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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열며
수락산을 찾으며 여러 이유를 달지만 결론은 하나다. 언제고 찾아도 그 모습 그대로 나를 품으며 아늑함과 함께 사색의 여유를 주고, 그 누구보다도 고마운 나의 벗으로 언제고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수락산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저 받기만 하는 현실에 차마 부끄러워했던 적이 한두번 아니다. 물론 신세를 졌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평소 지론이 한몫했다. 하여 고민 끝에 조그마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수락산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리자고. 그래서 수락산의 의미를 헤아리고 더 많은 사랑을 받게 하자고. 그런 차원에서 수락산에 터 잡았던 사람들 그리고 한바탕 놀고 떠났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찾기 시작했다. 인생 전성기에 수락산 전체를 놀이터 삼았던 매월당 김시습, 남양주 청학리에서 자랐고 지금도 그곳에 영면해있는 남용익, 생의 중반에 수락산 서쪽 장암에터 잡고 역시 그곳에 영면해있는 박세당, 고모부 박세당을 찾아 수락산에서 놀다 선영이 있던 노원구 상계동 벽운에 터까지 잡게 된 남학명, 조선조 한문 사대가 중 한 사람인 월사 이정구의 자손들, 김시습과 동문수학한 서거정 그리고 추사 김정희 등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시는 한국고전번역원 DB를 활용하였다. 일부 번역된 시도 있지만 다수의 미 번역 작품 모두 필자와 아내가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의 의도’를 살피며 접근하였음을 밝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