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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
미래인 200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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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고대·중세의 만남들
001 키루스 대왕, 스파르타 사절단을 무시하다
002 알렉산드로스를 만난 디오게네스, 대왕을 두려워하지 않다
003 알렉산드로스 대왕, ‘인도의 벌거벗은 철학자들’을 만나다
004 아소카 대왕, 니그로다 스님을 만난 후 평화주의자가 되다
005 갈리아의 베르킨게토릭스, 카이사르에게 항복하다
006 막시무스 황제, 기독교의 이단자 프리스킬리안을 죽이다
007 교황 레오 1세, 훈족의 아틸라 왕을 설득하다
008 성인 콜룸바, 픽트족의 왕 브리디우스에게 설교하다
009 맥베스, 교황을 만나러 순례의 길을 가다
010 참회왕 에드워드, 정복왕 윌리엄을 만나다
011 사자왕 리처드, 살라딘의 형제를 만나다
012 단테, 베아트리체를 만나다

2부 16~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만남들
013 영국의 헨리 8세, 프랑스의 프란시스 1세와 씨름하다
014 마르틴 루터와 프리드리히 3세, 보름스 회의에서 만나다
015 츠빙글리와 루터, 성만찬에 대해서 토론하다
016 칼뱅,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하기 직전의 세르베투스와 토론하다
017 연금술사 존 디, 존 필포트를 신문하다
018 엘리자베스 1세, 여해적 그레이스 오말리를 만나다
019 제임스 1세, 테러범 가이 포크스를 심문하다
020 포카혼타스, 제임스 1세를 별 볼일 없게 생각하다
021 조지 폭스, 올리버 크롬웰을 울리다
022 왕관을 훔친 블러드, 런던탑에서 찰스 2세를 만나다
023 아우랑제브 황제, 시크교 현자 테그 바하두르를 처형하다

3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만남들
024 보니 프린스 찰리, 컬로든 전투 후 로바트 경을 만나다
025 플로라 맥도널드, 보니 프린스 찰리의 탈출을 돕다
026 음악의 거장 바흐, 프리드리히 대제를 위해 곡을 쓰다
027 카사노바, 왕의 연인 마담 퐁파두르를 만나다
028 전기 작가 보스웰, 볼테르를 침대에서 끌어내다
029 에라스무스 다윈, 꽃으로 루소를 유혹하다
030 존슨과 보스웰, 플로라 맥도널드를 찾아가다
031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매혹되다
032 조셉 프리스틀리와 라부아지에, 산소에 대해서 토론하다
033 소년 로베스피에르, 루이 16세를 향해 환영사를 하다
034 존슨 박사, 존 윌크스와 저녁을 먹다
035 패트릭 퍼거슨, 자신의 신제품 소총으로 조지 워싱턴을 죽이려다 말다
036 사디즘의 원조 마르키 드 사드, 미라보 백작을 욕하다
037 벤저민 프랭클린, 다쉬코바 공작부인을 만나다
038 월터 스콧, 시인 로버트 번스의 눈에 반하다
039 노예제 폐지론자 올라우다 에퀴아노, 샬롯 왕비에게 탄원서를 내다
040 모호크족 추장 브랜트, 조지 워싱턴을 만나다
041 샬롯 코르데, 욕실에서 마라를 암살하다
042 나폴레옹, 토머스 페인에게 영국을 침공할 방법을 묻다

