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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아사다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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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ro Asada ,あさだ じろう,淺田 次郞

그윽한 감동의 소설 『철도원』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소설가 아사다 지로는 일본과 우리 나라에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철도원을 통해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아사다 지로 소설의 특징은 아주 재미있다는 것인데, 이는 소설이 이야기이고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원형적인 측면에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 특별할 것이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재미있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한번 손에 잡고 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아사다 지로의 소설에는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1960년대 프랑스의 누보 로망 이후 소설가들이 자신이 재미
그윽한 감동의 소설 『철도원』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진 소설가 아사다 지로는 일본과 우리 나라에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던 영화 철도원을 통해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아사다 지로 소설의 특징은 아주 재미있다는 것인데, 이는 소설이 이야기이고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원형적인 측면에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생각할 때 특별할 것이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재미있다'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한번 손에 잡고 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아사다 지로의 소설에는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1960년대 프랑스의 누보 로망 이후 소설가들이 자신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거리의 이야기꾼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거부해 왔다. 오히려 소설가들은 '글쓰기가 무엇인가', '소설의 운명은 무엇인가' 와 같은 심각한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많은 형식적 실험들이 이루어졌고 기존의 서사 구조를 파괴하는 기술 양식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가 서구의 근대라는 특수한 시대와 가지는 관련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성해졌다. 이러한 흐름을 우리나라에서도 90년대 이후 많은 소설가들이 소설의 본질을 묻는 질문을 가지고 소설을 써오고 있다. 그것은 자기 의식에 대한 비서사적 묘사 등의 형태이거나 사소설 또는 다른 장르와의 결합 등의 형식적 실험의 모습을 가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소설은 더이상 서사 문학이기를 멈추었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들은 이러한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대 이후 일본 소설의 주된 경향이 사소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사다 지로의 소설들은 사소설적 양식에서도 벗어나 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손자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처럼 소설을 쓴다. 첫 소설이 자신의 야쿠자 시절 경험을 담은 소설이었던 것처럼 아사다 지로는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밑천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 젊은 시절의 야쿠자 경험은 그의 소설 주위를 언제나 맴돌고 있다.

그는 도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9살에 가정이 몰락 한 후 야쿠자 생활을 하였다. 이후 자위대 입대, 패션 부티끄 운영, 다단계 판매 등 다채로운 직업에 종사하였다. '몰락한 명문가의 아이가 소설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글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1991년 36세의 늦은 나이에 야쿠자 시절의 체험을 그린 『빼앗기고 참는가( とられてたまるか!)』로 데뷔하고, 1995년 『지하철』로 요시가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 1997년 『철도원』으로 나오키 상, 2000년 『칼에 지다』로 시바타 렌자부로 상, 2007년 『오하라메시마세』로 시바 료타로 상, 2008년 『중원의 무지개』로 요시가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철도원』, 『천국까지 100마일』, 『창궁의 묘성』(상,중,하), 『프리즌 호텔』, 『지하철』, 『낯선 아내에게』, 『활동사진의 여자』, 『장미 도둑』, 『파리로 가다』, 『칼에 지다』, 『오 마이 갓』, 『월하의 연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슈샨 보이』,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중원의 무지개』(전4권), 『가스미초 이야기』 『온기, 마음이 머무는』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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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황해도에서 출생, 1958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였다. 일본 문학 작품 및 일본 문화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유려한 우리말로 옮겼다. 주요 역서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이마이 마사아키의 『카이젠』, 오에 겐자부로의 『사육』, 키쿠치 히데유키의 『요마록』,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카와 이에야스』 등이 있으며 저서로 동아일보사 출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과 리더십』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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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9쪽 | 549g | 153*224*30mm
ISBN13
9788979199086

책 속으로

장작림.
너, 가난한 유민의 아들아.
두려워할 것 없다. 너의 생애는 커다란 자미궁의 별자리가 지켜주고 있다. 호랑이처럼 들판을 달리면, 만나는 자는 모두 너를 두려워하고 섬기며 복종할 것이다.
장작림.
너, 만주의 왕자가 되리. 너, 동북의 패왕이 되리.
보아라, 장작림. 내가 가리키는 손끝을 보아라. 어느 틈에 짙게 드리운 구름이 갈라지고 빛나는 창궁에 일곱 색깔의 무지개가 떠오르지 않는가.
하늘이 너의 내일을 축복하고 있는 것이다.
달려라, 장작림.
아득한 중원의 무지개를 향하여. --- 서장 중에서

