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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돌보는 사미승
만년수 같은 존재, 주엉 아우 열반에 든 도마뱀 두부 튀김 주시던 뚜 보살님 어깨 깊숙이 박힌 화살 같은 공안 불법의 자비감로 한 방울 생선을 사시는 고승의 뒷모습 어둠을 걷어붙인 새해의 종소리 나의 스승이 기워주신 승복 모든 중생의 생명은 소중한 것 |
Thich Nhat Hanh,ティク ナット ハン,釋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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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자비를 실천하는 틱낫한 스님 …
때로는 아름다운 시로 때로는 힘찬 글로 그리고 언제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평화와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 비구(比丘) 틱낫한은 중부 베트남에서 태어나 1926년에 사미승이 되었다. 스님이 이십대 후반에 쓴 이 책 《내 스승의 옷자락》은 1942~1947년에 걸쳐 전쟁의 도가니 속에 있으면서도 평화로움을 잃지 않았던 어느 산사에 머물고 있을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출하고 소박하면서도 청빈한 절 생활은 등장인물들을 돋보이게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경을 이루고 있다. 나이 많은 공양주 보살님, 호롱불 곁에서 바느질을 하는 스승님, 부처님께 올린 마지(摩旨)를 감히 먹으려 드는 도마뱀, 불법(佛法)을 구하고자 하는 젊은 프랑스 병사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 사원 생활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저버리지 않았던 스님 … 그 동안 우리나라에 알려진 틱낫한 스님은 명상가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데 의의가 있다. 그가 불가에 입문해서 수행하던 사미승 시절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녹아 있다. 이 책은 1942~1947년에 걸쳐 전쟁에 휘말린 어느 평화로운 산사의 한가운데서 잉태되었다. 틱낫한 스님이 20대 후반에 쓴 이야기들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기에 알맞다. 그는 전쟁과 폭력 속에서 오직 인간의 사랑으로 인류애를 실천하신 분이다. 프랑스는 베트남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1946~1954년에 걸쳐 격렬한 전쟁을 벌였다. 베트남인들은 식민주의자들의 공포 정치 아래 신음해야 했고, 프랑스 병사들 역시 비엣 민(Viet Minh)의 손에 쓰라린 고통을 맛보아야 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스님은 전쟁의 도가니에서 젊은 프랑스 병사를 우연히 만난다. 그때 당신은 스물한 살 가량의 젊은이로 구족계를 받은 비구였다. 스님은 당시 프랑스 병사들을 아주 싫어했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프랑스 병사들은 먹을 것을 얻고자 사원을 공격했고 종종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저항 운동에 가담한 승려들을 처형했기 때문이다. 스님이 살았던 절에 있던 승려들도 몇 달 동안 강제로 소개(疏開)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당신이 만난 그 젊은 프랑스 병사를 진정한 친구이자 형제로 받아들였다. 45년이 지난 지금 그때 있었던 일을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있는 스님은 이 세상의 좋은 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사원 생활을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스님은 당신의 책임을 단 한순간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난 후 스님은 10일간 단식할 것을 요구하며 그때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위한 법회를 집전했다. 스님은 뉴욕으로 가서 사람들이 공포와 분노를 하루 속히 삭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비극의 희생자들과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돌봐주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을 보면 1940년대에 후애(Hue)에서 수행하고 있던 스님들이 견뎌내야 했던 육체적인 고생을 접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스님이 승려로 살아가겠다고 하는 바람을 저버리려 했던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최근에도 틱낫한 스님은 얇고도 다 해진 옷을 걸친 채 소를 몰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곤 하신단다. 이러한 소소한 고생이 있기는 했지만, 스님은 사원 생활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결코 저버린 적이 없었다. 이 책은 사원 안에서 볼 수 있는 정신적인 사랑과 형제애는 물론 일상적인 수행에 참여하는 것에서 비롯된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증언하고 있다. 이 작은 책은 유쾌하고 때로는 재미있다. 책 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이 이 세상의 고통을 없애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영감을 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