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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강력추천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
김산환
실천문학사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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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일러두기

1부_물의 걸음걸이를 따라가다
임실 섬진강
완도 청산도
제주 올레
제주 다랑쉬오름
부안 변산
청송 주왕산
문경 토끼비리

2부_너와 나를 잇는 고개
평창 대관령 옛길
평창 백운산 칠족령
인제 점봉산
정선 백운산 화절령
문경새재와 옛길박물관
영주 죽령 옛길
순천 조계산 굴목이재
밀양 재약산 사자평
산청 지리산 장터목

3부_풍경이 된 사람들을 찾아서
고창 선운산
장성 축령산
문경 하늘재
해남 두륜산
홍성 덕숭산
강진 만덕산
봉화 청량산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세상을 탐험하는 여행가.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꿈꾸게 한다는 믿음으로 세상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낯설고 특별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글과 사진에 담고 있다.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행 이야기를 찾아 지금도 여행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알래스카를 여행한다』, 『안녕, 체』, 『당신에게, 캠핑』 등이 있으며, 동화는 『마링고와 흰수염고래』 출간을 시작으로 『아티틀란의 어린 도둑』, 『히말라야 소년의 꿈』(근간) 등 ‘세상의 아이들’ 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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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73g | 128*188*30mm
ISBN13
9788939206113

출판사 리뷰

걷기, 풍경에의 의지
내가 나를 경험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 바로 걷기다. 걷기를 통해 우리의 몸은 우리를 둘러싼 대지와 하나가 된다. 이 여행서는 ‘물의 걸음걸이를 따라가’는 리듬감 있는 수평적 확장을 통해 ‘너와 나를 잇는’ 고개와 같은 수직적 상승을 경험하게 되고, 그를 통해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는’ 유기적 구성을 따르고 있다. 가령, ‘풍경이 된 사람들을 찾아서’의 한 대목을 보자.

구강포에 노을이 내려앉는 저녁. 다산은 초당을 나선다. 숲이 우거진 초당은 이미 어둠이 깔렸다. 천일각을 돌아서 산길로 접어든 다산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빠른 발걸음으로 고개를 넘는다. 어디선가 뻐꾸기가 운다. 등줄기에 서늘한 땀방울이 흐른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희미하게 들리던 목탁 소리가 한결 뚜렷하다. 무언가 발길에 차인다. 다산은 어둠 속에서도 그게 무엇인지 안다. 동백꽃이다. 몽우리째 떨어져 뒹구는 동백꽃을 밟고 있는 것이다. 다산은 짚신 속의 버선이 또 꽃물이 들어 붉게 변해 있을 것도 안다. 다산은 조용히 대나무로 짜 만든 사립을 밀치고 들어선다. 어둠 저편에서 누군가 미소를 짓고 있다. 다산은 그가 누구인지도 안다. 그가 잰걸음으로 다가와 다산의 손을 잡는다. 혜장스님이다. 다산에게 차를 가르쳐준 스승이자 세상을 논하는 벗이다. 혜장은 다산을 선방으로 이끈다. 이제부터 둘의 이야기는 달이 기울도록 이어질 것이다. _「강진 만덕산」 편에서

진경산수란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이뤄진 풍경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다산과 혜장의 만남을 둘러싼 풍경들은 단순한 배경물에 머물지 않고 대화에 그윽한 향기를 주는 능동적 구성물로 작용한다. 동백꽃과 구강포의 노을과 휘영청 떠오른 달이 그들이다. 풍경과 인간이 호혜롭게 서로를 지지하는 이 같은 경관이야말로 걷기가 지향하는 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걷는 것이 쉬는 것이라면, 쉬는 것은 곧 자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옛길은 과거의 길이 아니라 하나의 ‘오래된 미래’다. 우리는 잊혀져가는 길을 온몸으로 숨 쉼으로써 파시즘적 속도에 지친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제주 다랑쉬 오름의 바람 속에 있을 때 우리의 머리카락은 대지를 들어 올리는 풀잎이 되고, 대관령 옛길 고개에 있을 때 우리의 숨결은 나뭇가지를 붕대처럼 하얗게 감싸는 상고대가 되어 빛나기 시작한다.

은빛 억새 바다, 백두대간 첫 고개, 자작나무 숲길을 따라 온몸으로 만나는 ‘오래된 미래’
디지털화로 대변되는 현대문명을 거슬러 ‘느림’의 미학을 예찬하기 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제1회세계느리게걷기대회’까지 열린다고 한다. 작가도 말하고 있거니와 걷는다는 것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두 발은 꾹꾹 눌러 내디디고 동시에 두 팔은 바람과 함께 호흡하는 ‘걷기’야말로 아날로그화의 가장 처음이 아닐까. 해서 역설적이게도 이 책의 23갈래 길 위에서는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온갖 도시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흙길, 돌길, 물길 위에서 꽃과 나무에, 바람에 눈 맞추고 귀 기울이며 느릿느릿 걷는 것은 내 몸에 주는 소중하고도 벅찬 ‘휴식’이 될 것이다.

특별히 이 책은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지도와 코스를 요약해서 설명해놨다. 지도와 함께 적어놓은 해설 가운데 별(★)로 표시한 코스 난이도도 유용한 정보다. 또 길의 풍치와 느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걷기 좋은 계절도 일러두었다.

추천평

그와 함께 많이 걸었다. 마석리에서 고치령을 지나 부석사에 닿았고 칠족령을 넘으며 동강의 물빛을 바라보기도 했다. 제주 용눈이오름을 지나 다랑쉬오름에도 올랐고 우도의 돌담을 하염없이 걷기도 했다. 올해 봄에는 함께 정선 화절령을 넘었다. 그와 함께 걸으니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롭게 보였다. 길가에는 민들레가 수줍게 피어 있었고, 길이 끝나는 곳에는 미루나무 한 그루가 기분 좋게 흔들리고 있었다. 하늘은 높았고 새 한 마리가 원을 그리며 날아다녔다. 저녁이면 새가 사라진 자리에서 별이 떴다. 그는 걸음을 멈추었고 이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는 미소 짓곤 했다.
가끔 삶이 우리와는 무관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그를 따라 길을 나섰다. 낯선 길을 여행하는 그의 삶에 내가 가진 며칠을 슬며시 밀어 넣었다. 인생에 그런 날 며칠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주 걸음을 멈추었고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았다. 그 모습은 길 위에서 우리는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지 하고 말하는 듯했다. 그것은 어쩌면 삶에 대한 위로를 말하는 그만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이 책으로 그는, 길에게서 그가 받았던 모든 위로를 다른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려 하고 있다.
최갑수(시인,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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