“만약 방아쇠를 당겼다면 너는 나와 한경이를 모두 죽인 자객이 되었을 거야. 그리고 이 신민부에서 살아서는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식을 죽인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이 옳다. 너는 좋은 부하야.”
장작림은 일어섰다.
“좋은 부하지만 좋은 사나이라고는 생각지 않아. 나는 정의한이 싫으니까. 하지만 죽고 싶을 때 죽여주는 것은 좋은 부하야.” --- 1권 중에서

“나는 이 손으로 아내를 죽이고 말았어!”
수방이 다시 한 번 천장을 쳐다보고 울부짖자 두 사람의 마적이 ‘아앗’ 하고 묘한 소리를 질렀다.
“찬찬을 죽였어. 아내의 머리를 박살냈어!”
아앗 하고 사나이들이 다시 외쳤다.
되풀이되는 묘한 소리를 들으면서 요시나가는 겨우 깨달았다. 수방이 토해낸 속사정이란 독을 사나이들이 큰 소리로 문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마적들의 이 원시적인 의식에 요시나가는 감동을 받았다. --- 1권 중에서


“내가 네 아빠다.”
하면서 마점산은 소년에게 손을 내민다. 그 얼굴에는 표독하던 평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만 당혹해하고 있을 뿐이다.
“살인자.”
“아니, 나는 아빠야.”
하고 응수하면서 함께 운다.
드디어 마점산은 권총을 뽑아 소년의 이마를 겨눈다.
“원한을 버리지 못하는 자는 죽는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진다. 마점산이 한 말은 공갈이 아니다. 자기 아들이 총남파의 말에 거역했던 것이다. 마적들은 모두 “그러지 마라, 그러지 마라.” 하고 말한다.
한 방의 굉음에 사람들은 모두 얼굴을 돌린다. 그러나 이 소리는 마점산의 권총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 총은 내 발밑에 떨어져 있다. 장작림은 말 위에서 모젤을 겨누고 있다.
“아내를 죽이는 것과 자기 자식을 죽이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억만 명의 타인을 죽일지언정 자식은 하나라도 죽여서는 안 된다.”
장작림의 얼굴은 분노로 새파랗게 되어 있다. 그는 다시 소년을 꾸짖는다.
“네 어머니, 너를 키워준 사람을 죽인 것은 아버지가 아니다. 내가 명하고 내가 죽였다. 네 원수는 아버지가 아니라 이 장작림이다.”
소년은 입술을 떨면서 말 위를 쳐다본다.
“살인자.”
“그래, 그것으로 됐다.”
장작림은 말 위에서 환하게 웃는다. --- 2권 중에서

“마적의 두목을 사단장으로 삼다니 원세개는 대관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러나 지금까지 원세개가 취한 행동을 분석해보면 깊이 생각한 끝에 나온 결론인 것 같지는 않아.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지만 그것이 잘 맞아떨어졌어. 생각이 깊은 것이 아니라 야성의 직관이 원세개의 재능이라 할 수 있을 거야.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 따라서 그의 술책을 억측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세.”
그 원세개가 장작림에게 2만의 대군을 맡기다니 도무지 그 속셈을 알 수 없고 또한 그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술책을 짜낸 것은 서세창 총독일지도 몰라. 아니,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거야. 그 아저씨는 청렴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여간 내기가 아닐세. 말하자면 사대부 출신 관료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지.”
“장작림은 어떻게 할 생각일까요?”
왕영강은 팔짱을 끼고 머리 위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군자 같은 풍격이 풍기는 얼굴에 붉은 등의 불빛이 물들었다.
이 사나이는 절대로 점쟁이나 낭인으로 끝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나눌수록 그 넓은 식견의 깊이가 전해져 온다. 기회가 오면 즉시 큰일을 할 태공망이 될지도 모른다.
“아마 장작림은 받아들일 것일세.”
“아니, 역시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령을 받아들이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단 규모의 용병은 일종의 과학입니다.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못됩니다.” --- 2권 중에서

