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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릿
바깥을 향해 읽어라
백민석
한겨레출판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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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일반/예술사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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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리플릿을 아세요?

1부

01 콘크리트 아틀라스
02 인간에서 풍경으로, 도시의 드라마로
03 고통은 아주 어두운 빛깔이다
04 웃기면서 무서운 주체의 초상
05 숭고냐, 세탁이냐
06 바깥을 향해 읽어라

2부

01 말은 누가 타는가
02 노동의 황혼
03 공허라는 두렵고 낯선 그림자
04 남성이 보는 여성에 대해 남성이 말하다
05 주체의 흥망성쇠
06 여성이 보는 여성에 대해 남성이 말하다
07 자본의 초상: 패션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08 여성이 보는 아름다움에 대해 여성이 말하다

3부

01 가짜(들의) 왕국의 역설
02 취향엔 국적이 없지만 역사엔 국적이 있습니다
03 소비의 공동체
04 도대체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05 카리브 해의 붉은 진주, 쿠바 1
06 카리브 해의 붉은 진주, 쿠바 2

4부

01 퇴행의 시대, 시대의 퇴행
02 정치적인 팝, 냉소적인 팝
03 피에타, 혹은 제도로서의 모성
04 현대, 도시라는 현기증
05 역사에서 승자의 의미
06 내게 악랄한 뉴욕을 보여줘

저자 소개 1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문학과 사회』여름호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가장 낯설고 또렷한 시선과 문체로 1990년대 한국문학계의 독보적인 흐름이었던 그는 10년간의 침묵을 깨트리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오래도록 그를 기다려온 독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수림』, 『혀끝의 남자』,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문학과 사회』여름호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했다. 가장 낯설고 또렷한 시선과 문체로 1990년대 한국문학계의 독보적인 흐름이었던 그는 10년간의 침묵을 깨트리고 다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며 오래도록 그를 기다려온 독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수림』, 『혀끝의 남자』,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해피 아포칼립스!』, 『교양과 광기의 일기』, 『버스킹』, 『플라스틱맨』 등이 있다.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러시아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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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65g | 150*205*20mm
ISBN13
9791160400359

책 속으로

콘크리트 아틀라스의 잿빛 어깨에선 좀처럼 흥겨운 빛을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 모색 2014전과 환영과 환상전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풍경이 바로 그 콘크리트 아틀라스의 표정이다. 또한 때때로 짓눌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어깨 위의 세상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 우리 자신의 표정이기도 하다. 이 거대도시를 떠받치는 진정한 아틀라스는 거대도시의 시민,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26쪽

벨기에 작가 기드온 키퍼의 드로잉 작품들은 아예 캔버스가 아닌 책에 그려진다. 양장본의 딱딱한 앞뒤 표지를 찢어 그 위에 자신의 초현실적 테마를 펼쳐놓는다. 책의 표지는 칼로 잘라내지 않고 손으로 잡아 찢었다. 거칠고 들쑥날쑥한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책의 표지라는 것을 감추기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리플릿은 책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본래 책의 목적과 내용을 제거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그의 독특한 작품 속 새로운 인생을 표현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책일까, 책의 표지일까. 그저 우연한 선택일까. 아마도, 책이 작가의 삶에서 가장 흔한 요소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손을 뻗었더니 책에 닿았고, 하드커버가 캔버스를 대체하기에 충분함을 깨달은 것이다.
-79쪽

마르크스의 말처럼 노동은, 자신의 생명을 불어넣어 세계 속에서 인간을 실현하는 행위이다. 적어도 그의 시대에는 그랬던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회사란 그러한 노동을 가능케 하는 장소였다. 이제 그러한 노동의 의미는 황혼처럼 저물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더 이상 지켜야 할 노동의 터전도 의미가 없으니, 자부심도 의지도 없게 된 것은 아닐까.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세월호의 선장도 알려진 바로는 비정규직이었다. 노동의 황혼 가운데 우리 사회는, 노동의 모든 긍정적인 가치가 점차 자본주의의 지평선 너머로 사그라지는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03쪽