4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만남들
043 웰링턴 공작, 넬슨 제독의 이중성을 보다
044 흑인 권투선수 몰리노, ‘검은 다이아몬드’ 톰 크립과 싸우다
045 베토벤, 괴테를 질책하다
046 해리엇 윌슨, 바이런 경에게 작업을 걸다
047 제인 오스틴, 리전트 왕자의 사서를 찾아가다
048 벤저민 헤이든, ‘불멸의 만찬’을 열다
049 산마르틴, 볼리바르에게 라틴 아메리카 지도자 자리를 양보하다
050 슈베르트, 죽음이 임박한 베토벤을 찾아가다
051 몬테피오리와 압둘메시드,‘다마스쿠스 사태’를 논하다
052 에드거 앨런 포, 디킨스에게 작품집 출판을 부탁하다
053 변호사 존 랭, 커튼 사이로 락슈미바이 공주와 대면하다
054 의사 제임스 배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을 야단치다
055 로버트 브라우닝, 영매 대니얼 던글러스 홈을 무시하다
056 흑인 간호사 메리 시콜, 나이팅게일에게 잠자리를 얻다
057 무용수 롤라 몬테스, 헨리 시캠프를 채찍으로 때리려 하다
058 탐험가 리처드 버튼과 목사 브리검 영, 아내들에 대해 농담하다
059 배우 존 윌크스 부스, 에이브러햄 링컨과 만나기를 거부하다
060 혁명가 가리발디, 시인 테니슨을 위해 나무를 심다
061 바그너, 비스마르크에게 자금을 얻지 못하다
062 로버트 잉거솔, 『벤허』 작가 류 월리스에게 영감을 주다
063 류 월리스, 빌리 더 키드에게 사면을 약속하다
064 오스카 와일드, 월트 휘트먼에게 키스를 받다
065 아파치 추장 제로니모, 마일스 장군에게 항복하다
066 빅토리아 여왕, 인디언 주술사 ‘검은 고라니’를 만나다
067 넬리 블라이, 쥘 베른의 마음을 사로잡다
068 조셉 콘래드와 로저 케이스먼트, 같은 방을 쓰다

5부 1차 세계대전에서 2차 세계대전까지의 만남들
069 영국의 처칠, 미국의 처칠과 친구가 되다
070 마크 트웨인, 러시아 혁명을 위해 고리키를 돕다
071 작곡가 아놀드 백스, 독립?동가 패트릭 피어스를 감동시키다
072 청년 프린시프, 페르디난드 대공을 저격!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다
073 혁명가 판초 비야, 에밀리아노 사파타와 사진을 찍다
074 파니 카플란, 레닌을 저격하다
075 레닌, 버트런드 러셀을 실망시키다
076 W. E. 존스,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면접하다
077 작가 시드니 시프, 당대 문화의 거장들을 한자리에 모으다
078 토머스 하디, 에드워드 공을 즐겁게 해주다
079 아인슈타인, 프로이트를 찾아가다
080 간디와 찰리 채플린, 런던의 빈민가에서 만나다
081 주세페 장가라,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쏘다
082 아돌프 히틀러,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에게 손을 흔들다
083 윈저 공 에드워드, 히틀러를 만나 나치식 인사를 하다
084 살바도르 달리, 프로이트의 초상화를 그리다
085 아벨 미어로폴, 빌리 홀리데이에게 '이상한 열매'를 불러주다
086 프랑코와 히틀러, 서로 상의하다
087 SF 작가 론 허버드, 알레이스터 크롤리와 만나다

6부 1946년 이후 현대의 만남들
088 비트겐슈타인, 칼 포퍼 면전에 부지깽이를 휘두르다
089 조지 폼비의 아내 베릴, 대니얼 말란 남아공 수상을 면박하다
090 메리 매카시, 릴리언 헬먼을 맹비난하다
091 작가 에릭 뉴비와 탐험가 윌프레드 세시저, 아프간에서 조우하다
092 루이 브뉘엘, 알렉 기네스에게 주연을 맡아달라고 하다
093 피델 카스트로, 헤밍웨이 낚시대회에서 우승하다
094 무용가 조세핀 베이커, 마틴 루터 킹 편에 서다
095 빌 클린턴,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하다
096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와 즉흥 연주를 하다
097 알렉 기네스, ‘M’과 점심을 먹다
098 재키 케네디,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만나다
099 쿠르트 발트하임, BBC 기자 존 심슨을 강타하다
100 이슬람 지도자 사미 알 아리안, 조지 부시에게 지지를 약속하다