춘아는 겨우 그 말만을 했다. 용옥을 상실한 왕조는 오랜 동안에 걸쳐 쇠약해지다가 드디어 궤멸될 순간에 태후는 인간의 힘으로 떠받치려고 했던 것이다. 신에게는 짧고 인간에게는 긴 50년이라는 순간을.
“그렇더라도 네가 내 명령을 어긴 것만은 사실이다. 벌을 내려야겠어.”
“네, 알겠사옵니?.”
춘아는 벌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태후는 손을 뒤로 돌려 춘아의 손을 잡았다. 따스한 고목과도 같은 감촉이 춘아를 울렸다.
“벌을 내리겠어. 너는 죽어서는 안 돼. 아무리 괴롭고 슬퍼도 참고 살아남아야 한다.”
이보다 더한 엄벌도 없을 것이라고 춘아는 생각했다. 항의하는 목소리의 소년으로 되돌아왔다.
“그것만은 싫사옵니다.”
“싫어도 내가 허락하지 않겠어. 너는 우리를 위해 순사殉死할 이유가 없어.”
“아니옵니다. 싫사옵니다. 저는 노불야를 너무 좋아하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니라고 해도 저는 너무 좋아하옵니다.”
“버릇없는 소리를 하면 못써.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태후는 돌아앉아 춘아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살아 있는 부처의 얼굴을 춘아는 아주 가까이에서 우러렀다. 그것은 비록 병들고 초췌해져 있었으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기품 있는 인간의 얼굴이었다.
“나는 네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사실은 4억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정을 모두 알고 싶었으나 그것은 무리한 일이기 때문에 네 신상 이야기를 들었던 거야. 알겠느냐, 춘아? 너는 4억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야 한다. 너는 고생을 했어. 많은 고생을 했어. 굶어 죽는 편이 좋았겠다고 했을 만큼. 사나이의 그것을 팔아야 했을 정도로 고생을 했어. 이제부터는 그 고생에 보답을 받아야 하는 거야.”
춘아는 태후에게 손을 잡힌 채 울먹이는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 2권 중에서

총남파는 잠시 그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혜포가 들고 있는 권총을 빼앗아 총구의 냄새를 맡았다.
“용서해주십시오. 우리는 의형제입니다.”
진일두의 간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를 나눈 형제라면 용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형제는 용서할 수 없어.”
총남파는 마치 돌이라도 내던지듯 간단히 혜포의 귀 뒤에 탄환을 쏘았다.
진일두는 장화에 매달렸다.
“나도 죽여주세요. 이 사람과는 늘 함께 있었어요. 죽을 때도 같이 죽자고 맹세했어요.”
어째서 이 사나이는 감정이라고는 전혀 나타내지 않는 것일까. 현관의 불빛에 비춰진 얼굴은 흡사 지금까지 계속 거기 놓여 있던 조각과도 같았다.
혜포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알고 있었다. 겁을 먹고 의형제를 버린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마적의 법도라 해도 진일두는 항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죽이십니까? 이 사람은 3년 동안이나 대장님의 신변을 돌봤어요. 나보다도 더 열심히. 대장님이 일어나 있을 때는 누우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마루에 번지고 있는 의형제의 피를 진일두는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백호 장은 그 피 위에 담배를 던졌다. 그 타는 냄새가 진일두를 울렸다.
“구두를 수선하고 밥을 짓는 것이 마적이 하는 일이란 말이냐? 나는 오늘 처음으로 임무를 맡겼어. 너는 잘 해냈지만 이 녀석은 그렇지 못했어. 그것뿐이야.” --- 3권 중에서

