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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토란
2. 비하리에서, 나는
3. 거미집
4. 마른 날들 사이에
5. 도마령
6. 파꽃
7. 불두화
8. 이 땅의 낯선 자
9. 미노
10.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해설 - '인생파' 소설 / 방민호

저자 소개 1

라디오 구성작가로 일하다가 1997년 제1회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송순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토란』 『장미나무 식기장』과 장편소설 『사라진 요일』 『나흘』 『신 기생뎐』 『길갓집 여자』 등이 있다. SBS 드라마로도 제작된 『신 기생뎐』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개 국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2015년 프랑스 르몽드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문단에 요리 좀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틈틈이 요리와 책, 삶에 관한 폭넓은 칼럼을 썼다. 이 책은 조선일보에 2년간 연재한 요리 칼럼을 모은 글이다. 그동안 눈앞의 산해진미에 홀려
라디오 구성작가로 일하다가 1997년 제1회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송순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토란』 『장미나무 식기장』과 장편소설 『사라진 요일』 『나흘』 『신 기생뎐』 『길갓집 여자』 등이 있다. SBS 드라마로도 제작된 『신 기생뎐』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개 국어로 번역 출간됐으며, 2015년 프랑스 르몽드에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문단에 요리 좀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틈틈이 요리와 책, 삶에 관한 폭넓은 칼럼을 썼다. 이 책은 조선일보에 2년간 연재한 요리 칼럼을 모은 글이다. 그동안 눈앞의 산해진미에 홀려 전통 음식을 홀대하진 않았는지, 이대로 가다간 그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향토 음식 조리에 관한 기록을 작정하고 남겼던 참이었다. 최근 음식의 간이 점점 짜진다는 아들의 평가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꼭 예순 해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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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90쪽 | 442g | 153*224*20mm
ISBN13
9788974562120

