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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송기원
창비 200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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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끝순이 누님
울보 유생이
물총새 성관이
헤조갈래
바보 막둥이
정애 이야기
사촌아부지
폰개 성
양순이 누님

발문 / 한창훈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194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경외성서(經外聖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으며, 이후 예리한 현실인식과 탐미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1983년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2001년 제9회 오영수문학상을 받았고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을 아울러 갖"는 작품세계로 "원초적 호소력"를 지닌다는 평을 받으며(유종호, 문학평론가) 1993년 제24회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2024년 7월 31일 77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194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경외성서(經外聖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으며, 이후 예리한 현실인식과 탐미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1983년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2001년 제9회 오영수문학상을 받았고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을 아울러 갖"는 작품세계로 "원초적 호소력"를 지닌다는 평을 받으며(유종호, 문학평론가) 1993년 제24회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2024년 7월 31일 77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저서로는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 시집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 『저녁』,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그리고 명상소설 『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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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기원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경외성서(經外聖書)」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으며, 이후 예리한 현실인식과 탐미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청산』(1996)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시집 『그대 언 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을 냈으며,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1983)과 제24회 동인문학상(1993), 2001년 제9회 오영수문학상 등을 받았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5쪽 | 412g | 153*224*20mm
ISBN13
9788936436711

책 속으로

그런 체념의 순간 나는 이미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싸움이 끝난 것을 깨달았다. 비록 눈앞에서는 사촌아부지의 시퍼런 살기가 여전히 나를 향해 번득이고, 그렇게 절대절명의 순간이 계속된다고 해도, 그리하여 그것들이 끝내는 나를 죽음에까지 몰아간다 하더라도, 일단 그에게 선택권을 넘기고 생각을 텅 비워버린 지금, 나로 하여금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공포 속에서 사생결단으로 끝없이 도주하게 하던 내면의 극악한 싸움은 어떠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나의 눈길은 여전히 무아의 상태였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사촌아부지의 눈길이 사뭇 흔들린 것은.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흔들렸다 싶은 다음 순간 그는 무슨 눈부신 장면이라도 대한 것처럼 질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리고 이번에는 머리마저 크게 한바퀴 돌려보더니 다시 한번 나의 눈길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도무지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이라도 본 것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니, 니가 있었다 이거제?"
뜻밖에도 사촌아부지는 침울한 목소리로 힘없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에게서 눈길을 돌렸다. 그렇게 눈길을 돌리는 짧은 순간, 나는 이미 그의 눈빛에서 시퍼런 살기가 사라져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에게서 눈길을 돌린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그 길로 방문이 떨어져나갈 만큼 힘껏 밀어젖히며 힁허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가 어머니와 싸움마저 포기한 채 방문을 열고 나가버리자, 막연하게나마 나는 자신이 그와의 어떤 겨루기에서 힘든 고비를 넘겼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pp. 172∼173

