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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0. 동학농민혁명, 만민공동회, 그리고 대중의 탄생 1. 근대의 여명에 노래가 울려퍼지다 2. 근대의 출발선에 선 문학의 풍경 105 3. 대중의 문화로 근대 시민의식의 자양분을 삼다 4. 국가 없는 민족에게 스포츠는 어떤 의미였는가 5. 경성 모더니즘의 거리 위에 선 모던 걸의 뼈아픈 숙명 6. 식민지 대중문화의 꽃, 트로트와 악극의 전성시대 2권 1. 해방의 환희와 분단의 신음, 정치적 대중문화의 폭발과 몰락 2. 미군의 GI문화, 전쟁의 폐허를 점령하다 3. 쿠데타의 주역들, 매스미디어 시대를 열다 4. 경제개발 시대, 극장가에 등장한 고무신 관객 5. 제3의 물결, 청년문화의 봉기와 제4공화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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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사를 통해
동학의 시대부터 오늘날까지의 근현대사를 함께 읽는, 문화와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독법의 제시 역사와 문화는 한 몸이다. 어떤 문화든 그것의 태동과 발전의 과정은 그 터전이 되는 시대와 사회의 현실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문화는 시대의 거울이며, 역사는 그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따라서 역사와 문화는 분리될 수 없다. 명실상부 ‘문화 전방위의 르네상스인’ 강헌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하여, 역사적 맥락의 바탕이 되는 근현대사의 축적된 시간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대중문화의 역사를 되돌아보려는 야심찬 계획을 시도했고, 마침내 그 결실 중 우선 두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학자도 아니요, 자신의 말대로 어떤 예술 장르에 대한 충성심도 없이 여기저기 다양한 ‘문화판’을 온몸으로 겪어온 그의 경험과 오로지 개인의 관심사로부터 출발한 박학다식한 지적 배경, 그리고 천부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서술의 방식, 그리고 서로 다른 사실을 통해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어떤 맥락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의미와 해석을 부여하는 그의 통찰을 통해 이제 독자들은 우리의 문화사에 대한 총합적인 이해는 물론이요, 그 배경과 근간이 되는 우리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새롭고 유용한 도구를 획득하게 되었다. 전체 네 권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는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온, 지금으로부터 약 120여 년 전인 ‘동학농민혁명’으로 그 첫 권의 첫 장을 시작한다. 그는 1894년 전라도 고부군에서 양민 300여 명이 일으킨 봉기의 현장이야말로 우리의 역사가 봉건의 시대에서 대중의 시대로 전이되는 첫 순간이라고 정의함으로써 대장정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이렇게 시리즈의 시작이자 책의 시작을 접한 독자는 곧장 저자가 펼치는 현기증이 일 정도의 속도전에 몰입하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1권과 2권에서 동학농민혁명부터 박정희의 시대까지를 다루되, 대상이 되는 주제를 하나의 사건이나 분류로 구별하지 않고, 일정한 시대로 구획을 나누지도 않는다. 하나를 말하되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적 상황과 그것이 우리 역사 전체를 통틀어 종적, 횡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 받고 있는지, 다른 문화적 현상과 어떤 접점을 만들어내는지, 나아가 그 순간을 통해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까지를 단숨에 설파한다. 책 전반에 유장하게 흐르는 이러한 서술의 기법은 다시 말해 익숙한 하나의 사건, 하나의 인물, 하나의 개념을 매개로 그 뒤에 흐르는 역사와 맥락의 거대한 물결 속으로 독자의 시선을 순식간에 잡아당기며, 그로 인해 독자가 독서를 통해 경험하는 흡입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러한 독보적인 흡입력을 통해, 그는 대중문화사를 말하되 개별적인 역사적 사실, 문화적 현상을 나열하지 않으며, 흩어져 있는 사실들을 종과 횡으로 엮어 지나간 시간을 통찰함으로써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기반이 무엇인지에 대해 적확하게 꿰뚫어보는 시선의 방식, 즉 역사를 읽는 새로운 독법을 제시한다. 