줄거리

「토란」: 요리가 그녀의 종교이면서도, 자신만의 부엌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시어머니에게 부엌을 만들어 주기. 그것은 서로 따로 살고 있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화해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들이 젊은 시절에 함께한 고단한 서울살이. 조금만 힘이 들어도 손을 놓아 버리고 폼만 잡으려 하는 시아버지에 대한 시어머니의 오래된 원망. 그들 사이에 화해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남편 생일이라는 명목으로 두 사람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그러나 그럴싸하게 준비된 화원 같은 밥상을 앞에 두고 벌어진 포크끼리의 활극.
「비하리에서, 나는」: 지금은 폐광이 된 고향, 비하리를 찾아온 나경. 늘 검은 탄가루가 대기에 섞여 있던 이곳에서 고3 때 성폭행을 당한 뒤 도망치듯 고향과 가족을 떠났던 그녀는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결혼과 이혼을 겪고 나서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녀에게 재산으로 남겨진 빈집에서 홀로 밤을 지내던 중, 뜻밖에도 성폭행을 당했던 그 옛날 밤과 똑같은 상황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때처럼 무방비하게 당하지 않고 자신을 지킨 나경은 비로소 결심하게 된다, 범인을 찾아낼 때까지 여기서 악착같이 살아가겠다고.
「거미집」: 두 딸과 손자까지 두고 이제 혼자 살고 있는 양지뜰댁은 집 근방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혼자 살고 있는 늙은 어머니를 돌보면서도 늘 그와 아옹다옹 소소한 다툼을 벌인다. 그녀는 딸이라고 박대받았던 시절의 기억을 되살릴 때마다, 노인에게 잘난 아들네로 들어가 살라며 거취 문제를 들먹이곤 한다.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탄탄한 능력을 가진 노후를 보낼 것을 항상 준비하는 그녀는, 가진 것을 자식들에게 모두 퍼주고 이제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노인을 이해할 수 없어한다.
「마른 날들 사이에」: 설악에서 홀로 산장을 운영하던 여자는 가족들에게 헌신하는 한 아이엄마를 보면서 자신의 '에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아버지를 모르는 자신을 낳아 할머니에게 맡겨 버린 채 여관 주인인 늙은 영감의 처로 살았던 그녀. 그 '에미'가 암으로 죽고 나서 여자는 엉겁결에 유산으로 물려받은 여관을 팔아 설악으로 들어와 산장을 샀었다. 그동안 여자에겐 오직 마른 날들만 하염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어느 비바람 치던 날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그녀는, 산장 단골 고객으로 늘 밝은 표정만을 보이던 모창 가수 주자운이 관객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뭇 사내들과 어울려 춤추는 검은 나비 같은 여자가, 투숙객이었던 그 아이엄마임을 발견한다.
「도마령」: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나'는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아픈 아이를 보기 위해 한밤중 고자리재를 넘어왔다는 아버지의 일화를 비롯하여 수없이 이어지는 옛날 이야기들로 어머니는 죽은 아버지를 우상화한다. 그러나 다른 친척들의 입에서 아버지의 불미스러운 일화들이 새어 나오고 아버지에 대한 나의 의혹은 커져만 간다. 게다가 아버지가 죽기 전인 아주 어렸을 시절조차 내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무하다. 그러던 어느 날 끊임없는 아버지 얘기에 염증을 일으킨 내가 짜증을 부리자 어머니는 뜻밖의 심경을 고백한다.
「파꽃」: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보살펴 준 '대전 전파사 작은 총각'. 나는 그 때문에 편히 지내면서도 조금도 고마운 줄 몰랐다(명혜의 시점). / 내 딴엔 튼튼하게 죄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의 잠금장치가 예고도 없이 풀리는 바람에 식은땀이 흐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대전 전파사 작은 총각의 시점). / 미안하단 말을 하기 위해 전파사를 찾아왔다. 30년 동안 한 번도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아 미안해요. 늘 내 옆이나 뒤에 있었는데도 없는 사람으로 여겨 미안해요. 그러나 나는 말로 마음을 전달하는 데 실패할 것이다. 그도 나처럼 말하지 못할 테니까(명혜의 시점). /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것이 내겐 행복이다. 나는 내 인생이 불리하다는 걸 일찍이 간파했고 그녀도 내 몫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런데 평생을 비밀처럼 간직하고 살아온 파꽃 이야기를 어쩌다가 내뱉었단 말인가(대전 전파사 작은 총각의 시점). / 어느 해 여름, 텃밭에 핀 파꽃도 꽃이라는, 기분에 젖어 대수롭지 않게 흘린 나의 말을 그는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중년의 사내가 되어 다시금 간절하게 묻고 있었다. 파꽃도 꽃이냐고(명혜의 시점).
「불두화」: 방송작가인 '나'는 자전거 특집 프로 때문에 만난 스포츠부 여기자와 사랑에 빠졌다. 아무도 없는 풍치 좋은 계곡, 명랑한 소리를 내는 햇빛 아래서 우리는 헤엄치며 사랑을 나눴다. 동성애란 장벽으로 관계를 포기하리라 다짐하면 할수록 오히려 자석처럼 이끌리던 나는 괴로운 마음을 쉬게 하기 위해 휴가를 받고 집으로 내려온다.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불두화가 피어 있는 그곳에는 내게 연정을 품고 늘 주변을 맴도는 한 소년이 있다. 심신을 앓던 어느 밤, 나는 여자를 만났던 물속에서 여자를 전설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월류봉 앞의 물 위에 뜬 채 새벽을 보낸다. 그리고 아침에 들려온 비보(悲報).
「이 땅의 낯선 자」: 눈 질환으로 햇빛을 피하기 위해 탄 택시 안에서 '나'는 강도들을 만난다. 택시 기사와 함께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로 끌려가는 도중에 나는 그들의 칼을 탐낸다. 칼끝을 살짝 갖다 대기만 해도 무엇이든 쉽게 썰릴 것 같은 칼. 나를 인질로 삼아 남편에게서 거금을 뜯어내려는 그들을, 택시 기사의 기지로 따돌리고 나는 드디어 그 칼을 손에 넣는다.
「미노」: 우연히도 경마장에서 기수인 미노를 만났다. 감나무가 많은 동네인 감골, 열네 살의 미노가 감나무 위에서 나뭇잎 사이로 수줍게 몸을 숨기던 일이 생각난다. 아버지의 술주정에 어머니의 속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먼 곳으로 가고 싶어 이 나무 저 나무로 밤새 옮겨 다니던 미노. 기수 대기실에서 날 알아보고 나온 미노와 나 사이에 하지 못한 말들이 분별없이 떠돈다.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실험실의 흰쥐인 '나' 시로는 인간들의 악행으로부터 동족들의 미래를 지킨다는 사명을 부여받고 통 속에서 탈출한다. 그러나 열린 세상에의 자유로움은 잠깐일 뿐,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운 사명,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운 감정들이 시시각각 가슴을 옥죄어 온다. 살아 있는 것은 풀 한 포기 다치지 않고 보살피는 농장 여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화를 받은 나는, 둑에 구멍을 뚫어 인간들의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려는 등줄쥐들의 계획에 갈등한다. 나는 이 재난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물이 솟아오르는 지점을 향해 뛰어들었다. 나는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존엄을 잃고 싶지 않았다. 우주가 생긴 이래 최초로 자살을 선택한 쥐 시로이자,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은 완전한 생물이고 싶었다.

