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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그대가 하나의 점이 된다면
경각산의 봄 그대가 하나의 점이 된다면 여물 사월에는 울릉도의 달 꽃 속의 꽃 지리산에 와서야 밤새 어깨 밑에서 봉우리 제주 사려니 길 벚꽃이 벚꽃에게 그 꿈 천산(天山)을 그리며 달팽이 찔레꽃 은행나무의 눈 꽃 한 송이 열반 렘브란트 영감에게 암스테르담의 밤 성산 일출봉 제2부 새벽부터 취하는 날 새벽부터 취하는 날 사람을 바라본다는 것은 내가 많이 아픈가봐 레바논 느보산에서 내 유년의 가르침은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하느님은 손발이 없다 아들아, 봄길은 비 꼬리잡기 아침기도 기도는 하영이 나도 너처럼 룩셈부르크 독일군 묘역에서 룸브아 예배당에서 옷 새벽에 꾸는 꿈 산새 꿈 바다가 말하기를 심봉사 예수 제3부 따뜻함에 대하여 상사화 숨 선운사에서 지리산 천은사 초파일에 귀신사(歸信寺) 화순 운주사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산수유 마을 백당나무 따뜻함에 대하여 설아다원 후박나무가 불재 일기 봄밤 아침에 쓰는 편지 웅녀에게 너에게로 가는 길 격포에서 아이들 낙엽을 바라보며 칠월의 바람 제4부 빛의 언어들 파랑(Blue) 빨강(Red) 노랑(Yellow) 물빛(Clear) 초록(Green) 꽃분홍(Magenta) 금빛(Gold) 분홍(Pink) 남빛(Royal?Blue) 청록(Turquoise) 검정(Deep Magenta) 산호(Coral) 무지개(Rainbow) 오렌지(Orange) 보라(Violet) 제5부 불재의 달 1~17. 제6부 나비의 소원 떼이야르드 샤르뎅 팽목항의 밤 조문 강물이 인간에게 나비의 소원 사드 5월 18일 오늘 나의 가슴은 그대들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농아 축구팀에게 얼굴 다비(茶毘) 심봉사 예수 시집 평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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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는 길을 찾는 사람입니다. 그는 집 안에 있는 시간보다 길 위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우매한 저는 구도자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길은 길을 만나 끝없이 이어지는데, 당신이 찾는 길 끝에 무엇이 있나요? 당신이 찾는 것은 길 끝에 있나요? 아니면 길 위에 있나요? 길이 길에 이어지듯이 질문은 질문의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시집의 원고를 읽고 또 읽으면서 저는 처음 마주친 질문들이 조금씩 뒤로 물러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시인이 바라보았던 물상들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몇 편의 시에 깨달음의 줄기가 들어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과 함께, 너나없이, 깨닫는 세상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시집의 시들을 한 장 한 장 따로 떼어서 천칭저울 위에 올려놓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 쪽 접시에는 구도자의 시를, 다른 접시에는 시인의 시를 올려놓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쪽에 올려놓아야 할지 망설여지면 올려놓지 말기로 합시다. 마지막 종이를 올려놓으니 거의 평형을 이루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 한두 눈금 구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기울어진 까닭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쫓는 시인은 새로운 것을 선호합니다. 시장의 논리에 사로잡힌 요즈음에는 더욱 자기만의 표현을 만드는 일에 집착합니다. 누군가 이미 써먹은 표현을 흉내내는 것은 금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표현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시구를 나누는 풍속은 이제 옛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구도자는 구태여 새로운 진리를 찾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가 찾는 진리는 종종 오래된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아직 온몸으로 체득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 시집의 화자는 상투적인 비유를 자주 사용하면서 상투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발언을 합니다. 물론 구도자의 언어도 시류를 반영하여 바뀌어야 합니다.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진리라도 전달할 수 없습니다. 이 시집의 구도자는 옛이야기를 새로운 감동으로 전달합니다. 이병창 목사/시인은 오래 전부터 종교의 벽을 넘어 서로 소통하는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어 왔습니다. 지난번에 펴낸 시집의 제목 『메리붓다마스』를 기억하시지요? 어떤 분들에게는 제목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선입견 없이 읽으면 성직자도 시인도 아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