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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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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지구 한쪽 편에서 일어난 어떤 일이 지구 반대편에 영향을 주어 다른 사건을 일으킨다고 했는데, 그런 말을 아시는지? 원래는 지리학적 사건을 가리키는 이 이론에 입각한다면 엄마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눈사태나 태풍, 지진을 일으킬 만큼 이 마을의 무미건조한 단조로움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친절하다. 친절하긴 한데, 그게 좀 이상야릇하다. 가끔 마을 사람들의 눈동자 속에서 그런 야릇한 친절함을 발견할 때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예를 들어, “아빠는 어떻게 지내시느냐”, “엄마 없이 너는 어떻게 지내느냐”고 사람들이 물을 때가 그렇다. 심지어 퀴링 선생님은 내가 줄기차게 말을 안 듣고 속을 썩이는데도 나를 봐준다. “집안일이 버겁겠구나” 하며 숙제 내는 날짜를 미뤄주시고는 우리를 위해 기도한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인다. 난 신경도 안 쓰는데. --- p.76
태쉬 언니는 열두 살 때 어금니를 하나 뺐다. 언니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욕실 선반 컵 안에 넣어놓았는데, 얼마 후 깡통을 실컷 차고 돌아온 내가 그 컵에 물을 가득 따라 마시다가 언니의 어금니까지 삼켜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나를 진찰한 성질 더러운 의사는 어금니가 아직 내 배 속에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 배 속에서 영원히 머무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 어금니는 머리띠를 하고 손을 흔들어 작별을 고하는 캘리포니아 소녀의 모습처럼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 p.91 “이 사람들은 누구야?” 그가 물었다. “그라스 가족.” “너를 위해 노래를 부르는 나를 표현하겠다더니 네 가족을 그린 거야?” 그가 실망한 것 같았다. “미안해. 네가 그 부분을 부를 때, 그 끝없는…… 그날들에 대한…….” “뭐?” 그가 물었다. “그게 어땠냐 하면…….” 나는 천천히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눈을 감은 채 그가 머리를 움직일 수 없도록 그의 머리를 잡고서, 오랫동안. 그가 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 나를 밀면서 내 셔츠를 벗겼다. 한 손으로 레코드판을 틀고 불을 끄고는 침대 위의 물건들과 기타를 치웠다. 나는 그에게 계속 키스했다. 그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울음이 그칠 때까지 그에게 키스했다. --- p.171 그동안 나는 언니를 마약쟁이로만 여기고 있었다. 언니가 옳지 않다며 죽을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나는 언니가 그런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고 생각했다. 도시에서 마약을 팔면서 나쁜 남자랑 어울리고, 공산주의나 찬양하고, 아빠에게 지옥에나 가라는 말이나 하는 인생. 내게는 분명해 보였다. 잠시 후 나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언니는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며 자신에게 구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과 엄마와 아빠와 아가리 등 중요한 사람들이 언니를 용서할 것 같았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가끔씩 억지로라도 웃게 되겠지. --- pp.231-232 “이건 천국에 있어야 하는데. 할아버지가 내 편지를 받지 못하신 건가요, 네?” 나는 울기 시작했고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가서 식탁에 나를 앉히고는 말했다. 슬퍼하며 부질없이 희망을 품는 내 모습이 애처로웠던 엄마가 보다 못해 편지를 썼노라고. 엄마는 천국에 편지를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람이 그곳까지 닿지 않는단다. 천국은 언제나 고요해.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고 엄마가 뭐라고 말을 했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천국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말밖에는. 그 말은 내가 이 마을에 부는 바람을 좋아하게 된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바람은 내가 이 세상 속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 p.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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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열여섯 살 소녀 노미는 아버지 레이 니켈과 함께 엄격한 메노파 마을에 살고 있다. 그녀는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에서 루 리드나 마리안느 페이스풀과 어울리기를 열망하지만, 현실은 춤도, 술도, 록큰롤도, 즐기기 위한 섹스도, 수영도, 화장도, 보석도, 당구도, 아홉 시가 넘도록 시내에서 노는 일도 금지된 마을에서 도살된 닭들을 컨베이어 벨트에 던져놓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엄마는 3년 전 언니 태쉬가 남자 친구 이안과 마을을 떠나고 얼마 후 사라져버린다. 엄마가 떠난 몇 주 후 노미의 아빠는 분리수거용 상자를 만들기 시작하고, 노미는 온종일 레드 제플린의 ‘All my love’를 듣는다. 여전히 과거는 그리 멀지 않고 노미는 종종 엄마와 언니에 대한 추억들에 빠져들곤 하지만, 노미와 노미의 아빠는 각자의 방식으로 엄마 없이 살아나가기 위해 애를 쓴다.
