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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영혼이 꽃피는 봄
생명이 기지개를 켜다 / 파도 소리 들리는 꽃 한 송이 / 우체통에서 자라는 희망 / 꽃씨를 심는 즐거움 / 부지런한 쇠딱따구리 / 꽃은 수학도사 / 나비의 두 얼굴 / 복숭아나무의 행복 / 사랑한다면 비둘기처럼 / 흰눈썹황금새의 선택 / 방울새는 뛰어난 건축가 2부 새로이 사랑을 선택하는 여름 채송화는 날마다 새날 / 산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 참새 아빠 이야기 / 피라미와 해오라기는 인내의 제왕 / 거미의 유혹 / 별을 사랑한 나팔꽃 / 오색딱따구리냐 꿩이냐 / 청설모의 지혜 / 때론 좀더 낮게, 때론 좀더 넓게 / 꿀꺽, 해님 드실 시간 / 보름달을 빼닮은 큰달맞이꽃 3부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가을 숲의 일등공신 다람쥐 / 느림보 달팽이의 질문 / 진흙일지라도, 연꽃과 수련 / 들국화를 위한, 들국화에 의한 / 잠자리의 변신 / 때론 사마귀처럼 / 모든 열매는 한 세계의 주인 / 서강, 그 깊고도 아름다운 / 하늘을 나는 물고기 4부 보이지 않아 더 뜨거운 겨울 백로가 백로다워야 할 이유 / 민들레의 위로 / 서리와 풀잎의 아름다운 접전 / 꿩 부부의 사랑 만들기 / 요 녀석들 덕분에 / 산새에게 집이 필요할 때 / 조각 궁전 / 물까마귀의 용기 / 뱁새로 사는 게 행복해 / 서로 달라 즐거운 세상 / 소리 없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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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내게 학교입니다. 잡초라 불리는 풀 한 포기부터 작은 벌레 한 마리까지, 숲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이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친구처럼 신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스승처럼 삶의 지혜를 들려줍니다. 덕분에 숲길을 걷는 그 자체가 흥겨움이자 진지한 수업 시간입니다.
요즘은 숲길을 걷는 행복을 누리기보다는 ‘쓰레기 시멘트’라는 거대 악과 전쟁 중입니다. 지난 3년여의 고생 끝에 꼭꼭 감춰졌던 산업 폐기물 시멘트의 해악을 널리 알렸고, 많은 언론과 국회와 감사원까지 움직이는 성과를 이뤘으니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홀로 거기에 맞서 3년 넘게 달려올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숲의 친구들이 들려준 ‘생명’이란 깨달음 때문입니다. 숲은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생명은 아름답고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함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가르침에 힘과 용기를 얻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생명’에 눈을 뜨고 나니 누가 더 예쁘고 화려한지, 누가 천연기념물이고 더 희귀한지 등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숲 친구들은 무엇보다 살아 있음, 생명 그 자체가 가장 멋진 아름다움이라 말합니다. 행복한 만남이 기다리는 숲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연약한 몸으로 딱딱한 땅을 헤집고 나오는 새싹들을 보면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새싹들을 제대로 보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아예 납작 엎드려 한쪽 뺨을 땅에 대고 새싹과 인사를 나눕니다. 흙냄새가 물씬 날 정도로 몸을 낮춰 보세요. 새싹 키만큼 눈높이가 낮아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눈높이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경험할 겁니다. 한 알의 씨앗에는 나무 한 그루가 온전히 담겨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비록 연약한 한 포기 풀이지만 언젠가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새싹들은 오늘도 희망의 노래를 부릅니다. 신록이 춤추는 봄 숲에 들어설 때면 그 희망의 노래가, 생명의 힘이 내 마음까지 밀려들어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 「생명이 기지개를 켜다」 중에서 올봄에는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심어 보세요. 씨앗 봉투에 그려진 꽃 모양을 보고 아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꽃씨를 직접 고르게 해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심고 관찰하는 것보다 아이의 심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습니다. (중략) 꽃씨를 선택하듯 내 안에 피울 꽃 또한 선택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사람은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내가 ‘보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내 마음에 뿌리는 씨앗입니다. 오늘 무엇을 보았고, 어떤 생각의 씨앗들을 뿌렸습니까? 식물의 씨앗은 뿌리는 시기가 따로 있지만, 생각의 씨앗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너무 빠른 때도 없고, 이미 늦은 법도 없습니다. 씨앗을 심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꽃씨를 심는 즐거움」 중에서 청설모는 잎사귀를 꼭 동그랗게 말아서 바나나 먹듯이 먹습니다. 특이하게도 한 가지에서만 따먹지 않고, 이 가지에서 한 잎, 저 가지에서 한 잎, 사방을 오르내리며 따먹는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한 가지에 달린 잎을 모두 먹으면 그 가지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 나무에게 잎사귀를 얻어먹되 나무의 형편을 헤아리는 듯한 청설모가 참 기특합니다. 자연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서로를 이용하지만 탐욕을 부리지 않습니다.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모든 생명이 어울리는 한 마당인 셈이지요. --- 「청설모의 지혜」 중에서 밤나무를 심은 주인공을 알고부터는 밤을 독차지할 수 없었습니다. 잘 익은 밤이 날카로운 가시 입을 쩌억 벌릴 때쯤 한두 번 주워 오는 것으로 가을의 수확을 마칩니다. 아직 나뭇가지에 먹음직스런 밤톨들이 많이 달렸지만, 내 것이 아니기에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오래전 밤나무를 이곳에 심은 다람쥐의 아들딸의 아들딸들의 몫이지요. 심지도 가꾸지도 않고 몇 해째 얻어먹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자연에 들어와 살면서 비로소 더불어 사는 게 무엇인지 하나씩 배웁니다. 내가 밤톨을 싹쓸이하려는 욕심만 버린다면, 저 귀여운 다람쥐들이 또 다른 곳에 밤톨을 옮겨 심을 것이고, 그 밤톨이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 또 다른 이들에게 단밤을 제공할 겁니다. --- 「숲의 일등공신 다람쥐」 중에서 은행, 밤, 모과, 감, 포도, 도토리……. 