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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ji Shimada,しまだ そうじ,島田 蔣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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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 소야(宗谷) 곶 끝의 오호츠크 해를 내려다보는 대지 위에 그 고장 사람들이 ‘기울어진 저택’이라 부르는 별난 건물이 서 있다.
건물은 엘리자베스 왕조풍의 하얀 벽에 기둥을 세운 3층짜리 서양식 저택과 그 동쪽에 인접한 피사의 사탑을 모방한 듯한 원통형 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피사의 사탑과 다른 점은 원통형 둘레에 유리가 빽빽하게 끼워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유리에 알루미늄을 진공 증착한, 이른바 경면(鏡面) 필름이 발라져 있기 때문에 맑은 날에는 주위의 풍경이 원주에 비친다. 대지 끝에는 언덕이 있는데,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원통형 거대한 유리 ― 아니 거울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 의 탑과 서양식 저택은 참으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 이 건물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고장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두 건물이 처음부터 기울어져 세워졌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유리의 탑은 글자 그대로 ‘사탑’이었다. 독자는 서양식 저택을 그려볼 때, 성냥갑의 마찰면을 아래로 해서 놓고, 밑이 들려 올라가지 않도록 살짝 손가락으로 눌러 기울인 것을 떠올리면 되겠다. 경사각은 5도, 혹은 기껏해야 6도 정도로 밖에서는 거의 알 수 없을 정도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아주 당황하게 된다. 서양식 저택은 남북 방향, 즉 북쪽에서 남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동쪽, 서쪽의 창문은 물론 보통 집과 마찬가지로 달려 있지만, 남쪽, 북쪽의 벽이 문제였다. 이 벽 창문이나 액자는 지면에 대해 정상적인 각도로 달려 있어서, 방의 모양이 눈에 익으면, 때때로 바닥에 떨어뜨린 삶은 달걀이 비탈길 위를 향해 굴러가는 듯이 느껴졌다. 이 느낌은 건물에 2, 3일 머무른 사람이 아니면 좀처럼 알기 어려울 것이다. 오래 있으면 약간 머리가 이상해진다. --- 프롤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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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건물 미스터리 출현!
비정상적인 각도로 기울어진 저택을 둘러싼 혼신의 두뇌 싸움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 오트리브에는 ‘슈발의 궁전’이라 불리는 기묘한 건축물이 있다. 가난한 우편배달부 페르디낭 슈발이 34년 동안 지었다는 이 궁전은 아라비아와 인도풍의 사원, 중세 유럽의 건축 양식 등이 혼재되어 말할 수 없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슈발은 신의 계시를 통해 궁전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76세가 돼서야 겨우 삽과 손수레를 놓을 수 있었다. 지금 ‘슈발의 궁전’은 오트리브의 관광 명소가 되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슈발이 애초에 원한 건 물론 세상의 관심 따위는 아닐 것이다. 단순한 도락을 넘는, 마치 광기와도 같은 건축 그 자체에 대한 집착이 이토록 기묘한 궁전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어쩌면 슈발은 스스로 만든, 일반의 상식을 벗어난 기괴한 건물이 주는 마력에 단단히 홀렸는지도 모르겠다.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에는 슈발을 떠올리게 하는 대부호 하마모토가 등장한다. 젊은 시절, 도개교와 공중회랑, 철계단, 높은 천장으로 가득찬 건물의 이미지를 담은 동판화가 피라네지의 그림에 매혹된 그는 홋카이도의 외딴 곳에 자신의 취향을 모두 투영한 유빙관(流氷館)을 짓고는 은거 생활을 한다. 유빙관은 엘리자베스 왕조풍의 서양식 저택과 피사의 사탑을 본뜬 둥근 탑이 도개교로 이어져 있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지만 결정적인 특징은 저택과 탑 모두 남쪽으로 5, 6도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하마모토가 초대한 지인들이 변형된 건물, 유빙관의 밀실에서 하나둘씩 살해되는 연속 살인사건을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냉철한 논리적 추리로 해결하는 본격 추리소설로 난해하지만 매우 독창적인 트릭이 돋보인다. 《문예춘추》 20세기 일본 미스터리 100선 《도쿄쇼겐샤》 베스트 본격 미스터리 100선 이처럼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건물을 등장시킨 추리소설은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 가의 몰락》을 시초로, 셜록 홈스의 《너도밤나무집》, 대저택을 배경으로 가족 내의 살인사건을 즐겨 그린 애거서 크리스티의 무수한 걸작들까지 셀 수 없이 많다. 시선을 일본으로 돌려보면,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일본 신본격 추리소설(영미 고전 추리소설에 영향받은 트릭풀이 위주의 추리소설 작풍)의 대표작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있을 것이다. ‘십각관’, ‘시계관’, ‘암흑관’ 등 정체불명의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10개의 건물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담은 관 시리즈는 각각의 건물이 주는 기묘한 풍취와 독특한 트릭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에서 최초로 변형 건물 미스터리를 시도한 작가는 바로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의 시마다 소지이며, 그의 추천을 받고서야 비로소 아야츠지 유키토도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시마다 소지가 1982년에 발표한 이 책은 분명히 관 시리즈의 원형과도 같은 작품이며, 환상적이고 강렬한 매력을 가진 수수께끼를 논리적인 추리로 해결한다는, 그가 제창한 신본격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