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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 '민족의 시대'를 돌아보며
일러두기 1부 민족 이야기를 넘어서 가상의 인격, 도덕의 광기 신동엽과 도덕화의 문제 이효석과 '발견되' 향토 - 분열의 기억을 위하여 총력전과 멜로드라마 2부 남북한 문학과 '정치의 심미화' 주제 소설의 화자 서사적 구속의 양상 해방 이후의 이태준 3부 북한 문학과 민족주의 북한 문학에서의 '민족적 특성' 논의 - 주체 문학론의 발단 일자적 결속에 대하여 1990년대의 북한 문학 영화 <민족과 운명>, 혹은 하나의 이야기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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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볼 때 <메밀꽃 필 무렵>역시 한국인으로서의 동질성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해왔으리라 짐작된다. 예컨대 장돌뱅이나 메밀꽃을 실제로 보지 못한 경우일지라도 나귀 고삐를 쥔 장돌뱅이가 달빛에 젖은 메밀밭을 지나는 그림을 낯선 것으로 느낀 한국인은 드물었을 것이다. 감각적 인상으로서의 정서가 집단적 정체성을 확인시켰다는 점은 이 소설이 '민족 중흥' 의 시대 이래 국민적 읽을 거리가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상상된 기억과 그로 인한 샹수의 감정이 민족의 이름으로 모두를 동원해 내려 했던 시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는 다짐 속에 모든 것을 바꾸고 파헤치려 했던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보는 것이다. 이 난폭한 개발의 시대야말로 향수가 요청되었던 때일 수 있다. 향수는 상실의 감정이다. 개발의 시대는 가혹한 상실의 시대였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목표로 한 민족 중흥의 꿈은 '궁극적 터전'의 상상을 통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었다. 향토적 서정이 이런 필요에 부응했을 개연성은 크다. 1983년 그의 전집을 간행한 편집위원들은 이효석의 문학이 "민족사적 증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나는 그들의 '찬사'가 단지 인사치레만은 아니었다고 본다.
--- p.109~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