저자 소개 2

에드윈 무어

관심작가 알림신청
 

Edwin Moore

영국 출판계에서 잔뼈가 굵은, 내로라하는 글쟁이인 에드윈 무어는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작가로 유명하다. 20년 가까이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은퇴,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타임」 등 여러 매체에 고정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인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는 「선데이 헤럴드」 등의 언론 매체로부터 “역사라는 묵직한 주제를 위트로 승화시킨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와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출판저널 주간, 문화일보 문화부장, 세계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신문사에서 일하며 TV 번역자로도 활동, 「원더우먼」「두 얼굴의 사나이」「야망의 계절」「코스비 가족 만세」 등의 연속극, 「남과 북」「홀로코스트」「가시나무새」 등의 미니시리즈, 그리고 주말 외화를 몇 편 번역했다. 서강대 대학원 방송아카데미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자유기고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미술에세이』, 옮긴 책으로는 『빅토르 하라』『예술과 환영』『강철군화』『제7의 인간』『성자와 학자』『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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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9쪽 | 650g | 153*224*30mm
ISBN13
9788983945181

책 속으로

유럽 문학사중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가장 짧은 만남은 플로렌스중에서, 있었다. 단테 알리기에리가 평생의 연인 베아트리체를 만난 것이다. 이 만남은 단테 자신의 작품 속에 가장 잘 묘사되어 있다.
“나는 그녀를 아홉 살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처음 보았다. 베아트리체는 이때 여덟 살이었다. 그날 베아트리체의 드레스는 가장 귀족적인 색깔, 약간 가라앉은 황홀한 빨간색이었다…… 내 심장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중에서, 부터 떨리기 시작한 진동은 너무도 격렬해져서 내 전신의 가장 미세한 박동까지 거기에 맞춰서 흔들렸다. 그렇게 떨면서 심장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나 자신보다도 훨씬 더 강한 여신과 같은 존재다, 이제 곧 내게로 와서 나를 지배하게 될 존재다.”
--- 「단테, 베아트리체를 만나다」중에서, p.62

18세기 역사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는, 아마도 학생인 로베스피에르가 빗속에 서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일 것이다. 이 마차는 로베스피에르가 다니던 루이 르그랑 학교의 정문을 통과할 예정이었고, 소년은 학교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대표해서 왕에게 환영의 인사말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중략… 누군가의 시간 계산이 어긋났다. 소년은 두 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고 몸은 점점 더 젖어갔다. 마침내 왕의 마차가 도착해서 이 떨고 있는 소년 곁에 멈춰 섰다. 소년은 빗속에 무릎을 꿇고 환영의 연설문을 읽었다. 루이 16세가 뭐라고 말했는지, 그 순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마차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문에 쳐진 커튼은 굳게 닫힌 채였고, 왕은 아무 말 없이 환영사를 들었다. 그리고 환영사가 끝나자 마차는 다시 떠나가 버렸다.
두 사람은 왕이 재판을 받을 때까지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마차 안의 커튼 뒤중에서, 따뜻하고 안전하게 앉아 있던 루이 16세는 비를 맞으며 환영사를 하던 소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 소년이 자라서 1793년에 왕과 그 사랑하는 가족들을 처형대로 보낼 줄은 몰랐던 것이다.
--- 「소년 로베스피에르, 루이 16세를 항해 환영사를 하다」중에서, p.155

너무나 근사해서 사실일 리 없다고 여겨지는 장면 중에는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이곳중에서, 베토벤과 괴테가 산책을 나가서 서로 팔을 낀 채 거닐고 있다가 자신들 으로 걸어오는 오스트리아 왕비 및 일단의 공작들과 딱 마주쳤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인간보다 천재성을 타고난 인간이 더 우월하다고 공언해온 베토벤은 괴테에게 자기 팔을 꽉 잡고 풀지 말라며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들이 우리에게 길을 비켜줘야지, 우리가 비켜주면 안 됩니다.”
하지만 괴테의 본업은 궁중 가신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따를 수가 없었다.
괴테는 베토벤이 꽉 잡고 있는 자기 팔을 빼내어 모자를 벗고 왕비에게 공손히 절을 했다. 베토벤은 팔짱을 낀 채 계속 똑바로 걸어가서, 모세 앞중에서, 홍해가 갈라지듯 공작들이 좍 갈라지게 했다. 괴테가 다시 절을 하면서 그 일행 사이를 빠져나오자, 베토벤은 자기가 괴테를 기다려준 것은 진심으로 괴테의 높은 정신세계를 존경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머리가 빈 귀족들에게 절을 한 그를 질책했다. 그 장면은 새롭게 떠오르는 낭만주의 예술의 천재가 낡은 구시대의 관습을 짓밟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전해진다. --- 「테플리스 사건」이란 제목의 현대화가 그러한 관점중에서, 그 장면을 훌륭히 묘사하고 있다. 그 그림중에서, 괴테는 공손하게 절을 하고 있고, 베토벤은 머리를 꼿꼿이 세운 채 성큼성큼 걸어가 버린다.
--- 「베토벤, 괴테를 질책하다」중에서, pp.206-207