반항심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한없이 여린 십 대 소녀 노미는 시종일관 애처로울 정도로 지독한 혼란에 빠져 있다. 노미의 눈에 비친 세상이란, 젊은 여자가 작은 메노파 마을에 갇혀 올바른 길로 가라는 압력 하에서 조금씩 말라 죽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년 전야 파티에서 만났던 남자 친구 트래비스가 떠나고, 그녀와 가장 절친한 친구인 리디아가 떠나고, 마침내 아빠마저 사라져버리고 말았을 때, 노미는 비로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기대를 품으며 희망을 갖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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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독 문학상, 의회 예술상 수상작
캐나다 국민 베스트셀러 1위! 질러(Giller) 상 파이널리스트! 캐나다 전역에 독서 열풍을 몰고 온 바로 그 소설! 주인공 노미 니켈처럼 작은 메노파 마을에서 자란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반영하여 이 책을 썼다. 그녀는 프로테스탄트 근본주의자들의 친절과 사랑이 위선적이고 조건적인 것임을 폭로하며, 그들의 신앙 및 기독교에 대한 해석이 니켈 가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문화를 통제하고 수치심과 죄책감을 강조하는 신앙이 정신건강에 전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며 절대적인 믿음이 인간 정신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야릇한 친절』은 모두 2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이 책의 주인공이며 화자인 노미 니켈과 그녀의 가족 관계 및 어머니와 언니의 가출, 니켈 가족이 살고 있는 메노파 마을에 관해 독자가 알아두어야 할 거의 모든 정보들을 제공한다. 현재와 과거를 능란하게 오가는 노미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마저 사라져버리고 홀로 남겨졌음에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상하며 희망과 기대를 껴안는 아름다운 결말에 이르게 된다. 존 히치 상, 맥널리 로빈슨 올해의 책 선정, 알렉산더 케네디 이스비스터 상 논픽션 수상작 등 캐나다의 각종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쓴 미리암 토우스는 이 책 『야릇한 친절』로 캐나다 전역에 독서 열풍을 일으키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정체된 기존 문단에 파동을 가져올 작가의 발견! 캐나다의 마니토바 주에 위치한 작은 메노파 마을 출신인 미리암 토우스는 개성 있는 문체와 소설에 대한 깊은 조예로 작품을 발표함과 동시에 문단의 이목을 끈 작가다. 그녀는 처녀작으로 가장 전도유망한 마니토바 주의 작가에게 주는 상인 존 히치 상을 거머쥐기 시작해서 잇달아 쓴 소설들로 맥널리 로빈슨 올해의 책 선정, 최고의 논픽션 서적을 저술한 마니토바 주 작가에게 주는 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또 가장 최근에 발표한 소설 『야릇한 친절』로 소설, 논픽션, 시, 희곡, 아동문, 아동문학 삽화 부문, 번역서 등 일곱 개 부문에서 가장 훌륭한 영어 서적과 프랑스어 서적에 해마다 수여되는 상인 캐나다 총독 문학상을 받음으로써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렇듯 출간 이래 전문가와 독자들로부터 지속적이고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아온 그녀의 작품 중 그 가치와 개성이 단연 빛나는 작품이 바로 이 책 『야릇한 친절』이다. 자신이 살았던 메노파 마을이 지닌 이면의 위선을 블랙코미디라는 강력한 도구로써 날카롭게 풍자해낸 이 소설을 통해 미리암 토우스는 캐나다 전역에 독서 열풍을 일으켰고, 더욱 영향력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해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수많은 언론은 기존 문단을 발칵 뒤엎을 만큼 개성 있는 색깔을 지닌 그녀의 소설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미리암 토우스라는 문인이 출현한 것에 환영의 갈채를 보내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미리암 토우스라는 작가의 발견은 캐나다뿐 아니라 한국 문단에도 커다란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작품성 있는 문학은 지루하고 고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뒤집지 못한 현재의 문단은 피상적인 웃음을 담은 인터넷 소설, 자극적인 팬픽, 유명 연예인이 쓴 소설, 영화 혹은 드라마로 유명세를 떨친 소설 등에 그 입지를 빼앗긴 지 오래다. 