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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in bra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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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의 갈등,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
그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쥔 돌연변이 소녀의 이야기
어느 날, 돌연변이가 되어 버린 소녀. 마치 카프카의 『변신』처럼 미나의 일상은 뒤죽박죽이 된다. 교회는 미나를 내쫓고, 부모님은 미나를 원망하며, 교회 친구들은 미나를 따돌린다.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은 사라졌다. 지옥 같은 학창 시절을 보내는 외톨이 미나만 있을 뿐이다. 학교 복도와 교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미나는 자신이 믿어오던 하느님께 기도한다. 더는 아무 일 없이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게 해 달라고. 그러나 미나의 바람과는 달리, 과학 수업 시간에 큰 소동이 일어난다. 미나를 괴롭히던 교회 아이들이 진화론 수업을 반대하고 일어난 것이다. ‘예수 ♡ 사랑’ 티셔츠를 입고 선생님에게서 등을 돌리고 앉은 아이들을 보며, 미나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미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변화만으로도 버거울 뿐이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미나는 유일한 친구인 실험 파트너 케이시와 케이시의 누나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의 중심에 들어서게 된다. 다윈의 『종의 기원』발표 150주년, 그러나 미국은 찰스 다윈을 기념하지 않는다. - 미국의 진화론과 창조론의 적나라한 대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인류 진화라는 비밀의 열쇠를 제공한 장본인인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 진화론 발표 1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미 공영 라디오 NPR은 2월 9일자 보도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끊이지 않는 대립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다윈 추모 행사를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의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은 1987년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이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종료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인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은 식을 줄을 모른다. 2004년 <뉴스위크>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63%가 공립학교에서 진화론 외에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2000년대에 들어, 조지아 주와 캘리포니아 주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지적설계론을 교육과정으로 채택하는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2002년부터 창조론자들은 자신들의 전략을 수정한다. 진화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비판하며 지적설계론을 내세운 것이다. 지적설계론이란 창조론의 현대적 변형으로, 어떤 존재가 의도를 가지고 우주를 설계했다는 주장이다. 근본주의 종교론자들은 이 지적설계론을 하나의 과학 이론이라 주장하며 공교육 교과 과정에 넣을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학교에 지적설계론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하기를 추동하고 있다.『돌연변이들』은 실제 미국 공립학교에서 부닥치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적설계론을 가르쳐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는 때로 미나의 고등학교처럼 과격하거나 어이없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한국도 이 뜨거운 감자를 피해갈 수는 없다. 한국과학기술원인 KAIST에 소속된 창조과학전시관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있어왔으며,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한 학회는 교과 과정에 진화론만을 포함시키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자신을 둘러싼 부당함에 반항할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미나는 『반지의 제왕』의 흰 수염 할아버지가, 『해리 포터』의 잘생긴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이성 친구 한번 사귀어 본 일이 없다. 왜? 부모님이 교회 안 다니는 ‘남자’ 아이를 친구로 사귀는 걸 절대 인정하지 않으니까. 동성애 친구를 괴롭히는 무리 속에 있던 적이 있다. 왜? 부모님과 교회가 그 모든 걸 악으로 규정하므로. 그러던 어느 날 미나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금기와 규제의 부당함을 느낀다. 이건 옳지 않아! 미나는 외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던 데니에게도 사과의 편지를 쓴다. 그러자 미나의 모든 일상이 바뀐다. 배신자가 된 미나는 일순간 돌연변이 취급을 당하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아늑하고 익숙한 교회라는 공간에서도 쫓겨난다. 미나를 괴롭히던 교회 친구들은 이제 진화론 수업에 맞선 시위를 하고, 미나는 이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조심스럽다. 신념에 따라 행동할 때 겪을 고통을 미나는 알게 된 것이다. 과연 미나는 교회 아이들에게 맞설 수 있을까? 미나는 부조리의 세계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청소년 시기의 아이이다. 근본주의적 종교와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미나는 독특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발 규제부터 야간 자율학습까지, 때로는 학원에 가야 하는 것도, 이성 친구를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것도 부당하게 느껴진다. 그 부당함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한탄, 불평, 농담으로 튀어 나오기도, 때로는 광우병 촛불 집회처럼 하나의 집단적 움직임으로 나오기도 한다. 무언가에 부당함을 느끼는 청소년들은 좌충우돌하는 미나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만난다. 