“춘아….”
장군은 혀를 말듯이 하고 발음하는 하북 사투리로 그를 불러 세웠다. 이 사람은 지난 30년 동안 가슴속에서 계속 그 이름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소평은 생각했다. 그 정도로 수염투성이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녹슬지 않고 있었다.
대총관은 귀신을 만나기라도 한 듯이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허공에 시선을 보내면서 망포 속에서 꺼낸 색안경을 썼다.
“잘 알고 계시는군요. 궁중에서는 모두 저를 그렇게 부르면서 매우 귀여워해 주었지요.”
“예전에 너를 그렇게 부른 것은 궁중 사람들만이 아니야.”
“그런가요? 저는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태후폐하가 그런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주신 것으로만 알고 있었지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불러주셨기 때문에. 저는 다른 태감들처럼 환관의 이름을 갖고 있지 않아요. 덕택에 40이 된 이 나이에도 아직까지 춘아입니다.”
장군은 몇 번이나 기침을 하고 오후의 햇살이 스며드는 창으로 눈을 돌렸다.
“네 마음에 원한은 없느냐?”
“제 가슴속의 원한은 돌아가신 태후폐하가 모두 씻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에게 원한을 품은 만큼 남으로부터도 원한을 받고 있을 테니까요.”
“그게 무슨 뜻이냐?”
“남에게 버림받은 원한은 남을 버리는 것으로 지워버렸습니다.” --- 4권 중에서

“그 천명이란 것에 거역하면 나는 어떻게 되지?”
-그야 빤한 일이지. 오체가 산산이 부서질 거야.
“최고로군. 흔적도 없이 부서지는 것이 좋아. 이 세상에 장작림이란 자가 살았다는 증거가 하나도 남지 않을 정도로.”
-어째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텐데.
“그야 자포자기한 가난뱅이이기 때문이지.”
-돈도 권세도 손에 넣었을 텐데?
“글쎄.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
-욕심이 지나치군.
“무슨 말을 해도 좋아.”
노파는 사나이의 가슴에서 뛰는 피 끓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욕심을 느낄 수 없다. 모든 남자의 피에 흐르는 짐승의 욕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나무들 사이를 누비며 흐르는 맑은 시냇물과도 같은 소리가 들린다.
-너는 몇 명이나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야 만족하겠어? 10만, 아니면 백만?
“아, 10만이라도 백만이라도 죽이겠어. 백년 뒤 10억의 백성이 배불리 먹다가 천수를 다할 수만 있다면.”
-너는 신이냐, 악마냐?
“몇 번이나 말하도록 하는군. 나는 신도 악마도 귀신도 아니야.”

--- 4권 중에서

출판사 리뷰

『중원의 무지개』는 …

2008년도 '제4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

“나는 『창궁의 묘성』과 『중원의 무지개』를 쓰기 위해 작가가 되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두 작품이야말로 아사다 지로의 최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2008년도 ‘제42회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작품은 아사다 지로의 중국 근대사를 다룬 대하소설이다. 영화 「철도원」과 「러브레터」의 원작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사다 지로는 인간의 내면 심리를 잘 표현한 아름다운 단편과 장편들도 잘 쓰지만, 품격 있고 유장한 대하소설도 펴냈다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에 펴낸 아사다 지로淺田次郞의 최신작 대하역사소설 『중원의 무지개』(전4권)는 10년 전에 발표한 『창궁의 묘성』(전 4권)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중원의 무지개』는 복잡기괴한 중국 근대사의 기록!

『창궁의 묘성』으로부터 약 10년, 장작림張作霖이 최대 군벌로 성장하기까지를 화려한 활극과 함께 그린 모험소설이다. 장작림 밑에서 싸우는 춘뢰春雷와 서태후의 심복 환관인 춘아春兒, 적의 편에 서버린 형제를 둘러싼 인간 드라마이자 청조 멸망 뒤의 온갖 모략에 가득 찬 패권 경쟁을 그린 정치 스릴러까지 숨 막히는 전개가 장장 4권의 책을 관통하고 있다.
이 책은 천명天命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용옥龍玉’의 쟁탈전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복잡기괴한 중국 근대사를 쉽게 그려낸 작가의 수완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악역으로 평가되어 온 장작림을 민중의 지지를 얻은 마적단 두목으로 설정하는 한편, 신해혁명을 성공시킨 손문孫文을 용렬한 인물로 그리는 등 기존의 역사적 평가와는 180도 다른 묘사도 관심을 끈다.