작가는 문래동 철공소 골목 같은, 서민들이 주로 사는 지역을 돌며 비누 사진만 찍었다고 한다. 야외에서 자연광으로 연출 없이 촬영된 이 비누 사진들이 내게 특별했던 까닭은, 비누에 묻어 있는 기름때 때문이었다. 그 비누로 손을 닦았을 누군가의 노동의 흔적이 기름얼룩이라는 형태로 고스란히 비누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손에 기름때를 묻혀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닦아내기 어려운지, 또 그런 노동이 얼마나 힘겨운지 잘 안다. 노동의 힘겨움, 가치, 신성함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사진전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김문선 작가는 그 어느 스펙터클한 규모의 작품들보다도 노동에 대해,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것은 볼품없고 하찮기만 한 비누가 시대의 표상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고, 가짜들 사이에서 빛나는 진짜 예술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리플릿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

소설가 백민석, 첫 미술 에세이 출간

1990년대 한국문학 뉴웨이브의 아이콘, 백민석. 1995년에 등단해서 왕성한 활동 후 절필, 10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와 다양한 소설을 펴내고 있는 작가.
1995년 등단 이후 백민석이 내놓은 작품들은 ‘백민석 현상’이라고도 불리는 새로운 문학의 경향을 이끌었다. 그가 매년 한 권씩 책을 낼 만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시절에도, ‘문학적 자살’을 선택하며 세상에 등을 돌리고 있던 동안에도, 문학과 미술, 세상은 변화했다.
때로는 진보하고 때로는 퇴보한 예술과 시대의 자장 안에서 백민석은 작가로서의 8년과 절필 후 잠적한 10년의 시간을 하나로 엮어준 ‘미술관 순례’를 기록한다. 20년 가까이 모은 리플릿만 100여 장. “글을 쓰지 않을 때도 미술관은 다녔다”는 저자의 글 속에는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를 흔든 정치적, 문화적 이행과 그 시대를 오롯이 겪은 저자 내면의 풍경이 함께 담겨 있다.

미술을 통해 사회를 읽는 독특한 시선

백민석의 글은 저자 자신이 미술관 안팎의 세계를 오가며, 문학으로부터의 탈출과 회귀의 과정을 지나며 오랜 세월 집적한 ‘문학과 미술의 시대사’를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다소 난해할 수 있는 현대미술의 대중적 접근을 위해 그가 꺼내드는 것은 바로 리플릿(해당 전시의 광고를 위해 글과 사진을 실은 인쇄물)이다.
저자는 리플릿을 전시에 접근하는 ‘문’이라고 정의한다. 리플릿은 실제 작품이나 도록과 달리 정해진 전시 기간 동안 전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미술의 현장성과 희소성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매 글의 시작마다 저자가 보여주는 작은 리플릿은 지나간 혹은 현재의 전시를 환기시키고 미술의 세계로 쉽게 들어가게 하는 출입문 역할을 한다.
리플릿은 전시 내용을 한 두 페이지의 인쇄물에 표현함으로써, 시적 긴장감을 느끼게도 하고, 전시회와 미술 전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압축해서 반영하기도 하며, 기록에 관한 사료의 역할도 한다. 그 리플릿을 통해 백민석은 자신만의 세상을 보는 방식과 미술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리플릿을 통해 가볍게 꺼낸 이야기는 화이트큐브를 벗어나 우리 삶 도처에 자리한 미학을 포착하며 미술과 미술 밖 세계의 소통을 시도한다. 또한 소설가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관점으로 풀어낸 글은, 시각 예술의 단절된 이미지로부터 서사를 끌어내고 설치미술과 전시의 영역을 넘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거대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초상

서울에서 시작해 뉴욕에서 끝나는 이 책은 거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여전히 거대도시의 시민으로 짓눌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어깨 위의 세상을 내려놓지 않는 동시대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끝맺는다. 저자는 풍경이 되는 도시든, 고통을 주는 그림이든, 그 안에서 주체를 찾으려 한다. 그곳에는 노동에서도 자본에서도 현실정치에서도 삶에서도 주체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한국을 벗어나 일본, 쿠바, 미국 등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만나며 그들이 체화하고 있는 역사의식과 예술에 대한 다양한 표현 방식과 직면할 뿐 아니라, 동시대인으로서 공통된 존재 본연의 고립감과 두려움을 발견하기도 한다.
작가는 리플릿을 통해, 그림을 통해, 전시를 통해, 책을 통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길을 찾아 책 속으로 침잠하지 않고, 책의 길을 따라 책 바깥으로 일단 나가봐야 한다. 바깥을 향해 읽어봐야 한다”고. 그는 리플릿 속에서, 그리고 수만 권의 책 속에서 또 다른 예술의 길, 삶의 길들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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