열매들은 저마다 모양뿐 아니라 맛과 향이 다릅니다.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비를 맞고 똑같이 햇볕을 쬐었는데 신기한 일이지요. 한두 종류는 맛이 비슷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나무들을 찬찬히 바라봅니다. 오로지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로 당당히 살아가는 나무들.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것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중략) 나는 어떤 맛을 지닌 존재인가 생각합니다. 살아오면서 종종 더 그럴듯한 누군가를 흉내 내려 애썼습니다. 나의 나 됨을 잃어버리면 허상으로 전락한다는 걸 깜박 잊곤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누군가를 닮으려다 제 것이 아닌 인생을 살기도 합니다. 나다운 내 길을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된 인생입니다. --- 「모든 열매는 한 세계의 주인」 중에서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숲으로 달려갔습니다. 솔직히 지난밤 강추위에 민들레들이 어떻게 될까 싶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 찾아간 겨울 숲은 밤새 내린 서리로 하얀 이불을 덮은 듯했습니다. 어제의 민들레는 면사포를 쓴 고운 신부 같네요. 하얀 서리가 보석처럼 눈부시게 꽃잎을 치장하여 말 그대로 ‘눈꽃’이 되었습니다. 서리를 뒤집어 쓴 꽃잎 위로 작은 내가 보였습니다. 그저 좋은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리던 나의 못남……. 따뜻한 봄에는 누구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들레는 봄이란 기다림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참된 희망이란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는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오늘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이겨 내며 만드는 것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 「민들레의 위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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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를 슬프게 하는 현실
최진실, 안재환, 김지후, 장자연…….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스타들이 잇달아 목숨을 버렸다. 그들뿐인가. 우리 곁을 스치고 지나간 그 누군가도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우리는 10년째 자살률 1위 국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사망자 중 51.4%가 자살로 죽었다. 우주로 사람을 보내고 도시가 발달하고 평균 수명이 연장 되었다지만, 정작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다가 정말 중요한 생명의 가치를 잃은 건 아닐까? 성장 논리, 경쟁 논리에 천하보다 귀하다는 생명의 존엄성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 다행이다, 우리에게 숲이 있어서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을 바꿔 가는 1인 환경운동가 최병성이 신통방통한 묘약을 전해 준다. 바로 숲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강원도 서강가 숲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깨달은 것을 글과 사진으로 풀었다. 큰개불알풀, 채송화, 나팔꽃, 큰달맞이꽃, 딱새, 딱따구리, 꿩, 다람쥐, 산토끼, 물까마귀 등 이름만 들어도 기분 좋은 숲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여 보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다움을 찾으라는, ‘살아 있음’ 그 자체가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숲 친구들의 속삭임이 가슴을 울린다. 얼굴을 땅에 대고 마주한 새싹은, 지금은 비록 연약하지만 이미 우리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있다고 격려한다. 가장 못난 애벌레 모습에서 멋진 날개를 펼치는 나비들은 우리에게도 때가 되면 펼칠 날개가 있다고 위로한다. 서로 쓰다듬고 뽀뽀하며 애정을 나누는 멧비둘기 부부는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무에게서 잎사귀를 얻어먹지만 결코 욕심 부리지 않는 청설모가 더불어 사는 지혜를 전한다. 느림보 달팽이는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저마다의 색과 맛과 향을 지닌 나무 열매들은 나다움을 찾는 게 행복이라고 충고한다. 모두 떠난 쓸쓸한 가을 숲을 향기롭게 하는 들국화들은 자신의 때를 기다리라고 이야기한다. 서리가 맺혀도 꿋꿋하게 꽃을 피운 민들레는 희망은 스스로 일구는 것이라 당부한다. 숲 친구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를 응원한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여전히 우리에겐 사랑이 있다고. 희망이 있다고. 생명이 있다고. ▶ 다시 세상을 향해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산업 폐기물 시멘트 논란의 중심에 저자 최병성이 있다. 그는 어느 단체에 속하지 않은 1인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이다. 서강가 숲에 살던 그가 ‘재활용 시멘트의 해악’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들고 세상에 나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촉구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2006년부터 산업 폐기물 시멘트가 사람들 건강에 미치는 문제점을 조사하고, 언론 기고를 통해 그 심각성을 알렸다. 사비를 털어 자료를 수집하고, 시멘트 제품에 포함된 유해 중금속과 발암 물질을 분석, 의뢰하기도 했으며, 유해성 산업 폐기물이 시멘트 공장에 반입되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여러 날 잠복하기도 했다. 3여 년의 노력 덕택에 많은 언론과 국회와 감사원까지 움직였으며 근본적 해결을 위한 길을 열었다. 홀로 당당하게 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숲이 가르쳐 준 ‘생명’의 가치 때문이었다. 생명이란 크고 작음을 떠나 모두 아름답고 우선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에 힘과 용기를 얻었던 것이다. 그는 《알면 사랑한다》를 통해 행복이 가득한 그 숲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 초록의 생명에 눈뜨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행복해질 터이니, 이제 그의 초대에 기쁘게 응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