이것은 이후 1976년부터 1995년까지를 다룰 제3권과 1996년부터 2016년까지를 다룰 제4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미군 점령기, 그리고 독재의 시절을 거쳐 온 한국 대중문화사의 상징 키워드, 이식과 독립 저자 강헌은 “한국의 대중문화는 사대성과 독자성의 대치, 도취와 각성의 이종교배이자 파란만장한 에너지를 탑재한 몸부림의 연대기”라고 정의한다. 이런 정의는 바로 우리의 대중의 출발로 그가 바라본 동학농민혁명 이후 우리 역사의 족적과 무관치 않다. 동학농민혁명 이후 우리의 역사는 곧 일제강점기로 접어들었고, 근대의 문화는 대부분 일본으로부터 유입되었다. 이후의 역사 역시 다르지 않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는 즉각 미군-미국이 아니다.-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갔고, 동시에 독재자의 서슬 퍼런 권력 아래 살아야 했다. 여기에 분단과 전쟁이라는 폭력적인 현실과도 마주해야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근현대사의 파란만장한 나날 속에서 대중은, 대중의 문화는 일본과 서구라는 일방적인 생산자의 것을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했고,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문화적 융단폭격 속에 실질적인 대중의 문화는 탄생했다. 그러나 또 이름하여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우리는 일상 속으로 쏟아지는 외부의 문화의 세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우리만의 방식으로 선별, 변형 수용하는 과정 역시 독자적으로 구축해나갔다. 이것은 어느 한 시대, 어느 한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특징이 아니었으며 우리 역사 전반에 걸쳐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으며 그것은 나아가 우리만의 독자성을 확보하고 획득하는 하나의 전형이 되었다. 우리 대중문화의 특성은 단지 외세의 폭력적 유입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이제 외세가 아닌 우리의 정부라는 이름의 옷을 입은 독재의 세력에 의해 규정되었다. 대중의 문화는 대중의 것이어야 하나, 그것은 때로 독재자의 도구이자 무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힘은 독재자의 어떤 도구화의 시도에 그저 휘둘리고 있지 않았다. 대중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일제강점기와 미군의 폭압에 저항했으며, 독재자들에게도 나름의 방식으로 저항했다. 그럼으로 당연히 문화와 역사는 한몸이다. 그렇다면 이 치열하고 처절한 근현대사에서 우리의 대중문화는 어떤 투쟁과 몸부림을 펼쳐 왔는가. 제1권 1894년부터 1945년까지, 대중문화시대의 막이 오르다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시작된 제1권은 일제강점기 종언의 직전까지를 다룬다. 이 시기는 500년 조선 왕조의 끄트머리이자 근대의 시작이랄 수 있으며, 동시에 대중이 우리 역사에 그 존재를 드러내고, 그들만의 문화가 형성되는 파란만장한 드라마의 연속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왕조의 몰락을 경험했고,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했다. 부패한 왕조의 권력에 휘둘리던 대중은 외세의 폭압을 견디며 여러 차례 도전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대중의 존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고, 그것에 가장 절실한 그 무엇을 투영했다. 그것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때로는 영화로, 때로는 노래로, 때로는 문학으로 등장했으며 그때마다 대중은 그것에 환호하고, 소비하며 자신들의 욕망과 희원을 담아냈다. 그로써 대중의 문화는 어떤 환경에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고, 역사는 불행의 외피를 썼으나 언제나 앞으로 전진했다. 『강헌의 한국대중문화』는 이 시기 유입되기 시작한 서구의 문화, 일본의 정책적 전략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의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자생한 식민지 조선의 문화를 다루되, 어떤 장르로 구획을 나누지 않고 문학과 음악, 영화, 스포츠를 비롯한 문화 전반을 종횡으로 누빔으로써 개별적 사실과 정보의 나열 대신 시대를 통째로 맥락화한다. 그리하여 역사와 문화가 한몸이라는 것, 그리고 문화의 전방이 개별적 특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유기적 연결체임을 입증해보인다. 그의 서술과 시각으로 인해 우리는 식민지 조선의 대중들의 문화는 어떠했으며, 그것은 역사적 단계마다 어떤 반응과 결과물로 등장했는가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가능해졌다. 