그날 링컨 대통령의 일행이었던 메리 클레이는 연극 상연 도중에 일어났던 일을 이렇게 기록한다.
“부스는 그날 두 번이나 극중의 불쾌하고 위협적인 대사를 읊조리면서 우리 앞으로 바짝 다가와 손가락을 링컨 대통령의 얼굴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가 그렇게 세 번째 다가왔을 때, 나는 그 사실에 내심 놀라서 대통령께 ‘대통령 각하, 저 사람은 지금 저 대사를 각하에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다. 대통령은 ‘그래, 저 친구 상당히 날카롭게 나를 노려보는 것 같은데, 그렇지?’라고 말씀하셨다.”
링컨은 그에게 상당한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침착하게 무대 뒤를 향해 지를 보내서 연극이 끝난 다음에 대통령이 좀 만나자고 한다며 초대를 했다. 그러나 부스는 링컨의 초대를 거절했다. …중략… 만약에 그때 두 사람이 무대 뒤중에서, 만났더라면, 그래도 부스는 1865년 4월에 같은 극장중에서, 링컨을 암살할 수 있었을까?
--- 「배우 존 윌크스 부스, 에이브꾷햄 링컨과 만나기를 거부하다」중에서, p.261

1960년 제10회 국제 청새치 낚시대회는 세계사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국제 스포츠 경연대회치고는 희귀하게도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우승했기 때문이다. 그 인물은 바로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었다. …중략… 이날 대회를 마칠 무렵에 찍은 시상식 사진은 여러 장 남아 있는데, 그중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진은 쿠바의 혁명가이자 사진작가인 오스발도 살레스의 작품이다. 헤밍웨이의 조카딸인 힐러리 헤밍웨이가 말한 것처럼 그 시대의 ‘가장 유명한 턱수염 두 사람’이 마침내 이 사진중에서, 만나고 있다. 그날의 행사는 헤밍웨이가 카스트로에게 우승컵을 수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때뿐이었고, ‘우스개 농담’이나 서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헤밍웨이는 쿠바 혁명에 별로 공감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대중 앞중에서, 카스트로를 비난하지는 않으려고 조심했다. 그런 행동은 남자답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신사답지도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 「피델 카스트로, 헤밍웨이 낚시대회중에서, 우승하다」중에서, p.407

1964년 비틀스가 처음으로 미국 순회공연을 왔을 때, 이들은 엘비스를 만나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엘비스의 매니저인 파커는 이제 겨우 데뷔한 신출내기 영국인들이 분수를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엘비스의 기념품 몇 점을 형식적으로 챙겨 보내는 것으로 끝냈다. 프리실라 프레슬리의 저서 『프레슬리 부부 입장중에서, 본 엘비스』에 나오는 그녀의 말을 인용하면, 존, 폴, 조지, 링고가 방으로 들어왔을 때, 엘비스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누워서 음향을 끈 채 계속 TV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엘비스는 ‘거의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프리실라는 말한다. 비틀스는 이 로큰롤의 ‘황제’가 행동을 취할 때까지 공손한 태도로 침묵을 지켰다.
이처럼 조용한 만남이 시작된 후에, 엘비스는 레코드를 하나 걸었다. 그리고 엘비스는 베이스 기타를 집어 들고 그 음을 따라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엘비스가 계속해서 베이스 기타를 독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폴 매카트니는 깜짝 놀랐다. 비틀스는 당장 근처에 있는 악기를 하나씩 집어 들고 즉흥적으로 엘비스의 음에 맞추어 주거니 받거니 연주하기 시작했다. 프리실라의 말에 따르면 이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음악을 더 많이 연주했다. 비틀스는 원래 수줍은 편이었고 엘비스는 기질상 말이 별로 없었지만, 그 음악은 아주 ‘아름다웠다’는 게 프리실라의 이야기다. 애석하게도 아무도 녹음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진조차 찍어두지 않았다.