출판사 리뷰

이번에 간행된 『사람의 향기』는 중견작가 송기원(宋基元)이 『인도로 간 예수』 이후 8년여 만에 묶어내는 네번째 창작집이다. 송기원은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경외성서(經外聖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나왔으며, 이후 예리한 현실인식과 탐미적 감수성을 보여주는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 시집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을 냈으며, 1983년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2001년 제9회 오영수문학상을 받았고 "경험의 진정성과 표현의 진정성을 아울러 갖"는 작품세계로 "원초적 호소력"를 지닌다는 평을 받으며(유종호, 문학평론가) 1993년 제24회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연작소설집 『사람의 향기』에 거두어진 9편의 단편들은 작가 자신의 고단한 가족사 또는 고향사람들의 신산한 삶에 바쳐진 연작이다.
아비가 다른 동복누님의 삶을 다룬 「양순이 누님」에서, 암으로 시한부인생 통보를 받은 누님을 찾은 '나'는 누이야말로 남달리 모질었던 삶과 그에 못지않은 모진 죽음으로 나에게 누구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리라는 것을 예감한다. 만약 누이마저 저 세상으로 떠나가면 나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피하고만 싶었던 과거의 기억들과 상처만을 껴안은 채 혼자 남게 되리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나는 누이에게서 누이의 친부와 누이의 결혼에 관한 사연을 듣고, 괴로웠던 과거를 함께 회상함으로써 둘 사이의 앙금을 걷어내려 노력한다. 마침내 상처뿐이었던 누이의 모진 삶과 죽음마저 소중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화해 끝에 깊은 인간애와 자존의 마음에 이르게 된다. 이 단편은 송기원이 자신의 성장의 비밀이 고스란히 숨어 있는 새재[鳥城] 장터사람들의 이야기를 "살가운 그리움으로 때로는 가차없이 냉혹한 시선으로 복원"하게 된 이번 연작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끝순이 누님」은 '나'의 외가가 있는 '가메뚝'에 살던, 유난히도 큰눈에 흰자위를 희번덕이는 당달봉사 끝순이 누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당달봉사라는 말이 거짓말인 것처럼 용케 소리나 냄새만으로도 누가 누군지 식별해내던 끝순이 누님은 동네사람한테 겁탈을 당하여 아이를 배게 된다. 그 소식에 충격을 받은 어미 당골레마저 죽자 끝순이 누님은 마을을 떠나고 나는 먼훗날 우연히 끝순이 누님과 재회하게 된다. '가메뚝'과 어린시절의 세밀한 복원 속에서 기억의 훈기가 물씬 풍겨나는 작품이다.
「울보 유생이」는 유복자로 태어난 외사촌형을 그리고 있다. 외사촌형 유생이는 어릴 적부터 친척집에 얹혀 눈칫밥만 얻어먹어 그런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무작정 울기만 한다. 그런 유생이를 미워하던 '나'는 유생이가 생모와 만나는 장면을 목격하고 유생이가 살아낸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사생아이자 가난한 장돌뱅이라는 '나'의 출신성분에 대해(이런 출신성분이 사회에서 얼마나 음습하고 더러운 밑바닥에 자리잡은 것인가에 대하여) 자학적 고민을 하기 시작한 나는 유생이의 간난신고가 결코 남의 것일 수가 없다는 동류의식을 갖게 된다. 송기원은 이 단편 속에서 유생이가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을 목격하고 타인의 삶에 대한 동류의식을 느낀 "그때 나는 최초로 문학이란 것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고 밝힌다.(49면) 이것은 버려지고 천대받는 비천한 목숨들에서 자신의 실패와 좌절과 꿈을 발견한 것이 그의 문학의 출발점이라는 고백으로 읽힌다.
문학평론가 최원식은 "송기원 문학의 비밀은 그 영혼 속에서 경련처럼 일어나는 장터와의 치열한 투쟁에 있는 것"이라고 평한 바 있는데, 그러한 눈물겨운 내면의 몸부림을 잘 보여준 단편이 「사촌아부지」이다. 사촌아부지는 바로 '나'의 의붓아버지를 일컫는 말이다. 어머니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던 의부는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사촌아부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하며 사생결단의 싸움을 했던 대상이 '나'라는 존재의 폭력성, 그 폭력의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공포'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나는 사촌아부지를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송기원 소설이 보여주는 따스함이나 부드러움, 깊은 정 등이 내면의 싸움(자신의 기억을 찾고 기억에 맞서는 절실한 고투) 속에서 아주 힘들게 빚어진 것임을 잘 알 수 있는 단편이다.
간난 속에서도 의젓한, 백부의 외아들을 다룬 「폰개 성」과 해창댁의 행려병자 아들에 관한 「바보 막둥이」는 송기원 소설이 부드러움과 따스함 속에 싸여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폰개 성'은 이번 작품집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보다도 '나'의 어린시절부터, 문학청년으로 방황하던 시절, 조태일·고은·이문구·박태순 등과 함께 종로경찰서에 끌려갔던 때, 김대중내란음모 사건 연루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던 시기, '나'의 어머니의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잘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폰개 성의 소박하지만 단단한 삶의 자세를 그려내는 한편으로, 작품 전체로는 文人 송기원의 삶의 이력을 뚜렷이 보여준다. 「바보 막둥이」에서 작가는 아들을 잃은 상처를 가진 P선생의 웃음 속에서 자신의 살아온 삶과 먼저 죽은 이들의 못다 이룬 삶까지 포용하는 불가사의한 웃음을 짓던 '바보 막둥이'를 떠올린다.
문둥이의 딸이라는 사실을 평생 숨기고 살아온 '정애'와의 재회를 다룬 「정애 이야기」, 선한 마음으로 굳세게 살아가던 억척어멈 헤조갈래에 대한 「헤조갈래」, 물걸레떡의 아들로 새재에 중국집을 열고 뿌듯해하던 폐병쟁이 '성관이'를 회상한 「물총새 성관이」 등에서도 신산한 삶을 살았던 장돌뱅이들과 음습한 곳에서 비루한 삶을 견뎌내던 존재들이 작가의 시선 속에서 "살아 있음의 눈부신 기쁨으로 부활"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작품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이번 작품집에 묶인 작품들이 "가까스로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진 내가 비로소 사물들 본래의 빛깔을 되찾으려는 몹시 조심스러운 시도인지도 모른다. (…) 나의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진 순간, 저 모든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무관하게 저마다 제 고유의 빛깔을 빛내며, 더욱 진하게 사람냄새를 풍기고 있다"라고 말한다. 작가 송기원이 고통스러운 자기고백과 눈물겨운 내면탐사의 몸부림을 거쳐 살아 있는 존재들 본래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층 성숙한 경지에 접어든 송기원의 문학적 역량이 곳곳에 배어 있는 이 연작소설집은 우리 소설사의 귀중한 일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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