이런 시류에 문학의 핵심적인 요소라 할 만한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킨 작품, 『야릇한 친절』과 미리암 토우스라는 작가의 발견은 국내의 문단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실로 가치 있는 발견이라 하겠다. 메노파, 그들은 어떤 집단인가? 전 세계에 150만 명의 신자가 있다지만 우리나라에는 단 두 개 교회가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메노파(메노나이트교회)는 우리에게 꽤 낯선 교파이다. 이런 까닭으로 메노파 교인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의 16세 소녀가 화자인 이 책은 그 배경부터가 충분히 독특하다. 책 속의 주인공 노미 니켈이 ‘우리 십 대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창피한 종파’라고 말한 메노파는 네덜란드의 종교 개혁자 메노 시몬스가 설립한 재세례파(再洗禮派)로, 오늘날 주로 미국과 캐나다에 농업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기독교의 한 종파이다. 메노파의 사상은 종교와 세상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서적 생활 방식을 보존하기 위하여 새로운 제도와 의식 등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분열도 일어났던 이들 메노파는 외적으로는 은둔을, 내적으로는 엄격한 집단 규율을 통해 강한 문화적 연대감을 형성한다. 삶보다는 죽음을, 축제보다는 고행을 가치 있게 보는 이들의 사상은 감수성 예민한 열여섯 살 소녀에겐 숨통을 틀어막고 온몸을 옥죄는, 벗어버리고 싶은 옷과 같은 존재다. 이 마을은 정말 혹독하다. 그리고 고요하다. 이 침묵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침묵 때문에 죽을 수도 있을까? 찢어져 피가 흐르는 상처를 건드리는 손과 같은,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중략) 여기 사람들은 다들 죽지 못해 안달이다. 죽음은 일생일대의 축제다.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모두 목이 졸리지 않는 이유는 평생에 걸쳐 계속될 고통이 일시에 해결될까 봐 배가 아파서 그런 거다. (본문 중에서) 이렇듯 틀에 박힌 교리에 억눌려 살아야 하는 작은 마을의 경직된 분위기는 열여섯 살 소녀의 반항기를 자극하기에, 그리고 끈끈한 가족의 유대를 해체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주인공이 열여섯 살 소녀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성장소설로 치부해버릴 만큼 녹록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 아니기에 더욱 매력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십 대 소녀의 섬세한 감성에 비춘 통렬하고도 위트 넘치는 풍자 아멜리 노통브에 대적할 최고의 블랙코미디 이 책의 장점은 배경의 신선함이나 프로테스탄트 근본주의자들의 위선과 절대적인 종교적 믿음의 폐해를 폭로하고 있다는 전복성에서 찾을 수도 있겠으나, 기실 이들과 함께 자리 잡은 보편성은 작품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가족, 남자친구, 자신이 속한 인간관계의 권위가 주는 압박감에 반발하는 주인공 노미 니켈은 지금의 당신이거나 10여 년 전의 당신일 수 있고, 아버지는 어떠시냐고 묻는 친절함 아래 어머니도 없이 어린 네가 어떻게 사느냐는 속물적인 궁금증을 은근슬쩍 감추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오지랖 넓은 당신의 이웃과 닮아 있다. 이스트 빌리지(니켈 가족이 살고 있는 마을)의 개인들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바로 그 개인들인 것이다. 아울러 이같이 다소 무겁고 답답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실소와 미소, 간간이 폭소를 자아내는 작가의 범상치 않은 필체는 책을 읽는 긴장감과 재미를 클라이맥스로 끌어올려주는 결정적인 힘이라 할 수 있겠다. 가족 간의 유대가 어떻게 산산조각이 나는지, 절대적 신앙이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헤집어 놓는지 시니컬한 블랙유머로 풀어놓는 그녀의 필력은 기존에 블랙유머로 한국에서도 많은 마니아를 확보한 프랑스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현재와 과거, 희망과 절망 사이를 줄기차게 넘나드는 십 대 소녀 노미의 목소리는 이 같은 탄탄한 작가의 필력에 힘입어 애처롭고도 사랑스러운, 독자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영혼의 목소리로 탄생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