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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아티크 라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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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영향, 특히 숙부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어로 교육하는 중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프랑스문화를 가까이 접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통해 다른 세계와 문화에 대해 눈뜬 그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압제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고향을 등지고, 파키스탄을 거쳐 비밀리에 프랑스에 망명하여 1984년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소르본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페르시아어로 쓴 『흙과 재』(2000년)를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20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직접 영화로도 제작하여 칸 영화제에서 〈미래를
1962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영향, 특히 숙부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어로 교육하는 중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프랑스문화를 가까이 접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통해 다른 세계와 문화에 대해 눈뜬 그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압제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고향을 등지고, 파키스탄을 거쳐 비밀리에 프랑스에 망명하여 1984년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소르본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페르시아어로 쓴 『흙과 재』(2000년)를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20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직접 영화로도 제작하여 칸 영화제에서 〈미래를 향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이어 프랑스어로 쓴 첫 소설이자 자신의 네 번째 소설인 『인내의 돌』로 2008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이 외국 출신 작가의 이례적인 수상은 프랑스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영화 및 텔레비전 드라마 감독과 제작자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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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3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기획 및 해외 저작권 부문을 맡아 일했고, 출판 기획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를 만들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라다이스』, 『분노하라』,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고리오 영감』, 『알퐁스 도데』, 『보들레르와 고티에』, 『집구석들』, 『스스로를 아는 일』, 『소소한 사건들』, 『정신의 진보를 위하여』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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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0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41g | 135*196*20mm
ISBN13
9788972754466

책 속으로

멀리, 도시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진다. 격렬하게, 폭탄은 아마 집 몇 채와 몇몇 꿈들을 부술 것이다. 상대편이 반격한다. 반격의 폭음은 정오의 무거운 정적을 찢으며, 유리창을 떨게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깨우지는 못한다. 그 소리에 움직임을 멈추는 것은 현재로서는 염주 두 알과 여자의 어깨뿐이다. 그녀는 안약 병을 주머니에 넣는다. ‘알-카흐하르’라고 그녀는 중얼거린다. ‘알-카흐하르’. 그녀는 이 말을 되풀이한다. 남자가 숨 한 번 쉴 때마다 이 말을 되풀이한다. 이 말을 할 때마다 그녀는 염주알을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뜨리며 돌린다. --- pp.16~17

“당신은 내 말을 단 한 번도 귀담아듣지 않았지. 내 말이 당신 귀에 제대로 들린 적이 없어! 우리는 이 모든 이야기를 한 번도 서로 주고받아본 적이 없어! 우리가 결혼한 지 십 년 넘었지만, 같이 산 것은 겨우 이삼 년이야. 안 그래?” 그녀는 헤아려본다. “그래, 결혼한 지 십 년 반인데, 같이 산 건 삼 년! 이제야 제대로 헤아려보네. 오늘에야 모든 걸 정리해본다고!”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온갖 회한, 후회를 표현할 1,001가지 단어를 대신하는 노랗게 뜬 짧은 미소……. 하지만 재빨리 추억이 기선을 제압한다. “그 당시엔 당신이 왜 없는지 나 혼자 궁금해해보지도 못했어. 당신이 없는 건 내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 당신은 전쟁에 나가 있었으니까. 당신은 자유의 이름으로, 알라의 이름으로 싸우고 있었으니까! 그거면 모든 게 정당화되었지. 그걸로 난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어. 어떻게 보면, 당신은 있는 거나 다름없었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그녀의 두 눈은 시간을 관통하여, 그때를 다시 보고 있다……. --- pp.89~90

그녀는 고개를 똑바로 세우려고 한 손으로 턱을 받친다. “아버지가 찾아오셔서 난 기쁘고, 마음이 환해졌어. 난 드디어 깨달았지. 당신을 죽게 버려두려는 시도 때문에 내 마음이 편안했던 게 아니라는 걸.” 그녀는 몸을 쭉 뻗는다. “당신 내 말 알겠어? 사실, 내가 편해진 건, 그 이야기를 해버렸기 때문이야. 메추라기 이야기. 모든 걸 말한다는 것. 모든 걸 당신에게 말한다는 것. 사실 당신이 환자가 되고부터, 난 알게 되었지. 내가 당신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걸며 살게 된 다음부터 내가 당신에게 성질이 나 있다는 것, 내가 당신을 모욕하고 있으며, 내 맘속에 간직했던 걸 모두 당신에게 말했다는 것, 그런데 당신은 내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고 나를 해치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 모든 상황이 나에게 힘을 주었고,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어.” --- pp.115~116

그녀는 남자의 목구멍 속에 관을 깊이 밀어 넣는다. “당신 알지, 그 돌을 앞에 놓고…… 그 앞에서 모든 불행, 모든 괴로움, 모든 고통, 모든 비참한 이야기…… 이런 걸 다 탄식하며 털어놓는…… 마음에 담은 것, 남들에게 차마 말 못할 이야기, 모두 털어놓는 그런 돌…….” 그녀는 똑똑 떨어지는 용액 방울을 조절한다. “그 돌에게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그러면 그 돌이 이야기를 듣고 그 말을, 비밀을 모두 빨아들이다가 어느 날인가 탁 깨지는 거야. 산산조각 나는 거야.” 그녀는 남자의 눈을 닦아주고 안약을 떨어뜨려준다. “그렇게 되는 날, 이야기한 사람은 모든 고통에서, 모든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거야……. 그 돌 이름이 뭐더라?” 그녀는 시트를 매만진다. (……) 마당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난다. 그녀는 입을 다문다. 발소리가 멀어진다. 그녀는 말을 계속한다. “당신 알아 뭔지? ……난 그걸 찾은 것 같아, 그 마법의…… 나만의 돌을.”