제2권 1945년부터 1975년까지, 권력이 대중의 문화를 억압하다 일제강점기의 종언 이후 우리의 역사는 또다른 변곡점을 맞이한다. 지배자 일본은 물러갔으나 새로운 점령자 미국이 등장했고, 뒤이어 새로운 독재 권력이 등장한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은 패망했으나 우리는 해방된 것이 맞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제2권은 해방 이후 한반도에 유입된 미군의 문화와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인물로 상징되는 독재의 나날을 대상으로 삼는다. 총독부에서 군정청, 그리고 분단국가의 우리 자신의 정부로 옷을 갈아입은 지배자의 억압 아래 대중과 대중의 문화는 역사의 순간마다 때로는 투항하고, 때로는 대항했으며 그 합종연횡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청년문화의 외피를 입기도 하고, 국책에 충실한 영화로 등장했으며, 검열과 탄압에 충실한 모양으로 독재자의 입맛에 맞는 결과물로 시장을 휩쓸기도 했다. 그러는 동시에 독재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연장하고 유지하기 위해 대중을 억압하고, 권력을 남용했으며 대중은 이에 격렬하게 대항함으로써 이전과 전혀 다른 문화를 만들어냈다. 저자 강헌은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두 사람의 독재자들이 지배한 30여 년의 시간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현실의 강력한 DNA를 만들어낸 시간이라고 정의하면서도, 독재자들 특히 박정희주의가 기획한 파시즘 동원 문화에 대항한 자발적 대학가 청년 문화야 말로 한국 대중문화사의 드라마틱한 백미의 지점이라 평한다. 그의 이런 평은 돌이켜보는 것조차 참담한 이때의 역사를 대중문화를 매개로 전혀 다른 시각으로 마주하게 함으로써 대중문화가 역사의 전진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에 관해 되돌아보게 한다. 제3권 ‘대중문화, 권력과 시장의 후원 아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다’ 제4권 ‘한국 대중문화, 한류라는 이름의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곧 만나게 될 오늘의 대한민국 2016년 11월에 펴낸 제1권과 제2권에 이어 2017년 4월에 출간 예정인 제3권과 제4권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95년까지 시장과 권력의 이중주 아래 새롭게 분출한 대중문화의 양상을 다루고, 뒤이어 정치 지형의 변화와 함께 우리의 대중문화가 한반도를 뛰어넘어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의 주류로 성큼 입성한 그 맥락과 현상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늘의 직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내일의 나아갈 바에 관해 다룰 그의 통찰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우리는 왜, 지금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를 읽어야 하는가 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우리는 이전의 역사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전무후무할 참담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국민이 위임한 최고 결정권자의 권위는 팽개쳐졌으며,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마주한 현실 앞에서 자존을 위협 받고 있다. 그러나 넘어진 곳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 새로운 땅이 아닌 바로 이곳에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폭압 속에서, 분단과 전쟁의 상처 속에서, 이어진 독재자들의 전횡 속에서도 우리는 노래하고, 영화를 만들고, 책을 읽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투쟁과 투항의 행보를 교차하면서도 끝없는 암흑을 끝내고 새로운 빛을 만들어냈다. 지난 역사 속에서 대중은 언제나 어찌해볼 수 없을 것만 같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으며, 혼란 속에 만들어진 문화의 착종이야말로 한국 대중문화사의 동력이자 역사를 전진시켜나가는 힘이 되었다. 혼란과 혼돈의 극치인 지난 역사의 대중문화사를 돌아본 저자 강헌의 일갈은 어쩌면 오늘날 우리 대중들에게도 적절한 참조가 되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일련의 자책골이 이어졌다고 해서 역사는 종료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구원의 기획을 시작했다. 역사적 순간의 혼란스러운 착종이야말로 한국 대중문화사의 근원적인 동력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