대강의 줄거리

천명을 받은 자만이 소유하게 된다는 황제의 상징, 용옥을 찾아서


중국 청나라 왕조 말기, 혼란한 정세를 틈타 동삼성東三省(만주 지방)에서 유랑민의 아들로 마적이 되어 활약하던 장작림이 어느 날 점쟁이 노파로부터 “너는 만주의 왕자가 된다.”는 예언을 들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예언에 힘을 얻은 장작림은, 천명을 받은 자만이 소유하게 된다는 황제의 상징인 용옥을 찾아 청나라 시조 누르하치의 능을 찾아가 천신만고 끝에 이것을 손에 넣는다.
이때 동행한 자가 이춘뢰였다. 그는 말을 잘 타고 권총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장작림이 인력시장에서 고가로 사들인 장사였다. 이춘뢰는 어렸을 때, 극빈한 생활을 견디지 못해 가족을 버리고 집을 뛰어나온 과거를 가진 인물로 청나라의 실권자 서태후가 총애하는 환관인 이춘운의 친형이었다.
장작림과 이춘뢰는 그 뒤 중앙정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동삼성 일대에서 마적들을 규합하여 차차 두각을 나타낸 뒤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해나간다.
이 무렵 동삼성 총독은 서세창徐世昌이었다. 그는 청나라 군부를 장악하고 있던 군기대신 원세개袁世凱의 절친한 친구로 생각이 깊고 박식한 인물이다. 이에 반해 즉흥적이고 야망에 불타는 행동파인 원세개와 서로 보완관계를 이루면서 정권의 핵심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서세창은 만주에서 발호하고 있는 장작림의 위협을 보고하기 위해 북경으로 간다. 그는 서태후를 배알하여 만주의 실정을 보고한다. 또한 원세개와 더불어 노쇠한 서태후가 죽은 뒤 누가 황제가 될 것인지 깊이 상의한다.

왕조의 멸망 속에 뒤엉킨 영웅들의 한판 승부

어느 날 원세개는 앞서 무술변법 때 자신이 배신했던 광서황제가 유폐되어 있는 영대瀛台(잉타이)로 찾아간다. 완전히 정신이 혼미해진 것으로 알고 있던 황제는 맑은 정신으로, 원세개에게 용옥을 손에 넣어 약체화된 왕조를 멸망시키고 나라를 구하라고 명한다.
그 무렵 만주에는 한 사람의 일본군 장교가 등장한다. 장작림의 동향을 보고하라는 사명을 띠고 온 육군소위 요시나가 마사루. 그러나 그는 차차 마적들의 매력에 강하게 이끌려 그들과 행동을 같이하게 된다.
요시나가의 어머니 치사는 도쿄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하숙을 경영하고 있으나 하숙 외에도 돌보고 있는 가족이 있었다. 즉 무술정변이 실패한 뒤 일본으로 망명한 정치계의 거물인 양문수와 그의 아내 영령인데, 그녀는 바로 이춘뢰와 이춘운의 여동생이었다. 양문수는 일본에 망명하여 와세다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쇠약해가고 있는 서태후는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도달한 결론은 자기 손으로 이 왕조를 멸망시키자는 것이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더 이상 청나라 왕조는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 하루빨리 새로운 세력이 일어나지 않는 한 수천 년을 이어온 중화의 나라는 지구상에서 자치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런 결론에 이른다. 이에 서태후는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유폐시키지 않을 수 없었던 광서황제와 텔레그램을 이용하여 연락을 취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 거의 동시에 죽음을 택한다.
죽기 직전에 서태후가 다음 황제로 지명한 것은 불과 세 살인 부의였다. 부의가 황제가 되자 원세개는 일단 베이징에서 추방되지만, 황족들은 군대를 통솔하지 못하고 결국 그를 다시 불러들인다. 원세개는 천명이 자기에게 있다고 공언하면서 총리대신에 취임하지만, 이것도 잠깐 동안에 지나지 않았다. 신해혁명이 일어나 손문 등이 남경에서 중화민국을 건국했던 것이다. 이에 원세개는 혁명파와 손을 잡고 부의에게 퇴위를 강요한다. 결국 부의는 중화민국의 우대 조건을 받아들여 퇴위를 결정함으로써 청나라 왕조는 종말을 고한다.
이로부터 정세는 급변에 급변을 거듭한다. 혁명파는 손문을 임시 대총통으로 추대했으나 손문은 군사력이 없었으므로 원세개와 타협하여 그를 임시 대총통으로 추대한다. 그러자 원세개는 수도를 남경에서 다시 북경으로 옮기고, 정식으로 대총통이 되어 혁명파를 탄압하여 독재체제를 확립한다.
원세개의 야망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의 굴욕적인 21개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황제 추대 운동을 후원케 하여 드디어 1916년 1월에 황제가 된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맹렬한 원세개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구미 열강의 압력을 받아 얼마 되지 않아 원세개는 사임하고 울분 끝에 생을 마감한다.