미나가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우리만의 길을 떠올리게 된다. 미나는 일련의 소동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교회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다. 다른 가치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미나에게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 주지 않는다. 그저 미나는 그들을 본다. 케이시, 케이시의 누나 케일라, 셰퍼드 생물 선생님, 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그들의 해결 방법은 때로는 외면이, 때로는 거짓말이, 때로는 솔직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선택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나도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계속 거짓말을 하거나, 그 순간 거짓말을 그만두고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는 수밖에. 난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건 내게서 너무 많은 걸 빼앗는다. 가장 중요한 건, 그건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 부담을 지기로 했다. 내가 입을 열었다. “두 분께 말씀드릴 게 있어요.” - p. 304 돌연변이로 변해도, 꿋꿋하기만 한 사춘기의 발랄함! 자신이 돌연변이처럼 느껴지는 미나. 그러나 우울함에 빠지거나, 한탄만 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어른들의 일일 것이다. 미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유쾌하고 때로는 신랄한 어투로 그 모든 것을 말한다. 따돌림을 당해 식당에 가지 못하고 점심 먹을 곳을 찾는 모습조차 귀엽기만 하다. 혼자 먹는 법을 배우든가, 신경 쓰지 말든가, 다른 데를 찾아가서 점심을 먹자. 주차장? 아냐, 주차장 같은 데는 돌 던질 아이들도 많고 담배 피우는 아이들도 많을 거야. - p. 26 그동안 믿어오던 종교에 관한 의구심을 가질 때도 마찬가지다. 정글에 사는 착한 사람이 예수의 이름을 한 번도 못 들어봤다고 해서 지옥에 가야하고, 앨라배마나 네브래스카에서 태어나 세례를 받은 아이는 커서 치사한 짓을 해도 천국에 간단 말인가? - p. 60 사랑에 눈뜨기도 한다. 대상은 곱슬곱슬한 검은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귀여운 케이시이다. 문제는 케이시가 유일한 친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하나 밖에 없는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 게다가 엄한 부모님은 이성 친구를 금지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미나가 이 낯선 감정에 허둥댄다는 것이다. 낯설지만 설레는 감정에 빠진 미나는 한때의 그리고 현재의 우리이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케이시, 난 너를 사랑해. 너는 재미있고 똑똑하고 친절하고 영리하고 잘생겼어.”이다. 내 입이 잘 움직이기만 한다면. 하지만 아마도 ‘케이시’ 하고 입을 떼자마자 곧장 인사불성이 될 거다. - p. 271 지난밤에는 한숨도 못 잤다. 당연하지. 밖이 어둑어둑한데도 나는 참지 못하고 일어나 아래층으로 가서 코코아를 타 먹었다. 나는 공식적으로 키스를 받은 소녀, 그것도 달콤한 키스를 받은 소녀다. 그러면 아침으로 코코아를 먹을 만하지 않은가. - p. 290 과학이 무엇인지 몰라도 괜찮다! 이 책은 과학책만큼이나 변종, 돌연변이, 진화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미나를 통해 우리는 과학 수업을 또래의 아이에게 쉽고, 친절하고, 재미있게 전해 듣는 기분을 맛보게 된다. 셰퍼드 선생님의 강의도 그 어떤 과학 수업보다 훌륭하다. “우주의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다루는 것이 과학입니다. 우리는 이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백 퍼센트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알겠어요? 이것이 진화론입니다. …… 모든 것은 변화합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 내고 적응해 가는 유전자 덕택입니다. 고마워요, 변종들.” - p. 95 덕분에 소설을 읽고도, 우리는 과학이 무엇인지 진화가 무엇인지를 한 번에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정작 과학적 의미로서의 ‘진화’만이 아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인생의 진화’에 대한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진화론을 선택하든 창조론을 선택하든, 또는 자신의 신념을 선택하든 평온한 일상을 선택하든,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인생의 진화를 말하고자 한다. 돌연변이가 되어버린, 돌연변이가 되고 싶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보수적인 집안, 근본주의적 종교에 둘러싸여 순진하고 조금은 답답해 보이기까지 하던 미나는 어느덧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사랑을 긍정하는 소녀가 되어간다. 나 혼자가 아니야. 사실 이 세상은 뉴 어드밴티지 고등학교보다 훨씬 넓고, 세상 사람들은 기꺼이 내 말에 귀 기울이고 내게 말을 건넨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p. 258 처음에 미나는 겁에 질려 있었다. 익숙한 무언가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돌연변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나는 수많은 돌연변이들을 만나게 된다. 셰퍼드 선생님, 케이시, 케일라…… 그러나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은 없다. 미나는 알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돌연변이라는 것을. 또한 언제든지 돌연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빠르게 변화,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더욱 그러하다. 누구와 같지 않다고, 누구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움츠리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 다른 누군가와 생김새가, 생각이, 믿음이 다르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누구나 자연의 변종들이다. 문제는, 어떻게 잘 적응하고 진화하며 살아가느냐이다. 비로소 미나는 깨닫는다. 나는 오래 전부터 테레사와 다른 교회 친구들이랑 지내왔다. 내가 그 종의 일부라는 데에 매우 만족하면서. 그런데 일-데니 피어스의 일-이 생겼고 내 안의 무언가가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고통이 있었지만 비로소 나는 새로운 생명체, 지금의 내가 되었다. 나는 돌연변인 게 뿌듯하다. 그 덕택에 내가 이만큼 성장했으니까. - p. 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