--- pp.118~121

줄거리

포화로 가득한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곳. 장식이라고는 거의 없는 방에 총에 맞아 의식이 없는 한 남자가 누워 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남자를 간호하는 아내. 여자는 남자의 호흡에 맞추어 염주를 돌리며 알라에게 기도하지만 남편은 차도가 없다. 한 시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 간절한 기도가 무색하게 남자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는다. 한탄과 함께 여자는 남편에게 점점 원망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여자는 비로소 자신이 남자에게, 그리고 자신의 삶에 화가 나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남자에게 유년의 기억과 그동안 속여 왔던 중대 비밀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자유로워지고 해방되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비밀을 말하면서 여자는 시아버지가 이야기해준 신화 속 ‘인내의 돌’에 대한 믿음을 키워 간다.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털어놓으면 이야기한 사람을 해방시켜준다는 인내의 돌! 남편을 인내의 돌이라 생각하며 고행을 계속하는 여자와 ‘인내의 돌’이 된 남자. ‘인내의 돌’이 상징하는 의미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결말은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2008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수상작!

자아를 찾아가는 아프간 여성의 강렬한 고백, 그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
영상처럼 펼쳐지는 한 여인의 삶과 꿈, 그 구원의 이야기!


2008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소설 『인내의 돌』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프랑스 망명 작가 아티크 라히미의 이 소설은 전쟁 중인 도시를 배경으로 이슬람 여성의 고독과 소외, 그리고 실존을 간결한 시적 언어로 빚어낸 작품이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난 작가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겪으며 프랑스로 망명하였고, 이곳에서 자신의 경험과 아프간의 현실을 반영한 소설을 페르시아어로 발표해왔다. 작가의 네 번째 소설이자 프랑스어로 쓴 첫 작품인 『인내의 돌』 역시 억압받는 이슬람 여성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 총에 맞아 의식이 없는 남편을 간호하면서 그제야 말言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고, 정신과 몸의 해방을 추구하게 되는 이 여성의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여성이 내면의 욕망을 탐구하게 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이 문학적 깊이를 가진 영화 같은 소설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아프간 사람은 멸망했다. 그의 정신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서, 육신은 종교에 의해서, 그리고 이슬람 문화에 의해서 황폐해졌다. 불행히도 멸망하고 만 것이다.” _아티크 라히미

여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하루에도 몇 번씩 폭탄이 터지는 땅. 눈물과 한숨, 그리고 도처에 널려 있는 전쟁의 흔적들만 남아 있는 불모의 땅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인 아티크 라히미는 공쿠르상 수상작인 『인내의 돌』을 통해 자신이 떠나온 조국, 그 흙먼지와 매캐한 포연으로 뒤덮인 땅 아프가니스탄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고국을 떠난 한 망명자가 전쟁으로 황폐해진 조국,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층 여성들의 고통을 상기하며 써내려간 이 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의 기나긴 독백과 공명하며, 더욱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인내의 돌』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전쟁 중에 의식 없는 남편을 홀로 간호해야 하는 막막한 처지의 여인이 주인공인 이 소설은 시적이고 간결한 문체로 압축된, 처절한 고통 뒤에 마침내 깨닫게 되는 인생의 신비를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인내의 돌’은 페르시아 신화에 나오는 ‘마법의 돌’에서 따온 것이다. 페르시아 신화에 의하면, “예로부터 마법의 힘을 가진 돌이 있는데, 이 돌에 대고 누구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을 털어놓으면 돌이 그 말을 흡수하다가, 한계에 이르러 둘로 쪼개지면서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을 해방시켜준다”고 한다. 때문에 이 페르시아 신화에서 소재를 빌려 온 소설 『인내의 돌』에서도 말을 입 밖에 내는 것, 즉 자기고백은 큰 의미를 차지한다. 남편에게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여자는, 흡사 돌덩이처럼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누워만 있는 남편의 앞에서 자유롭게 절규하고, 때론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자기만의 감추어진 내면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욕망을 가진 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편이 쓰러지기 전까지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욕망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지만 흡사 자기 최면과도 같은 이 과정을 통해 여자는 자신이 자유, 쾌락, 행복 등 인간이 누려야 할 것들을 박탈당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어가는 것이다. ‘현재형 시제’로 진행되어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은 현장감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여성의 내밀한 감정과 폐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듯한 독백을 섬세한 필치로 써 내려가, 마치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 오인할 정도로 감성적으로 몰입시키며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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