‘동북의 왕’ 장작림은 과연 ‘중원의 무지개’를 잡을 것인가?

이처럼 중앙 정계가 혼란에 빠져 동삼성에 대한 통제가 약화되는 기회를 틈타 만주에서는 장작림이 더욱 힘을 강화시켜 나간다. 그 배경에는 만주의 고관이었던 왕영강이 있었다. 그는 무력만 있을 뿐 행정과 조직에 어두웠던 장작림의 브레인이 되어 이 마적의 집단을 명실상부한 정치세력으로 육성시켜, 민중의 존경을 받는 장작림을 ‘동북의 왕’으로 군림케 한다. 이렇게 되자 중앙정부에서 파견되어 오랫동안 총독으로 있던 조이손趙爾巽이 스스로 그 자리를 물러남으로써 만주는 사실상 장작림의 ‘국가’가 된다.
여기서 장작림은 중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천명의 상징인 욕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중원을 장악하여 천자가 되겠다는 꿈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다. 그의 막료 대부분은 이에 반대했으나, 막강한 그의 권위에 등을 돌릴 자는 없었다. 드디어 그는 1백 만의 대군을 거느리고 만리장성을 넘기 위한 대장정의 길에 오르는데…….

“모르는 것이 있거든 만주의 바람에게 물어보도록 해!” -장작림

주요 등장인물

▶ 마적 관련
· 장작림(백호 장) ┃ 마적의 총두목으로 만주의 실권을 장악한 총남파. 뒤에 중화민국으로부터 육군 제2사단장(중장)에 임명되나 귀속할 뜻은 없다. 그의 병력은 1백만 명.
· 이춘뢰(뇌가) ┃ 오당가. 인력시장에서 장작림에게 팔려와 그의 선봉장이 된 장사. 극빈한 집안에서 태어나 집을 뛰쳐나왔다. 동생은 자금성 대총관 태감 이춘운.
?· 마점산(수방 · 수가) ┃ 이춘뢰와 함께 선봉장 역할을 하는 마적. 가난 때문에 지주와 관계를 맺은 아내를 용서하지 못하고 버린 것을 후회한다. 뒤에 역시 비적이 되어버린 아내를 비극적으로 사살하게 된다.
· 장경혜(호대인, 서오) ┃ 이당가. 팔각대에서 두부 장사를 하는 마적의 남파. 마적으로 서는 장작림의 선배이지만 그 밑에서 부두목으로 있다.
· 장작상(백묘) ┃ 삼당가.
· 탕옥린(천리마) ┃ 사당가.
· 요시나가 마사루 ┃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일본군 장교. 어학력을 인정받아 만주에 건너가 봉천에 부임. 장작림과 절친하다.
· 왕영강(민원)┃ 만주의 유능한 고급 관료였으나 조급한 성격 탓으로 실직하고, 뒤에 장작림을 만나 그의 브레인이 된 지식인.
· 은화 ┃ 도박으로 몸을 망친 남편과 자식들을 살해한 아픈 과거를 가진 여자. 남편이 죽고나서 마적들의 잔심부름을 하다가 이춘뢰의 아내가 된다.
· 장학량(한경) ┃ 장작림의 장남. 장작림은 천명이 자기에게 있다고 믿어 천명의 징표인 용옥을 그에게 준다.
· 두찬의(찬찬) ┃ 마점산의 아내.
· 정훈풍 ┃ 마점산과 두찬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 진일두(전발) ┃ 북양육군에 종군하여 만주에 온 소년. 북경에서는 이발사였으나 장작림에게 매료되어 마적 견습생이 된다.

