거란다!”

--- pp.19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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