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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엉망진창 나라’로 가다! 제1장 엉망진창 나라로 떠나다 제2장 움직이지 않는 열차 제3장 향기로운 가스 공장 제4장 엉망진창 나라의 경찰 제5장 엉망진창 나라의 전화 제6장 시(詩)를 관장하는 부서 제7장 아이들의 소유자 옮긴이의 말 : 유쾌한 정치·사회적 풍자로 가득한 모자 장수의 디스토피아 속으로 |
John Kendrick Ba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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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장수가 앨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말을 이었다.
“치아가 자기 소유인 사유재산 체제 하에서는 누구든 자기 칫솔을 갖고 싶어 할 테지. 하지만 우리가 만든 도시의 의회에서는 치아를 공공재로 하는 법안을 막 통과시켰단다. 너도 알다시피 치아가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치아가 없는 사람도 있지 않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는 갖고, 누군가는 못 가진다는 건 분명 불평등 요소라 할 수 있지. 이는 특정 계층에게만 특권을 부여하는것과 같아. 하지만 미국의 독립선언문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평등해야만 한다고!” ---「제1장. 엉망진창 나라로 떠나다」중에서 “시장님이 도시를 세운 후에, 선거를 한 적이 있나요?” 앨리스가 모자 장수에게 물었다. 앨리스의 아버지는 한때 시장에 출마했던 적이 있던 터라, 앨리스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정치에 대한 식견이 있었다. “아니, 한 번도 안 했단다.” 모자 장수는 태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봄에는 선거를 치를 거야. 뭐, 그래 봤자 어차피 우리가 재선할 테지만 말이야.” ---「제2장. 움직이지 않는 열차」중에서 모자 장수가 말했다.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게 하는 규정은 잘 지 켜지고 있소?” “아주 잘되고 있어요.” 공작부인이 대답했다. “지난 1월부터 아이들에게 매일 의무적으로 바닐라 크림 탄산음료를 하루에 다섯 잔씩 마시도록 했고, 현재까지 60%의 아이들이 바닐라 크림 탄산음료라면 치를 떨게 되었지요. 올해 말까지는 모든 아이들이 탄산음료에 완전히 질려서 그걸 모조리 끊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 같은 방식으로 소고기 대신 캐러멜과 사탕을 제공하고 있지요. 즉, 아이들에게 아침 식사로 캐러멜을 지급하고, 저녁 식사로는 젤리 과자를, 그리고 차 대신 마시멜로를 규칙적으로 주고 있답니다. 그랬더니 지난밤에는 열일곱 명의 아이들이 제발 소고기 스테이크와 양고기, 그리고 쌀밥을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지요.” ---「제7장. 아이들의 소유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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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는 언어유희로 유쾌함 속으로 Go, Go~!
사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그냥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동화인 앨리스 시리즈의 패러디라고 평가하기에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담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 존재의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자칫 심각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어 끊임없이 독자를 웃게 만든다. 또한 원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고유의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을 뿐만 아니라, 원작의 ‘형식’까지 빌려와서 간간이 우스꽝스러운 시들을 삽입하거나, 쉴 새 없는 ‘언어유희’를 선보인다.” 또 이 책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존 켄드릭 뱅스의 최대 장기인 인문학적 패러디와 사회 풍자, 정치 풍자의 글맛이 제대로 발휘된 작품이다. 따라서 시대를 뛰어넘는 풍자는 우리 사회와 시대의 문제가 오버랩 될 정도로 작가의 인문학적 통찰력은 탁월하다. 이처럼 이 책의 지은이 존 켄드릭 뱅스는 인간의 본성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사회·정치적 풍자로 신랄하게 이야기해 놓았다. 그러나 그 화두는 전혀 무겁지 않다.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패러디해 놓아서 친근한 앨리스를 다시 만나볼 수 있게 한다. 시대가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뱅스가 살고 있던 시대는 근대이며, 그가 살았던 나라는 미국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패러디해 놓은 ‘엉망진창 나라’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고 나라가 달라도 바뀌지 않는 건 다수의 사람들을 옥죄고 있는 ‘엉망진창’ 나라이다.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우리는 앨리스처럼 꿈속을 헤매고 있지는 않을까. 뱅스가 패러디 해놓은 ‘엉망진창 나라’를 옮긴이의 말을 빌려 좀 더 살펴보자. “이곳 엉망진창 나라에서는 아이들 역시 시의 소유물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시의 보육원에 맡겨져서 소위 ‘과학적 요법’이라는 미명 하에 얼토당토않은 방식으로 훈육되고 관리된다. 비록 이런 황당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마냥 가벼운 것만은 아닌데, 그 이유는 바로 현실에 대해 지극히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발표된 해는 1907년으로, 그 당시는 아직 공산주의 국가가 본격적으로 출현하지도 않은 시기였으며, 사회주의 국가를 풍자한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동물농장』이 발표된 1945년보다도 한참 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시유제, 즉 공산주의 사회의 이상과 그 폐단을 꽤나 날카롭게 짚어 내고 있다.” 이처럼 뱅스는 그 당시의 현실에 대한 사회 풍자를 하고 있지만, 그 은유적 패러디는 비단 그 시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국가 권력과 정치인을 풍자해 놓은 부분은 지금 읽어도 사이다처럼 시원하다. 다시 옮긴이의 말을 이어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시유제나 공산주의에만 화살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전반에 비추어 보아도 그의 풍자는 전혀 손색이 없다. 예컨대 ‘적어도 경찰들이 잠을 자는 동안에는 뇌물을 받거나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잠을 가장 많이 자는 도마우스가 경찰청장으로 임명된다거나,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더 좋은 걸 약속해 주는’ 식으로 끝없이 공수표만 남발하는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행태 역시 도마에 올린다. 그밖에도 경찰은 시의 소유가 아니라 기업들과 가진 자들의 소유라는 뼈아픈 주장도 거침없이 입에 올린다.” 그렇다면 ‘엉망진창 나라’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도 앨리스처럼 ‘NO!’를 단호하게 외치는 것이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시대가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국가 권력과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한 은유적 패러디를 즐기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