▶ 왕실 관련
· 서태후(자희, 노불야) ┃ 청나라 제9대 함풍황제의 측실. 반세기 가까이 정치의 실권을 잡고 있는 여걸.
· 이춘운(춘아) ┃ 빈농의 아들로 환관이 되어 서태후의 총애를 받은 대총관 태감. 이춘뢰의 동생.
· 광서황제(재첨, 만세야)┃ 서태후의 조카. 불우하게 일생을 보낸 제11대 황제.
· 순친왕 재풍 ┃ 선통황제의 아버지. 어린 황제의 섭정왕.
· 선통황제 부의 ┃ 청나라 제12대 황제. 서태후의 지명으로 3세에 즉위했으나 1912년에 퇴위한다. 청나라 최후의 황제.
· 장수안(미세몽 장) ┃ 서태후의 숨겨진 손녀. 변장을 하고 밀정으로 활약한다. 토머스 버튼과는 연인 사이.
· 부준 ┃ 한때는 황태자였으나 문란한 생활 때문에 궁전에서 추방된 황족. 베이징 시내에서 부랑자의 두목이 되어 원세개의 생명을 노린다.
· 진국공(재택) ┃ 서양문화를 동경하는 황족. 광서황제와는 재종형제 사이.
· 난금 ┃ 이춘운의 의형제인 환관. 뒤에 이춘운의 부탁으로 자기가 모시던 광서황제에게 독을 올린다.

▶ 군인 및 관료
· 원세개(위정) ┃ 과거에는 실패했으나 권모술수에 능해 출세한다. 북양육군의 군사력을 배경으로 청나라 대신을 거쳐 총리대신이 되어 혁명파와 함께 선통황제를 몰아내고 중화민국 임시 대총통이 되었다가 곧 실각한다.
· 서세창(국인) ┃ 생각이 깊고 박식한 행정가로 원세개의 정권 장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양문수(사료) ┃ 과거시험에 장원으로 급제한 수재로 광서황제의 심복이었으나 무술변법으로 쫓기는 몸이 되어 일본으로 망명한다. 일본에서의 성은 야나가와. 춘뢰, 춘운과 동향.
· 송교인(어부, 득존) ┃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혁명파로서 두각을 나타낸다. 원세개의 정적인 동시에 손문과도 노선을 달리한다.
· 조이손(공양) ┃ 63세에 성경장군이 된 이후 청나라, 중화민국에서 동삼성의 장관을 지낸 걸출한 인물. 장작림의 대두로 봉천을 떠난다.
· 원금개(결산) ┃ 동삼성의 자의국 부의장으로 조이손을 보좌하고 있다.

▶ 기타 인물
· 오카 게이노스케 ┃ 일본 신문 만조보의 기자. 오랜 동안 북경 특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토머스 버튼 ┃ 뉴욕 타임스의 민완기자. 오카 게이노스케와 친하다.
· 에드먼드 트리로니 백하우스┃ 뛰어난 어학실력으로 북경대학 객원교수가 된 영국인.
· 요시나가 치사 ┃ 요시나가 마사루의 어머니. 도쿄에서 청나라 유학생을 상대로 하숙을 하면서 양문수의 가족을 돕는다.
· 영령(야나가와 린) ┃ 이춘뢰와 이춘운의 여동생. 어렸을 때 양문수의 도움으로 상경. 무술변법 때 양문수와 함께 일본에 건너가 그의 아내가 된다.
· 백태태 ┃ 양가둔의 예언자. 타타르족의 여자 점술사.
· 평중청(소평) ┃ 이춘운이 신뢰하는 어린 환관.

▶ 청조淸朝 개국 관련
· 누르하치 ┃ 17세기 초 여진족의 여러 부족을 통일하여 청나라의 시초를 닦은 태조.
· 다이샨 ┃ 17세기 초 여진족을 통일한 누르하치의 차남. 청나라 건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다.
· 헤칸(홍타이지)┃ 누르하치의 여덟째아들. 청나라 왕조의 기초를 닦는다.
· 쑤르하치┃ 누르하치의 동생
· 추옌┃ 누르하치의 맏아들. 아버지의 미움을 받고 죽는다.
· 이자성┃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킨 농민반란의 지도자. 명나라 최후의 황제인 숭정황제를 자살에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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