---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와 즉흥 연주를 하다」중에서, pp.419-420

출판사 리뷰

사실의 발췌 리스트만으로 이처럼 재미있을 수 있다니!
위트와 정보가 넘치는 ‘역사 종합선물세트’

역사는 언제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어제의 만남이 오늘의 사건이 되고 내일의 역사가 된다. 특히 그 주인공들이 유명인사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고대의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유비와 제갈공명에서 현대의 닉슨과 마오쩌둥(1972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000년)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만남들이 수없이 많다. 역사를 바꾼 운명적인 만남들을 중심으로 세계사 연표를 작성한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니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잘 알려지지 않은 만남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원제: Brief Encounters)는 고대 이래 세계 역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은 물론 엉뚱한 만남, 재미있는 만남, 별 볼일 없는 만남 등 온갖 만남들을 집대성한 리스트 북(list book)이다. 그중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철학자 디오게네스, 사자왕 리처드와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 단테와 베아트리체, 대통령 케네디와 소년 클린턴의 만남 등 제법 알려진 일화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것들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들에게 학생 대표로 환영사를 낭독한 인물은 다름 아닌 로베스피에르(나중에 그들을 단두대로 밀어넣은 장본인)였다. 링컨 대통령이 당시 유행하던 연극을 보러 극장을 갔을 때 그 연극의 주연 배우가 바로 존 윌크스 부스(링컨 암살범)였다. 찰리 채플린, 런던의 빈민가에서 마하트마 간디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영화 「모던 타임스」의 영감을 얻다. 사회주의 문학의 대가 고리키와 마크 트웨인이 뉴욕 한복판에서 손을 잡고 볼셰비키 공작금을 모금하다. 미국에 간 신출내기 비틀스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찾아갔다가 박대를 당하지만, 대신 함께 즉흥 연주를 하다. 윈스턴 처칠이 미국 순회강연을 갔다가 역시 순회강연을 하고 있는 미국 소설가 윈스턴 처칠을 만나다…….

그들은 왜, 어떻게 만났을까?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 그리고 그들의 만남은 역사에 어떤 파장을 미쳤을까? 이렇듯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의외의 역사적 디테일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영국의 프리랜서 저술가인 저자는 이 책을 ‘역사를 내다보는 작은 창문’으로 규정한다. 특정 시간, 특정 장소, 특정 인물의 조우라는 좁은 프레임에 들어온 역사의 단편만 제시하는 수법이다. 우리가 편년체 정사(正史) 위주로 ‘원인-경과-결과’ 따위 암기 항목으로 접했던 서양사와는 꽤 거리가 있다.

저자가 책에 들어갈 만남을 골라내는 데 적용한 규칙은 이렇다.
1)만남의 당사자들이 모두 유명인사일 것, 2)양자가 모두 서로의 존재에 대해 깜깜한 상태에서 우연히 잠깐 마주칠 것, 3)그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
물론 이 세 가지 규칙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예외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저 말초적 호기심만 자극할 뿐인 야사(野史)나 야담(野談) 류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서구에서는 이런 종류의 이른바 뽑아낸 리스트 북이 시대의 유행과 관계없이 꾸준히 발간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것은 주로 정치사나 왕조사 위주로 편찬된 엄숙주의 편년체 역사보다 재미있게 읽히기 때문이다. 또 원래 사소한 것 음미하기, 몰래 들여다보기를 즐기는 그들의 본성에도 맞는다. 예컨대 혁명의 불꽃보다는 그 불을 피운 성냥 또는 불쏘시개, 누가 어떻게 사고를 쳤느냐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찾아낸 온갖 정보들을 적당히 짜깁기해낸 리스트 북이 뭐 그리 대단하겠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디서 이런 자료를 찾았나 싶을 만큼 능수능란한 취재력, 유머와 위트를 솔솔 뿌려 낸 풍성한 상차림에 놀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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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기사1

  • ‘요건 몰랐지’와 ‘사실은 이래’
    ‘요건 몰랐지’와 ‘사실은 이래’
    2009.06.03.
    기사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