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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umi Yumoto,ゆもと かずみ,湯本 香樹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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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생활
도모미는 초등학교 졸업식 때 반 대표로 졸업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작년 여름부터 떨어진 성적을 만회하려고 부지런히 학원을 오가면서 시작된 두통 때문에 그만 단상에서 쓰러지고 만다. 그렇게 졸업식을 망치고 중학교 입학을 기다리던 어느 날, 도모미는 죽어 있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마침 도모미 곁에 있던 남동생 데츠는 그것을 달라고 하더니 한밤중에 슬그머니 일어나 이웃집 할아버지네 정원에 던져 놓고 온다. 이유인 즉, 이웃집 할아버지의 뻔뻔함이 어머니를 화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웃집과 도모미네 집 사이에는 담이 없었다. 그러다가 도모미의 어머니가 태어나고 걷기 시작하자 어린애가 마음대로 남의 집에 들어가면 실례라고 도모미네 할아버지는 담을 세웠다. 그런데 공사 인부가 착각을 해서 담이 다다미 여섯 장 넓이 정도 도모미네 쪽으로 치우쳐버렸다. 도모미네는 10년 뒤에나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할아버지는 집을 고쳐 지을 때 정확한 위치에 다시 담을 세우기로 이웃집 할아버지와 합의를 봤다. 그로부터 20년 뒤 막상 도모미네가 집을 고쳐 지으려 하자, 이웃집 할아버지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는 그 옆에 이중으로 담을 쌓아버렸다. 그 일로 화가 난 어머니는 여러 날 동안 회사가 끝나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다녔고, 밤늦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날이 계속되면서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할아버지는 그런 일에는 무관심한 듯 혼자 공원을 거닐거나 창고 방에서 고장 난 물건들을 고치는 일에 열중하고, 아버지는 결국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이웃집과의 불화 때문에 생겨난 가족 간의 분열에 도모미는 마음 아파한다. 어제 저녁은 오랜만에 모두 한자리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아버지 잘못이었다. “여기서 열 받고 사느니 차라리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말을 하고 말았다. 슬그머니 집에 돌아와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다니. 어머니가 화를 낼 줄 뻔히 알면서. 각자의 주장이 마구 얽히고설키더니 결국 말다툼이 시작되다가, 어머니는 원통하다고 울음을 터뜨렸고, 아버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손찌검을 해버렸다. 나는 할아버지가 어떻게든 수습해주기를 바랐지만, 할아버지는 먼저 자겠다고 슬그머니 빠져나가 밤인데도 창고 방 정리를 시작했다. 결국 밥을 제대로 먹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아버지는 이번에야말로 집에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로지 그것 하나만이 마음에 걸려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내가 이렇게 마음을 쓰는데도, 우주는커녕 이웃집 할아버지도 그런 일은 내 알 바 아니라고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나는 두 팔로 가슴을 꼭 감싼 채 쭈그리고 앉아 무릎에 이마를 비벼댔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게다가 도모미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계속해서 자신이 괴물로 변하는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것은 도모미가 어린 시절 병으로 고통받는 할머니를 보며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자 실제로 할머니가 돌아가신 데 대한 죄책감에 기인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제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자기 몸의 변화 역시 도모미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일탈의 시작 이런 정신적 혼란 속에서 도모미는 동생 데츠와 함께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죽은 고양이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는 중에 버려진 고양이들에게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주는 한 아주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한편, 몸살로 앓아 누운 그녀를 대신해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기에까지 이른다. 그 사이 데츠가 던져 놓은 죽은 고양이 때문에 이웃집 할아버지가 집에 찾아와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도모미는 폐차 처리된 버스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밤을 보내며 지난 이야기 하나를 듣는다. 도모미의 할아버지가 도모미 정도 되었을 때 그는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로 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운동화를 도둑맞았고, 할아버지는 물증도 없으면서 같은 반의 가난한 다카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 뒤 다카시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선생님의 명령에 못 이겨 할아버지는 다카시를 찾아가 용서를 빌게 되었다. 마침 그때 할아버지의 운동화를 신고 나오는 다카시의 여동생을 보고 화가 난 할아버지는 다카시가 아닌 어린 동생을 때렸다. 다카시를 괴롭히려면 그 동생을 때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그는 알았던 것이다. 이후로 다카시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할아버지는 그때의 상처로 다시는 자신의 물건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싸우지 않겠다고 맹세하고는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이웃집과의 싸움에도 끼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오르간의 무음(無音) 교향곡 그런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도모미는 이제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아버지의 작업실에는 이미 어머니가 와 있다. 그것을 본 도모미는 어머니에게 아버지 일을 맡기자며 데츠와 함께 돌아선다. 한편 동생 데츠는 갑작스런 전염병 때문에 하나둘 죽어가는 고양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병든 고양이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오다 이웃집 할아버지에게 붙잡혀 고양이의 용도에 대해 추궁당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도모미는 “데츠, 위험해!”라며 크게 소리치고, 그 순간 이웃집 할아버지는 쓰러진다. 그 모습을 보고 마치 심각한 갈림길에 서 있기라도 한 듯 마음을 가다듬던 도모미는 그제서야 자신의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깨우쳐주려 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침착하게 응급차를 부른다.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열심히 창고 방 정리를 하고 있는지를 그제야 알았다. 우리 집에는 너무 많은 보물이 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오랫동안 잊혀졌던 보물이. 할아버지는 데츠, 나, 아버지, 그리고 누구보다도 어머니에게 그런 보물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르간을 고치려 한 것이다. 부채도 나에게 주었다. 사방으로 흩어져가는 가족들에게, 여기가 우리들의 집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후 한동안 앓고 난 도모미는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더 이상 괴물 꿈을 꾸지 않고 부모님도 다시 사이가 좋아지는 등 도모미네 가족은 예전처럼 평화롭게 지내게 된다. 이웃집과의 담 문제도 이제 도모미네 가족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집을 고쳐 짓기 위해 이사 가던 날, 동생 데츠가 발견한 알에서 도마뱀 새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도모미는 그 동안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자신 역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바로 자기 안에는 도모미 자신이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데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알 하나가 움직였다. 데츠와 나는 잔뜩 긴장한 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껍질에 금이 가더니 그 안에서 투명한 물이 넘쳐나고, 이윽고 새카맣고 진득진득한 피부의 작은 도마뱀이 나타나자 우리는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하나의 외침이 되어 나의 몸을 가득 채웠다. 내 속에는 괴물만 살고 있었던 게 아니다. 알 속에서 지금 모습을 드러낸 도마뱀 새끼처럼 필시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내가 있고, 그 하나하나와 언젠가 손을 마주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이처럼 며칠 간의 일탈을 통해 자기 안팎의 상처들을 치유해가는 도모미를 따라가다보면, 똑같지는 않지만 어딘가 한 구석 닮은 데가 있는 우리의 지난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