출판사 리뷰

작가 이현수의 첫 소설집 『토란』이 문이당에서 출간되었다. 『토란』에 실린 작품들은 이현수가 남다른 작가적 고민과 인간 세상에 깊이 있는 관심을 지닌 작가임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는 여성, 노인, 동성애, 가족, 환경 등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문제되고 있는 다양한 소재들을, 우리 주변의 가장 가까이 있을 법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능숙하게 형상화해 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탄탄한 문장력과 예리한 언어 감각도 겸비한 이현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도 지니고 있어 독자들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그가 탁월한 잠재력을 내재하고 있는 작가임을 알리는 데 모자람 없는 이번 소설집 『토란』에는, 작품성 고른 열 개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었다. 「토란」, 「비하리에서, 나는」, 「거미집」, 「마른 날들 사이에」, 「도마령」, 「파꽃」, 「불두화」, 「이 땅의 낯선 자」, 「미노」,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등의 작품들은 뒤늦게 첫 소설집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 이현수를 품 넓은, 기대할 만한 여성 작가로 주목하게 한다.

『토란』에 수록된 단편들에는, 일상의 틈바구니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던 진실을 간파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내는, 이현수의 작가로서의 소중한 혜안(慧眼)과 미덕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다양한 소재들을 이끌어 내어 보다 넓은 주제의 지평 위에 올려놓는 탁월한 자질은 이현수가 타고난 이야기꾼임을 인정하게 한다. 또한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절제가 담겨 있는 문장들은 그가 남다른 필력을 지닌 작가임을 알게 해준다.
『토란』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는, 늙은 여자들의 억눌린 소망, 꿈을 잃어버린 노인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들에게서 정서적 유대감과 연결 의식을 느끼고, 이것을 하나의 단편 작품으로 만들어 냄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문제화하는 작업을 성취해 내고 있다. 작가적 시선의 반경이 넓은 이 여성 작가가 즐겨 그리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자기 인생을 일구어 가는 힘이 자신 안에 담겨 있음을 이해하는 인물들이다.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작품 해설에서 『토란』을 '인생파' 소설이라고 명명했다. 이념이나 당대에 유행하는 사조나 젊은 사람들의 민감한 취향보다 사람들의 삶 자체가 지닌 의미에 관심을 갖고 이를 묘사하고자 하는 작가를 '인생파'라 명명한다면, 이현수는 전통적인 '한국적' 단편 소설이라는 그릇에 인생의 의미를 담아내는 작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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